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2005.1.8~9 치악산
  • 김경식
    조회 수: 8647, 2005-01-13 03:16:23(2005-01-13)
  • 2005.1.8~9  강원도 자연학습원

    맑음-흐림-눈-오락가락-맑음.....
    날씨 변덕이 심했고 심지어 눈까지 내렸지만 이후에는 맑고 화창한 날씨가 이어졌습니다.
    오히려 중간에 눈이 내린 것이 관측분위기를 더 띄운 것 같습니다.

    강원도 자연학습원은 치악산 구룡사 옆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렇다고 구룡사가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며,
    치악산에 푹 둘러쌓인 작고 아담한 장소이더군요.
    시야가 약간 가리는 점은 있으나 관측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며,
    별다른 광해의 영향도 없었습니다.

    이곳을 방문하게 된 것은 이재열 선생님을 포함하여 아홉분의 선생님들이
    중학생을 대상으로 2박3일로 진행하는 천문캠프를 지원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야간비행에서 최형주님, 이민정님, 저...해서 3명이 같이 참여하였습니다.

    전날 천문인마을에서 관측을 마치고 원주에 내려와 쉬다가,
    4시 좀 넘어 구룡사로 출발...5시경 학습원에 도착하였습니다.
    학교다닐 때 치악산쪽으로 몇번 관측을 다녔었고,
    이후 원주에 연고지가 생겨 안방같은 곳이라 눈감고도 갈 수 있겠더군요.

    도착하니 숙소 앞쪽에 망원경이 줄줄이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보그 5인치 굴절, 8인치 바이삭, 8인치 반사, 또...여러대의 8인치 돕소니언들...
    천문캠프가 실감이 납니다.
    학생들은 강당에서 야광별자리판을 만들고 있었고,
    천문캠프 이외에도 음악캠프가 있어 계속되는 연주로 귀도 즐거웠습니다.

    선생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바로 맛있는 식사...!
    식사후 관측전 강의를 위해 강당으로 이동하는데 난감하게도 눈발이 날립니다.
    이때부터 날이 맑아질때까지 내가 구름돌이가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내내 시달려야 했습니다.
    (지난 별만세 관측회 갔다가 별을 하나도 못본 아픔이 있어서^^;)
    지나가는 구름이라는 소식이 있어 강의 끝나면 괜찮겠지...하고 위안을 합니다.

    19:30경부터 약 50분간 기초강의...
    이날 관측대상으로는 종류별로 쉽거나, 의미있거나, 재미있거나 하는 대상으로 꾸미려고 노력했습니다.

    □이중성
    -북극성 (북그성이 이중성이라는 것을 알려주려고)
    -안드로메다 알마크 (색깔 대비가 뚜렷한 이중성으로)
    -카스트로 (가깝게 붙어 있는 이중성으로)
    -리겔 (주성과 반성의 밝기 차이가 큰 이중성으로)

    □산개성단
    -페르세우스 이중성단
    -카시오페이아의 ngc7789
    -황소자리 플레이아데스, M45
    -오리온자리 ngc2169 (숫자 37모양 성단)
    -쌍둥이자리 M35+ngc2158
    -큰개자리 타우별 주위 ngc2362

    □구상성단
    -토끼자리 M79

    □성운
    -오리온대성운; M42+M43 (트라페지움 6개별 확인도)
    -외뿔소자리 허블 변광성운; ngc2261
    -황소자리 초신성 잔해; 게성운 M1
    -쌍둥이자리 행성성성운; 에스키모성운 ngc2392
    -고물자리 산개성단+행성상성운; M46+ngc2438
    -큰곰자리 행성상성운; 올빼미성운 M97

    □은하
    -안드로메다은하(M31+M32+M110)
    -Mirach's ghost; 안드로메다 ngc404
    -큰곰자리 M81+M82

    □토성
    -카시니간극
    -위성들(Titan, Dione, Enceladus, Rhea, Ththys)

    겨울철 초저녁 대상이다 보니 한정적일 수밖에 없더군요.

