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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미있는 별자리 여행 [천문 워크샵]
  • 김경싟
    조회 수: 9774, 2012-04-06 23:17:18(2012-02-25)
  •  

     

    별자리 관련하여 몇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별자리는 바빌로니아 지역의 유목민들에 의해 만들어지기 시작하였는데

    BC 3000년경 이미 황도 12궁의 별자리가 만들어졌습니다.

    이후 바빌로니아와 이집트에서 만들어진 40여개의 별자리는

    페니키아인들에 의해 그리스로 전해져

    서기 150년경 프톨레마이오스가 <알마게스트>에서 48개의 별자리로 정리하였습니다.

    이로서 별자리가 그리스 신화와 결합하여 오늘날까지 많은 이야기와 풍부한 상상력을 주고 있습니다.

     

    이후 대항해시대에 남반구 별자리가 추가됩니다.

    16세기경 네덜란드 항해사 데오루스의 기록에 의거하여 1603년 독일의 Bayer는 그의 책 <우라노메트리아 Vranometria>에서 12개의 별자리를 넣었고

    18세기 중반 프랑스 천문학자 라카유 Lacaille는 14개의 남반구 별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이와는 달리 17세기말 독일의 헤벨리우스 Hevelius는 밝은 별자리 사이의 공간에

    작은사자자리, 작은여우자리, 살쾡이자리 등의 조그마한 별자리를 추가합니다.

     

    이러다보니 별자리가 중구난방이 되고 영역도 불확실하여

    1928년 국제천문연맹(IAU)에서 88개 별자리로 확정하여 오늘에 이르게 됩니다.

     

     

     

    성도를 보면 별자리의 별들에는 기호들이 붙여져 있습니다.

     

    그것을 붙이는 데에는 몇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1. 고유명: 폴라리스, 알데바란, 스피카 등 이름

    2. 바이어 명명법: α, β, γ 등의 그리스문자

    3. 플램스티드 명명법: 1, 2, 3 등의 숫자

    4. Henry Draper Catalogue(HD로 표시), Hipparcos Catalogue(HIP로 표시) 등등

    .....

     

     

    고유명이 가장 잘 알려져 있지만 고유명을 가진 별은 많지 않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우리가 가장 일반적으로 쓰는 것은 α, β, γ 등의 그리스문자를 사용하는 바이어 명명법입니다.

    밝은 별들을 대상으로 붙여지기 때문이지요.

     

    바이어 명명법은 독일의 천문학자 요한 바이어(Johann Bayer)가

    1603년에 <우라노메트리아(Vranometria)>에서 발표한 항성을 부르는 방법입니다.

     

    urano.jpg

     

    Uranometria(=독일 Vranometria)는 measuring the sky를 뜻하는 것으로

    이름은 똑같지만 요즘 나오는 성도 Uranometria와는 다릅니다.

    물론 과거 우라노메트리아에도 별과 별자리 등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바이어 명명법은,

    각 별자리를 이루고 있는 별 가운데 가장 밝은 별부터 어두운 별까지 순서대로

    알파(α), 베타(β), 감마(γ), 델타(δ), …의 순으로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러나 꼭 밝기순대로 이름이 붙여지지는 않았습니다.

    왜냐면,

    바이어가 살았던 시대에는 별의 등급을 소수점 아래까지 표시할 정도로 정확한 밝기를 측정할 수 없었고,

    별자리가 사람이나 동물 모양일 경우에는 머리쪽에서 차례대로 부호를 붙이는 경우도 있었으며,

    또한 같은 등급에서는 위치 순서대로 붙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알파(α)별이 그 별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이 아닌 경우가 26개나 됩니다.

    물론 알파별이 별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인 경우가 더 많겠지요.

    58개 별자리에서는 알파별이 가장 밝습니다.

     

     

     

    그럼 88개 별자리 중에서 위의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4개는 어떤 경우일까요?

    이것이 오늘 말하고자 하는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알파(α)별이 별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이지도 않고 가장 밝은 별이 아닌 경우도 아닌,

    이 이상한 상황은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그것은, 그 별자리에 알파(α)별이 없는 경우입니다.

     

    알파별이 없는 별자리

     

    작은사자자리 Leo Minor

    고물자리 Puppis

    돛자리 Vela

    직각자자리 Norma

     

     

    이런 상황이 발생된 것은

    큰 별자리가 여러개로 쪼개거나 별자리의 영역이 재조정되었기 때문입니다.

     

    별자리가 쪼개진 경우로는 고물자리와 돛자리가 해당됩니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알마게스트>에 나오는 48개 별자리 중에 아르고자리(Argo Navis)가 있었습니다.

    남쪽 하늘의 큰 별자리로, 그리스 신화의 '이아손과 아르고 원정대' 이야기에서 등장하는 아르고 호를 그린 것입니다.

    이것이 1752년 라카유에 의해 고물자리 Puppis, 돛자리 Vela , 용골자리 Carina, 나침반자리 Pysis의

    4개 별자리로 나뉘게 되었지요.

     

    만약 아르고자리가 지금도 있다면

    현재 가장 큰 별자리인 바다뱀자리 보다 45%나 더 큰,  밤하늘 최대의 별자리가 되었을 겁니다.

