관측기 & 관측제안 ~☆+

  • 신의 빛줄기
  • 조강욱
    조회 수: 7592, 2008-11-07 06:55:16(2008-11-07)
  • 올해 초에 쓴 글 중에.. NGC4220을 보고 “미스터초밥왕”의 한 구절을 인용한 부분이 있었다



    =========================================================
    ================== 인용 시작 =============================

    아까 NGC4220을 관측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이랬다

    보이는 건 작은 은하지만 마음속에선 거대한 측면 나선은하가 소용돌이 치는 듯한 그런 기분..

    지금 생각해보니 아래 만화와도 비슷하다

    '미스터 초밥왕'에서 쯔루에 씨가 쇼타가 만든 초밥을 한 입 먹고나서..

    온몸으로 바다를 느끼고 있다고 over하는 모습.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어주세요)






    초밥 한입 먹고서 바다가 보인다는.. 말도 안되는 오바.

    쪼그만 4220을 보고서.. "거대한 측면은하가 소용돌이 치고 있다!!"라고 말한다면..

    모두들 over라고 하겠지만,

    나는 멋진 초밥을 한 입 먹은 쯔루에 씨가 왠지 공감이 가는 바이다 ㅋ

    ================== 인용 끝 =============================
    =========================================================




    일본 애들은,, 뭘 하나 하더라도 오바를 잘 하나보다

    자전거를 안 타고 간 날은 퇴근하는 길에 머리도 식힐 겸 노트북으로 보는 만화가 한때 유행하던 “신의 물방울”이다


    와인 한 모금 마시고 펼치는.. 주인공 칸자키 시즈쿠의 말도 안 되는 오바를 보시라 ㅋ

    (역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그에 반해 천재 와인 테이스터라는 토미네 잇세의 표현은 먼가 사기인 것 같으면서도.. 알면서 당하는 그런 기분? ㅡ.,ㅡ;;











    요 근래.. 20세 군입대 이후로 항상 이런 생활의 반복이지만..

    두 달 전부터 회사 생활이 너무 미친 듯이 돌아가서,

    조금의 짬만 생기면 무엇이라도 다른 걸 좀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별 생각 없이 신의 물방울이라는 만화책을 틈틈이 보고 있다. (컴으로 ㅡ_ㅡ;;;)


    처음에는.. 무슨 뻥이 일케 심하냐.. ㅋㅋ 하는 생각만 들었다.

    나는 미식이랑은 거리가 먼, 와인이라면 쏘주보다 째끔 약한 술 정도로밖에 평가가 안 되니까

    책에 나오는 샤또 무슨 2001년 빈티지가 어떤 아로마를 품고 있고.. 하는 얘기는

    별로 실행해보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지만,

    하나 드는 생각은

    별을 보고서 이렇게..

    토미네 잇세 풍의 별빛 테이스팅 report를 써보면 어떨까 싶다 ㅎㅎ

    http://cafe.naver.com/winenjoy/939
    (링크가 안열리네요.. 네이버 검색에서 "토미네 잇세 풍 후기 - 금단의 팡세"를 찾아보셈)


    별을 보는 것이나, 와인을 마시는 것이나



    모두 자신의 감성적인 부분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하는 일이라면,



    멋진 암흑대가 곁들여진 측면은하를 볼 때의 짜릿한 감동을,

    보일 듯 보일 듯 보이지 않는 행성상성운을 볼 때의 감질맛 나는 안타까움을,

    어렵게 찾은 face-on 막대나선 은하의 볼품없는 쇠락한 고성과도 같은 모습을 보며 느끼는  짜증을,

    심해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암흑성운을 오랜 각고의 노력으로 낚아 올렸을 때의 성취감을..



    토미네 잇세처럼, 칸자키 시즈쿠처럼 자기의 감정으로 표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잔뜩 과장하지 않더라도..

    자기가 느끼고 있는 그대로만..



    나는 와인을 한 모금 마시고 초여름에 만나는 어린 소녀와 저 멀리 느껴지는 해바라기 내음을 느낄 가능성은 전혀 없지만


    아이피스에 내리비치는 한 줄기 신의 빛줄기를 보고 내 느낌을 표현하는 일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만 같고, 무지 잼있을 거 같다 ㅋ


    이런 생각과는 반대로,


    나는 저번 주에.. 결혼 후 처음으로 별 보는 주말이 오기 전에 별 보러 가는 것을 포기하고 말았다


    다행히 날씨가 안 좋아서 어짜피 못 가는 날이었지만.. (최샘께 확인사살까지 ㅡ_ㅡㅋㅋ)

    장모님이 말씀하신다.

    “밸보는 거는~ 나이 들고 좀 여유있을 때 하면 되지 머 지금 당장 못가서 그라노?”