    강의가 끝나고 밖에 나오니 눈이 수북이...그렇다고 눈사람을 만들 정도는 아니고...쌓였습니다.
    다행히 눈은 그치고.
    중간중간 하늘이 열려 망원경을 세팅해놓고 기다리니...
    밤 10시경 최형주님과 이민정님이 도착하였고,
    10인치, 12.5인치, 18인치를 설치하니 다행히도 하늘이 열리기 시작합니다.

    이후부터 새벽 3시경까지는 학생들과의 즐거운 시간...
    남학생들은 짐짓 어른스러워 보이려 노력하고,
    여학생들은 모든 일이 즐거움으로 가득 찬 듯...웃음소리와 탄성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계획한 관측대상은 고물자리 M46+ngc2438와 카시오페이아자리 ngc7789를 제외하고는
    모두 관측할 수 있었습니다.
    M46+ngc2438은 생각을 못해 까먹었고,
    ngc7789는 찾아보니 희미해서 보여주면 괜히 실망할 것 같아 pass!
    인원이 40명이고, 워낙 춥다보니 들락날락해서...
    개인별로 본 대상들의 숫자는 많은 차이가 날 겁니다.
    최선을 다하는 남학생 두팀과 여학생 한팀이 특히 기억이 나네요.

    마지막 남은 몇명 학생들과 처녀자리 '마카리안 체인'을 관측하고 새벽 3시경 관측을 마무리지었습니다.
    이후로도 날씨는 계속 맑을 것 같았으나,
    전날 관측에 따른 피로와 결정적으로 추위 때문에....철수했습니다.

    관측 이외에 기억에 남는 것은 숙소의 찜질방을 능가하는 잠자리였습니다.
    따뜻한 것이 좋아 맨바닥에 자는 것을 좋아하는 저조차도 자다가 등 밑에 이불을 넣어야 했습니다.
    집에서는 도저히 달성할 수 없는 수준...
    덕분에 피로가 확 풀리더군요.

    아침....눈부시도록 파란 하늘 아래에서 여유롭게 망원경을 정리하니 이렇게 뿌듯할 수가 없습니다.

    좋은 기회를 주신 이재열 선생님께 감사드리며,
    환대해 주신 선생님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합니다.
    호기심 가득한 학생들....고맙다!

댓글 4

  • 한지수

    2005.01.15 08:52

    안녕하세요, 저는 그 날 마카라인 체인까지 본 학생입니다.(3시까지 남은;;) 선생님 덕분에 많은 것들을 볼 수 있었고, 또한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마카라인 체인은 정말 신기했어요. 결국엔 사람 얼굴같이 생긴 것도 신기했고, 트라페지움도 보고.. 너무 많이 보여주셔서 다 기억이 나질 않지만, 하여튼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고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경식

    2005.01.17 00:09

    반가워요~~! 뭘 봤는지는 기억을 못해도 좋으나, 재미를 느꼈으면 된 겁니다. 진정 재미를 느낄 줄 아는 멋진 아마추어 천문가가 되시길...오히려 제가 고맙군요.
  • 김태훈

    2005.02.01 05:34

    안녕ㅎ세요. 저도 마카라인을 봤던 학생입니다.
  • 김태훈

    2005.02.01 05:43

    뒤늦게 올린점 죄송하다는 말 먼저 올립니다. 제 친구 지수나 저나 첫번째 관측이었는데, 너무 잘해 주셔서 머리에 다 들어가질 못 할 양을 보았습니다. ^^ 또 너무 친절히 가르쳐 주시고 큰 망원경도 직접 사용해 보아서 황송할 따름이었습니다. 언제 다시 뵈어서 여름철 볼거리도 보고 싶군요.(너무 힘드실래라 ㅎㅎㅎ) 항상 건강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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