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안개를 뚫고 올라간 장수 무령고개
  • 조회 수: 2887, 2014-09-06 20:42:21(2014-09-05)
  • 사실,


    어젠 나갈 생각이 없었습니다. 달도 밝고... 좀 피곤하기도 하고..

    그러나 8시즘 퇴근해서 집에서 기상위성 날씨영상을 보니 전국이,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남쪽이 푸르스름 하더군요..

    월몰시간을 확인하니 대략 1시쯤인데.


    고민할거 뭐 있겠습니까, 장비 얼른 챙기고 장수로 내려 가야죠..


    금산을 지나 무주를 지나 덕유산을 지나 장수 일대에 이르르니 안개가 자욱 합니다... 군데군데 짙은 안개도 있고, 옅은 안개도 있고..


    "어라, 설마??" 하는 마음으로 기대반 걱정반... 장수 톨게이트를 지나고 논개 생가터를 지날 때 만해도 괜히왔나 싶더군요..


    그러나 고도가 점점 높아지고, gps 정보로 해발 약 750m를 넘어서니 뿌옇던 앞길이 갑자기 세정제로 닦은 유리마냥 확연하게 맑아집니다.


    11시 20분경 도착, 해발 약 900미터,  무령고개 주차장... 얼른 가로등을 끄니 달님 기운이 아직은 강한듯 하늘은 환하고 은하수가 옅게 보일 정도이나

    습도도 높지않고, 안개도 없고, 별빛은 청량 했습니다.


    "휴, 다행이다... "


    저 아래를 보니 마치 운해 홍수가 난듯이 골짜기마다 새하얀 솜으로 가득 메운듯, 달빛에 반사되어서인지 그 운치가 더더욱 아름답습니다.

    하늘엔 별들이 반짝반짝 수놓고, 저아래 땅엔 새하얀 솜들이 골짜기마다 비집고 .. 마치 저를 반겨주듯..


    얼른 경통을 내리고, 냉각시키고, 그 틈에 쌍안경으로 은하수를 따라 훓어봅니다.. 곳곳에 산개성단들이 보입니다..

    이미 안드로메다는 높이 올랐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산개성단인 더블클러스터에 별들이 빼곡히...

    백조자리에이르러는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아, 이대로 쌍안경을 내 눈에 고정시켜 버리고 싶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m34가 오늘따라 자꾸 눈에 밟히네요, 


    저리도 많은 별빛들이 내  눈속에 들어오기까지 한없는 영겁의 시간을 지나온 걸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 오릅니다.


    1시쯤 되어서 달빛도 사그라들고 은하수도 점점 진해집니다.


    EQ platform과 12인치 F4 돕의 세팅을 끝내고 의자를 펴고 좀전, 쌍안경으로 훓었던 길을 다시 걷습니다..


    아뿔사, mpcc를 안가지고 왔네요, 12인치에 F4인제라 주변상이 워낙 늘어저서 사진 뿐만아니라 그냥 안시로 봐도 어지러워 울렁울렁한데...

    급하게 나오느라 미처 챙기질 못했나 봅니다. 그런들 어떻겠습니까... 이 한없이 많은 별빛아래 있는것은 바로 천상의 선물을 받은걸텐데요..


    주로 좋아하는 대상들을 깊히 관찰하는 저로서는 아무튼 eq plaform의 위력에 새삼 뿌듯해 합니다...

    어느덧 베텔기우스가 동쪽 산등성 위로 빼꼼 얼굴을 내밀더니, 머지않아 오리온의 전체 모습이


    "태환아 반갑다" 라고 손바닥을 쫙 피고, 손을 들어 인사하듯 저를 바라봐 줍니다...


    "응, 일주일만이야~~"


    역시 좋은 하늘에서 만나는 오리온자리는 모든 별들이 눈부시게 아름답고 화사합니다.

    지난주 비암사에서 봤을때 보다 더 밝고 화사한 모습에 제 심장이 마구 요동 칩니다.


    비암사에서 흐릇하게 보였던 불꽃이도 제법 진득하게 잘 보여 줍니다.. 베텔기우스에서부터 리겔에 이르기 까지 구석구석,

    빠르지만 어느것 하나 놓지지 않고 살펴 봅니다...

    조금있으면 날이 밝아오니 1분 1초도 허비 할 수 없어 눈을 못뗍니다... 그리고 기념 사진도 남깁니다(mpcc 없는, 마치 주밍샷 같지만...)




    이윽고,


    날이 밝아옵니다.. 멀리.. 산아래 골짜기 골짜기마다 가득 메운 새하얀 솜들은 자고 있나 봅니다...


    곧 장비들을 차에 싣고, 새하얀 솜들을 향해 내려 갑니다...






