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별아띠에서 놀다_부제 :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 이욱재
    조회 수: 8369, 2012-03-30 02:54:22(2011-01-12)
  • 안녕하세요 이욱재입니다.

    산청에서 이루어진 신년관측회 두번째 글입니다.



    결과적으로 보았을때는 하늘에 구름이 솜이불처럼 가득해서 몇가지 본 것은 없지만......그래도 즐거운 분들과 설레이는 대화가 늦은 새벽까지 오가는 아주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가끔은 별선배님들의 나누시는 말씀이 제가 아는 지식을 Overflow해서 말소리는 우리나라말인데,"전혀"못알아듣는 일이 비재해도 별하늘에 관한 이야기들이라 마음속은 설레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나두 봐야징~"하는....^^



    온갖 스마트폰을 가장한 최첨단 기기들이 동원되어 일기예보와 위성사진을 모니터링해보며,하늘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간간히 보이는 하늘....그렇지만 단 5분 이상을 허락해주지 않더군요.....ㅠ.ㅠ



    이럴때는 내가 아는 대상...즉 하도 여러번 보아서 휘딱 경통만 돌리면 보이는 대상 위주로 보았습니다.

    물론 너무나 유명해서 다 아시는 대상이지만 정말 시간이 없는 관계로......



    장비는 "야삽이-XQ-10"과 XW14mm로 관측했습니다.

    이야기가 딴곳으로 흐르지만.....아이피스는 정말 관측할때 안바꾸게 되는군요.......정말 청개구리입니다....

    없을때는 정말 없으면 안되는 아이피스같은데....결국은 거의 눈길도 안줍니다......

    관측하면 관측할 수록 중배율 하나면 땡이더군요.....이건 필시 제가 게으른 탓입니다.



    "야삽이"는 제 망원경에게 이름을 준것인데....밤에하는 삽질이라는 의미입니다.^^

    알통28호에서 좀 더 점잖은 이름으로 바꿔주었습니다......



    M43

    하늘에서 처음으로 허락해 주었던 대상입니다.

    오리온 대성운의 부리모양의 메시에 대상입니다.

    자세하게 볼 시간적인 여유는 없었는데.....보면 볼 수록 아름다운 대상입니다.

    특히나 왼쪽으로 주욱 내려와서 M42에서 은근히 퍼져버리는 암흑대는 너무 멋있습니다.

    구름이 자꾸 가리지 않는다면 한참동안 넋을 잃고 바라보았을 대상입니다.....



    정말 구경의 힘이라고나 할까.....보여주는것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동안 너무나도 옅은 성운기라고만 치부해온 M43인데,숨어있는 자태를 마음껏 보여주는 것이 만족스럽습니다.

    그리고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다시 찾아온 기회....이번에는 큰개자리가 저도 봐주세요~하며 구름사이로 얼굴을 나타냅니다.

    M41,그리고 큰개자리 타우를 잠시 감상합니다.

    큰개자리 타우는 언제보아도 재미있는 대상입니다만.....점점 주변 별들이 하나 둘 빛을 잃어가다가 타우가 사라지는 모습도 마치 새벽에 도심지의 불빛이 하나둘 사라지는 느낌입니다.

    구름이 선사해주는 재미인듯합니다.....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다니...역쉬 별을 보면 신선이 되어가나...........이도끼가 네도끼냐........쿠쿵~



    그리고 찾아온 새벽.....

    플레이아데스를 보았습니다...

    아니 플레이아데스밖에 보이지 않았다고 해야 더 맞는 말 같습니다.

    기대도 하지 않고 파인더로 찾아 파인더로 감상한 후에.......

    아이피스로 한번 봐 볼까.....해서 바라보았는데.........



    별들 주변으로 뿌옇게 보이는것이 있었습니다.....

    "아이피스에 성에가...."라고 생각될 수 있는 모습이었는데.....아이피스시야에서 해당 별들을 밀어낸 후 다른 별을 보니 초롱초롱한 별상이 보였습니다....

    "아~플레이아데스의 성운이구나~"

    사진으로만 보았던 메로페(merope) 반사성운과 조우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시야상에서 그렇게 멋진,또는 몽환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았지만.....그래도 사진상으로 그 아름다왔던 반사성운을 보았다는것에 스스로도 신기하고 즐거웠습니다.




    그림은 제가 파워포인트로 보이는 정도를 설명하기 위해 그려보았는데....실제는 저것보다 더 흐려보입니다.

