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2007.6.16~17 천문인마을 - Dark Neburae
  • 조강욱
    조회 수: 6897, 2007-07-02 01:13:59(2007-07-02)
  • 아~~ 파랗다..  정말 정말 파랗다.... ㅎㅎ  

    어떻게 하늘이 이렇게 투명할 수가 있을까?

    아파트 15층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너무나 새롭다.  북한산도 남산도 바로 눈 앞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극강 투명도 날씨에 별을 보러 안 가는것은.... 글 읽는 분들도 아시다시피 천벌 받을 일이다

    바로 아빠께 전화!!  차는 동생이 어젯밤에 인수하여 새벽부터 동해바다로 출동중!!!! ㅠ_ㅠ

    이게 머냐 ㅡ_ㅡㅋㅋ 관측주간에 두 주 연속으로 극적으로 날씨가 맑은데

    두 주 연속으로 동생한테 차를 선점당했다 ㅎㅎ

    아쒸.... 어떡할까....

    이따 마님 퇴근하면 같이 놀기로 했는데..  본가에도 같이 가기로 했는데,,

    내일 아침에는 서울시립미술관에 모네 전시회도 같이 가기로 했는데....

    그래!! 결심했어!!  한 번 참아보는거야!!

    나는 나를 제어할 수 있는 이성을 가진 사람이고.. 차도 없는데 모든 것을 포기하고 별을 보러 가는 것은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너무 무리한 일이다

    그래. 가족과 함께 즐거운 주말을 보내는거다. 뱃속에 있는 아가도 같이 노는 걸 원하겠지.

    본가에 PC가 고장이 나서 본가에 가서 고치고 있는데..

    열린 창문으로 보이는 파란 하늘은.. 창문에 파란색이 묻어날 듯 하다.

    그래서 창문을 닫았다 ㅡ_ㅡ;;

    마님이 퇴근을 하셔서 오후 4시에 본가에 도착.

    그 즈음 Nightwid의 안절부절은 극도에 달해 있었다 ㅡ,ㅡ;;;;

    참아야지.. 참아야지.. 동서울에 5시 막차는 지금 짐 챙겨서 출발한다고 해도 갈 수가 없는거야

    그냥 혹시나 하는 생각에 동서울-안흥 행 차시간을 확인해보니.. 5시가 아니라 5시 45분이 막차가 아닌가!

    시간은 4시 20분. 닫아 놓은 창문에 짙은 파란색이 잔뜩 묻어난다

    아! 별이 뭔지. 가정에 충실해야지.

    4시 40분.  지금 가면 막차 탈 수도 있는데..  아니야 저번주에도 갔는데 왜 또 무리할 필요 없잖아

    별보러 못 가서 점점 상태가 안조아지는 Nightwid를 보고 마님께서 밥먹다 한마디 한다

    "내가 봐도 날씨가 너무 좋으니.. 난 괜찮으니깐 신경쓰지 말고 그냥 갔다 와 ㅎㅎ"

    그 말 한마디에.. 말이 떨어지자 마자 시댁에서 밥먹고 있는 마님을 버려두고 한걸음에 집에까지 뛰어와서

    3분동안 짐 챙기고.. 뛰어오느라 땀에 흠뻑 젖은 반바지에 반팔티 그대로 옷도 못 갈아입고 택시를 탔다

    5시15분.  45분 차를 타려면 40분에는 터미널에 도착을 해야 하는데..

    길음동 집 앞에서 내부순환로 월곡램프 타러 가는 길에서만 벌써 15분을 까먹었다 ㅡ,ㅡ;;

    내부순환 타고서 신나게 밟아서 터미널에 도착했지만 시간은 5시 47분.... 쩝!!

    어떻게든 갈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일단 원주행 버스를 탔다

    원주행 버스 기사도 안흥가는 차가 있는지 모르더군.. ㅡ_ㅡ;;;

    아까 오후에 용일형님 가신다고 할 때 같이 갈 껄.. ㅠ_ㅠ 경식형님 민정언니는 못가시고 최샘도 어찌될 지 모르는데..

    어떻게든 간다.. 이렇게까지 무리하면서 왔는데 말이지 ㅡ_ㅡㅋ

    문막을 지나가는데.. 병화형님께 전화가 왔다.  문막 휴게소에 있는데 어디있냐고..