     

    여하간 이러면서 α, β, ε별은 용골자리, γ별은 돛자리, ζ별은 고물자리로 속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돛자리와 고물자리에는 α별이 없게 된 상황이 발생되었습니다.

    반면에 나침반자리는 새로 바이어 번호를 받아 이런 상황을 모면하게 됩니다.

     

    다른 경우는 별자리 영역의 재조정 때문입니다.

    직각자자리 Norma의 경우에는 α별, β별이 각각 전갈자리의 N별, H별로 바뀌었습니다.

    작은사자자리도 α별을 뺏겨, β별 만 가지게 되었지요.

     

     

     

    앞에서 별을 알파(α), 베타(β), 감마(γ), 델타(δ) ... 등 그리스문자로 붙이는 것을 바이어 명명법이라 했습니다.

     

    그런데 그리스 문자를 붙일 때 또다른 이상한 경우가 보입니다.

    다른 별에 같은 문자가 붙여 있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지요.

    오늘의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그리스문자는 개수의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별자리가 크면 어떻게 될까요?

    단순히 별자리 영역이 크다는 것이 아니라 별자리 모양을 이루는 별을 연결하는 선에 속한 별의 개수가 많을 경우 입니다.

     

    이러면 그리스문자가 모자라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방법 있나요? 아껴써야죠^^

     

    그래서 여러별에 같은 알파벳을 붙이게 됩니다.

    그러나 그럴 경우 구분이 안되기 때문에 알파벳 옆에 숫자를 붙여서 구별할 수 있게 합니다.

     

    이런 경우가 여러군데서 발견되는데요.

     

    에리다누스자리 타우별(τ, Tau)은 1에서 9번까지 있으며,

    오리온자리 방패 부분의 파이별 (π, Pi)은 6번까지 있고,

    마차부자리 동쪽 프시별(ψ, Psi)도 1번에서 9번까지 있습니다.

     

    성도를 보다보면 몇백년 전의 바이어의 고민을 읽을 수 있어 절로 미소가 나옵니다.

     

     

     

    별자리를 보다 보면 방위를 나타내는 용어가 쓰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의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오로라 Aurora가 있지요?

    오로나는 극광으로 북극지역에서 나타나는 북극광과 남극지역의 남극광으로 나뉩니다.

    우리는 그냥 오로라라고 하지만,

    엄밀히는 북극의 Aurora Borealis,  남극의 Aurora Australis로 해줘야 합니다.

     

    이는 라틴어의 북쪽과 남쪽을 나타내는 용어에 기반합니다.

    북쪽은 Borealis

    남쪽은 Australis

     

    이 북쪽과 남쪽을 나타내는 라틴어가 별자리에도 쓰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목동자리 옆의 북쪽왕관자리를 Corona Borealis라고 합니다.

    궁수자리 아래에 남쪽왕관자리가 있습니다.

    어떻게 쓰일지는 아시겠지요?

    Corona Australis

    북반구에 물고기자리가 있습니다.

    Pisces

    따로 북쪽이라는 단어를 넣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남쪽물고기자리에는 따로 ‘남쪽’이라는 이름을 붙여줍니다.

    Piscis Austrinus

     

     

    이 단어가 별자리에 쓰인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별의 이름에도 쓰인 경우가 있습니다.

     

    큰곰자리의 발바닥에 해당하는 별이 3개 있습니다.

    각각은 또 2개의 별들로 구성되어 있지요.

    이것을 우리는 ‘가젤의 도약’이라고도 합니다.

     

    첫 번째 도약  53번별(ν별)은 Alula Australis,  54번별(ξ별)은 Alula Borealis

    두 번째 도약  33번별(λ별)은 Tania Borealis,  34번별(μ별)은 Tania Australis입니다.

    아쉽게 세 번째 도약은,  9번별(ι별)은 Talitha라는 이름이 붙었고,  옆의 12번별(κ별)에는 따로 고유명이 없네요.

     

    또다른 경우는 게자리의 M44(프로세페 Proecepe 성단) 동쪽의 2개의 별에도 있습니다.

    위의 γ별은 Asellus Borealis,

    아래의 δ별은 Asellus Australis입니다.

     

     

     

    참고로,

    혹시 궁수자리의 알파(α)별이 어디에 있는지 아시나요?

     

    궁수자리는 원래 별자리 형태보다는 중심의 주전자 모양으로 주로 기억합니다.

    큰곰자리의 북두칠성과 같은 경우이지요.

    그러니 그 주전자를 구성하는 별 중의 하나가 알파(α)별이 아닐까? 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궁수자리의 그 주전자에는 알파(α)별이 없습니다.

    알파(α)별은 더 남쪽, 남쪽왕관자리 동쪽에 베타(β)별과 같이 있습니다.

    한번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이렇듯 별자리도 알고보면 전설 이외에 재미있는 이야기 꺼리가 많이 있습니다.

     

    얼마만큼 관심갖고 쳐다보느냐에 따라서...

     

     

    kimks_small.jpg

     

댓글 1

  • 김병수

    2012.02.25 22:47

    오호~ 너무 재밌어요...아주 좋습니다.
    항상 궁금하던 거를 역시 한방에 해결해 주시네요.
    쭈욱 연재 부탁드립니다.
    이거 다 모아서 책 한 번 내셔도 되겠습니다.
위지윅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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