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2008.5.31~6.1 처녀 w/o T - 천문인마을
  • 조강욱
    조회 수: 7945, 2008-06-15 08:23:38(2008-06-15)
  • 관측 주간의 토요일은 항상 눈코뜰 새 없이 바쁘다 ㅡ,ㅡ;;

    5월 31일 토요일도 아침에 친척 결혼식 갔다가 회사 갔다가 송파 / 대치에 들렀다가 마님과 저녁시간을 예약해 놓은 상황.

    강남에서 갈비탕을 먹고 회사에서 일을 마치고 3시쯤 나서려는데.. 정말 간만에 걸려온 민정언니의 전화.

    난 음성에서 그냥 농사짓고 사시는 줄 알았는데 아직 별보기를 하고 계셨군요 ㅋ;;


    원래 담주가 그믐주간이라.. 이번 주는 생각도 안 하고 있었는데 하늘을 보니 지난 관측주간의 감동이 다시 떠오른다.

    무조건 call!!   을 하고서 마님께 연락을 드리니, 갑작스런 계획 변경에 기분이 좋지 않으시고 ㅡ,ㅡ;;

    다음주 연휴 그믐 주간에 관측을 가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관측 허가를 받았다 ㅋ

    그뿐인가? 회사 일 마무리하기로 했던 것도 못하고, 자전거샵 가기로 했던 것도 못 가고,

    사내교육 마무리하기로 한 것도 못하고, 오늘 마님과의 약속은 내일로 미루는 바람에 더 빡빡해지고..

    이 모든 리스크와 손실을 감수하고.. 꼭 별을 보러 가야 하는건가 ㅎㅎ

    해야 할 최소한의 일을 정신없이 처리하고 나니 시간은 저녁 7시.

    하도 이러니 이젠 조급해 하지도 않는다 ㅎㅎ

    천문인말에 도착하니 민정언니와 최샘이 이미 와 계시고,,

    거노리형님, 김상구님 박성래님 등 많은 분들이 이미 관측 중에 민폐를 끼치며 당당히 라이트를 키고 입장 ㅡ_ㅡㅋ

    난 미등 키고는 보이지가 않아서 운전이 안 된다..  빨간 조명으로 바꿔볼까 =_=;;;;

    그리고 하늘에는 별들이 총총!!

    ==============================================
    관측일시 : 2008.5.31 22:00 ~ 6.1 03:00
    관측지   : 덕초현 천문인마을
    관측자   : 최형주, 이민정, 이건호, Nightwid
    관측장비 : 진삽이(Discovery 15")
    투명도   : 6/6
    ==============================================


    마님께서 분석한 결과.. 내가 작년 이맘때보다 벌써 관측을 두 배 이상 갔다고 한다

    올해 날씨가 괜찮았나.. ㅎㅎ

    망경 조립하고서 명작 몇 개를 보니.. 준비해 온 게 없어서 볼 게 없다 ㅎㅎㅎㅎ

    최샘 민정언니를 억지로 끌고 가서 카페테리아에서 놀며 30여분간 자정까지의 관측 계획을 짰다

    첫 theme는 "처녀자리 without T Brothers"

    늘상 보는 T 3형제 라인을 벗어나서 처녀자리의 숨겨진 보석을 찾겠다는 게 컨셉인데..

    NSOG를 보며 정리하다보니.. 숨겨진 보석이 너무 많다!!!!

    사실 숨겨진 보석이 아니라 무지해서 모르고 있던 보석들 ㅡ.,ㅡㅋㅋㅋ

    85번부터 시작해서 100-98-99-84-86-90-91-89-87-58-59-60-49-61로 이어지는 머리털-처녀 메시에 라인에는

    은하 개체수는 많지만 잼있는 대상이 많지 않다

    기껏해야 98에 4216 형제들, 4567/8 정도?  물론 내 스탈인 4402 같은 애도 있지만.. ㅡ_ㅡㅋㅋ

    하지만 그 주류의 라인을 벗어나니.. 중원에 이렇게 멋진 놈들이 많을 줄이야!!

