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2010.12.4 & 11 지나간 추억
  • 김경싟
    조회 수: 7565, 2011-01-02 22:19:12(2011-01-02)


  • 금요일 저녁...
    낮에는 전혀 비전에 안보이는 하늘임에도
    추워지면 날이 맑다...는
    겨울에는 딱 맞아들어가는 불변의 법칙이 이날도 어김없이 적용됩니다.

    2일간 천문인마을에 있을 수 없을까? 하며
    슬쩍 운을 떼어 봅니다만,
    나이 들어갈 수록 부부가 서로 살아가면서 익히는 것이
    어느정도 한계를 안다는 것이지요.
    다음날 올께....하며 스스로 꼬리를 내립니다.

    그렇습니다.
    살아가면서 부부싸움이 적어지는 것은
    관심이 적어지거나 포기가 아니라
    아! 이 정도 선을 넘으면 안되겠다는 그 수를 알아냈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혼자 편히 쉬고 오는 것 같아 미안함도 있지만,
    무사히 즐겁게 다녀오는 것으로 밖에는 보답할 길이 없네요.



    천문인마을에 도착하니 1시입니다.
    하늘엔 그야말로 별천지.

    유리별 천문대에 도란도란 소리가 들립니다.
    아마 김지현님, 정기양님, 최승곤님 이겠지요.
    한참 관측하고 있을터인데 방해가 될 것 같아 내일 아침에 찾아가봐야지 하며 천문인마을 옥상으로 갑니다.
    떨어져 있어도 제집같이 안심이 됩니다.
    고라니의 돼지 멱따는 소리가 이곳이 산중임을 알려줍니다.

    까만 하늘에 하얀 별들.
    설탕보다는 굵기가 굵고 제각각인 소금이 더 어울리는 별들입니다.
    까만 하늘 속에도 또다른 검정이 가끔 별을 순간 가리며 스쳐 지나갑니다.
    박쥐겠지요.

    어렸을때는 직접 잡아 관찰? 아니 못살게 굴며 많이 가지고 놀았었는데요.
    지금은 보기가 참 어렵습니다.
    어쩌다 보는 까마귀가 참 예쁘게 보이니
    돌아갈 수 없는 추억이 아름답고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아쉬움에 몸살하는 것이
    인지상정인가 봅니다.


    장비 설치하고 커피한잔 마시고 나니 2시...
    이론적으로는 2시~6시까지 4시간 정도는 관측을 해야 하는데
    이런 저런 잡생각에
    집중이 안되는 관측에
    졸리움에
    실제로는 4시~5시 1시간만 제대로 관측했습니다.


    관측을 마치고 제 자신의 관측 스타일을 돌아봅니다.
    과거에는 참 죽기살기로 본 것 같은데
    요즘은 여유~라는 보기 좋게 포장된 단어 하나로 모든 것을 설명하러 하지 않았나 싶네요.

    물론 좋습니다.
    그냥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 좋고
    별을 못봐도 좋고
    한두개만 봐도 좋고
    ....
    그러나 마냥 그렇게 설렁하게 지나기에는 지금 봐야할 것이 공부할 것이
    너무 많은 상태 아닌가 반성.

    그러면서 요즘 왜 관측에 집중이 안되나 하는 나름의 진단을 내려봤습니다.
    결론은...
    관측준비를 미리 안해간 것!
    때문이라는 겁니다.

    준비된 것과 준비안된 것 사이에는
    관측양은 같아도
    받아들이고 느끼는 것은 하늘과 땅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반성과 함께한 하루였습니다.


    .....................................................................................................................


    이것이 지난 12/4 관측을 가서 쓰려고 시작한 관측기의 첫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머리속에 관측기는 실현되지 못했네요.

    ^^




    11일에는 하늘이 참 맑았고 좋았습니다만,

    2팀만이 관측을 왔네요.

    야간비행은 옥상을, 다른 한팀은 마당에 자리를 하고 편안하게 즐겁게 관측을 하였습니다.

    최선생님, 이민정님, 류혁님, 최승곤님, 최윤호님,  경싟....

    급조한 팀이었으나, 생각보다 많이 오셨습니다.

    그러나 어찌 한결같이 갔다온 흔적을 남기지 않으시는지....

    화장실 청결문화본부에서 상을 주고도 남음의 깔끔함을 가지고 계시네요.

    하하




    저는 초반에 목표한 관측을 마치고,

    들어가 한숨 자고

    새벽에 일어나 보너스 관측을 한 다음 새벽길을 나섰습니다.

    오래만에.....뿌듯하게 관측했던 하루였습니다.

    뭘 봤냐구요?

    별 봤죠^^



    이미 시간이 훨~ 흘러버린 관측기는 역시나 어려운 관계로

    관측기를 대신하여

    두번의 관측에서 새벽의 느낌을 아래 2개의 조각으로 대신합니다.








    12/4 관측하고 새벽을 맞이하는데

    동쪽 산등성이 위로 너무나 밝은 별이 떠 오릅니다.

    보니 봄철의 별자리들...그리고 그중에 스피카.


    추위에 떠는 그 새벽에 봄철의 별자리들이 떠오는 것을 보니 따뜻한 느낌이 몸에 피어오는 것 같습니다.


    떠오르는 생각............"겨울의 새벽은 봄이다"


    (그러나 12/11일 관측가서 새벽에 다시 본 동쪽하늘....스피카라 생각했던 그 별은....바로 금성이었습니다^^;)







    12/11 밤을 지나 12일 새벽

    한숨 자고 일어났더니 밤사이 관측을 하신 분들은 한분한분 들어가시고

    마지막에 남아 새벽을 맞이합니다.

    관측을 정리하며 본 토성...


    잘 보이나 못보이나를 떠나서 너무나 멋진 토성...

    "황홀" 이라는 표현밖에 할 수 없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나

    표현을 못해도....

    그 느낌! 그 느낌은 그대로 남아 있으니....그것만으로도 행복하기만 한 순간이었습니다.



    2011.1.2
    보라매공원 옆 cafe에서.....싟

댓글 2

  • 조강욱

    2011.01.03 17:00

    영화 '타짜'에서 얘기하는 '거의 아트의 경지'란 이런 작업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요?

    관측기록의 새로운 분야를 보여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올해는 별 아래서 만나는 시간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ㅎㅎ
  • 김병수

    2011.01.04 02:56

    열정과 행복...
    우리가 살아있는 이유겠지요.

    그리고,
    그 열정을 십년이상 간직하면 달인이 된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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