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두 번의 관측 시도 후기
  • 조강욱
    조회 수: 6596, 2012-02-23 19:53:24(2005-06-14)
  • 2004년 10월.. 마지막 덕초현 관측 이후..

    12월 야간비행 송년회. 2005년 3월 메시에 마라톤. 4월 양평 번개.

    제대로 관측을 한 적이 없다.

    괜찮았던 날들은 토요일 저녁이나 일요일 아침의 피할수 없는 일정으로 가보지도 못하고 물거품.


    6월4일 토요일 6월5일 일요일 6월6일 현충일로 이어지는 황금의 그믐주간!!

    어떻게든 관측을 가려고 마음먹었다.

    여친도 같이 가기로 했고 아빠가 새로 뽑으신 New SM5도 예약해놨다.

    6월 4일 토요일 아침. 범주에게 연락이 왔다. 별보러 가자는..

    하늘은 전혀 가망이 없어 보인다.

    위성사진으로는 현재 한반도에 구름이 거의 없고 밤사이 올 구름도 없어 보이지만

    하늘에는 박무가 가득하다.

    범주에게 못간다고 연락하고.. 혹시나 하여 회사에서 계속 기상청만 들락거리다가..

    최샘도 오늘은 힘들거 같지만 일단은 기다려 보겠다 하시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우물쭈물하는 사이 암거두 못할 것 같아서 깨끗이 포기하고 종일 맘편히 놀았다.

    밤10시에 최샘께서 덕초현 가자고 한 전화는 놀다가 못받았다 ㅡ_ㅡ

    그시간엔 맥주사러 슈퍼에 가고 있었는데.. 수원 하늘에 이상하게 밝게 보이는 점(알고보니 목ㅡ_ㅡ성)이 이상하다고만 생각했지

    날이 갰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서 창밖을 보니 펼쳐져있는 시퍼런 하늘이란.. ㅡ_ㅜ

    그리고 바로 범주의 염장전화질..

    그냥 생각없이 갔다는 넘의 승전보였다.. ㅠ_ㅠ "어제 날씨 쥑였는데~~~~ㅋㅎㅎㅎ"

    다시 바로 덕초현의 자폐정에게 확인전화.. 예의 그 대답.. "머 구러케 좋지는 않았어 ㅋ"

    10시에 출발하셨다는 최샘 민정언니는 4시간 반이나 걸려 도착하여 1시간 관측하고 주무신다는 말씀에..

    현충일까지 계신다는 의미인 거 같아 바로 대충 기상청 구름사진 확인하고 서울 집으로 출발하여

    아빠께 차를 얻어서 여친님과 일찌감치 길을 나섰다.

    사실 구름사진으로 봐서는 서해안에 꾸물꾸물한 것들이 한가득이었는데..

    생각지도 않던 전날이, 갈 수 있었는데도 안좋다고 미리 판단하고 포기했던 전날이 좋았다는 소식에

    정신적인 패닉 상태로 그냥 갔다 ㅡ,ㅡ

    아직 수영도 못할텐데 영동고속도로는 왜 그리 막히는지..

    그래도 하늘은 아주 청명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덕초현으로 향했다.

    5시가 넘어서 덕초현에 도착.. 구름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ㅡ,ㅡ

    먼저 와 계신 최샘, 용일형님, 민정언니, 박성래님 건호형님 자폐정 등등이 의혹의 눈초리로 날 보고 있다.

    물론 왜 구름을 몰고 나타났냐는 거시다 ㅡ.,ㅡ

    꿋꿋하게 망원경을 조립하고 광축을 맞추었다.

    레이저 컬리메이터를 이용한 반사광축조절법이 이제서야(!) '모든' 부분이 이해가 되었다.

    그동안은 그나마도 대충 맞춰 본것이란 거다 ㅡ_ㅡㅋ 머리가 나쁘면 일케 몸으로 느껴야 한다 ㅎㅎ

    밝은 별이 있길래 파인더 정렬을 하려고 봤더니 목성이다.. ㅎㅎ;;;

    여친께 목성을 보여주고 수박에 줄 두개 그어진 거 설명을 하고 있는데 수박 윗줄이 쫌 이상하다.

    무언가 동그란 눈알같은 기운이.... 그렇다!!

    아마추어 천체관측 입문 12년만에 대적반을 구경해 본 거시다~~~!! ㅡ_ㅡㅋㅋㅋㅋ

    전에 다른 마난경으로라도 본 기억이 있을법한데..

    Festoon을 관측한 기억은 있어도, Encke 간극은 본 적이 있어도 대적반 본 기억은 없다

    옥상에 계신 분들께 대적반 봤다고 자랑했더니 조용히 하라는 부니기다.. ㅎㅎ;;

    그래서 조용히 박명을 기다렸다.

    그런데.. 분명 박명 시간이 지난거 같은데 별 갯수가 늘어나지 않는다.

    움,,,,,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날씨가.. 그저 그랬다.. 쩝!!!!

