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에세이 ~☆+

  • 생추어리 농장
  • 조회 수: 17863, 2013-05-31 03:15:58(2012-01-09)
  • animal.jpg

     

     

     

    생추어리 농장 (Farm Sanctuary),  진 바우어 지음 (허형은 옮김, 책세상)

     

     

    이곳에서는 소와 양들이 언덕에서 풀을 뜯는 모습,

    헛간 근처에서 돼지들이 코로 흙을 파거나 진흙 구덩이에서 몸을 식히는 모습을

    연중 아무때나 볼 수 있다.

    먹이를 쪼거나, 털을 고르거나, 꼬꼬댁거리며 볕을 즐기는 암탉 무리를 수탉들이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

    방금 깎은 잔디와 들꽃의 향기가 공기중에 가득하다.

    ............

     

    생추어리 농장의 모습이다.

     

     

    Sanctuary[sӕŋktʃueri]

    1. (조수(鳥獸)) 보호구역

    2. 안식, 보호

    3. 피난처, 안식처

     

     

    생추어리 농장은 학대받는 동물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곳이 되고 싶은 마음에

    1986년 4월 뉴욕주에 만들어졌다.

    뉴욕주 왓킨스 글렌 농장

    그리고 캘리포니아에 올랜드 농장, 두 곳이 운영중이다.

     

    처음에는 공장식농장 시스템에 갇혀 살아가는 가축들의 처참한 현실을 대중에게 알리는 운동으로 시작하였으며,

    농장식 농장 경영의 피해자, 즉 병들거나 학대당한 동물, 혹은 방치되어 죽어가는 동물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하고

    나아가 그런 학대행위를 근절하는 법적 제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평생을 공포와 고립, 고통만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알고 살아온 동물들이

    그곳에서

    난생 처음 건초를 깐 깨끗하고 널찍한 헛간에서 뒹굴고,

    난생 처음 영양가 있는 먹이를 먹고,

    난생 처음 따뜻한 관심과 보살핌을 받으며 지낸다.

    그것에 사는 동물들은 인간의 먹이사슬에서 탈출했다는 것 때문만은 아니다.

    (이들은 더 이상 농장주의 이익을 위해 사료를 먹고 몸집을 불리지 않아도 되고, 

     체중이나 나이가 차면 팔려가 도축되지 않아도 된다)

     

    생추어리 농장의 동물들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마음껏 헛간을 드나들고 풀밭에서 뛰놀 수 있다.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내가 들어가 살고 싶다.

    혹자에게는 동물에게 너무 큰 혜택을 주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올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 동물들이 그 농장에 들어오기 전에 겪어야 했던 그 고통들을 안다면

    결코 부러움만의 일방 감정은 정당한 것이 아니게 된다.

     

    이 농장 식구들의 사연은 첨부 File로 별도 소개하고자 한다.

    참견쟁이 마멀레이드(닭)

    모성애 넘치는 마야(소)

    자유를 찾아 탈출한 신시 프리덤(소)

    의족을 단 염소 주프(염소)

    웬만해선 수지를 막을 수 없다(돼지)

    독수공방 치키는 외로워(칠면조)

    농장의 얼짱 스타, 그레이스(양)

    等等

    그 자체로 하나의 책이다.

    소, 돼지, 양, 염소, 닭...동물 개개인의 인생사다.

     

     

    공장식농장이란

    집중가축사육시설로,

    사료와 물 공급, 배설물 처리를 비롯한 모든 사육 과정이 철저히 자동화되어 있다.

    다른 표현으로는 현대화되어 있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의 기준으로 효율성 만을 따진 결과이다.

    그곳에 사는 동물들은

    좁은 케이지나 크레이트, 몸을 움직일 공간도 없이 꽉 들어찬 축사에 갇혀 지낸다.

    최단 시간에 몸집을 불리도록, 혹은 도축되기 전까지 우유를 최대한 많이 생산하고 새끼를 최대한 많이 낳도록,

    고열량 농축 사료, 항생제가 잔뜩 투여된 사료를 공급 받는다.

    가장 잘 팔리는 부위(식용 닭의 가슴 부위나 돼지의 뒷다리 부위)는 인위적으로 크기를 너무 키워서,

    이제 가축들이 걷는 건 고사하고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가축을 욕구와 감정을 가진 개체로 대하는 대신,

    공장식 농장은 이들을 마치 자동차 부품 같은 생산라인의 일부로 취급한다.

