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20140828 석 달 만에 벗고개에
  • 조회 수: 4438, 2014-09-03 03:05:34(2014-09-02)
  • 세상에나 거의 두 달 만에 관측입니다. 벗고개에 나온건 석 달 만이네요.
     
    회사일을 서둘러 마치고 벗고개로 향했지만 도착했을 때는 10시가 되어있었고 벗고개에는 이미 북적북적 많은 분들이 와 계셨습니다. 아마 가장 많은 분들이 벗고개에 나온 날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도착해서 맨눈으로 본 하늘은 꽤 좋았습니다. 벗고개에서 본 은하수 중 이날이 가장 뚜렷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하늘이 차츰 안좋아지더군요. 구름이 몰려온 것은 아니었지만 배경 하늘이 전체적으로 밝아지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특별히 관측준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어떻게 별을 보는지 잊어버렸을 눈을 위해 살살 유명한 것들 위주로 보고 새로운 것은 몇개만 보고 돌아왔습니다.
     
     
    * 관측장비: 미드 12인치 돕소니언, ES 14mm, 9mm, 4.7mm 아이피스
     
    ◆ M30 (염소자리 구상성단)
    이날의 에이스였습니다. 지난 5월 메시에 목록의 대미를 장식했던 M30, 그러나 산위로 막 떠오른 광해 범벅의 희미한 모습만 봤기때문에 제대로 된 모습을 보기 위해 이제 고도가 제법 올라온 염소자리를 다시 찾았습니다. 이렇게나 멋진 것을 맞지도 않는 계절에 보고서 그냥 넘길 뻔 했네요. 전체적으로 동그랗지 않고 불규칙하게 퍼진 성운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주변을 흐르는 밝은 별들의 흐름이 인상적입니다 북쪽을 향해 흐르는 두 줄기의 스타체인이 두드러져 마치 다리달린 솜뭉치를 보는 것 같습니다. 성단 서쪽면에서 북쪽으로 향하는 밝은 별들 때문에 생긴 착시인지 성단의 밀집된 중심부가 동쪽으로 치우친 듯한 느낌을 줍니다.

     

    m30_hubble.jpg  
    [ M30 (사진: 허블 이미지) ]
     
      
     
    ◆ NGC 6907 (염소자리 은하)
    사진으로 보면 굵은 'S'자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관측 시에는 길게 늘어난 중심부는 확실히 볼 수 있지만 휘어진 나선팔을 알아보기는 어렵습니다. 확신은 없으나 밝은 중심부 주변으로 옅은 헤일로가 보이고 전체적인 덩어리가 얼룩덜룩한 느낌입니다. 답답함을 참지못해 다른분들과 담소를 나누며 잠시 쉬고 계신 김남희님 자리에 끼어들어 17.5인치로도 보았습니다. 좀더 명확해진 밝기가 느껴집니다. 그러나 제 눈의 한계인지 시상 탓인지 자세한 모습은 거기까지였습니다.


    ngc6907.jpg  
    [ NGC 6907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 ngc 957 (페르세우스자리 산개성단)
    이중성단 근처에 있는 산개성단입니다. 의외로 볼만한 모습입니다. 자잘한 별들이 성단 남쪽의 밝은 별 위에 퍼져 있습니다. 남서쪽에서부터 이어지는 밝은 별들과 함께 있으니 털이 많이 빠진 홀씨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ngc957.jpg
    [ NGC 957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dandelion_seeds.jpg  이런 느낌?
     
      


    ◆ NGC 7479 (페가수스자리 은하)
    머리 위에 높이 올라왔을때 봐서 그런지 예상보다 잘 보엿습니다. 길게 늘어난 코어가 상당히 뚜렷합니다. 나선팔을 볼 수는 없었지만 코어 주위에 헤일로가 둘러싸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남쪽 코어 끝이 살짝 옆으로 휘어진 것처럼 느껴져 나선팔의 시작을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감질나게 보고 있으니 개콘의 리처드 킴이 나타나 '좀 더 큰 망원경으로- 주세요!'를 외칩니다.

     

    ngc7479.jpg  
    [ NGC 7479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 NGC 206 (안드로메다자리 Star Cloud)
    밤보석에 산개성단이라고 나와 있는데 어디에서는 산광성운이라고 하는군요.(아래 사진 노란 원)
    위키피디아에서 찾아보니 M31내의 Star Cloud라고 나와있네요.

    (OB association으로 분류된답니다. OB association 설명은 링크 참조: http://en.wikipedia.org/wiki/OB_association)
    NGC 206을 찾으려고 한 것이 m31의 나선팔을 오래 감상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m31의 나선팔이 얼마나 멀리까지 퍼져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성도에 표시된 m31의 영역 이상까지 흐리지만 나선팔의 명암을 잘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아래 사진의 NGC 206 주변으로 어두운 영역들이 선명하게 구분되어 보였습니다.