    오~~ 생각지도 않은 도움의 손길이.. ㅎㅎ  원주 톨게이트에 내려서 병화형님과 정말 간만의 조우!!

    요즘 잠깐 쉬고 계시던 병화형님.. 저번 글의 리플처럼 정말 출동하시고 ㅎㅎ 날씨가 정말 좋은가보다.. ㅋ;;

    저녁 8시반.. 극적으로 천문인마을 도착!!!!  하늘은 너무너무 맑고 투명하다.

    하늘색은 파란색에서 짙은 투명한 남색으로 변신중..

    ====================================================
    관측일시 : 2007년 6월 16일 저녁 9시 ~ 17일 새벽 3시 30분
    관측자    : 최샘, 용일형님가족, 병화형님, 자폐정, Nightwid
    관측장비 : 진삽이(Discovery 15")
    관측장소 : 덕초현 천문인마을 옥상
    투명도    : 6/6
    ====================================================

    아.. 맑고 투명한 밤하늘.  온 하늘 가득 뿌려진 은하수.. 그냥 그저 감동적이라는 말 밖에는..

    오늘의 theme는.. 자정 전에는 봄철의 interaction galaxy들 관측하고..

    자정 지나서는 암흑성운을 제대로 뜯어보는 것. 딱 두가지다

    노래를 부르며 망경을 세팅하고 광축을 맞추고 별을 보니.. 어.. 왜 초점이 안 맞냐 ㅡ,ㅡ;;

    광축을 다시 맞추고 봐도 마찬가지.

    옆에 용일형님께 얘기했더니.. 똑같은 증상!

    나는 그렇다쳐도.. 다른 사람도 모두 광축이 안 맞을 수는 없겠지 ㅋ

    천문인마을 옥상 시멘트 바닥은 아직도 뜨끈뜨끈하다 ㅡ_ㅡ;;;;

    극강 투명도에 최악의 시상을 가져온 범인은 한낮의 타는듯한 더위였던 것..

    자정 정도 되면 좀 나아지겠지.. 하고 우선 연습게임으로

    까마귀자리 연결은하 4038/9를 잡았는데..

    아~~ 하트 모양은 커녕 흔적만 간신히 간신히 확인된다

    이정도 날씨에 5614/5, 5930/29,5395/4, 4727/4 이런 애들을 시도하는 것은 많은 무리가 따를 것..

    그래도 아쉬운 마음에 가장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작은사자자리 연결은하를 잡았다


    NGC3395/6


    아주 희미한 흔적이 직각을 이루며 관측됨.  세부구조 관측 불가능


    얘를 보고나서 오늘 interacting 애들은 날 샜다는 것을 직감 ㅋ

    암흑성운들이 제대로 뜰 때까지 자유롭게 보고싶던 거 보면서 기다리기로 한다


    NGC3432


    core는 구분되지 않고, 일정한 밝기의 halo가 가늘고 길게 뻗어있다.

    1:10 비율로 부피도 거의 일정하게 떨어지고.. 주변시로 봐야 전체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은하면의 중앙 부근과 전체 길이의 3/4 정도 되는 위치에서 12등급 가량의 별을 관측할 수 있다.


    NGC4111


    사냥개자리의 길고 긴 나선은하.. 각고의 노력을 해야 코어만 겨우 보인다!!


    NGC4244


    사냥개자리의 더더욱 긴 나선은하.... 얘는 쫌 낫군 ㅋ

    core에 약간의 명암 차이가 보인다.

    halo는 거의 고른 밝기에 일정한 부피를 유지하고, 날카로운 양쪽 팔은 경계를 알 수 없이 희미하게 사라진다


    날씨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최샘도 도착해서 관측을 시작했는데.. 별에 초점 안맞기는 마찬가지다 ㅋㅋ;;

    11000으로 사진을 찍고 있던 거노리형님만이.. "아름다운 밤입니다"라고.. 염장을 지르시고 ㅡ_ㅡㅋ

    사진이 부러운 몇 안되는 순간..

    암흑성운이 어느정도 볼만하게 뜨길 기다렸다가.. 11시쯤부터는 다른 것은 다 포기하고 암흑성운 관측 모드로 돌입!!