     

    2005년 미국에서는 약 100억 마리의 가축이 식용으로 도살되었다고 한다.

    닭 90억, 돼지 1억, 소와 송아지 3500만, 칠면조 2억 5000만 마리 등

    미국에서만...

    오직 인간을 위해서...

     

    살 때는 학대 받고

    죽을 때도 고통 받는다.

    도대체 '동물다운' 삶을 살아갈 수 없다.

     

    상상을 해본다.

    동물들이 참다참다 인간과 1대1로 붙고 싶은 생각이 들 것 같다.

    행여 좋은 일에 쓰인다면 참아보겠다는 생각도 해볼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한쪽에서는 굶어 죽고, 한쪽에서는 비만으로 또 그 비만을 치료하겠다고 돈과 시간을 낭비한다.

    어떤 의식이 있어 그런 것이 아니다.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그런 감정들이 솟아 오른다.

    꽃을 알아줘 나의 꽃이 되듯이,

    알게되면 곧 나의 삶이 된다.

    삶의 방향이 나온다.

     

     

    이 책은 3부로 나눠져 있는데,

    그중 2부에서는 공장식농장의 폐해, 그 안에서 학대받고 고통받는 동물들의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그걸 소개하는 것이 좀더 직접적인 울림을 주지 않을까 싶다.

     

     

     

    [송아지 고기의 실체]

     

     

    지난 몇 년간 활동하면서 가장 많이 접했던 오해 중 하나는

    '내가 육식을 안 하면 그만큼 가축학대가 줄겠지' 하는 생각이었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많았다.

    "젖소는 원래 우유를 생산하죠. 그건 자연의 이치 아니에요? 그게 젖소들이 하는 일이잖아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우유를 생산하려면 젖소가 임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유산을 하지 않는 한 임신한 젖소에게서는 송아지가 태어난다.

    그 송아지가 암컷이면 어미처럼 채유용 젖소로 사육된다.

    그러나 송아지가 수컷이면, 그 송아지는 낙농업계에서 쓸모없는 존재가 된다.

    우유를 생산하지도, 새끼를 낳지도 못하니까 말이다.

     

    따라서 생산 규모가 커짐에 따라, 곧 다음과 같은 생산 딜레마를 마주하게 되었다.

    "이 수송아지들을 다 어떻게 한담?"

    축산업계가 내놓은 답은 '송아지 고기'였다.

     

    실내 축사의 좁은 크레이트(몸을 움직이기도 힘든 좁은 우리)에 감금된 수송아지는

    그곳에서 약 20주의 짧은 생애를 보낸다.

    여유 공간이 없어 몸을 움직일 수도 없다.

    몸을 움직여 칼로리를 소비하는 대신, 그 칼로리가 다 살로 가게 하려는 것이다.

    또한 사료에는 철분이 부족하고 섬유소가 없어, 사육장의 송아지들은 빈혈에 가까운 증세를 겪는다.

     

    이유는 살이 붉게 변하거나 근육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송아지를 반드시 이러한 환경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요리사와 레스토랑들이 희고 부드러운 살(화이트 빌 white veal, 흰살 송아지 고기)을

    최고급으로 쳐주기 때문이다.

    (내용 요약)

     

     

    인간의 입을 위해 송아지는 좁은 크레이트에 감금 사육되어 빈혈에 걸린다.

    따라서 의식 있는 소비자들의 식탁에서 송아지 고기는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프아그라를 취급하지 않는다고 선언하는 레스토랑들이 늘어 나듯이.

     

    또다른 변수는 비난받는 화이트 빌 대신에 수송아지를 육우용으로 길러내는 방향으로 바뀐 것이다.

    오랫동안 홀스타인 종(흰 바탕에 검은 얼룩무늬 소)은 육우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믿어왔다.

    그 결과 홀스타인 종 수송아지들은 대부분 송아지 고기 사육시설로 보내졌다.

    그런데 최근 연구 결과에 따라 인식이 바뀌었다.

    알고 보니 홀스타인 종이 육우용으로 적합하다는 것이었다.

    이를 축산업계가 재빨리 이용한 것이다.

