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2019/12/24 크리스마스 이브 관측스케치
  • 조회 수: 304, 2020-01-29 16:09:08(2019-12-26)
  • 장      소 : 전남 해남군 고천암

    관측시간 : 2019.12.24~12.25, 17:30 ~ 02:00

    관측장비 : 12인치 라이트브릿지 돕/Denkmeier Binotron-27(SWA 27mm), XWA 9, 20mm, HWF 12.5mm , GSO 42mm

    관측대상 : 조각가(NGC253, NGC288), 고래(NGC246, NGC247), 비둘기(NGC1851), 외뿔소(M46, NGC2438,  M47, NGC2238, NGC2261, NGC2264), 오리온(M78, NGC2071), 금성



    복병은 늘 나를 괴롭게 한다?!


    마음이 바쁘다.

    이번엔 한번 백주대낮에 관측지에 도착해 여유롭게 망원경 세팅하여 냉각도 시키고 주변 경치로 볼겸해서 4시에나 출발하려 했다.

    하지만 인간사 어찌 내 뜻대로 되리요


    내차를 끌고 출퇴근 하시는 우리 마눌님.....

    망원경이 그 차에 실려있는 걸 모르고 난 4시 출발하면 관측지에 5시 언저리에 도착하겠다싶어 마음껏 여유를 부렸다.


    "아뿔싸 ㅠㅜㅠㅜㅠ"

    뒤늦게 사태파악을 한 나는 우선 급한대로 문자를 미리 던져놓고 20분거리의 마눌님 직장으로 내달렸다.


    "마눌...차 좀 바꾸러 지금간다. 저녁에 별관측 모임있어"


    마눌님 직장앞에서 전화를 건다. 그런데 마눌님이 전화를 일부러 끊는다. 

    이윽고 아주아주 짧은 문자가 날아온다.


    "교육중"

    "어디서? 차 써야한다구..."


    답이 없다 ㅠㅜㅠㅜ


    "어디냐구? 지금 자네 학교와있다니까"


    그래도 답이없다. 완전 낭패다.

    급한 마음에 사무실로 직접 전화를 걸어 교육장소를 알아냈다.

    무안교육청이라고 하니 20분을 더 달렸다.

    도착하니 마침 교육이 끝나 사람들이 청에서 쏟아져나온다.

    다행히 마눌님을 만났다.


    주저리주저리 변명같이 당위성을 설명하고 차를 바꿔 관측지로 달린다.

    관측지기와 특정장소에서 4시반에 만나기로 했는데......

    김밥을 사간다고 했으니 김밥집 들러 김밥사고 다시 집으로 가서 관측스케치 도구, 부탄가스(방한용히터), 방한복 챙겨 약속한 장소로 내달렸다

    20분이나 지각했는데 군소리없이 기다려준 관측지기에게 미안하고 고마웠다.



    미세먼지가 아쉬운 날


    이번 관측장소는 해남 고천암...

    지지난해까지 다녔던 곳인데 간척농지이다보니 공교롭게도 우리 관측지에 산더미만한 두엄을 쌓아두어 관측장소로는 폭망이었다.

    지상에 산이 없어 낮은 고도의 비둘기자리까지 관측이 가능하다.

    물론 수십키로 거리의 목포시 광해(북서쪽)와 해남읍 광해(북동쪽)가 살짝 있긴헌데 동쪽과 남쪽의 상태가 좋으니 이만한 관측지가 없으리라.

    일전에 다녔던 강진 무위사는 인근 농가 가로등과 목포쪽 광해로 하늘이 전체적으로 밝아 쉬운 대상도 찾기에도 벅찼다.


    고천암 인근 공터....도착해보니 작은 농로였다.

    주변 차라도 지나간다면 큰 낭패일까 싶어 아래쪽 논바닥으로 차를 끌고 내려가 그곳에다 관측장비를 풀었다.

    이날은 전국적으로 미세먼지가 심했다.

    여기는 그나마 나은데...초미세먼지는 보통, 미세먼지는 나쁨이다.

    전체적으로 지면쪽 시야가 지저분하다.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니 천정쪽에 겨울은하수가 선명하게 지나간다.

    다만 지면쪽은 미세먼지 간섭으로 별이 좀처럼 모습을 내 비치지 않았다.


    무엇을 볼까?


    서쪽으로 강력한 빛을 뿜으며 작렬히 사라지는 샛별 금성을 겨눈다.

    자신의 마지막 에너지를 태우며 작렬히 전사하는 적성거성처럼 샛별이 뿜어내는 불빛은 가히 국보급이었다.

    너무 밝은 나머지 렌즈에 빛번짐이 심해 형체를 알아보기가 어려워 문필터를 키워 빛을 차단한채로 관측했다.

    제대로 보인다.

    내년 상반기가 되어야 동방최대이각에 접어들기에 지금은 반달보다 좀더 찬 보름에 가까운 모양이다.

    덴크마이어 쌍안장치 2.3배율과 3배율을 번갈아 가며 관측했다.

    KakaoTalk_20200107_174522055.jpg



    만고불별의 진리....기승전'라면'


    배가 고파온다.