    이놈들은 고배율도 필요없고 시상도 필요없고 그저 대구경에 투명도만 좋으면 되니

    오늘같은 날은 정말 암흑성운에 집중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 ㅎㅎ


    멋진 위용을 자랑하는 B86번과 92번으로 워밍업을 해 주시고..

    B86


    B92


    그동안 이건 안 될 거라고.. 한 번 시도도 안 해 봤던 Parrot's head B87을 시도했다.

    B87


    음 그동안 시도 안하길 잘했지.. ㅡㅡ;;;;  맨땅과 성운을 도저히 구분할 수 없다

    주전자 꼭지에서 물이 펄펄 끓어 넘치기 전에는 다시 시도 안 해볼 것이다 ㅎㅎ


    방패로 이동!!


    B127/129/130


    음 이것은 완벽한 C자 모양~~

    독수리 꼬리별 바로 아래 12번 별과 희미한 별 세 개 사이를 버나드 세 개가 "C" 형을 만들며 지나간다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고 봤는데 매직아이 보듯이 C자가 떠오르니 신기하고 멋지다..


    B168 / IC5146


    이게 보일까?  극강 투명도를 무기로.. 그냥 무작정 부딪혀 보았다.

    사실 작년 여름에도 한 번 시도했었다가.. B72 Snake를 보는 것처럼 택도 없는 일일 거라고 생각하고 말았던..

    UHC를 끼고 윗 사진의 노란 원 안의 별 세 개를 잡았는데..

    보인다. 뭔가 희끄무레한 성운과, 확실한 원형의 암흑성운!!  그리고 끝도 보이지 않는 유연한 뱀꼬리.

    흡사 까만 뱀이 먹이를 먹고 있는 모습?? ㅋ;;

    B168은 상당한 부피와 길이를 가지는 암흑성운으로, 뱀꼬리 쪽이 더 분명하고 경계도 더 넓다

    168번을 보다니.. 감격감동 ㅠ_ㅠ


    B111


    B111 내의 B110번이랑 113번을 다시 보고자 방패 Beta로 향했다

    111 중앙의 산개성단 6704까지는 물론 잘 보이고,

    B110 바로 아래 있는 별 두개도 보이는데 (사진 가운데 노란 원)

    정작 110과 113은 구분할 수가 없다

    최상의 투명도에서도 15인치로 구분이 어렵다면.. 앞으로도 계속 어려운 거 ㅡ_ㅡㅋㅋ

    보인다면 보인다고 우길 수도 있겠는데,, 그걸 구분해서 보기엔 111 위에 덮힌 별들이 너무 적다


    B104


    후크선장이 썼을 법한 갈고리가 하늘에.. ㅎㅎ

    104번은 정말정말 보고 싶은 대상이고, B87보다 더 가망 없다고 생각하는 놈이기도 하다

    오늘은 다행히도 암흑성운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라.. 집중해서 한 20분 뜯어봤는데..

    도저히 봤다고 말할 수가 없군! ㅡ_ㅡ;;;

    18인치로 봤으면 쫌 더 나았을 수도 있겠지만.. 사진처럼 대단한 포쓰를 보여주지는 못했을듯.


    B100/1, 312


    방패자리 중하단부에 커다란 놈들을 다 패보려고 했지만 모두 확인 불가 ㅡ_ㅡㅋㅋ

    312 같은 경우 저번 관측에서 화살표 모양으로 이쁘게 본 적이 있는데도 이번엔 흔적도 안 보인다.


    B103


    큰 기대를 갖지 않고 봤는데.. 뚜렷한 경계를 가지고 삼각형 모양의 암흑성운이 관측된다

    하늘에 삼각빤쓰가 걸린 모양이랄까.. ㅎㅎ

    빤쓰 위쪽으로도 암흑성운이 있는데.. 경계가 불분명해서 먼지 모르겠다

    사진 오른쪽의 암흑성운은 별이 많지 않은 부분이라 확인되지 않는다


    B361


    361번의 사진은 2001년인가.. 정한섭 형님네 놀러갔다가 어느 외국 별잡지에서 봤었다

    내가 암흑성운에 더더욱 관심을 가지게 만들었던 사진 한 장이었는데..

