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에세이 ~☆+

  • 자발적 실업
  • 김경싟
    조회 수: 12827, 2013-04-09 00:23:26(2011-07-24)





  • 얼마전 목공방에서 회사 책상에 놓을 자그마한 책꽂이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거기에 책 몇권 놓아두고 중간중간 읽었으면 좋겠다, 라는 행복한 상상을 하면서요.


    몇권 바뀌기는 했지만,

    어느순간 꽃혀져 있는 책이 현재 저의 상태를 나타내주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요새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주위에서 보기에는...

    그러나 제가 제 자신을 보기에는 참 못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밤 12시에만 들어가면,

    아내랑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하하......하..하.

    새벽 2~3시 퇴근이 보통, 자는 시간이 2~3시간이 되더라도 그래도 수박에 숟가락 꼽으며 얼굴을 맞대고 있습니다.

    물론 또 한 파고가 지나가면 조금 나아질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왜그래야 하는지도 모르게 그냥 휩쓸려야 만 하는 상황이 버겁네요.



    그래서,

    꼬박꼬박 적절한 월급를 주는 달콤함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이 광풍의 질주에서 뛰어 내리기로 했습니다.



    힘들겁니다.

    아직 앞으로의 방향이 결정된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제 자신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고 싶습니다.

    지금과 똑같이 상황상황 힘들고 고통스러워 할 지 모릅니다.

    아니, 분명 그러고 있을 겁니다.

    그러나 하나 달라진 점이 있다면 원하는 것을 하고 있으냐 아니냐의 차이가 있겠지요.



    해리포터...를 지은 조앤 롤링이 2008년 하버드대 연설에서 했던 말이 오늘자 신문에 소개되었네요.

    .......................................................................................................................................................

    실패란 불필요한 걸 없애준다.

    나는 내게 가장 중요한 작업을 마치는 데 온 힘을 쏟아 부었다.

    내가 만약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었다면 내가 진정 하고 싶었던 일에서 성공하겠다는 결심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살아 있었고, 사랑하는 딸이 있었고, 오래된 타자기가 있었으며, 크나큰 아이디어가 있었다.

    그런 견고한 바탕 위에서 나는 인생을 재건하기 시작했다.

    .......................................................................................................................................................




댓글 4

  • 김남희

    2011.07.24 06:09

    싟님 오랜만입니다.
    "사람을 찾습니다." 전단지 배포할려고 했습니다.ㅎ
    많은 고민을 하셨나 보네요.
    일단 이번 월령에 천문인 마을 가서 별 실컷 보죠. 2박3일 정도로.........ㅎ
  • 조강욱

    2011.07.24 07:54

    형님 얼굴 좀 보여주세요.. ^^
  • 최승곤

    2011.07.25 21:33

    목공방 , 달콤함 , 광풍의 질주 , 방향 , 새로운 기회...
    오랫만에 글 올리시네요. 잘 지내시죠..
  • 박한규

    2011.07.26 20:17

    경싟님께 야간비행은 고향이군요
    힘든 때를 잘 넘기시면 힘낼 때도 있더군요
    예수와 임제가 모두, 새 술을 새 잔에 부은 데는 이유가 있을 겁니다
위지윅 사용
  조회  등록일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5992
  • 당당하게 늙고 싶다 ... 소노 아야코 지음 (김욱 옮김, 리수출판사) 멋있게 늙고 싶다는 소망을 많이 했다. 외모적으로도 편안함과 여유가 묻어나는 얼굴이었으면 좋겠지만, 무엇보다 다름을 인정하는 넓은 마음과 사리를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
2013-04-09 00:19:27 김경싟 / 2012-01-09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7863
  • 생추어리 농장 (Farm Sanctuary), 진 바우어 지음 (허형은 옮김, 책세상) 이곳에서는 소와 양들이 언덕에서 풀을 뜯는 모습, 헛간 근처에서 돼지들이 코로 흙을 파거나 진흙 구덩이에서 몸을 식히는 모습을 연중 아무때나 볼 수 있다. 먹이를 쪼거나, 털을 고르거나, 꼬...
2013-05-31 03:15:58 나그네 / 2012-01-09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4970
  • 철학이 필요한 시간 - 강신주 지음 (사계절) 학교 다닐 때, 꼭 들어보고 싶은 과목들이 몇 개 있었다. 그러나 막상 듣고 나면 만족감이 뚝 떨어진다. 철학, 논리학, 심리학... 그리고 전공자에게 양보한다. 마치 나중에 쓰지도 않을 것, ‘수학을 왜 배워야 해요?’ 항변...
2013-04-09 00:20:04 류혁 / 2012-01-04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2100
  • 나는, 꼭 행복해야 하는가 - 정용주 著 (새움) 산에서 살다 - 최성현 著 (조화로운 삶) 자기의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자기 얼굴을 들여다 보는 경우도 세수할 때 수염 잘 깎였나? 정도 살펴보려고 거울을 쳐다볼 경우가 전부인 상황에서 자기 목소리를 들으려고...
2013-04-09 00:20:25 류혁 / 2012-01-03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6302
  • (http://blog.naver.com/coat2020?Redirect=Log&logNo=30100951350) 지하철에서 '못 배워 먹은 년'이 되다 2008.11.29자 오마이뉴스에 실렸던 글입니다. ..........................................................................................................
2013-05-09 04:58:31 ahaepzacs / 2011-11-25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2981
  • 이제 가을....이다. 아직 '완전한 가을이다'라고는 할 수 없어서 뜸이 좀 든다. 아직 가을은 정점인 단풍이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이미 감은 노랗게 익어가고, 주위의 나무들이 색깔을 준비를 하고있다. 밖에 나가 기온과 바람은 온전히 가을임을 느끼며 ...
2013-04-09 00:21:01 / 2011-10-08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6120
  • (김보연作, 바오밥나무의 시간여행) 누구나 꿈이 있을 것이다. 살아온 날 보다 앞으로의 시간이 더 많은 아이들에는 특히나 더 그렇겠지만, 어른이나 아이나 마찬가지일꺼다. 어른과 아이의 차이가 있다면 아이는 하고 싶어 하는 것의 가치를 판단하지 않는 것이겠고, ...
2013-04-09 00:21:17 / 2011-10-07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2593
  • 동쪽하늘에서 아침을 알립니다. 얼마만에 보는 푸른 하늘이던가요? 정말 유난히 비가 많이 오는 한해였습니다. 비가 오는 것도 좋습니다만, 비오고 나서는 쫙 개서 푸른하늘, 비오고 푸른하늘... 욕심이겠죠. 여하간 너무 한쪽인 것만은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게 분명합니...
2013-04-09 00:21:37 / 2011-08-19
thumbnail
  • 김남희 조회 수: 14022
  • 그네를 좋아하는 예진.. 대관령 정상을 넘어가는데 휴게소에 "양떼 목장" 이라는 간판이 보였습니다. "건초주기 체험" 프로그램입니다. 입장료가 비싼 이유가 있습니다. 병입니다. 저 건물을 싸끄리 개조해 2층으로 올리고 옥상에 25" 돕을 올릴 상상을 합니다. 지금 위...
2013-04-09 00:23:08 / 2011-07-29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2827
  • 얼마전 목공방에서 회사 책상에 놓을 자그마한 책꽂이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거기에 책 몇권 놓아두고 중간중간 읽었으면 좋겠다, 라는 행복한 상상을 하면서요. 몇권 바뀌기는 했지만, 어느순간 꽃혀져 있는 책이 현재 저의 상태를 나타내주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013-04-09 00:23:26 / 2011-07-2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