    그런데 사실 따지고 보면, 은하수 가루가 가끔씩 희미하게 보이는,

    투명도 4정도는 되는.. 시상도 꽤 괜찮은 날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전날 하늘 얘기하는 것을 듣고, 구름이 왔다갔다 하지 않는데도 무언가 덮여있는 하늘을 보면서,

    준비한 대상들을 시도조차 못해보겠다는 생각을 하니 의욕이 딱 꺾여버렸다.

    이날 준비한 대상들은.. Barnard 목록 10여개.. 은하수가 이쁘게 펼쳐지지 않으면 시도 자체가 불가능한 것들이다.

    장비만 장만해놓고 한번도 못 써봤던 애들.. XL-40이랑 UHC1.25의 first light를 나홀로.. ^^;

    UHC로 베일을 찾았다. 6960이 그냥 아무 노력 없이 잘 보인다. UHC 성능 확인 끝.

    XL-40을 끼우고 M24를 잡았다. 음.. 성능검증을 할 수가 없다 ㅡ_ㅡ;;; 다음기회에..

    이 날 가장 생산적인 일은 여친님께 별자리를 무려 7개나 가르친 것이었다 ㅎㅎ

    사자자리를 시작으로.. 큰곰자리 작은곰자리 목동자리 왕관자리 헤라클레스자리 백조자리까지~~!!

    여친이 별자리 찾다가 목이 부러지기 직전인 12시쯤에 잠자리에 들고 나서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분명히 마음만 고쳐먹으면 열심히 볼 수 있는 날이었다.

    하지만.. 그날의 마음가짐으로 열씨미 마난경을 돌린다는 것은

    보름달 밤에 버나드 찾기보다 더 의욕 없는 일이었다.

    7개월여만의 관측인데.. 해야 할 게 있는데.. 하고 조바심만 내면서 아무짓도 안하고 시간만 보냈다.

    결국, 박명이 올때까지 같은 일(아무짓도 안하기)만 반복하다가 박명을 맞았다.

    참, 시상은 어느정도 되길래 최샘 마난경으로 7662의 C를 보려 했는데.. 난 확신을 못하겠다.

    중심부가 비어있는 원형의 성운기만 관측되었다.

    이 날 '관측와서 새로운거 하나 이상 찾아서 보기' 원칙을 못지키게 됐다고 밤새 걱정했는데..

    생각해보니.. 난 '대적반'이란 새로운 대상을 하나 본 것이다.. 으하하 ㅡ_ㅡㅋㅋㅋㅋ

    다음날 아침, 허망한 마음으로 천문인 마을을 나섰다.


    일주일 뒤.. 6월 11일 토요일.

    바로 전날 캐리비언 베이에 갔을 때는 도통 오지 않던 비가 때맞추어 하루종일 주룩주룩 내리더니..

    또다시 눈부신 주말 아침하늘을 구경하게 되었다.

    하지만, 저번주에 갔었는데 멀 또 가냐.. 하며 별 생각없이 회사로 출근..

    사내 메신저에 정한형이 보여서 걍 가볍게.. 오늘 별보러 가시냐고 물어봤는데..

    오늘같이 맑은 날에 별보러 안가면 천벌받을 것 같다는 한마디에..

    그냥 또 돌아버렸다 ㅡ,ㅡ;;

    오늘은 정말 확실할거야.. 주문을 외우며 다시 영동고속도로를 달렸다.

    5시 서울 출발. 7시반 덕초현 도착.

    다행히 구름은 없고, 초생달이 높이 떠 있다.

    자폐정이 자폐아처럼 아직 파란 하늘에서 주망원경으로 토성을 잡아놨길래 여친께 보여줬더니

    돼지코같이 생겼다는 독특한 의견을.. ㅎㅎ

    그 얘길 듣고 다시 보니 정말 글케 생긴 것도 같다 ㅋ

    아직 박명 전이라 컨트라스트가 떨어져서 본성이랑 고리랑 잘 구분도 안 되고

    고리랑 본성사이의 양쪽의 공간만 잘 보이니 그런 것.. ㅎㅎㅎ;;

    여튼.. 하늘에 대해서는 안심을 하고 카페테리아로 내려가서 오늘 볼 대상들 정리하고

    이쯤이면 어두워졌겠지.. 하고 다시 올라갔더니..

    확실히 어두워졌는데.. 또 별이 없다 ㅠ_ㅠ

    이번에는 아예 달조차도 안보이는.. ㅡ.,ㅡ;;;;

    올 것이 없는데.. 박무인가.. ㅡ,ㅡ;;;;

    화백님도 현재 위성사진에 구름 없다고 이상하다 하시고..

