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서호주 6편 : 오늘 밤만 사는 남자들 - 슬프도록 완벽한 하늘이라니?
  • 조회 수: 126, 2023-07-09 18:17:06(2023-06-17)

  • 1. 원정 준비 - 고생길이 훤한데 왜 설렐까?
    2. 가도 가도 아직도 가는 중 - 퍼스에 갈 수는 있을까?
    3. 드디어 아웃백을 향하여 - 첫판부터 몸살이면 어떡하니?
    4. 별들과의 대화 – 꿀잠은 언제쯤?
    5. 붉은 땅의 거친 바다 – 황량해서 아름답다?
    6. 오늘 밤만 사는 남자들 - 슬프도록 완벽한 하늘이라니?


    서호주 원정 5일차 – 2023년 4월18일, 서호주 Quobba Station Stay


    해가 떴는데도 잠이 오지 않아서 지난 밤의 달 그림을 완성하고 취침.
    20230418_072654.jpg

    오전 내내 자고 일어나니 무시무시할 정도로 새파란 하늘이 오늘도 펼쳐져 있다
    낮에는 숨 막히게 뜨겁고
    밤에는 몸서리치게 춥다.
    20230418_13510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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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달이 떠오르던 위치에는 지평선 대신 낮은 언덕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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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틀간 식당과 본부로 사용한 거실 겸 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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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아하게 와인 한 잔에 이른 저녁을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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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보지 못한 일몰 중 오메가와 그린 플래쉬를 보기 위해 해변으로 다시 나갔다
    20230418_180213.jpg

    어제의 실패 아닌 실패(하늘이 너무 깨끗해서 오메가가 안 보인 것도 실패일까?)를 상기하며
    더욱 집중해서 보려고 연장들을 모두 챙겨 갔는데..
    20230418_180049_resize.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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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과는 오늘도 똑같이 꽝. 
    20230418_180846.jpg
     
    20230418_181106.jpg

    사진으로 시도한 김동훈님도, 63mm 파인더를 동원한 나도 
    아무리 눈으로 레이저를 쏘며 보아도 오메가도 Green Flash도 나타나지 않았다
     
    (아래는 그린 플래쉬 자료사진. 퍼온 사진이다)
    Green Flash.jpg
    출처 : https://www.livescience.com/26376-green-flash.html

     
    관측 가능했던 유일한 특이사항은 어제는 태양이 수평선으로 반쯤 들어갔을 때 
    태양 디스크 상단이 빛의 굴절로 약간 굴곡져 보이는 정도였는데 오늘은 그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파인더만으로도 명확히 보이는 흑점 두 개.
     
    이건 시상이 너무 완벽해서 오메가조차 보이지 않는 것으로 해두자.. ㅎㅎ
    연장도 챙겨왔으니 아쉬움을 뒤로 하고 보인대로 그림 한 장 남겨본다.

    230418 쿠오바 2일차 석양.jpg
    (조강욱 그림, 클립 스튜디오 & 갤럭시탭 S7+)
     

    그 자체로도 ‘본 대로’ 잘 나온 것 같아 만족스럽긴 했는데,
    역동적인 태양의 움직임을 표현해 보고 싶어서
    집에 돌아와서 클립 스튜디오 애니메이션 기능을 활용해서 
    파인더로 당겨서 보는 것 같은 느낌으로 GIF 이미지를 만들어보았다
    태양뿐 아니라 파도와 윤슬도 같이 움직이도록.. 이거 잼있구만 ㅎㅎ

    230418 쿠오바 2일차 석양 애니메이션 300.gif
    (조강욱 애니메이션, 클립 스튜디오 & 갤럭시탭 S7+)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관측 준비. 오늘도 밤새도록 맑음 예보다
    20230418_183659.jpg