    한우가 아닌 국내산이라고 나오는 소고기는 이런 소(젖소 모양의 소)인 것으로 안다.

     

    그러나 그렇다고 수송아지의 현실이 개선된 것은 아니다.

    단지 수송아지 거래 시장이 넓어졌다는 것 뿐이니까.

     

     

    결국 우유는

    우리가 송아지의 몫을 빼앗아 먹는 것이다.

     

     

     

    [암소의 눈물]

     

     

    젖소의 하루 우유 생산량이 젖소 한마리당 1950년에는 약 7.2kg이었으나,

    생산량이 꾸준히 증가하여 2005년에는 약 24kg으로 반세기 전에 비해 세 배가 넘는다.

     

    일부 상표의 우유갑에는 암소나 송아지들이 푸르른 초원에서 신나게 노는 사진이 인쇄되어 있지만,

    미국에서 암컷 젖소들은 대개 뜯을 풀도 없는 패덕(임시로 울타리를 친 땅) 아니면 창문 하나 없는

    사 안 우리에서 지낸다.

     

    암컷 젖소는 다른 포유류들과 마찬가지로 출산을 해야 젖이 나온다.

    그래서 암소들은 거의 항상 임신 상태이며, 보통 1년에 한 마리꼴로 새끼를 낳는다.

    사람처럼 소도 임신 기간이 9개월 남짓이다.

    어미 소가 젖을 생산하는 것은 그중 7개월간이다.

     

    그런데 배 안에 새끼를 키우면서 동시에 업계가 요구하는 양의 젖을 생산하기는 불가능하므로,

    업자들은 암소에게 고열량 농축 사료(영양분이 골고루 가득한 사료가 아닌,

    오직 살찌우는 한가지 목적만의 사료)를 먹인다.

    이 괴이한 식단과 신체적으로 주어지는 과중한 부담 때문에 공장식 농장의 젖소들은 연중 온갖 질병을 앓는다.

     

    낙농업자들이 우유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사용하는 다른 방법은 호르몬 사용이다.

    암소의 우유 분비를 촉진할 목적으로 개발된 rBGH라는 호르몬은, 효과가 놀랍도록 좋아

    우유 생산량을 40% 가까이 증가시켰다.

    인체에 미칠 잠재적 영향(예를 들면 사춘기를 앞당긴다 等)을 놓고 여전히 논쟁이 계속되고 있지만,

    그것이 소에 해를 끼친다는 사실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여러 질병을 유발하여 결국 약품과 항생제를 더 많이 투여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내용 요약)

     

     

    죽은 소에서 나온 고기와 골분을 소의 사료로 먹여 광우병을 유발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지금도 가금농장에서 나온 분료라든가, 어분魚粉, 우모분(가금류의 깃털 분말)

    그리고 포유류의 소변에서 추출한 유기화합물인 요소 등이 소에게 공급된다고 한다.

     

    이런 사료를 먹고 자란 소의 고기와 합성호르몬이 들어간 우유을 마셔야 하는 우리는

    생각을 편히 할 수밖에 없다.

    '세상의 모든 것이 음식이다'라는 자포자기의 열린 마음!

     

     

     

    [공포의 아파트]

     

     

    육용계(고기로 키워지는 닭)

     

    소비자가 선호하는 부위인 가슴살이 특별히 커지도록 유전자 조작된 종이다.

    오늘날 병아리의 체중을 평균 2.3~2.7kg 정도 되는 시장 기준에 맞추기까지 40여일 밖에 걸리지 않는다.

    50년 전에는 3개월 이상 걸렸다.

    불행히도 성장 속도의 극단적 증가는 가축의 웰빙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했다.

    몸이 너무 빨리, 너무 비대하게 커지는 바람에 심장과 폐가 그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매년 영계 수백만 마리가 도축 표준 체중에 이르기 전에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닭의 분뇨에서 방출되는 암모니아는 전염성 기관지염 같은 질병에 취약하게 한다.

    닭의 비대하고 불균형한 몸집은 다리와 관절에 엄청난 부담을 준다.

     

     

    산란계(달걀을 낳는 닭)

     

    가축 중에서 가장 심하게 학대받는 축에 속한다.

    몸도 제대로 못 움직이는 곳에 갖혀 살아간다.