    웃기게도 이젠 사진은 기억나지도 않고, 단지 361번이라는 숫자만 아직 기억에 남아있다 ㅎㅎ

    백조 은하수가 짙게 묻어나오는 백조 꼬리 위쪽.. 은하수 가운데가 텅 빈 것처럼 보인다.

    안시로 보면 위 그림처럼 큰 삼각형 모양의 구멍이 보이고..

    더 짙은 검은 색으로 작은 삼각형 모양이 보인다


    B164


    이건 경계가 너무 희미해서 잘 모르겠다.

    지금 눈에 보이는 별이 없는 구간을 164라고 한다면 그 바로 옆에 까만 곳은 머란 말인가?? ㅋㅋㅋ

    위 사진에서 중앙에서 약간 왼쪽으로 뒤집힌 C자 모양이 164번인데..

    우하단 4시방향에 저 까만 동그라미는 머지?? Barnard 목록도 아닌 거 같은데..

    너무 찐해서 의심이 가긴 하지만.. 담번엔 164 말고 저걸 한번 잡아 봐야겠다


    B145


    백조자리 은하수가 가장 어지러운 부분. gamma별 바로 아래 6888 아래 위치해 있다

    오~~ 생각보다 멋지군.. 백조시 gamma구에 살려면 이정도 포쓰는 기본으로 준비해야 하는 것인지.. ㅋ;;;;

    아주 얄쌍한 둔각 이등변 삼각형에, 삼각형 한쪽은 명암 차이가 매우 뚜렷하고,

    반대쪽은 성운 위에 별들이 많아 경계가 불확실하다


    B142/3


    언제봐도 은은하게 멋있는 142번과 143번..

    142번 명작감상을 마지막으로 관측을 접었다


    저녁 9시부터 새벽 3시반까지 이 소중한 시간을 조금이라도 다른 데 뺏기기 싫어서 간식도 안 먹고 화장실도 안 가고

    그냥 서서 하늘과 망경만 보면서 하룻밤을 보냈다

    별에 초점이 안맞는 날이긴 했지만.. 이보다 아름다운 하늘을 기대하는 것은 너무나 배부른 소리인 거 같다..

    암흑성운 관측을 기획한 이후로 정말로 암흑성운을 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첫 날이라고 생각된다

    사실 박명이 시작되고 관측을 정리할 때에는.. 이 하늘에서 내 망경으로 최선을 다 해서 이정도까지가 한계라면

    암흑성운은 이제 내 한계치만큼 본 것이라고.. 더 이상 열씨미 안 봐도 되겠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보름이나 지나서 관측기를 쓰는 지금, data를 정리하며 분석해보니

    내가 충분히 할 수 있는데도 빼먹은 부분이 너무 많다.

    세부관측도 그렇고.. 관측대상 선정도 그렇고..

    그래서.. 다음 관측에서도 target은 역시 암흑성운일 수 밖에.. ㅎㅎ


    일요일 오후 2시가 다 된 시각에 집에 들어갔다

    황금같은 주말 계획을 모두 포기하고 날 보내준 윤희에게 가장 감사하고, 또 미안한 마음이 든다

    별쟁이로 살기 위해선.. 마님의 이해와 배려 없이는 불가능한 것.. ㅋ

    앞으로 baby가 태어나면.. 언넝 별보기에 맛들이게 만들어서

    애가 보고싶어 한다고 핑계대고 별보러 다녀야겠다.. ㅋㅋㅋㅋㅋ








                                           Nightwid 我心如星

댓글 4

  • 정병호

    2007.07.02 05:48

    아~ 자폐의 길은 말고도 험하구나~~~
  • 조강욱

    2007.07.02 06:30

    자폐가 자폐얘길 하네.. ㅎㅎ
    글구 한글 이름으로 그림파일 저장하면 안되네.. 엑박으로 뜨는지 이제 알았삼 ㅡ,ㅡ;;
  • 이준오

    2007.07.02 09:06

    중요한건 예전엔 미처몰랐는뎅 이런 글들과 대화가 전혀 낯설쥐않고 오히려 이젠 매우 흥미롭다는게....-_-ㆀ
  • 조강욱

    2007.07.03 21:33

    준오님 그러다가 자폐 물들어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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