     

    ngc206.jpg  
    [ NGC 206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 NGC 7662 (안드로메다자리 행성상성운)
    이제껏 다른 분들의 큰 망원경으로만 보아왔는데 제 12인치로는 처음입니다. 그런데 처음 찾자마자 어 이게 아닌데 했습니다. 전에 보았던 C자 모양은 어디에 간걸까요. 그저 작은 원반일 뿐입니다. 한참 노려봐도 가운데가 약간 더 흐린듯한 느낌만 있습니다. 음.. 더 높은 배율이 필요하겠군 하고 다른 대상으로 옮겨갔습니다. (파워메이트가 있었는데 써볼 생각을 못했네요 ㅎ)

     

    ngc7662.jpg  
    [ NGC 7662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 NGC 891 (안드로메다자리 은하)
    이제껏 891을 시원하게 본적이 없었습니다. 항상 흐릿한 윤곽에 암흑대도 있는둥 없는둥 했는데 이번에 제대로 보게되었네요. 커다랗게 늘어난 옆 모습과 암흑대도 얇게 나타나 보입니다.

     

    ngc891.jpg  
    [ NGC 891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 NGC 68 group (Arp 113) (안드로메다 자리 은하)
    장형석님 관측기와 김철규님의 질문이 아니었으면 찾아 볼 생각을 못했을텐데 덕분에 이런걸 다 봅니다. '내가 Arp를 보다니' 감격했지만 현실은 메롱이네요. 뭐... 아예 안보이는 건 아닙니다. 3각형의 배치(68, 70, 71)가 얼핏얼핏 주변시로 간신히 드러납니다. 각각이 명확히 구분되기보다 한 덩어리로 보이는데, 사이에 어두운 부분을 느껴 애써 분리됨을 확인합니다. 조금 남쪽에 있는 69번과 72번은 식별할 수 없었습니다.


    ngc68.jpg

    [ Arp 113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 NGC 7814 (페가수스자리 은하)
    오래 볼수록 점점 부풀어 올라 커져보입니다. 암흑대가 비교적 잘 보이는 은하입니다.

     

    ngc7814.jpg  
    [ NGC 7814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 7331 페가수스 은하 group(7335,7336,7337, 7340)
    마치고 정리하기 직전에 떠나기 아쉬워 찾아 본 대상입니다.. 상당히 밝게 코어가 보이고. 남쪽의 헤일로를 얼룩덜룩한 모습으로 볼 수 있습니다. 주변 잔챙이(7335,7336,7337, 7340)들은 있는것도 같고 확신이 없네요. 170배로 보았었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다음에는 배율을 높여서 다시 도전해봐야겠습니다..

     

    ngc7331.jpg  
    [ NGC 7331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오랜만에 관측이라 집에 돌아오기가 매우 아쉬웠습니다. 4시 다되어 짐을 챙기고 돌아오는데 잠이 마구 쏟아지네요. 한시간만 더 일찍 정리했어도 이러진 않았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별빛 조금 더 쐰 댓가를 달게 받아들이고 쿨하게(?) 중간에 있는 편이점 옆에 차를 세우고 30분정도 자다 돌아왔습니다.

    Profile

댓글 8

  • 김민회

    2014.09.02 02:27

    신참들의 관측기는 이정도가 존듯해요. 891등 명품을 종종 끼워주는 쎈스. 그날 벗고개 삐지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는 데 아숩네요.
  • Profile

    박상구

    2014.09.02 05:40

    저야 아직 명품들도 못 본 것이 많기 때문에 ... ^^;

    관측지에서 같이 별 본 지도 꽤 된 것 같습니다. 연수 때도 날이 흐리고...

    이제 날 좋아지니 같이 별 볼날 많겠지요? ^^

  • Profile

    장형석

    2014.09.02 02:31

    간만에 만나서.. 그것도 관측지에서..^^ 반가웠습니다.
    957은 안본건데... .
    박상구님과 김남희님의 글을 보면 제가 모르는 뭔가 있는것 같아 항상 새롭습니다. ^^
  • Profile

    박상구

    2014.09.02 05:44

    아시다시피 저는 그냥 허당입죠. ㅎㅎ  그저 옆에서 많이 배우려고 합니다. ^^

  • 조강욱

    2014.09.02 21:52

    30번이 그렇게 훌륭한 아이였군요..
    저는 항상 메시에 마라톤 때 외에는 찾아볼 생각을 안 해서.. ;;;

    리처드킴이 큰 망원경을 달라고 했나요?
    (서태훈) 강원도로~ 가세요!
    가세요~보세요!
  • Profile

    박상구

    2014.09.02 22:03

    (리처드킴) 아이구 확실한 방법이어라!

    강원도 가야죠. 홍천 가고 싶어요 ㅎㅎ

    m30 스케치. 신청곡 받아주시나요? ^^

  • 조강욱

    2014.09.03 01:53

    (리처드킴) 신청곡 받으면 뭐 좋은게 형성되어 있나요?

    아! 내가 원래 이런거 묻는 스타일이 아닌데~~

  • Profile

    박상구

    2014.09.03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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