    사료는 닭장 앞에 있는 여물통에 자동으로 배급된다.

    닭장 바닥은 철망으로 되어 있어서, 일꾼들이 달걀 수집과 배설물 처리를 신속하게 할 수 있지만

    닭의 뼈 골절과 다리 부상을 야기해 닭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준다.

    또한 닭장 바닥이 수평이 아니고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는데,

    이는 달걀이 컨베이어 벨트로 굴러 떨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생산 목표가 동물의 안녕보다 우선시된 또 하나의 예다.

    한마디로, 아파트식 닭장은 끊임없이 암닭들을 고문하는 장치라고 볼 수 있다.

     

    지난 몇십년 사이에 과학자들이 산란계를 너무 심하게 품종개량해서,

    이제 1년에 265개라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달걀을 낳게 되었다.

    이는 자연적인 조건에서 낳는 것의 몇 배에 달하는 수다.

    생산량을 극대화하도록 품종개량된 다른 가축들과 마찬가지로,

    산란계들도 이 정도로 알을 많이 낳으면 몸에 엄청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암탉이 1년간 낳는 달걀의 껍질로 가는 칼슘의 양이 암탉 뼈 무게의 30배나 된다고 한다.

    이는 산란계들이 만성적인 칼슘 결핍을 앓고 있음을 뜻한다.

    칼슘 결핍은 사람과 똑같이 닭에게도 골다공증을 일으키며, 그 외에도 '케이지 산란계 피로증

    (닭장에 갇혀 사육되는 닭들이 뼈의 쇠약으로 갑자기 다리가 마비돼 주저않는 병) 같은 질병을 유발한다.

    또한 혹사당한 몸이 달걀을 배출하지 못해 사망하는 '알 막힘 증후군'도 있다.

     

    자연적인 환경에서 암탉의 수명은 10년 이상이다.

    그러나 아파트식 닭장에서 1년을 지내면 보통 산란율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그 암탉은 쓸모없는 존재가 된다.

    그러나 퇴출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착취당해야 한다.

    '강제 환우(털갈이)'라는 관행을 거친다.

    암탉을 약 2주간 굶겨 신체대사에 충격을 주어 새로이 산란기에 들어가도록 만드는 것이다.

    몇몇 회사들이 강제 환우로 낳은 달걀의 구입을 거부한 이후,

    이 강제 환우 관행은 단계적으로 폐지되가고 있으나,

    영양소가 결핍된 사료를 배급하는 수법으로 강제 환우를 시키는 업자가 있다.

    (내용 요약)

     

     

    아파트 마냥 층층이 빼곡하게 들어찬 닭장

    먹이가 자동으로 공급되고

    달걀은 낳는 즉시 따로 모인다.

    배설물은 맨 아래로 빠져 따로 쉽게 처리 가능하다.

     

    나도 이런 모습이 좋은 것으로 알았다.

    위생적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이게 닭들에게는 지옥이었다니.

     

    젖소가 그냥 젖을 뽑아내는 줄 알았듯이, 닭도 그냥 매일매일 달걀을 낳는 줄 알았다.

    매일매일 자기의 뼈를 내주고 있었던 거다.

    어머니가 아기에게 그렇게 넘겨주듯.

     

     

    자연의 산물인 줄 알았다.

    그런데

    고기는, 우유는, 달걀은......소와 돼지와 닭의, 고통의 결과물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그 '누구'에게만 좋은 '뻔한 길'로 가게 될 것이다.

     

    badroad.jpg 

     

     

     

    2부에서의 상황은 그래도 장기간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1부에서는 단기간, 도축되는 과정이 나온다.

    가장 끔찍한 장면은

    아직 채 목숨이 끊어지지 않는 상태에서 기계의 속도를 맞추기 위해 도축이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내가 고문 받는 상상을 해봤다.

    아니 식인종에게 잡혀 먹히는 상상을 해본다.

    아무 표정도 없는 누군가가

    나의 뼈를 부서뜨린다.

    다음엔 손가락을 잘라낸다.

    다음엔 ...

     

    '차라리 그냥 죽여주세요' 할꺼다.

     

     

    고통없이 죽여주는 것,

    소, 돼지, 닭...그들에게는 이것마저도 너무나 큰 바램일까?

