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08.2.2~3 국화사탕 - 천문인마을
  • 조강욱
    조회 수: 7603, 2008-02-11 02:37:38(2008-02-11)
  • 국민학교 다닐때, 학교 앞에서 저런 장사가 꽤 성행(?)했었다


    설탕과자 뽑기판



    100원 내고 숫자판 번호를 맞춰서 잉어, 거북선, 칼 등등 설탕과자를 뽑는..


    1등 상품 황금잉어


    나름 모범적ㅡ_ㅡ인 국민학교 생활을 했던 나도 황금잉어를 낚는 대박의 꿈에 가끔씩 큰맘먹고 거금을 몇백원씩 투자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항상 참담한 꽝!!


    꽝 상품 국화사탕 ㅠ_ㅠ



    내가 뽑았나 동생이 뽑았나 기억은 잘 안나지만 커다란 거북선을 한 번 뽑았을 때의 희열이란!!

    전리품처럼 집안 잘 보이는 곳에 걸어두고 흡족해 했더랬다

    ........

    세월은 흘러 설탕과자 뽑기판 대신 맨날 구름 위성사진을 뒤지게 되었고,

    초기에는 맨날 국화사탕만 먹었지만

    십여년간의 삽질 끝에 이젠 출동할 때마다 나름 칼사탕 이상의 성과는 거두고 있다 ㅡ_ㅡㅋㅋㅋ

    하지만 황금잉어, 거북선, 칼사탕의 base는 무수한 국화사탕이라는 거.


    2008년 2월 2일 토요일 밤은 나에게 국화사탕 같은 날이었다

    간만에 토요일에 회사에 출근했다.

    오후시간. 지하철을 타고 회사에 가는길에 경식형님의 문자 한 통.

    최샘도 당연히 가는거 아니냐고 한말씀 ㅋ  

    고민하다가..   천벌받을까봐. 아니 천벌을 핑계로 ㅡ_ㅡ;; 회사에서 일을 하는둥 마는둥 하고 조기 퇴근!

    예별이와 마님을 집에 그냥 남겨두고 삼공이를 몰고 앞뒤 볼 것 없이 천문인마을로~~


    10시가 넘어서 천문인마을에 도착하니 이미 경식형님과 최샘이 와 계시고..

    네이버 별사랑 동호회와 김상욱님도 관측을 오셨다


    --------------------------------------------------------
    관측일시 : 2008.2.2 11:30~ 2.3 03:40
    관측장소 : 덕초현 천문인마을 옥상
    관측장비 : 진삽이(Discovery 15" truss dob)
    관측자    : 최형주, 김경식, 조강욱, 자폐정(방에서 안나옴 ㅋ)
    투명도    : 6/6
    --------------------------------------------------------

    달이 늦게 뜬다는 사실을 알고 천~천히.. 망경을 세팅했다

    최샘께 똑똑한 collimater를 얻어서 광축도 예쁘게 맞추고, 자폐정네 방에서 놀다가 아~주 여유있게 관측을 시작했다

    (김상욱님 한말씀 : 새로 바뀔 외국어 표기법으로 쓴다면 컬리메이러~~)

    오늘의 컨셉은 Hydra 남쪽의 왕건이 은하들과 봄철의 연결은하들.

    사실 연결은하는 맨날 본다고만 하지 제대로 본 적이 별로 없다.

    먼저 관측을 시작한 경식형님이 시상이 안정되어 있다고 하여 기대를 하고 시작하였는데....

    바다뱀자리에서 시도하는 대상마다 연전연패!!!!

    이렇게 몇단 콤보로 삽질을 하는 경우가 근래에 거의 없었는데 ㅡ_ㅡ;;;;;

    가는놈마다 삽질이니 힘은 빠지고 왜일케 배는 고픈지 ㅡ,ㅡ;;

    라면먹다가 또 시간보내고 올라오면 삽질하고 삽질해서 피곤하고

    새벽에 되도록 Object of the day는 커녕 새로운거 한 개도 못 찾아보고 헤메다가

    머리털자리에서 겨우 입에 풀칠을.. ㅠ_ㅠ


    NGC4147


    실로 언급하기도 쪽팔릴 ㅡ_ㅡ 정도로 많은 곳을 헤메다가

    머리털자리에 있는 작은 구상성단을 처음으로 잡았다

    꼭.. 화질 안좋은 디카로 찍은 것처럼 생겼다

    M5가 구상성단의 모범적인 모습이라면,

    M5 사진을 침침한 실내에 놓고 15meter 뒤에서 똑딱이 디카로

    디지털 줌으로 당겨서 거친 입자가 가득찬 모습으로 찍은 것과 같다고 한다면.. 상상이 안 될까? ^^

    결론은 그다지 볼품 없다는 얘기 ㅡ_ㅡ;;;;