    전부다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었고, 일부 대표적인것만 기록차원에서 담아봤습니다. 보정렌즈 없이 찍어서 수차가 심합합니다.

    주변부를 많이 크롭하였습니다.. 그냥 기록 차원에서 남깁니다.



    m42_1.jpg
    <M42 | GSO 12" F4 dobsonian| EQ platform | Sony A7s |  20sec x 10, iso 10000 | DSS & CC>

    m34_1.jpg
    <m34 | GSO 12" F4 dobsonian | EQ platform | Sony A7s |  20sec x 16, iso 6400| DSS & CC>

    m33_1.jpg
    <M33 | GSO 12" F4 dobsonian| EQ platform | Sony A7s |  15~20sec x 54, iso 10000, 12800  | DSS & CC>

    fire_horse_1.jpg
    <ngc2024, ngc2024, ic434 | GSO 12" F4 dobsonian| EQ platform | Sony A7s |  20sec x 49, iso 10000| DSS & CC>



    m31_3.jpg
    <ngc2024, ngc2024, ic434 | GSO 12" F4 dobsonian| EQ platform | Sony A7s |  25sec x 61, iso 12800 | DSS & CC>

    Profile

댓글 17

  • 김병수

    2014.09.05 21:37

    디테일이 엄청나군요.
    혹시 EQ platform을 안쓰면 어떻게 나오나요?
  • Profile

    김태환

    2014.09.05 21:44

    일주사진처럼 나오지요...

  • 김병수

    2014.09.06 00:45

    왜 일주사진 처럼 나올까 한참 생각해본 결과...

    25sec * 61 이라는 것이 25sec 사진을 61장 찍어서 합성한 것이라는 뜻인것 같네요.

    혹시 한 장만 25초 정도 찍어서, 밝기 보정하면 어느 정도 나오나요?


  • 이한솔

    2014.09.06 00:50

    *61을 해서 일주처럼 되는게 아니라 긴초점거리탓에 25sec에도 별이 흐르게 찍힙니다.

    여러장 합성하면 밝기가 증가하는게 아니라 노이즈 제거에의해 상의 quality가 좋아집니다

  • Profile

    김태환

    2014.09.06 02:28

    대신 댓글 달아주셨네요

  • Profile

    김태환

    2014.09.06 02:30

    한장만 찍어서 보정하면.. 위에서 사용한 A7s의 경우도 그럭저럭 봐줄만은 합니다... 다만 노이즈제거가 덜되고, 디테일이 약간 떨어집니다.

  • 김병수

    2014.09.06 05:00

    그렇군요. 

    혹시 한 장만 찍은 사진을 볼 수 있을까요?

  • Profile

    김태환

    2014.09.06 20:42

    iso 10000 20초 1컷,

    http://cafe.naver.com/skyguide/137275


    iso 3200, 20초 17매 합성

    http://cafe.naver.com/skyguide/137073

  • Profile

    김원준

    2014.09.06 01:52

    우와 사진이 끝내주네요.
    역시 구경이 깡패로군요.
  • Profile

    김태환

    2014.09.06 04:22

    12인치인데 설마 깡패라니요... 그냥 동네 꼬마정도죠..

  • 김상욱

    2014.09.06 03:25

    사진이 굉장하네요. 찍는 분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A7s의 위력도 대단한 것 같습니다. 멋진 사진 잘 보았습니다!!!
  • 조강욱

    2014.09.06 03:49

    뵌지 너무 오래 되었네요 ^^*

  • Profile

    김태환

    2014.09.06 04:23

    12인치 주경과 EQ platform, 그리고 카메라의 삼박자가 잘 매치되는듯 합니다.

  • 박진우

    2014.09.06 04:20

    고감도 저노이즈 CCD가 100만원에 나오고,
    추적하지 않아도 알아서 보정해주는 소프트웨어가 나오면
    다시 사진을 찍어볼까 했는데 생각보다 일찍 그 날이 올 것 같습니다^^;
  • Profile

    김태환

    2014.09.06 04:23

    얼추 비슷하게 오고 있습니다.. 긴장 하셔요~~

  • 김남희

    2014.09.06 06:56

    김태환님이 야간비행에 최초의 사진 관측기가 아닐까 생각 됩니다..^^ eq platform.. 여태 별 관심없었는데 괜히 태환님 작품에는 눈이 가집니다. 10월에 혹시 하나 득탬하지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며..ㅋㅋ
  • Profile

    김태환

    2014.09.06 16:53

    한대상을 오랜동안 진득하게 관측하는 제 성향을 반영하는거지요... 그리고 스케치가 안되니 간단하게 찍어두는 컨셉도요...

    부디 행운이 함께 하길 저도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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