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2010016 신년가족관측회...고목나무의 매미, 직선과 원!
  • 김경싟
    조회 수: 7219, 2010-01-24 08:12:39(2010-01-24)


  • 신년 가족 관측회
    1년에 한번 제대로 먹을 수 있는 관측회^^

    사실 관측회 갈 때 이것 저것 준비해 가는 것
    보통 부지런하고 정성 없으면 힘듭니다.
    장보는 것부터
    가서 준비하는 것 까지
    관측하기 전에 진이 빠지죠.

    그래서 야간비행 관측은......관측 가더라도 먹을 것을 준비하지 않습니다.
    천문인마을 가면...라면만 챙겨가고
    그냥 번개 가면...커피나 운좋으면 간식거리

    그게 관측에 집중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구요.
    물론...
    잘 먹고 즐거운 시간 보내는 것도 좋지요.
    서로 부담주지 않고
    편하게 갔다오는 것도 좋은 면이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바로 신년 가족 관측회는 다릅니다.
    가족이 함께 하는데
    굶길 수는 없잖습니까? ^^


    신년 가족 관측회의 전통의 장소.......매봉산장
    (저와 별찌는 미치고 팔짝 뛸)
    갈때마다 눈이 있는^^




    이번엔 철판을 새로 바꾸셨더군요.
    기존에 쓰던 철판보다 작아서 아쉬움은 있지만, 반짝반짝 스테인레스 철판을 저희가 개봉했습니다.
    전에 쓰던 철판은 너무나너무나 ....
    아마 씻으려면 2~3시간은 걸릴겁니다^^

    나무를 무한정 제공해주어
    고기 굽는 그릴 옆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추위를 녹였습니다.
    또한
    산장지기님은 묵은 김치와 두릅 나물, 산초장까지........푸짐한 인심
    15년만에 첫아이를 가지셨다는데
    기쁨이 넘치시나 봅니다.
    기쁘게 축하드렸습니다^^


    장보는데....
    고기는 민정님이 사오기로 했는데
    민정님은 8인분 사겠다...
    저는 10분인 사겠다....
    하다가 9인분으로 낙찰 봤습니다.
    나중엔 제가 괜히 고집부렸나? 후회 했더랬습니다.
    그런데 웬걸
    나중에 고기 3인분을 더 끊어와야만 했습니다.
    잘 드셔서 감사합니다.


    저녁은 목살과 삼겹살 구이
    상추가 항상 얼음상추가 되어
    이번에는 쌈용으로 배추와 쌈무를 사갔는데....괜찮더군요.
    상추와 같은 부드러운 맛은 덜하지만,
    추위에 강하고
    물기가 많아 고기용으로 괜찮았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고기는
    구우면서 하나씩 집어먹는 맛이........최고인 것 같습니다.

    저녁 먹을 때 나온 김치찌개(국?)
    안에서 여성동지분들이 산장지기님의 묵은 김치로 뚝딱뚝딱 만드셨는데
    밖에서 밥 말아 먹을 때
    그 새콤함과 시원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늘은 별 초롱
    ....
    하였지만,
    연속되는 격무(캬~ 오랜만에 이렇게 일하고 있습니다^^)
    웬지 몸이 찌뿌등하여
    따뜻한 방에 들어가 잠시 누웠습니다.
    일어나니 거의 12시가 다 되었더군요.
    워낙 잠이 많은 사람이라^^;

    일어나서 관측 나가기전
    (이미 사람들은 한바탕 관측을 하셨는데.........)
    간식으로 배를 채우고 나가야겠다 생각합니다.
    오뎅
    무를 성큼 썰고 다시다 넣어 국물을 내고
    사온 오뎅을 쓸어넣었습니다.
    ㅎㅎ 제가 요리한 것은 아니고, 옆에서 요리하는 것 봐줍니다.
    다음에 나도 저렇게 해야지.
    한편에서는 라면....
    그렇게 라면과 오뎅으로 큰 상 하나 차려내놓고
    줄거운 야참을 먹었습니다.
    이런 저런 즐거운 이야기 꽃이 피고.....

    드디어 관측 출정.
    밖에 나가면서 잠시 고민을 해봅니다.
    장비 펴지 말고 그냥 눈동냥이나 할까?
    그러나....
    별 가득한 하늘을 보니.......단 한대상을 보더라도 안펼 수가 없더군요.
    낑낑 장비를 펼칩니다.
    명색이 관측회에 따라온 건데...
    별찌에게도 별 몇개 보여줍니다.
    항상 인색한 아빠^^;

    하늘은 좋은데......집중이 안되네요.
    이리저리 방황관측을 하다가
    테마를 정해서 보자........하며 책과 성도를 들고 방으로 옵니다.

    폐神님께선 이미 자리를 펴고 주무시고 계시더군요^^
    이리저리 책을 보며
    무얼 볼까 궁리를 해봅니다.

