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2005.8.5 양평 설매재 관측기
  • 조강욱
    조회 수: 8719, 2005-08-08 10:32:21(2005-08-08)

  • "#@$%^ㄸ$%&@#$%@#%&#$# 입니다. 대기실에서 기다리세요"

    별보는 왼쪽 눈알이 갑자기 아파서 휴가중에 황급히 찾아간 안과에서 의사선생님이 말씀하신 병명은 도저히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바쁘신거 같아서 처방전 받으면서 간호사 언니를 잡고 한참을 물어봤다

    병명은 '아토피성 결막염'  시력에는 큰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듣고서야 마음을 놓았다.


    휴가기간동안 매일매일 위성사진 확인하고 별보러 갈 날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일주일 내내 비 아니면 구름.. 다시 비..

    휴가를 마치고 목요일에 출근을 하니 그날부터 보이는 파란 하늘!!

    역시.. 머 언제는 안 그랬냐마는.. 이번엔 쫌 참기 힘들었다 ㅡ,ㅡ

    정말 몇달만에 보는 파란색의 하늘.. 그 위에 낮게 깔린 선명한 디테일의 뭉게구름..

    사우나를 방불케 하는 건물 밖에서 땀을 줄줄 흘리면서 한참동안이나 넊을 놓고 그걸 구경했다

    아 파랗구나.. 별 진짜 잘 보이겠다.. 이런 신발샛길같은 일이..!!!

    근데 오랫만에 출근한 회사일이 넘 정신없이 바빠서..

    야간비행 번개공지가 뜬 것도 확인을 못했다 ㅠ_ㅠ

    다음날 확인해 보니 곳곳에 승전보.. 야간비행 언니오빠들도 대거 출동하시고..

    난 머한거지.. ㅡ,ㅡ;;;

    휴가기간엔 날씨가 왜 그랬던거지.. ㅡ,ㅡ

    전날보다는 못해도 아직 하늘이 파란색이고, 주말엔 태풍이 올라올 것 같아서 앞뒤 안 재고 그냥 가기로 했다

    그나마 차도 마난경도 쓸 수가 없기에 다른 분들께 기생하여(ㅡ_ㅡ) 星생활을 이어나가야 하는 처지라..

    야간비행 수뇌부ㅋ의 최종 번개 결정만 기다리게 되었다.

    평소보다 회사에서 한시간이나 일찍 탈출하여 최샘 차를 얻어타고 오랫만에 설매재로..

    설매재 올라가는 언덕길에 보이는 깨알같은 별들.. Long time no see  お元氣ですか 가 자동으로 나온다 ㅡ_ㅡㅋㅋ

    정상에 도착해보니 경식형님이 먼저 와 계셨구..

    그보다 먼저 은하수가 먼저 날 반기구 있었다

    바로 얼마전까지만 해도 코웃음을 쳤을 희미한 은하수 가루인데..

    너무나 반가워서 아까의 인사말이 자동으로 또 나왔다 ㅡ,ㅡ;;;;

    그냥 맨눈으로 멍하니 보고만 있어도 좋다.

    역시 내 취미는 이거 말고는 필요가 없는 거시다.. ㅎㅎ

    최샘께서 마난경을 다 세팅하더니 나를 부르신다.

    너 보고싶은거 맘대로 보고 있으라고..

    흑흑.. 이렇게까지 배려를 해 주시다닝.. ㅠ_ㅠ

    어쨋든.. 감사하는 마음은 해가 뜬 뒤에 가지기로 하고.. 내꺼는 아니지만 실로 오랫만에 마난경을 만졌다

    우선 7789를 보면서 워밍업ㅡ_ㅡ을 하고

    바로 방패자리로 갔다

    M11 오리떼들이 안 도망갔나 제자리에 붙어 있나 위치확인을 쫌 하고.. 본게임 시작~!

    B104, B111, B110, B113, B103, B100, B101, B97, B127, B129, B130, B132, B136, B135, B134, B133까지..

    모두 실패~~!! ㅋㅋㅋㅋㅋ

    이정도 하늘에서 Barnard 암흑성운은 택도 없는 것이었다.. ㅎㅎㅎ

    최샘께 다 봤다고 20분만에 마난경을 넘겨드리고 나니

    이제서야 제정신이 들어서 다른 사람도 보이고 마난경도 풍경도 눈에 들어온다

    관측하신 분들 : 최형주샘(18"), 경식형님(12.5"), 민정언니(10"), 건호형님(15"), Nightwid(맨손맨눈)
    하늘 상태 : 백조자리 방패자리 은하수 가루 겨우 보이는 정도
    관측시간 : 8/5 22:00 ~ 8/6 2:20
    관측지 : 설매재 정상

    산정상으로는 오프로드 동호회 사람들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서로를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면서..

    서로가 미쳤다고 생각하겠지.. ㅎㅎ

    오랫만에 별찌도 보고.. 건호형 새 마난경과도 인사를 하고..