     

     

    이 책에서는 주장한다.

     

    - 동물도 '감각능력이 있는 존재'로 느껴달라!

      따라서 인도적 도살법(가축을 고통을 못 느끼는 상태로 만든 다음에 도살)은 지켜져야 한다.

     

    - '동물학대는 곧 인간학대'이다.

      동물의 고통에 무관심한 것 만큼 국민의 웰빙에도 무관심할 것이다.

     

     

     

    이상한 사료, 항생제/호르몬 투여, 유전자 변이, 고통이 가득 찬 상태로 길러지고 비명 속에 도축...

    이런 상황에서 생산된 고기가

    과연 제대로 된 먹거리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싱싱하다고,

    살아있는 낙지를 토막내 먹는다.

    살아있는 낙지가 뜨거운 냄비 안에서 꿈틀거린다.

    살아있는 생선을 회를 떠, 아직도 눈을 뻐끔뻐끔 하는 생선에서 살에 젓가락질을 한다.

     

    생각해보라.

    싱싱하다고 먹는 그 고기와 생선이

    실제로는

    고기와 생선의 '고통과 분노'를 먹는다는 것을!

    (실제로 그런 호르몬을 잔뜩 분비하지 않을까?) 

     

     

    혹시나 그런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사람도 사람답게 대접받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많은데

    동물에게 신경쓰랴?

     

    말했듯이 동물학대는 곧 인간학대이다.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이 사람에게는 인간적으로 대할까?

    혹시 모르겠다.

    그 사람이 자기 이익과 연관된다면...물론 그것도 그 얇은 피부 겉에서 이겠지만.

     

    또한, 어떤 경우에도 우리가 준비된 상황에 있지는 않을 거라는 것이다.

    사람을 모두 구제하고, 다음에 동물을 구제한다?

    불가능하지만 또한 가능하더라도 이미 늦다.

    아직 우리나라에 가난한 사람들이 있으니 저기 아프리카의 굶주린 아이들 지원하기는 어렵다?

     

    준비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해야 하고 나눠야 한다.

    모든 것을 갖췄다는 것은 그만큼 다른 사람들의 더 큰 고통이 같이했다 라는 것을 뜻할 수도 있다.

    오히려 부족한 상태인 것이

    오히려 더 건전하게 나눌 수 있는 상태인 줄도 모르겠다.

     

     

    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결국은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동물을 통해 사람에게로 가는, 길의 차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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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싟 조회 수: 16120
  • (김보연作, 바오밥나무의 시간여행) 누구나 꿈이 있을 것이다. 살아온 날 보다 앞으로의 시간이 더 많은 아이들에는 특히나 더 그렇겠지만, 어른이나 아이나 마찬가지일꺼다. 어른과 아이의 차이가 있다면 아이는 하고 싶어 하는 것의 가치를 판단하지 않는 것이겠고, ...
2013-04-09 00:21:17 / 2011-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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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싟 조회 수: 12593
  • 동쪽하늘에서 아침을 알립니다. 얼마만에 보는 푸른 하늘이던가요? 정말 유난히 비가 많이 오는 한해였습니다. 비가 오는 것도 좋습니다만, 비오고 나서는 쫙 개서 푸른하늘, 비오고 푸른하늘... 욕심이겠죠. 여하간 너무 한쪽인 것만은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게 분명합니...
2013-04-09 00:21:37 / 2011-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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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남희 조회 수: 14022
  • 그네를 좋아하는 예진.. 대관령 정상을 넘어가는데 휴게소에 "양떼 목장" 이라는 간판이 보였습니다. "건초주기 체험" 프로그램입니다. 입장료가 비싼 이유가 있습니다. 병입니다. 저 건물을 싸끄리 개조해 2층으로 올리고 옥상에 25" 돕을 올릴 상상을 합니다. 지금 위...
2013-04-09 00:23:08 / 2011-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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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싟 조회 수: 12827
  • 얼마전 목공방에서 회사 책상에 놓을 자그마한 책꽂이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거기에 책 몇권 놓아두고 중간중간 읽었으면 좋겠다, 라는 행복한 상상을 하면서요. 몇권 바뀌기는 했지만, 어느순간 꽃혀져 있는 책이 현재 저의 상태를 나타내주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013-04-09 00:23:26 / 2011-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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