    그러다 눈에 띄는 녀석을 발견합니다.

    일명 "고목나무의 매미"

    ㅎㅎ
    웃을 일은 아닙니다만...
    실제 고목나무가 있군요^^;
    저는 고목나무가.........오래된 말라죽은 나무? 아님 키가 댑따 큰 나무?로 생각했었습니다.
    고목나무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오늘에서야 알게되었습니다.
    허허


    여하간 '고목나무의 매미' 대상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큰 녀석 옆에 붙어 있는 조그마한 대상들...
    ngc4631을 보며 생각한 것이지요.

    그런데 무작정 큰 대상옆에 붙은 것이 아니라
    측면은하에 붙어 있는 작은 녀석..
    그렇게 한쌍이 되어 있는 녀석...들을 보기로 합니다.
    (직선과 원의 만남이라고 할까요?)

    그렇게 마음 먹고
    대상을 찾아보며
    ....
    그렇게
    ....
    잠이 듭니다^^;


    어느 순간 눈을 떴습니다.
    번쩍
    시계를 봅니다.
    4시가 넘었습니다.
    이 잠버릇이란^^;

    밖에 나가보니 다행이 별은 초롱초롱 그대로....
    그런데
    별과 함께 망원경도 그대로인데
    사람이 아무도 없군요^^;
    이미 관측을 마치고 다 들어간 상태였습니다.


    그래도
    이 아까운 하늘을 두고
    아무 성과없이 갈 수는 없는 노릇.
    조용히~
    뽀득뽀득 눈을 밟으며............관측을 시작합니다.






    ngc5296+ngc5297

    큰 녀석이 5297입니다.
    작은 녀석 5296은.................처음부터 기를 팍 죽이더군요.
    안보입니다^^;
    그러나
    처음 스타트한 녀석을 못본다면 의욕이 꺾여서 다른 것은 어찌 볼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눈굴리기
    망원경 흔들기
    무심한 척 다른데 보다 휙 훔쳐보기를 하니 겨우 봅니다.
    익숙해지면 뭐든 그렇듯이
    한번 보이고 나며 그 다음에는 직시로 보더라도 쉽게 보이는 .... 그






    ngc4217+ngc4226

    캬~  멋지네요....4217!
    물론 안시로는 절대 저렇게 안보이는....
    이 대상은 M106 근처에 .... 아이피스 시야 한번만 옮기면 되는 거리에 있습니다.

    4217이 큰 녀석임에도, 4226이 먼저 보입니다.
    아마 주위 별들의 불빛 때문이겠지요.

    관측노트에 대략 주위 위치 별들을 표시해뒀습니다.
    동그라미 표시 별들이 보이는 별들인데요....
    a...
    은하 끝나는 지점에 별을 하나 찍었다가
    지웠습니다.
    별이 아닌갑다^^; 하고...
    그랬는데 사진을 보니 별이 있군요.
    이런 황당함이...






    ngc4111+ngc4109

    4111은 중앙에 큰 녀석이고...
    4109는?
    처음에 저는 (위 사진상) 11시 방향에 별 건너편에 있는 녀석인 줄 알았습니다.
    그게 아니라
    4109는 5시 방향에 있는 조그마한 녀석입니다.
    11시 방향에 있는 은하는 ngc4117
    그 옆에 있는 아주 조그마한 은하는 ngc4118입니다.
    사진상에 저런 모습으로 있는 걸 보면
    18인치로도 ngc는 다 볼 수 없는 것이겠구나.......라는 한숨이 나오기도 합니다.






    ngc4298(직선)+ngc4302(원)

    처녀자리은하단의 시발점인 T자 중간별 ... M99와 그 별을 사이에 두고 양편에 있지요.
    직선과 원의 대명사입니다.
    한마디로 Greatttttttttttttttttttttttt!
    보기만 해도 시기한 녀석이지요.






    ngc4762+ngc4574

    처녀자리은하단의 또다른 시발점이 입실론별 Vindemiatrix 옆에 있습니다.
    뭐~ 딱 봐도 각이 나오는 은하모입니다.
    이녀석을 보면서 앞서 본 ngc4111과 생각이 연결됩니다.



    뭐냐면....

    머리털자리에 거대 측면은하가 있지요
    바로 측면은하의 대명사인 ngc4565입니다.
    여기 사진들이 모두 skyview에서 같은 각도로 추출되었기 때문에
    크기를 서로 대조해 볼 수 있습니다.




    ngc4565가 얼마나 큰 녀석인 지 아시겠지요?
    이 ngc4565와 똑 닮은 녀석으로 알려진 은하가 있습니다.
    바로 ngc 5746입니다.