    NGC4274


    부은 별상의 핵과 코어가 선명하게 보이고, halo는 넓긴 하지만 있는둥 마는둥이다

    더 자세히 보면 halo 가운데가 비어서 core를 향하여 V자 형으로 갉아먹은 것처럼 보인다

    위의 사진을 보니 바깥쪽에 흐릿한 부분은 아예 안보였을 테고,

    core를 둘러싼 토성 고리 모양의 halo의 양쪽 끝부분이 안보여서 파먹은 것처럼 보였을 터.

    근데 보면 볼수록 이 사진 웃기다 ㅋ   이건 토성 아냐???

    카시니 간극이 막 보이려는 듯 하다 ㅡ_ㅡㅋㅋㅋ

    다음 관측에서 한번 더!!



    NGC4283


    아주 작고 별같이 밝은 core.  halo는 너무 희미해서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근데.. 양 옆에 솜사탕들은 있는지 흔적도 못봤음 ㅡ,ㅡ;;


    NGC4298/4302


    하루종일 방황하다가 마지막에 겨우 찾은 감동적인 한 컷! ㅠ_ㅠ

    이 익숙한 번호로 보아.. 그리고 T자 바로 옆에 위치한 지정학적 위치로 보아 내가 이것을 처음 봤을 리는 없다

    하지만 언제나 처음처럼 새롭다는거.. ㅎㅎ

    커플 은하의 환상적인 자태에 넋을 잃고 한참 감상하다가.... 발판에 올라선 채로 졸았다 =_=;;

    관측기 쓰려면 제대로 보고 기록해야지.. 하고 보다가 또 졸고 ㅋ;;

    이때 시각이 3시 40분.

    10분만 눈 감고 와야지.. 하고 카페테리아에서 엎어져 자다 경식형님이 깨워서 일어나보니 4시 20분.

    구름이 껴서 더이상 관측이 어렵다고 하신다.


    밖에 나갔더니 이미 구름이 온 하늘을 점령.

    새벽같이 일어나서 아침에 약속한거 지켜야지.. 하고 알람 맞추고 잤는데, 일어나보니 이미 9시 ㅡ_ㅡ;;;;


    하여튼, 어렵게 갔음에도 본전을 거의 뽑지를 못했다

    이런 날도 있는거지..

    꽝 걸려서 국화사탕 뽑을 때도 있어야 황금잉어도 걸릴 것 아닌가 ㅎㅎ

    90%의 성공률이라면 10번 중에 한 번은 언제든지 실패할 수 있는 것.  

    늘 하던대로....  크게 생각하지 않기로 한다 ㅡ_ㅡㅋ


    참, 그리고 만 5년 가까이 천문인마을 창고에서 하숙을 시키던 내 망경을 들고 왔다

    망원경을 운반할 차가 생겼는데 천문인마을 창고를 계속 무단점거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좌석이 접히니 돕 실어 나르는데는 최고군~! ㅋ)

    그동안 천문인마을 옥상창고 무단점거를 許하여 주신 천문인마을 촌장님과 식구들께 무한한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으면 좋을지. 누가 저에게 좀 갈쳐주세요!!!


    베란다에 진삽이를 바라보며 글을 쓰니 지난밤의 꽝이 또 떠올라서 가슴이 아픕니다

    내일의 대박을 위하여..... ㅋ;;;




    PS. 맛은 확실히 황금잉어보다 국화사탕이 맛있었던 거 같은데.. 어떤가요? ^^


                                        Nightwid 밤과함께 CKU

댓글 3

  • 정병호

    2008.02.11 05:54

    나같은 모범생은 그런거에 눈길 한번 주지 않았소!
    ㅋㅋㅋ
  • 김경식

    2008.02.11 16:56

    내 기억에는 뽑기를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는 사실...그 깡촌 시골에는 그런 것도 사치였나 봅니다 *^^*
    그리고,
    강욱씨가 4278과 4302를 이야기 할 때,
    이 녀석이 두 은하가 -ㅣ 형태로 배치된 전형적인 그 녀석인 줄을 모르고,
    T자에 있는 그 녀석과 비교해보면 재밌겠다 싶었는데...
    알고보니 그놈이 그놈이어서 잠시 허탈했음돠 ^^;
  • 이민정

    2008.02.12 19:44

    저 튼실한 붕어..잉어인가?? 왠지 친근한 느낌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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