    어느정도 많을 거라 생각은 했지만.. 최고로 잘 보일 것만 뽑아도 내 관측노트의 절반을 차지하는.. ;;;;



    NSOG에 보면, 처녀자리에 메시에 외에 별 다섯개를 받은 은하가 3개 있다.

    NGC4666, NGC4754/62(62번이 5★), NGC5746

    M104보다 훨씬 위에 있는데 메시에가 왜 놓쳤을까?

    관측 준비를 마치고 옥상으로 올라가려는데, 김상구님이 카페테리아로 들어오시며

    밖에 구름 가득 끼었다고 웃으면서 말씀하신다.

    나도 같이 ㅋㅋㅋ 해 주고 ㅡ_ㅡ 옥상에 올라갔더니... 아니 이게 왠일 =_=;;;;

    진짜로 구름이 한가득!!!!

    농담인 줄 알았는데 ㅠ_ㅠ

    다시 내려와서 급히 위성사진을 검색해보니, 방금 전까지는 없던 구름이

    서울만한 크기로 갑자기 생성되어 횡성 하늘 위만 싹! 덮고 있었다 =_=ㅋㅋㅋㅋ



    구름 걷히길 기다리다 12시가 되어버렸다.. ㅠ_ㅠ

    달이 2시 반에 뜬다는데..  오늘도 두시간 반밖에 못보는구나 ㅡ_ㅜ

    처녀자리에서 보겠다고 40여개의 대상을 적어놨는데, 시간이 없다.

    5성급 호텔 아니 은하부터 먼저..


    NGC4666


    4666이 보일 곳은 이미 하늘이 뿌옇게 변해 있다.

    그래도 5★인데.. 어떻게든 보이겠지..  

    겨우 찾아서 실망스런 모습을 확인했다 ㅡ_ㅡ

    얇은 가시모양의 은하. 은하 중심부에 별같이 밝고 작은 상이 보이고,

    그 약간 북쪽의 팔에는 성운기가 없는 비어있는 공간이 관측된다

    남중했을 때의 진면목을 보지 못했으니 평가는 pass!


    NGC4762/54


    방금 전에 본 5★에 별 감흥이 없었던지라.. 큰 기대 없이 다음 5★로..

    아! 이런 은하가 있었다니!!

    호핑을 하고 아이피스에 눈을 가져다 대는 순간 든 생각은..

    기름값+인건비는 충분히 뽑고 남았다는.. ㅋ

    바늘같은 날카로운 측면은하와 둥글둥글한 타원형 은하의 절묘한 만남!!

    멋져.. 넌 대단해~~~ 본전을 뽑았다는 생각에 갑자기 여유가 생기고

    그냥 저절로 노래가 나온다 ㅡ,ㅡㅋㅋ

    Starlike Nucleus. 원형의 Core를 볼 수 있고,

    한쪽은 약간 짧고 반대쪽은 주변시로 관측할 때 끝을 알기 어려울 정도로 길고 명확하지 않다

    4754는 둥근 core에 1:2 크기의 halo..

    처녀자리에 이런 미개발 구역이 있었다니.. 빨리 지분을 사야.. 쿨럭 ㅡ_ㅡㅋ


    NGC5746/40


    보통 아주 성공한 영화는 더 큰 제작비를 들여서 속편을 만든다.

    그리고 그 광고 카피도 거의 항상 비슷하다

    "전편을 뛰어넘는 대작", "1편의 감동을 다시 한 번!"

    5746/40은 딱 그 짝이다

    얘는.. 보고 깜딱 놀랬다.. 4762랑 너무 컨셉이 똑같아서!!

    더 밝고, 더 길고.....

    그런데,

    돈으로 떡칠을 해서 만든 대작의 속편이 그러하듯,

    먼가.. 느낌이 잘 안 오는 그런..

    1:10 비율의 바늘같은 측면은하는, 핵은 볼 수 없고 둥근 core는 관측 가능하다

    계속 보다보니 부피가 점점 더 느껴진다.

    워낙에 바늘같은 애들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약간 감흥이 떨어지는.. ㅎㅎ

    예리하게 떨어지는 맛도 좀 덜하고..

    아래쪽의 5740은 2:3 가량의 타원형으로, 희미하지만 별같은 핵을 관측할 수 있다

    사진을 보니.. 예전에 몇 번 봤던 놈이다..