    사진은 플레이아데스 사진중에서 제가 본 모습과 가장 흡사한 사진을 찾아보았는데,색상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또 기다림.....

    새벽이 깊어 사자자리가 구름을 헤치고 그 웅장한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사자자리하면 Leo's Galaxy Triplet!!!

    처음 도전하는것이라 언른 성도를 꺼내고 찾아갔습니다.

    정말 웬지 사자자리는 관측할 기회를 자꾸 놓치게 되어 볼 기회가 적은 "별로 안친한"대상이 되더군요.

    정말 쉬운곳에 위치한덕에 찾는데는 정말 짧은 시간이 걸렸습니다.....이선생 정말정말 많이 컷네.....

    희미하게 보이는 은하 두개......그리고......안돼안돼안돼안돼......안돼~

    사자는 그렇게 구름이 먹어치웠고.....관측은......허무하게 끝났습니다.

    1분도 안되게 관측했던 은하 두개(3개 다 보지도 못하고)가 아침까지 M65,M66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책자를 보니 M65인지,M66인지는 구별이 가지 않고,하나는 NGC3628이군요.

    3628은 양쪽이 나팔모양으로 되어있는 재미있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제 야삽이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사진으로는 중앙에 암흑대도 있는데.....나중에 특징을 천천히 살피면서 감상해 보아야겠습니다.



    이사진도 제 야삽이가 본 느낌과 거의 흡사해서 올려봅니다.

    이렇게 가까이 있는 대상인데...왜 나는 2개밖에 못보았는지....정말~미스테리합니다.



    그렇게 관측회가 끝났습니다만.....사실 사람이 좋고,많은 이야기가 즐거웠던 신년 관측회였습니다.

    가끔 허락해주는 하늘이 보여주는 속살도 훔쳐보는 재미가 쏠쏠했던 관측이었던것 같습니다.



    꿈같은 하루가 지나가고,그세 일상으로 돌아왔지만.....나름 가슴에 아직도 남아있는 남모를 설레임과 즐거움이....다음 월령을 기다리게 합니다.

    별선배님께서 말씀하신대로....은하의 계절입니다.....더 많은 은하와 함께 하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별과의 이야기와 별친구들과의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댓글 4

  • 조강욱

    2011.01.12 09:45

    야삽은 최샘의 1호 작품. 싟형님을 거쳐서 지금은 다른 곳에 입양된 12.5인치 돕의 이름이었는데, 야삽이의 환생인가요.. ㅎㅎ

    PPT로 그려주신 그림은 "Morphological schematic(형태도)"라고 합니다.
    종종 스케치보다 간결한 이미지 한 장이 더 효과적인 경우도 많습니다 ^^
    근데 주변에 플레이아데스만큼 밝은 별들이 있었나요?
    45번과 비슷한 밝기의 별이 초롱초롱한 모습이었다면 100% 멜로페가 맞을텐데,
    그렇지 않다면 엷은 구름을 밝혀서 별무리가 보이는 것일 확률도 있습니다.. ㅎㅎ

    65 66은 저도 항상 헷갈리는 애들입니다.. ^^;
    869 884도 그렇고, 간상세포와 원추세포도 아무리 외워도 항상 반대로 찍더군요.. ㅋ

    글과 대화명으로만 뵙다가 만나게되어 정말 즐거웠습니다.
    앞으로도 멋진 별보기 기대할께요~!
  • 박한규

    2011.01.12 20:55

    이런 이런 신년 광축회에서 관측이라는 옐로카드 받을 일을 하신 분도 계시는 군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저는 아직 메로페의 성운기를 보지 못했는데..부럽습니다.
  • 김경싟

    2011.01.12 21:47

    신년광축회때 관측이라는 옐로카드는 받을 만한 사람이 몇명 더 있습니다.
    ^^

    이욱재님 만화 좋아하세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만화중의 하나입니다.
    박정용님을 참 좋아하죠.
    호두나무 왼쪽길로, 내파란 세이버 등도 명작입니다.

    즐거운 관측기 같이하여 감사합니다
    ^^
  • 이욱재

    2011.01.13 09:45

    조강욱님/다시 한번 관측해 보아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나름대로 설레이고,나름대로 숙제이군요^^...하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낍니다.
    박한규님/다시한번 메로페 도전해 보아야지요.그리고 맑은 하늘아래서 뵙겠습니다
    김경식님/제목이 좋아서 기억하고 있었어요...그때의 순간에 딱 어울리는 제목같아서^^
    사실 만화는 무척 좋아하지만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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