    20230418_183642.jpg
     
    하루쯤 흐려줘야 푹 자고 컨디션 관리 좀 할 텐데.. 배부른 소리 그만..
    20230418_184539.jpg

     
    LMC 파인더 차트를 오늘은 제대로 진도를 좀 나가봐야겠다.
    이틀 전에 해 보니 파인더로도 워낙 복잡하고 별이 많은 대상이라
    대충 찍어서는 파인더 차트로 사용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현재 실제 관측에서 레퍼런스로 쓰고 있는 Robert Gendler 형님 이미지를 그림 앱 캔버스에 깔아놓고 
    별 위치를 모두(전체 영역의 절반쯤) 마킹해 두었다 
    LMC Finder Chart prep.jpg

    이미지 레이어를 끄면 이렇게 별 위치 마킹만 남고
    LMC Finder Chart guide.jpg

     
    이걸 참조해서 별을 찍는 것으로..
    LMC Finder Chart work1.jpg

     
    안시로 보나 사진으로 보나 별 위치는 변하지 않으니 (별 밝기는 변한다)
    앞으로 디지털 스케치 할 때는 별 위치를 이렇게 미리 마킹해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공정률 60%쯤.. 마젤란 고도가 너무 낮아져서 오늘은 여기까지만.

    LMC Finder Chart work2.jpg
    (조강욱 그림, LMC 파인더 차트 - 작업중)
     
     
    오늘도 여전히 미동도 없이 사진을 찍고 계신 두 형님들 뒤에서 몰카 한 장

    20230418_232707.jpg
    (사진 출처 - 조강욱 촬영, 갤럭시S22울트라)

    20230418_233344.jpg
    (사진 출처 - 조강욱 촬영, 갤럭시S22울트라)

     
    오늘은 지고 있는 마젤란과 남천을 중심으로 15초 노출 폰사진 455장을 붙여서 2시간짜리 일주 사진을 만들어 보았다.

    20230419 12AM 2HR Startrail.jpg
    (사진 출처 - 조강욱 촬영, 남천 일주, 갤럭시S22울트라)

    일주는 확실히 궤적이 길어야 볼만한 듯 하다 ㅎㅎ
     
     
    내가 사진 놀이를 하는 동안 두 형님은 해변에서 인생샷을 찍고 오셨다
    해변의 모래언덕 위에서.. 모델은 김동훈님
    박대영 인생샷 QUOBBA.jpg
    (사진 출처 - 박대영 촬영)
     
    아무런 인공 불빛이 없고 달조차 없는데 모래 언덕이 별빛에 은은하게 빛난다
    박대영 은하수 QUOBBA.jpg
    (사진 출처 - 박대영 촬영)

     
    어제처럼 새벽 깊은 시각에 해변가 벤치에 누워서 
    폰사진마저 귀찮아서 팽개쳐놓고 하늘 보고 멍 때리며 신선놀음을 하는 사이 
    천체사진가 두 분은 쉴 틈도 없이 숨가쁘게 남천 딥스카이 사진을 대량생산 중이었다

    박대영 LMC.jpg
    (대마젤란 은하, 박대영 촬영)

    박대영 라군.jpg
    (석호&삼열 성운, 박대영 촬영)

    박대영 카리나.jpg
    (에타 카리나 성운, 박대영 촬영)

    오늘 못 보면 다음 월령에 또 보면 되는 나와 달리 
    북반구로 돌아가야 하는, 내일이 없는 두 아저씨는 오늘만 산다

    아저씨.jpg
    (출처 : 영화 <아저씨> 중 원빈님 대사 - "내일만 사는 놈은 오늘만 사는 놈한테 죽는다.")
     

    남천 딥스카이는 북반구 하늘에 비해 A급은 그리 많지 않은데 S급이 몰려있다.
    전하늘에서 압도적으로 가장 밝고 크고 무지막지하게 복잡한 은하 LMC와 SMC,
    최고의 막대나선은하 NGC1365와 M83,
    오메가 센타우리와 NGC104를 비롯한 구상성단 1~5등 모두, 
    비교 불가 업계 1위 산개성단 NGC3532, 
    오리온 대성운보다 한술 더 뜨는 에타 카리나 성운 등..
     