    관측 와서 새로운 대상 하나 찾아보기 원칙을 지키기 위해

    민정언니 주무시는 사이에 주인 허락도 못받고 망경을 만졌다

    이 피곤한 원칙을 왜 계속 지키려고 하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ㅡ_ㅡㅋ

    멀 볼까.. 하다가 돌고래 자리에 본 게 하나도 없는거 같아서.. 스카이 아틀라스 16p를 펼쳐놓고

    돌고래 자리에 가장 처음 보이는 deep sky를 찍었다

    당첨된 애는 돌고래 경계에 위치한 행성상성운 NGC 6891.

    찾을 때는 그냥 생각없이 봤지만 지금 자료를 보니 15"에 11등급 짜리다

    그냥 무작정 찾아 나갔는데.. 있을 위치에 보이질 않는다

    최샘께 고배율과 OⅢ를 빌려서 관측 시도..

    의외로 OⅢ를 끼워서는 효과가 전무하고 OⅢ없이 배율만 높이니 그제서야 별과 구분이 가능하다

    그냥 새로운거 하나 찾아봤다는 거에 만족한 터라 자세한 모습은 통 기억이 나질 않는다 ㅡ,ㅡ

    그리 재미있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고 불균일한 밝기의 약간 찌그러진 구형으로만 생각날 뿐..

    커피 마시면서 이야기도 하고.. 최샘이 보여주시는 10초짜리 행성상성운들 구경하면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다가

    페가수스 사각형이 머리위로 떠오르길래 문득 NGC1번 생각이 났다

    2001년엔가 병화형 마난경으로 (지금은 내 망경이지만.. ㅡ,ㅡㅋ) 계방산에서 보려다 실패한 이후 다시 시도한 적이 없는 듯 하다

    슥하이 아틀라스에 있는줄 알고 아무리 찾아도 NGC1은 보이지 않는다

    건호형 PDA 성도에서 겨우 좌표를 찾았다

    그 좌표가 인상적이었는지 기억에서 지워지질 않는다. "적경 00.07 적위28.47"

    그럼 그렇지. 슥하이엔 없고, Uranometria 63p에서 겨우 찾았다

    Alpherats 바로 아래라 위치는 어려울 것이 없었는데..

    있어야 할 곳에 통 보이지를 않는다

    주변의 꾸물거리는 것들은 다 10번대 이상 애들이고..

    배율을 올리니 그제야 스멀스멀 시야에 떠오른다

    난 그동안 NGC2번을 봤다고 생각했는데 착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1과 2는 붙어있을 뿐더러 1이 더 밝기 때문에 2만 보는것은 그렇게 하려고 해도 불가능한 일 ㅡ,ㅡ

    NGC13번이나 26번 정도를 착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NGC1은 1:3 정도의 타원형에 균일한 밝기를 보인다.

    처음엔 주변시로 확인했는데 한번 확인되니 직시로도 너무 걸리적거리게 잘 보인다

    NGC2는 쉽게 나타나주질 않아서 오랫만에 주변시 연습을 한참 했다

    정말 요즘엔 구경이 너무 커져서 주변시 쓸 일이 좀처럼 생기질 않는다 ㅡ_ㅡ;;;;

    한참만에야 1번 바로 옆에서 더 희미하고 얇게 늘어진 2를 찾았다.

    이 역시 찾을때는 겨우 찾았지만 한번 확인하고 나니 그리 어렵지 않게 예쁘게 보여주는 센스.

    안시관측의 맛은 병화형님 말씀대로 이런 '감질맛 나는' 맛이 아닐까.. ㅎㅎ

    관측을 접어야 하는 순간이기에 한참동안 보진 못했지만..

    보려고 마음먹은지 8년만에.. 오래 묵은 숙제를 해결한 터라 마음이 한결 가볍다 ^^

    돌아오는 차안에서는 왜그리 피곤한지 눈 뜬 채로 최샘께 잠꼬대를 해댔다 ㅡ_ㅡㅋㅋㅋ

    집에서 몇시간 눈 붙이고 간 회사에서는 하루종일 비몽사몽.. 좀비로 하루를 살고 집에 와서 13시간을 자버렸다

    내가 운전을 한 것도 아니고 마난경 설치하느라 힘을 쓴 것도 아니고 열씨미 관측을 한 것도 아닌데..

    관측가따온지 만으로 이틀이 다 되어가는 마당에 이제서야 관측기를 쓴다

    어쨋든 오랫만에 본 별들은.. 너무 이쁘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설명할 길이 없다

    버나드는 올해 다시 시도할 기회가 있을지 기약이 없다.

    9월초에 마지막 기회가 올지.. ㅎㅎ

    우려대로 주말내내 날이 흐리다

    다시한번 안도.. 3연패는 있을 수 없는 일.. ㅡ.,ㅡ;;;

    별보고 온 흥분이 가라앉기 전에 글을 써야 하기에 이 늦은 새벽에 글을 쓰고 있다.

    몇시간 뒤면 다시 일상적인 한 주가 시작할 것이다.

    오랫만에 약을 맞았으니.. 즐거운 마음으로 출근해야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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