    관측지기와 저녁식사를 준비했다.

    저녁이래봤자 김밥 4줄에 라면 3봉지...

    주위 별들을 깨울만큼 진한 라면냄새가 사방에 진동한다.

    찬저녁공기 속에 녹아든 라면과 김밥 참기름 냄새가 별이 고픈 별지기들의 후각을 자극했다.

    후르륵 쩝쩝....한없이 들어간다.

    얼마만의 아름다운 장면인가?


    식사를 마친후 일몰을 찍으려 가져온 카메라를 설치해 겨울 은하수를 찍었다.

    엥.....전체적으로 붉게 나온다.

    무슨 일이지.

    몇번씩 노출값 변경과 화이트밸런스를 조정으로 찍었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좀더 붉게 나오던지 연하게 나오던지...


    그제서야 원인이 떠오른다.

    "아....얼마전 필터개조를 했구나."


    그렇다면 이런 경우는 어떻해야 하지?

    (지금 이글을 쓸때는 이미 방법을 알았다. 광주지부 전문가 자문을 통해 커스터머화이트밸런스 설정하면 된단다 ㅋㅋ)

    KakaoTalk_20191226_184705676_03.jpg

    KakaoTalk_20191226_184705676_01.jpg


    본격적인 관측스케치는 시작되고....


    다시 관측스케치로 돌아와서 남쪽 시상이 좋아 고래자리와 조각가자리를 노려본다.


    조각자 자리의 NGC253

    20mm 아이피스에 제법 크게 들어온다.

    7등급의 반측면 나선은하로 1억3천만광년 떨어져 있다.(은하중심은 아주 강한 엑스선과 감마선을 내는 고에너지 방출원이 블랙홀이 있음을 암시함)

    아이피스상으로 10시 방향에서 4시방향으로 배가 조금 더 불룩한 애기호박처럼 길게 늘어선 모양이 인상적이었다.

    반측면 나선은하이다 보니 내부 나설팔들이 보일까 했는데 주변시를 적극활용하니 이리저리 얽혀있는 칡넝쿨처럼 희미한 나선팔들이 관측된다.

    ngc253.png


    아래로 조금내려오니 NGC288을 금방 찾았다.

    전형적인 구상성단으로 3만광년 정도 떨어져 있다.

    별분해는 12인치로는 다소 무리였고 더군다나 위도까지 낮아 지상의 불빛과 미세먼지로 인해 더더욱 별분해는 어려웠다.


    다시 고도를 올려 고래자리 나선은하 NGC247을 겨눈다.

    파인더 상의 두개의 삼각형 별무리를 찾아 정확한 위치에 맞췄으나 도저히 모습이 드러나지 않았다.

    9.5등급으로 어둡지 않았음에도 찾을 수가 없었다. 780만광년으로 국부은하군에 속해 있지만 이날 나와는 인연이 아닌듯 하다.


    다시 고래자리 행성상성운 NGC246를 쉽게 찾는다.

    O3필터를 끼워 20mm 아이피스로 보니 내부의 별 두개가 두눈을 부릅뜬 채로 나를 응시하고 있다.

    해골성운이라는 예명이 딱 맞는 듯....밤에 보니 오싹한 기분이 들기도 하다.

    두별을 원형으로 휘감싸 있는 성운기가 정확히 관측된다.

    근데 어디서 많이 본 모양이렷다. 그래 올빼미 성운.....

    ngc246.png


    외뿔소자리 고도가 높아진다.

    허블변광성운(Hubble Variable Nebula) NGC2261를 겨눈다.

    크리스마스트리성단 NGC2264를 중심으로 오른쪽 하단에 위치해 있다.

    참 의미있는 대상이다.

    여러번 관측했지만 그림으로 그리기는 처음이다.

    고깔콘 모양 같기도 하고 수퍼맨이 밤하늘 망토를 휘날리며 날아가는것 같기도 하다.

    어찌보면 로켓발사체가 불꾳을 뿜어내며 우주로 날아 올라가는 모습으로 상상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하다. 

    허블 변광성운은 티타우리(T-tauri) 변광성으로 주변 구름이 둘러싸여 있어 중심별로 부터 나오는 에너지를 반사하거나 재복사하기 때문에 밝기가 변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ngc2261.png


    오른쪽으로 망원경을 돌려 천체사진작가들의 애작인 장미성운 NGC2238을 관측한다.

    찾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장미모양의 성운이 얼마만큼 보이느냐가 관측의 묘미이지 않을까 싶다.

    당연히 O3필터를 키웠다.

    이번 중국 광군제때 저렴한 광시야 아이피스(GSO 42mm)를 구매했는데 성능이 자못 궁금했다.

    (싼게 비지떡....주변 비네팅이 장난아님)

    주변시를 적극 활용하니 어느새 필터사이로 살짝 성운기를 비치기 시작한다.

    먹다 흘려버린 우유를 닦고 남은 자욱처럼 한겹의 원형모양의 성운이 12시 방향에서 9시 방향까지 빙둘러쌌다. 

    ngc2238.png


    이번에 한숨돌려서 오리온자리 M78을 겨눈다.