    남반구로 이민 와서 보낸 7년간 거의 5년은 LMC 보느라 다 써버렸고
    에타 카리나는 견적이 잘 나오지 않아서(?) 아직 간만 보는 중이다.
    LMC를 어느 정도 관측한 다음엔 에타 카리나와 구상성단들을 긴 호흡으로 볼 계획이다.
    남반구의 S급들과 목표한 대상들을 만족할 만큼 모두 보고 나면.. 그 다음은.. 
    아마도 그때쯤 되면 내가 어디로 가야 할지 무얼 해야 할지 또 스스로 깨닫게 되지 않을까?
     
      
    어제 월출이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오늘도 대박을 기원하며 같은 자리에서 잠복 근무를 했으나
    오늘은 동쪽 지평선 근처에 구름도 조금 흘러가고
    달은 이미 떴을 것 같은데 기다려도 기다려도 나오지 않는다
    기다림에 지쳐 포기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오니 김동훈님도 같은 것을 찾고 있었다
    어제 분명히 똑같은 상황이었던 것 같은데.. 이게 바로 데자뷰? ㅎㅎㅎ
     
    잠시 뒤, 구름 사이에서 월령 28일의 개기일식 전 마지막 달이 떠올랐다
    구름과 하늘 사이에 반투명으로 빛나는 지구조가 말을 잊게 만든다.
    20230419_060037.jpg

    다음번 달은 내일모레.. 한낮에 꼭 만나자


    해 뜨기 직전, 여러 갈래의 빛줄기가 태양이 떠오를 위치를 호위하는 것을 감상하며
    4일 연속으로 일출을 맞았다. 
    20230419_061858.jpg

    남미 원정에서 6일 연속 관측도 해 보았지만 대부분 해 뜨기 전에 자거나 이동했으니
    4일간 일출 4회 감상은 아마도 인생 처음일 듯
    20230419_061205.jpg
     
    20230419_061529.jpg


    컨디션이 어떤지 몰골이 어떤지 이젠 별로 관심도 없다
    못 씻고 못 자고 못 먹는 것이야 집에 돌아가서 회복하면 되는 것이고
    내일은 내일 고민하고
    오늘만 제대로 살아보자
     

     
     
    세 줄 요약
    1. 너무 완벽해서 슬픈 일몰
    2. 4일 연속 올나잇
    3. 별쟁이는 오늘만 산다



    Nightwid.com 無雲

댓글 4

  • 김철규

    2023.06.18 10:28

    대마젤란 전체를 스케치 하신다니 대단한 열정입니다. 엄청난 작업이 되겠네요. 인도양 일몰 볼때 이동광씨가 왜 오메가가 안 보이는지 모르겠다고 투덜댔었는데 그게 호주의 하늘과 연관이 있는건줄은 몰랐네요. 오늘도 하나 배우고 갑니다. ㅋ
  • 조강욱

    2023.06.20 08:30

    왜 오메가가 안 보였는지는 정확한 이유는 알기 어렵지만

    대기가 너무 안정되어서 수평선 근처에서 태양빛의 산란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추정됩니다.. ^^;;;
    이 다음날도 한 번 더 시도했는데 역시나 실패했습니다 ㅋ;;;

  • 장시은

    2023.07.06 17:13

    제가 처음 본 글은 2014년도 였는데 2023년도에도 낭만적인 생활이십니다..넘 멋있네요.
    7월 28일에 우리별천문대를 가는데 날씨가 구름 한 점없길 기도합니다.
  • 조강욱

    2023.07.09 18:17

    2014년에도 서호주를 갔었는데 혹시 그 글이었을까요? ^^

    별 보러 가시는 날 맑은 하늘을 저도 기원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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