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2006.10.27~28 양평
  • 김경식
    조회 수: 6107, 2006-10-30 09:08:51(2006-10-30)
  • 2006.11.27 양평

    금요일, 회식임에도 술을 안먹고 버틴 보람이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별찌랑 같이 관측을 다녀왔습니다.
    최형주님, 추현석님, 육호준님, 김민호님, 성함을 기억 못하지만 다른 두분....도 함께 하였습니다.

    하늘은 맑은 듯 한데 은하가 참 안보이는 날이었습니다.
    안드로메다은하 M31의 위성은하 ngc185, ngc147 중 ngc147이 반응이 없네요 ^^;
    중간에 구름이 왔다갔다 하기도 했습니다.....만,
    시상은 그런대로 괜찮아 별이 또랑또랑 아주 보기 좋았고,
    새벽 3시 이후에는 전반적으로 좋은 하늘이 펼쳐졌습니다.
    토요일 당직 때문에 3시반에 철수할 수밖에 없었지만요.


    이날의 best 대상은 예기치 않게 찾아왔습니다.
    은하를 관측하다 제대로 보이지 않음에 실증을 내고
    파인더로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니
    한녀석이 걸리더군요.
    아이피스로 확인하니 의외로 괜찮은 녀석...

    성도에서 대략 위치를 체크해보니 카시오페이아 ε별 근처더군요.
    이제는 아까와 반대로 ε별을 기준으로 성도를 보며 찾아가려는데,
    근처의 ngc 산개성단 2개 눈에 띕니다.
    ngc637, ngc609



    ngc637
    아이피스 상에서는 제법 밝은 별들로 구성된 조그마한 산개성단
    옆으로 누은 T자 모양으로,
    중심부에 옆으로 몇개의 별이 삐짐이 인상적입니다.

    637과 한시야에 따로 성단의 지위를 얻지는 못했지만,
    알파벳 소문자 i를 닮은 별무리가 있습니다.
    8.3등급의 별이 i의 위 머리를 만들고,
    아래에 세개의 별이 몸체를 이룹니다.

    T의 637과 i의 별무리를 한시야에 놓고 보면 한문의 팔(八)자 모양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꼭 M81과 M82 마냥...



    637에서 1도정도 떨어진 곳에 ngc609가 있습니다.
    제대로 보지 못해 참 아쉬운 대상입니다.
    정작 산개성단은 보지도 못하고,
    옆의 9등급짜리 2개의 별과 근처의 몇개의 별만 보고는 이게 637이구나 했었다는거죠.
    옆의 637을 보고 지레짐작으로 몇개의 별들로 구성된 아주 작은 대상으로 인식하고
    지나가 버렸습니다 ^^;
    집에와서 사진을 검색해보고는 아차! 싶었습니다.

    관측시에는 9등급의 두별은 눈,
    두눈 사이에 코가 있고
    옆의 연달은 3개의 별은 움직임을 표현해주어...
    나름대로는 '날으는 귀여운 애벌레'라는 애칭을 붙여줬었습니다.
    후후!
    지금 생각하면 엉뚱한 대상을 놓고 북치고 장구친 것 같아 대략 난감하지만,
    그래도 뽈뽈뽈! 날아가는 애벌레의 인상은 아직도 또렷합니다.


    자! 이제 원래 파인더에 걸린 그 녀석을 찾아갑니다.

    파인더로 보면 그 녀석을 포함하여 몇개의 별들이 줄줄이 연결되어
    옛날 우리집에서도 사용했던 '오강'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아래 그림에 표시한 오강의 모습은 너무 각져 있지만,
    파인더로 보면 유연한 원래의 형태가 드러납니다.



    사진 오른쪽편의 멋진 성운들...ic18/05, ic1795, ngc896은
    최근 NadA에서 인기를 끌었던 '하트성운'입니다.
    민망하게도 저는 밤하늘의 남근석인 Arp 199 (ngc5544, ngc5545)와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만...
    여하간,
    이날 관측시 우라노 성도상으로는 전혀 그 성운인 줄은 몰랐었습니다.
    사진만 봤지...그 성운이 어디에 있는 줄 확인도 안해봤었지요 ^^;
    2도 넘게 큰 대상이고,
    사실 성운은 잘 안보는 상황이라,
    이날도 성도에 큼직하게 그려진 성운은 볼 생각도 하지않고 근처의 산개성단만 확인했습니다.