    이 번호를 기억했으면 암흑대를 보려고 노력했을 텐데.. 다음번에 또 까먹겠지 ㅡ,ㅡ


    NGC5838


    그냥 보면 1:4 비율의 측면은하로만 보인다

    주변시로 주의깊게 관측하다 보면, 확인 불가능한 긴 나선팔이 언뜻 보인다.

    약간 타원형의 밝은 core가 인상적임


    NGC5813


    부은 별 모양의 core와 원형 halo가 보인다

    이거 타원은하인가.. 했는데.  역시나 ㅡ,ㅡ


    NGC5806


    별 특징 없고 희미한 1:3 halo를 볼 수 있음


    NGC5566/9


    오 사진으로 보니 일케 멋진 커플이었군 ㅋ

    안시로는 코어들만 겨우 보인다

    5566 : Unstarlike Nucleus / Core 관측, 원형
    5569 : 2:3 비율, 배경색과 큰 차이 없음


    떠나가는 처녀를 숨넘어가게 겨우 몇 개 보니

    벌써 달 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놈의 구름자식!!!

    백조의 은하수가 멋지게 떠올라.. 거노리 최샘 민정언니께 B145를 잡아서 보여드렸는데

    반응이 그다지. ㅎㅎ

    오늘은 배경별이 좀 부족하여 145번 삼각빤쓰가 쫌 약하다 ㅎㅎ;;

    느긋하게 암흑성운 몇 개를 보고,,

    저번 관측때의 무한감동을 준 M22를 다시 보았으나.. 그때 같지는 않다 ㅋ

    명작 감장하면서 탱자탱자 놀다가 달이 뜬다는 새벽2시 반이 넘었으나 달은 뜨지 않고..

    몸은 피곤하고.. 들어가 잘까 하다가 맑은 하늘이 아까워서 좀 더 본다..

    뱀자리와 헤라클레스를 준비했는데.. 관측 조건이 헤라클레스 쪽이 좀 더 좋다.


    NGC6058


    2:3 비율의 타원형. 아무 구조도 볼 수 없다 ㅡ,ㅡ


    NGC6166G


    1:3 타원형으로.. 역시 별다른 구조는 찾을 수 없고, 원래 보여야 할 수많은 은하들도.. 없다 ㅋ


    NGC6181


    1:4 비율. 부은 별같은 core 관측

    사진의 멋진 나선팔이야 머.. 焉敢生心;;;;

    오늘의 관측은 여기까지!!

    달은 아직 모습을 보이지 않았지만 동쪽 산등성이가 훤하고.. 피곤하기도 하여 관측 종료!!

    이 날은 갑자기 몰려온 구름 때문에 꽝이 날 뻔 하다가 극적으로 걷히고..

    또 초반에 4762/54라는 훌륭하신 분을 발견하여 밤새 본전 생각없이 여유롭게 관측을 할 수가 있었다 ㅋ

    대신 다음주 그믐의 황금연휴에는 별을 보러 갈 수가 없게 되었지만..

    한 달에 한 번이면 충분하지 머.. ㅎㅎ

    여름에 처녀자리를 다시 한 번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아직 저평가 되어있는 재개발 지역 답사 좀 하게~~  ^-^


    P.S 관측기를 쓰는 지금 돌이켜보면.. 그믐의 3일 연휴에는 계속 비가 오거나 구름이 꼈다 ㅋㅋㅋㅋ
          울 마님의 선견지명.. ㅎㅎ;;;


                            Nightwid 我心如星

댓글 2

  • 김경싟

    2008.06.17 16:59

    4762+4754는 볼때마다 한시야에 멋진 모습으로 기억하는데....구체적인 모습은 이제 가물가물 ^^;
    언젠가는 다시한번 싸악 훑을날이 있겠지 *^^*

    나는 처녀자리의 T를 볼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지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학교에서 지리 배울때는 다른 이름이었는데...)에 있는 거대 예수상...
    검은 심연의 우주에서
    은하들을 찾아가는 빛이 되기에...
  • 조강욱

    2008.09.05 18:54

    아.. T에서 그걸 보시다니.. 별로 그림 그리기는 역시 경식형님이 최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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