    처녀자리 발끝인 109번별 바로 옆에 있는 녀석입니다.
    똑 닮은 4565인데...
    바로 위의 ngc4111과 ngc4762가 ngc4565의 축소판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5746은 4565와 대적할 만한 녀석이지만,
    4111이나 4762는
    그냥 비슷한 ... 그러면서 아주 작은 녀석들이지만,
    정성이 갸륵합니다.






    ngc4631+ngc4627

    마지막으로 ngc4631을 봅니다.
    ngc4244, ngc4565와 함께 봄철의 3대 측면은하로 추앙받고 있는 대상입니다.

    2003년 중미산에서 관측할 때 이렇게 비교를 했었습니다.

    ■ngc4565: 늘씬한(빼빼마른) 수퍼모델
    ■ngc4631: 글래머(보기좋은) 스타일 미인
    ■ngc4244: 소박한(뚱뚱한) 아낙네

    18인치로 보면 느낌이 조금 다르게 보이지만,
    역시나 셋중에서 제일은 4631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원래 뽀대있는 여자를 좋아하는 편이라 더더욱^^

    여하간....
    그때 보인 모습은 위와 같이 일자로 위치해 있다보니
    커다란 ,우주선에서
    탐색대를 조직하여 내보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언제나 언제나 봐도 감탄을 주는 대상입니다.



    이렇게 관측을 마치고 나니........새벽 6시.
    한시간 반정도
    정말 멋진 시간을 보냈습니다.

    뿌듯한 마음에 잔잔한 코골음이 있는 방에 다시 들어가 허리를 지지며 늦은 잠을 붙입니다.
    한시간 좀 넘으니
    회장님은 벌써 출발 준비를 하시네요.
    할렐루야^^


    그리고.........................................아침을 준비합니다.
    신년 가족 관측회의 트레이드 마크
    철판 볶음밥!
    남아있는 삽겹살로 고기를 먼저 굽는데
    아침일지라도
    고기가 먹힙니다.
    그것도 너무나 맛있게....
    특히나 산장지기님이 주신 산초장에 찍어먹는
    거기다가 산초 알맹이를 몇개 얻어 먹으면 그~
    .....
    걱정했다니까요
    고기를 하도 많이 먹어서 볶음밥에 들어갈 고기가 너무 적은 것 아닌가 싶어서요.


    그래도 아침 햇살 받으며
    숯불 위에서 만들어진
    햇살 담은 철판 볶음밥.
    거기에 시원한 굴 미역국................................................

    천상의 아침 만찬으로 큰 기쁨과 함께 1년을 기다려야 하는 큰 아쉬움으로
    2010년 신년 가족 관측회를 마쳤습니다.


    함께해주신
    최형주님 감사합니다.
    윤용일님,전은경님,지우....감사합니다.
    김남희님,사모님,예진이....감사합니다.
    이현동님,사모님,주형이,규형이....감사합니다.
    이민정님 감사합니다.
    조강욱님,사모님,예별이....감사합니다.
    유혁님 감사합니다.
    최윤호님 감사합니다.
    이기수님 감사합니다.
    최승곤님 감사합니다.
    못오셨지만, 마음으로 함께하신 회원님들  감사합니다.
    별찌야~고맙다.
    경싟아~ 내년에 보자.....................^^

댓글 4

  • 최형주

    2010.01.24 10:22


    별찌아빠의 수고에 항상 감사합니다.

    고생하신 모든분들에게도 또한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참으로 행복하였읍니다.
  • 유혁

    2010.01.24 16:05

    저도 최선생님 말씀처럼 경싟님, 그리고 함께 수고 해주신 분들, 이것저것 보여주신 분들 덕분에

    참 즐겁고 재미있고, 배부르고, 등 따뜻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


    그나저나... 그 '산초간장'...

    잠시 잊고 있었는데...

    그거 참 별미더군요. 혹시 판다면 사오고 싶었는데... 그걸 확인하지 못한게 참 아쉽습니다. ^^;;
  • 조강욱

    2010.01.25 14:13

    이번 관측에서는 제가 좋아하는 애들 위주로 보셨군요.. ^^

    봄철 측면은하 사진들을 보고 있으니

    실제로 망원경에 눈을 대고 있는 듯한 환상이 보입니다.. ㅎㅎ
  • 최윤호

    2010.01.27 03:22

    김경식 선생님 정말로 고생많으셨고 더불어 감사드립니다.

    신입이 많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즐기기만 한거 같아 죄송한 마음도 듭니다.

    15인치로 올라 오고 난뒤의 아직 저 조그마한 수많은 은하들을 한번씩 다 들이대지도 못했네요.

    예전 9.25로는 한번씩 섭렵을 했는데 적은 광량으로 인해 Detail은 잘 보이지 않고 모두 똑같아 보이는 모습때문에
    뜯어 보기 보다 찾은것에 의의를 둔적이 많았던거 같습니다.

    강욱님의 말씀처럼 천천히 제 구경에 책임을 져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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