    당연히 M78이 주목적이 아니고 5시 방향의 NGC2071가 주된 목적이다.

    과연 얼마큰 보일 것인가?

    필터가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

    노필터로 관측을 하니 역시나 강진 무위사와는 차원이 다르다.

    사막바람에 생성된 모래사구 처럼 흩날리며 빛나는 M78과 더불어 NGC2071은 은은하게 성운기를 여지없이 발산한다.

    이중성단, 부자성단, 부자은하가 있었던가?

    이건 부자성운 아니 크기차이가 그리 심하지 않으니 이중성운이라 부르면 어떨까?

    m78.png


    이번엔 다시 남쪽으로 기수를 돌려 처음으로 비둘기자리를 겨누었다.

    대상은 NGC1851이다.

    맨눈으로는 미약한 지상광해와 미세먼지로 비둘기자리 알파별 phact과 베타별 wazn, 그리고 엡실론별이 자리를 지키면 빛나고 있다.

    기준 별을 중심으로 5시 방향으로 내려오니 밝은 하늘속에 외로이 섬처럼 홀로 떠있는 구상성단 ngc1851이 보인다.

    별분해는 지나친 욕심이지.....낮은 고도의 대상을 볼수 있다는 것으로 엄청 만족하자.



    나와의 고달픈 싸움


    시간은  어느덧 12시를 넘긴다.

    망원경 암막과 주변은 모조리 성애가 끼었다.

    이슬이 모조리 얼어버렸다.

    사경, 파인더, 아이피스....유리란 모든 유리에 무자비하게 이슬이 앉았다.

    히터로 말리기를 수회.....


    마지막 대상을 노려본다.

    스케치의 마의 벽이라 불리는 산개성단.....

    그릴까 말까 수십번 고민을 했다.

    이 무한반복적인 노동을 해야만 할까? 의미있는 작품이 나올까? 등등


    그렇게 M46NGC2438 스케치에 도전한다.

    산개성단내에 행성상성운 NGC2438은 마치 닭이 품고자 나은 달걀 하나가 둥지에 오롯이 놓인 모습이었다.

    특별히 빛나거나 더 크거나 한 별없이 고만고만한 밝기로 사방에서 빛나는 별들을 하나하나 점으로 찍어내는게 이만저만 고역이 아니었다.

    어느덧 수십개의 점을 찍고 마지막 화룡정점을 하는 냥 NGC2438을 찍어 넣었다.

    그럴 듯했다.

    m46+.png




    짐을 싸고 출발을 하니 새벽 2시를 가리켰다.  


    우주란 무엇인가?

    한없이 내 영혼을 던질만 한 곳인가?

    그 안에 답이 있기는 할까?


    숱한 숙제를 안고 돌아온다.


    Profile

댓글 10

  • 김민회

    2019.12.27 14:20

    짝짝짝! 재밌게 읽었습니다.그림도 멋지구요.손이 얼었겠네요.
  • Profile

    김영주

    2019.12.30 14:25

    장갑다운 장갑을 이참에 새로이 장만했는데....어쩔라나 모르겠네요 ㅎㅎ

  • 뽀에릭:이종근

    2019.12.28 16:28

    남쪽 저고도 대상들 관측하신 후기를 보니 올 겨울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남도땅을 밟아야겠습니다^^ 중부 지방 이북은 저고도가 광해에 물들지 않은 남천을 찾기 어렵습니다. 어제 찾은 영월도 비슷했습니다. 스케치와 사진을 병행하시는 모습이 참 부럽습니다~
  • Profile

    김영주

    2019.12.30 14:26

    이곳 남도는 남쪽이 바다라 광해가 적으니 저고도의 대상 관측을 도전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랍니다 ㅋㅋ

  • 조강욱

    2019.12.29 19:48

    저는 이미 밤하늘에 영혼을 맡겨 놓았습니다
    근데 죽기 전에 답을 찾아낼 수 있을지는 저도 잘 모르겠고..
    못 찾아도 좋으니 맡겨 놓은 영혼이 변치만 않았으면 좋겠네요 ^^
  • Profile

    김영주

    2019.12.30 14:31

    용감하시네요....난 딸린 처자식이 많아 용기가 안나네요 ㅋㅋㅋ

  • 최윤호

    2019.12.29 23:21

    NGC 253의 내부 구조를 칡넝쿨이라 표현한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이런 식의 비유가 참 와닫는데 관측기록시는 잘 떠오르지가 않는 군요.
  • Profile

    김영주

    2019.12.30 14:34

    안시로 본 대상을 어떻게 묘사할찌가 후기를 쓸때 가장 큰 고역이죠....저 또한 지식이 짧으니 늘 적절한 비유에 목이 마릅니다 ㅠㅜ 

  • Profile

    문지훈

    2020.01.03 20:54

    스케치 잘 감상했습니다.
    전 언제나 한 번 끄적이기라도 해보나요.
  • Profile

    김영주

    2020.01.07 18:12

    얼른 시작해요...처음 시작이 어려울 뿐 하다보면 재미가 생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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