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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nny's voorwerp [천문 워크샵]
  • 김병수
    조회 수: 8469, 2012-04-06 23:18:12(2011-09-11)
  • Hanny's Voorwerp 를 아시나요?
    아마 대부분 모르실 것입니다. 저도 며칠 전에 48인치 망원경 사이트를 둘러보다가 알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재미있는 이야기라서 소개해 드립니다.

    우선, 어떻게 읽어야 될까요?
    Hanny는 사람이름이고,
    voorwerp는 "포어 붸르프"라고 읽습니다.
    영어로 'object'라는 뜻의 네덜란드 말이라고 합니다.
    우리말로 하면 "해니의 천체" 정도 되겠습니다.

    Hanny 는 네덜란드 사람입니다.
    이제 20대 후반의 여성이고, 학교 선생님입니다.
    천문학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우리 같은 아마추어 관측가도 아닙니다.
    그룹  Queen의 노래를 좋아하는 평범한 20대 아가씨이지요.

    Queen의 기타리스트인 Brian May는 다들 아실껍니다.
    이 사람이 천체물리학 박사인 것도 아시죠?
    브라이언 메이는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해서 천문학의 대중화에 앞장서기도 하지요.
    브라이언 메이가 홍보하는 것중에 Galaxy Zoo라는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그 전에 Sloan Digital Sky Survey(SDSS)라는 것을 설명해야 될 것 같네요.
    이 서베이는 뉴멕시코의 Apache Point Observatory에서 2000년도 부터 자동으로 찍어대는 밤하늘의 고해상도 사진과 스펙트럼을 말합니다. 이 자료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서 전세계 천문학자들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전천의 거의 1/4이상을 찍었다고 합니다.
    천문학자들이 이 중 100만개에 달하는 은하의 자료를 연구하려고 했지만  천문학자들의 노력만으로는 단순 분류하는데만 수년이 걸릴 지경이었지요. 그래서 Galaxy Zoo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전세계 네티즌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http://www.galaxyzoo.org/ 으로 들어가 보면 여러분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자동으로 뜨는 은하의 모습을 보고 spiral인지 elliptical인지, spiral이라면 나선팔이 몇개 보이는지 등의 기본적인 질문에 답함으로써 각 은하의 유형에 대해서 천문학자들의 연구를 돕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어떤 천문학자가  spiral galaxy의 어떤 성질을 연구하기 원하면, 네티즌들이 모두 spiral이라고 답한 은하만 추려서 연구하면 됩니다.

    아무튼 Hanny van Arkel이라는 네덜란드 여성도 브라이언 메이의 호소를 듣고 2007년 여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됩니다.
    한참 진행하던중 Hanny는 한 은하 밑에 이상하게 생긴 물체를 발견 하고 관심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는 그 사진을 사이트의 포럼에 올립니다.
    "저 은하 밑에 파란놈은 뭐죠? - 아시는 분?"
    Hanny가 올린 이 물체에 대해 갑론을박이 이어졌지만 아무도 그 실체를 정확히 말할 수는 없었고, 처음에는 카메라에 묻은 이물질등 촬영상의 오류로 의견이 기울어 졌습니다.
    그러나 어떤 학자가 이 물체의 정체를 알아야 겠다는 생각에 허블망원경 촬영을 요청하고 이를 관철시킵니다.
    허블이 보내온 사진은 사람들을 경악시켰는데, Hanny가 발견한 바로 그자리에 아주 뚜렷한 녹색의 실타래가 원래 은하보다 더 크게 존재하는 것입니다.
    결국 여러가지 파장의 망원경으로 관찰한 결과, 원 은하(IC 2497)에 수십만년 전에 큰 Quasar가 있어서 여기서 발사된 엄청난 양의 고에너지 light이 은하 주변의 가스를 이온화 시켜서 지금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번 매수팔에서 공부한 emission nebula의 생성원리와 같다고 보면 됩니다. 다만 우리가 보는 emission nebula의 크기는 은하의 나선팔 내에 있는 몇 십광년 정도인데 반해, 이 voorwerp는 우주 공간에 떠있고 10만광년크기로 우리 은하와 같은 크기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현재는 이 은하에서 Quasar가 발견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주변에 다른 광원이 없기 때문에 얼마전까지 이 은하에 quasar가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따라서 quasar가 생겼다가 없어지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시간이 몇 만년 더 흐르면 이 천체는 emission을 다 하고 나서 다시 자신의 모습을 감추게 될 것입니다.


    Hanny는 이 발견으로 유명인사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quasar의 성질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되기도 했고, Galaxy Zoo를 운영하는 천문학자들의 입장에서는 일반인의 참여를 촉구하는데 있어서 이것보다 더 좋은 홍보거리가 없었겠지요. 많은 언론에서 앞다투어 이 스토리를 다루었서 고국에서는 꽤 유명해 졌다고 합니다.
    Hanny는 똑똑한 여성이라, 천문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지는 않았지만 천문학자들의 도움으로 몇 달간 집중적으로 공부해서 이제는 세미나에서 천문학자들 앞에서 주제발표를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 천체가 우리의 관심을 더욱 끄는 것은 안시관측 보고가 몇 건 있다는 것입니다.
    텍사스의 최고 하늘 아래에서 48인치 돕을 이용해서 처음으로 관측되었습니다.
    7억광년 떨어진 희미한 은하 옆에 있는 더 희미한 구름이 과연 직접 보일까요?
    더군다나 IC 2497은 Leo Minor에 위치해서 9월 월령에는 새벽 박명 직전에야 볼 수 있다는 계절적 핸디캡도 있습니다.

    원래 사진을 최초로 촬영한 뉴멕시코의 Apache Point Observatory 옆에 가서 한 번 도전해 보겠습니다.

댓글 2

  • 김남희

    2011.09.11 23:56

    결론은 염장이군요.ㅎ
    흥미로운 내용 잘 봤습니다. 뉴 멕시코에 가셔서 관측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김병수님도 얼마 안있어 내노라하는 천문학자들 앞에서 초청강연할 날이 생길 것 같습니다.^^
  • 조강욱

    2011.10.19 18:11

    흥미로운 대상입니다
    그와 동시에.. 7 ultimate challenges 애들보다도 더 어려운 아이인 것 같습니다.. ^^;;;
위지윅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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