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2004.12.10 양평(말머리 & 오리온 색깔)
  • 김경식
    조회 수: 7553, 2004-12-13 09:17:18(2004-12-13)
  • 2004.12.10(금)  양평 번개관측
    최형주님(18인치 돕), 이민정님(맨몸), 김경식(12.5인치 돕)


    날씨는 아주 좋았습니다.
    투명도는 두말할 것 없고,
    바람이 조금씩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시상도 괜찮았습니다.

    한가지 흠이라면 그놈의 바람...
    옛날부터 바람이라면 질색입니다.
    어릴때 겨울초마다 집에서 비닐하우스를 지었습니다.
    날씨는 추워 일하기 싫어 죽겠는데, 꼭 그럴때마다 바람이 불어서 더더욱 힘들었죠^^;



    야간비행 공동장비로 Hβ필터를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이날 민정씨가 필터를 가져왔더군요.
    사실상 말머리성운 전용필터...
    지난 10월 이 필터를 이용하여 말머리성운을 보기는 했으나,
    바삐가야 하는 상황에서 그냥 있다는 확인만 한 상태인지라 이번에야 제대로 관측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사진출처: skyview 추출)

    더할 것도 없이 바로 최선생님 18인치로 확인들어갑니다.
    필터를 끼우니 그렇게 밝던 제타별이 평범한 별로 변하네요.
    주위에는 몇 개의 별들만 보입니다.

    말머리성운을 찾아가는 기준인 A, B, C별을 먼저 체크하는데,
    A별 주위의 성운 ngc2023은 흔적도 보이지 않습니다.

    위 사진에서 보면 말머리 뒤쪽 발광성운의 중심(가장 진한 부분)이 말머리를 가로지르는
    것 같이 보입니다만,
    필터를 통해서 보이는 모습은 말머리를 감싸고 길게 띠를 두르고 있습니다.
    L3별부터는 성운이 확연하게 눈에 띕니다.
    이 성운의 띠를 따라가다보면 L3부터 B별 위를 지나고 R1쪽으로 이어집니다.
    말머리를 확인하느라고 그 이상은 가지 못했습니다.
    가다보면 큼직한 암흑성운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지난번 관측에서는 Ω ←요모양 마냥 하얀 성운기 속으로 암흑성운이 파고 든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번에 보니
    말머리의 방향이 어느쪽으로 향하고 있는 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소구경에서는 어떻게 보일지 확인 해보고 싶습니다만,
    여하간 Hβ필터의 위력을 여실히 눈으로 느꼈습니다.
    그러나 그토록 애를 태우는 녀석이 너무나 쉽게 보이니 오히려 허탈하기도 합니다.

    외국의 관측사례를 놓고 볼 때,
    그냥 맨눈으로는 어려운 것 같고 최소한 UHC필터는 사용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Hβ 없이 보이겠죠.....?.



    조금 아래로 내려와서...
    “오리온대성운”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대상입니다.
    먹음에 있어 밥과 같이...

    그래도 이녀석에게 서운한 점이 있었는데,
    그동안 천문인마을의 J모씨가 무지개가 보인다며 압박을 팍팍 줌에도
    좀처럼 붉은색 기운을 확인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안보이는 걸 어떻합니까?

    이날 드디어 붉은색을 찾아냈습니다.
    스스로가 아닌 유치원생 마냥 가름침을 받고서야^^;

    평상시 성운의 약간 어두운 부분을 보고 붉은색 기운이 있다고 하는 것 아닌가 싶었는데
    완전히 헛짚었습니다.
    반대로 성운의 진한 부분이 그 색깔을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일반적인 오리온대성운의 사진입니다.
    이보다 화려한 사진은 많지만 중심부를 가능한 살린 사진을 골라봤습니다.


    (사진출처: ㅈㅈㅈ.astrolab.be/educatief/fotos/werk_van_Leden/vercoutter_philippe/Messier/M42%20Orion%20Nebula/
    AstroLAB%20IRIS%20II%20-%20VAF%20-%20CANON%20EOS-10D%20-%20M42%20Orion%20Nevel%20-%20W.
    %20Devers%20-%20P.%20Vercoutter%20(20031207)%20Groot%20Formaat.jpg)

    사진에서 파란색 사각형 중앙 위쪽의 빛덩이가 트라페지움입니다.
    (사진을 기준으로) 트라페지움 왼쪽 아래에 세 개의 별이 나란히 있는데,
    트라페지움과 이 별들 사이를 진한 성운기가 가로지르고 있습니다.
    바로 “여기”입니다.
    그동안 진한 흰빛으로만 느껴졌던 부분이 드디어 '연한 핑크빛'이 돕니다.

    위 사진의 사각형 부분을 놀랄만큼 훌륭하게 표현한 사진이 있더군요.
    입이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사진출처: ㅈㅈㅈ.stecf.org/~rfosbury/tmp/desktops/M42-4col_v3.jpg)

    뛰어들고 싶은 옥색 沼에 따뜻한 물이 흘러들어오고 있는 모습같습니다.
    사진을 보고 있노라니 오리온대성운에서 색깔을 느끼지 못하면 죄악일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눈에 익숙해지니 감지하기가 더 쉬워지는데, 왜? 그동안 안보였을까요?
    막눈이 첫순위지만,
    배율도 한 몫을 하는 것 같습니다.
    최선생님 망원경으로 확인을 하고 제 망원경으로 보는데 또 잘 안보이더군요.
    왜 그럴까? 고민...자신을 학대하다,
    최선생님 망원경의 배율이 더 낮았던 지라 저도 배율을 낮췄습니다.
    14mm(125배)에서 21mm(83배로)로.

    시원한 모습으로 다시 찬찬히 보니 다시 어느정도 붉은색이 느껴집니다.
    14mm로 다시 올려서 보니 21mm때보다 어렵지만 그래도 색깔이 나타납니다.
    한번 보고 나면 배율을 좀 높혀도 색깔 감지가 쉬워지는데,
    저는 기본적으로 14mm(125배)를 기본으로 시작하다보니 21mm를 거의 써보지를 않아서
    색깔 확인이 그만큼 더 힘들지 않았었나 싶습니다.


    그리고 추천대상...
    큰개자리의 성운 ngc2359.
    사진하고 안시하고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그야말로 멋진 대상입니다.
    한가지 흠이라면 O-III필터는 필수라는 것...


    (사진출처: skyview 추출)


    내려오기가 아쉬운 멋~진 밤이었습니다.

댓글 7

  • 정병호

    2004.12.13 19:01

    말머리의 방향이 보이다니... 이롤뚜가...
  • 정병호

    2004.12.13 19:03

    오리온 붉은색은 볼때마다 보일겁니다. 이제 남은건... 고리성운의 중심성뿐인건가요??
  • 이민정

    2004.12.13 20:41

    말머리 그림이 꼭 네스호수의 "네스" 같아요..ㅋㅋ
  • 이건호

    2004.12.14 17:56

    진짜 네스같군요. 그리고 이민정님은 추웠겠습니다. ^^
  • 이민정

    2004.12.14 18:45

    그러고 보니 갑지기 오싹~ 추워지네요..다 별찌아빠의 글솜씨 덕입니다.~ㅋㅋ
  • 이민정

    2004.12.16 04:45

    별찌아빠~저 말머리그림을 스케치게시판에 올리면 어떨까요?? ㅎㅎ
  • 김경식

    2004.12.16 05:43

    세상에나~! 저게 그림이유?
위지윅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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