    박무라면 습기라도 많아야 할텐데 장비들은 뽀송뽀송하다

    그냥 무작정 기다렸다. 일주일 사이에 관측회 2연패는 근 몇년동안 없었던 일이다 ㅡ,ㅡ

    병화형 따라 NADA 천문대도 구경가보고.. 건호형 차 타고 X-NOVA 천문대에도 다녀 왔다

    시간은 새벽 2시가 넘어 3시를 향해 가는데.. 박명이 1시간도 채 안 남았는데 하늘은 여전히 감감 무소식이다

    아침 8시까지 서울 길음동 본가에 도착해야 하는 상황.. 1시간을 마저 더 기다릴까

    그냥 포기하고 자버릴까.. 하다가 그냥 접기로 했다 ㅡ,ㅡ

    해가 진 뒤 6시간동안 그저 기다리기만 했다. 그 전주 일요일에도 한 7시간은 기다렸겠지.

    잠깐 눈좀 붙이고 일어난다는게 3시간을 자버렸다

    밖에 나가보니 하얀 구름이 온 하늘을 뒤덮고 있다. 서둘러 짐 챙기고 덕초현을 나왔다.

    평균시속 150km로 채 두시간이 안걸려서 집에 도착했다.

    여친 말대로 '하룻밤 꿈을 꾼 것 같은' 기분이다.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아침 8시까지. 15시간이란 길이는 그냥 집에서 빈둥거리기만 했더라도 그리 긴 시간은 아니다

    같은 시간동안 덕초현에 가서 장비 세팅하고 6시간 관측하고 돌아올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 날은, 그저 15시간동안 꿈을 꾸고 온 것 같다.

    집에 오자마자 잠을 못 자서 벌건 눈으로 기상청 구름사진부터 확인했다.

    밤새 구름은 없었다. 머가 온 걸까..

    점심쯤부터 날이 맑아지더니 다시 파란 하늘이 보인다.

    내가 안가니 날이 괜찮겠지 ㅡ,ㅡ;;;

    그냥 종일 아무 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계속 하늘을 봤다.

    오늘 밤에도 그럴까? 밤에 서울에서 하늘을 보니 별들이 보인다.

    자폐정에게 연락을 해보니.. 역시나.. ㅎㅎ;;

    내가 연락은 왜 한걸까. 기분 더 드러워지게 ㅡ,ㅡ;;;

    관측주제로 잡았던 10여개의 버나드와 정한형님 숙제 두개는 자동으로 다음 시즌으로 미뤘다.

    관측 가따 오면 생기는 어깨 근육통(?)만 관측도 안했는데 똑같이 생기고 있다 ㅡ,ㅡ;;

    그동안 이름에 걸맞지 않게 관측 성공률이 넘 높았다.

    메시에 마라톤을 논외로 친다면 올해 관측은 3전 전패.

    일케 물을 마니 먹었으니 앞으로 한동안은 이런일이 없을 것이라고 위로해본다.

    돌이켜보면, 97년 12월에 군대 가기 전에 2년동안 60여번의 관측회에서

    제대로 관측에 성공한 게 10번 정도인 것을 생각하면

    이정도는 가뿐하다고 위로도 해 본다.

    별은 항상 자기를 갈망하는 사람에게만 아주 가끔씩 미소를 보여준다는..

    그 말을 오랫만에 상기하면서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내 이름이 아무리 강우기라고 해도.. 100번 가면 한번쯤은 성공하겠지 ㅡ,ㅡ;;

    어디 한번 누가 이기나 보자.. 아무래도 내가 이길껄? ㅡ_ㅡ+++





    Nightwid 밤과함께 CKU





    P.S

    Nightwid 마난경 진삽이의 가격은 얼마일까요?

    신품을 구입한 것이 아니라 내 마난경의 현금 가치를 나도 모르고 있었는데..

    저번주 관측가서 알게 되었다. ㅋ

    음.. 이 가격부터 경매 들어갈까요 =_=;;


    진삽이 전신사진




    미러 박스 아래를 들추어보니..




    쫌 더 자세히 보자.. ㅡ,ㅡ;;;

댓글 9

  • 이준오

    2005.06.14 06:24

    담번 목표를 좀더 현실(?!)적으로 목성의 영현상 관측 정도로 잡는 건 어떠쉰쥐?..ㅋㅋ
  • 이민정

    2005.06.14 06:33

    ㅎㅎ~
  • 정병호

    2005.06.14 18:56

    하늘은 왜 이다지도 강우기를 미워하는가. ㅋㅋㅋ
  • 최형주

    2005.06.14 22:14

    음... 뭐라 해줄말이 없군.. 그런데 만원 주면 아이피스 몇개 끼워주냐??
  • 조강욱

    2005.06.15 00:16

    아이피스는 별매입니다 ㅡ_ㅡㅋ
  • 조강욱

    2005.06.15 00:17

    준오님.. 그건 더 어렵지 않나요? ㅋ
  • 성태우

    2005.07.25 23:09

    형 오랜만이에요..이제 자주 들어오려구요^^
  • 성태우

    2005.07.25 23:10

    토익도 끝났구..취직준비만 하면 된다는 ㅋㅋ
  • 성태우

    2005.07.25 23:10

    형의 글의 분위기가 참 친숙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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