    철없는 사위는 한마디로 대화를 끝낸다

    “노안 오고 체력 떨어지기 전에 일단 다 봐둬야 된다구요 ㅋㅋㅋㅋ”



    다음 관측에서는.. 우주 최초로 별빛 테이스팅을 한 번 해봐야겠다.. ㅡ_ㅡㅋㅋㅋㅋ



    Nightwid 我心如星

댓글 10

  • 이준오

    2008.11.07 09:27

    아직 저는 개안(開眼)도 안됐는데... 강욱님은 벌써 음미(飮味)의 단계까지 가시나이까?..... ^^ㅋ

    별이란 것은 이렇게 내려와있으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닌데도 이상하게 막 보고 싶어지고,
    그러다 때되면... 그 이유모를 그리움에 춥고 멀어도 뭐에 홀린듯 부리나케 올라가 막상 보고있노라면...
    역시 아무 것도 아니지만 정말 편안해지고 즐거워지고 또 보면 볼수록 보고 싶어지고...ㅎㅎ

    정말 그 누구도 모를, 그리고 볼 때마다 깊은 그 무언가가 있긴 있는가 봅니다.

    그 오묘한 "별의 맛을 본다" 는 표현, 그리고 "신의 빗줄기"란 표현..정말 머찐~것..!... 같아요.... ^,.^;
  • 김경싟

    2008.11.07 17:20

    그렇지요?
    별빛 테이스팅을 하면 관측기가 훨씬 풍요롭고 재미있어질 것 같습니다.

    지금 야간비행 관측기에는 강욱씨와 준오씨, 그리고 저 3명이서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는데
    각자 특색이 있지요?
    그 다양성이 대상을 보는 시각도 달라지고 또 그래서 관측기를 읽는 재미도 더하는 것 같습니다.
    계속 분발합시다.

    그리고...
    여기 관측기는 야간비행 회원에 제한되는 것이 아니므로
    관측의 소중한 경험을 많은 분들이 같이 했으면 더할나위 없겠습니다.
    짧건 길건 (비평하기 좋아하는 사람의 평가로) 잘쓰건 못쓰건
    느낌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데
    어찌 그 하나하나가 소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나눔으로 더 풍성해지는 밥상을 기대합니다
    ^^
  • 정병호

    2008.11.07 18:52

    "난 안드로메다를 보면 220만년 전, 아프리카 어느 평원에서 먹을 것을 찾아 헤매던 인류의 조상들이 하늘을 향해 날려 보내던 개념의 한자락을 보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 별 보는 사람들게는 220만년은 개념을 보내기엔 너무 가까워서, 적어도 abell 급이나 3c273 퀘이사 정도는 되야 개념을 보낼만한 거리가 된다.
    머, 이 정도면 되는감유?
  • 조강욱

    2008.11.08 04:24

    준오님 - 그냥 해 보는거죠 ㅎㅎ '별짓' 중에서도 남들이 해본 적 없는 '별짓'을 해 보고 싶어서.. ㅎㅎ
    다 잼있자고 하는 일이니까요 ^^
  • 조강욱

    2008.11.08 04:27

    경식형님 - 자폐적인 분석과 본질을 파고드는 예리함은 형님께 맏겨두고
    저는 그저 재미를 위한 관측기를 써볼까 합니다.. ㅎㅎ (지금도 그렇지만.. =_=;;)
    그렇다고 해도 Nightwid 도전목록도 만들어서 도전해야 하고 별맛도 봐야 하고.. 바빠요 @_@
  • 조강욱

    2008.11.08 04:29

    자폐정 - ㅋㅋ 너무 잇세 풍인데? ㅎㅎ;;;; 근데 병호형 개념은 어디 은하로 보낸거삼?
    아무리 찾아도 없데..
    혹시.
    NGC7840에 보냈나?
    그랬나보다.. 찾을 수 없는 걸 보니~~ ㅡ_ㅡㅋㅋㅋㅋ
  • 이준오

    2008.11.08 07:25

    이런거보면 정대장님이 관측기를 쓰면 정말 잘 쓸것 같은데요. 문제는 마난겡도 없고 또 맨날 잠만 자는 것 같아서리..ㅋㅋ

    정 대장님, 언넝 마난겡 만들어 관측기 써주세요..^^ㅋ
  • 조강욱

    2008.11.10 05:09

    자폐정이 그 곳에 있는 이유는..
    별을 보기 위함이 아닌.. 침대가 그 곳에 있기 때문,, ㅡ_ㅡㅋㅋ
  • 김태진

    2008.12.09 06:37

    앗.. 강욱형 멋지게 글을 써주셨네요~;
    그런데.. 이렇게 공개된 곳에 이렇게 만화 스캔본을 올리시면 큰일 난다는군요.
    솔로몬 법무법인과 같은 곳에서 대리로 저작권 관련해서 일을 처리하는데,
    블로그 같은 곳에 한장의 스캔 만화만 올려도 스샷과 저장해서 고소한다고 하네요.
    보통은 합의를 해서 처리가 된다고 하는 데, 그리 깨끗한 것 같진 않아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렇게 답을 달아요~
  • 조강욱

    2008.12.19 02:09

    아 저작권 문제가 있군요 ;;
    비 상업적 용도라도 걸린다면.. 지워야죠 ㅎㅎ
    근데 이 글은 저 그림이 없으면 이해할 수가 없는데.. 대략 난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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