    Mel 15 (Melotte 15)...
    이 녀석이 바로 파인더에 걸린 그 녀석입니다.
    이 성단을 보면서 딱 드는 느낌은...우주에 찍힌 '발자국'...
    사실 형태에서는 엄밀하게 발자국의 모양은 아닙니다.
    약간 키 큰 거꾸로된 오뚜기...?
    아니면 백열전구 모양...?
    그러나 아무리 다른 적절한 이름을 찾아보려고 해도 처음의 그 '발자국'의 인상을 지우지 못하겠습니다.
    달 표면에 남긴 암스트롱의 그 발자국...

    그러나 아쉽게도 성운과 같이 찍힌 사진들에서는 성단의 발자국 모습을 표현하지 못하더군요.
    이런게 바로 안시의 묘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강 line을 따라 또다른 산개성단이 있으니 ngc1027
    다른 특별한 인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관측노트에 '괜찮음'으로 표시했습니다.


    ic1848
    ic1805와 마찬가지로 성운은 볼 생각도 안했고,
    안의 산개성단(ic1848이 성운+성단으로 구성되어 있다보니 그냥 ic1848하면 좀 헷갈립니다만..)이
    좀 특징적인 면이 있습니다.
    일단 성단 중심의 밝은 2개의 별이 인상적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그 2개의 별 주위에 자잘한 잔별들이 에워싸고 있습니다.
    꼭 은하단의 두 맹주가 주위에 위성은하를 거느리고 있듯이...
    그러나 은하단의 모습보다는 오히려 이 대상의 근처에 있는 이중성단 ngc869+884와 유사합니다.
    웬지 2개의 밝은 별들이 주위의 잔별들과 함께 각각의 성단을 이루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나 봅니다.
    그래서 '어설픈 이중성단'이라고 명명했습니다...

    ...

    T자, i자...
    날으는 귀여운 애벌레
    우주의 발자국
    어설픈 이중성단....

    재밌는 관측이었습니다...

댓글 11

  • 이민정

    2006.10.30 23:45

    별찌아빠의 관측기 사진올리는 실력이 나날이 발전합니다 그려~~ㅎ 보고 있노라면 담번 관측기회에 나도 함 찾아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걸랑요~
  • 육호준

    2006.10.31 02:57

    김경식님 전 어제 10/29에도 양평에서 추선생님과 더블어 양천식구들과 갔이 했습니다. 모처럼의 좋은 하늘 이었습니다.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 이준오

    2006.10.31 03:24

    하하~ 맞아요, 담번 숙제도 감사합니다. 근데 밀린 숙제가 너무 많아서리..-,.-;
  • 이준오

    2006.10.31 03:30

    근데 개구리는 어케하믄 생기는거죵? 그게 지금 당장 제일로 궁금합니다..ㅋㅋ
  • 김경식

    2006.10.31 04:22

    육호준님! 저도 반가웠습니다 *^^* 몇번 뵈었었는데, 밤하늘에서 보니 더 즐거웠습니다. 별빛 충만한 하루하루 되시길...
  • 김경식

    2006.10.31 04:23

    준오씨! 근데 개구리가 ??? 내가 기억이 깜빡깜빡 하나보네?
  • 정병호

    2006.10.31 06:01

    정말 놀라운 상상력이에욧! ㅋㅋㅋ
  • 이준오

    2006.10.31 07:03

    위에 댓글의 개구리요..ㅎㅎ
  • 조강욱

    2006.10.31 08:25

    정말 부지런하삼.. ㅎㅎ 난 관측기 언제 써요.. ㅡ_ㅡㅋㅋ 민정언니 말대로 그림그리기 실력이 점점 발전하는거 같아요 ㅎㅎ
  • 김경식

    2006.10.31 16:27

    ㅁ 그 개구리 가끔 불쑥 나타납니다. 어떤 자음이나 글자에 반응하는 것 같은데 정확한 루트는 ^^;
  • 이민정

    2006.10.31 21:11

    하하~ 별찌아빠가 땀~나게 만든 관측기며 반짝~하는 상상력에 모두가 초롱초롱~우와~호호~합니다
위지윅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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