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 스케치/사진 ~☆+

  • [20日] 하현달 실종 사건 [스케치]
  • 조회 수: 7526, 2015-08-13 07:50:02(2015-08-13)

  • #1


    월령 20일의 어느 맑은 날 아침,


    새벽 여명에 중천에 떠 있던 달은


    날이 모두 밝았는데도 퇴근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일몰 관람용인 나의 아지트에서 그 달이 서산(우면산)으로 지는 모습을 지켜보려고


    한 시간마다 알람을 맞춰놓고 달의 위치와 색을 그려 보았다



    9시 25분, 10시 25분.. 시간이 지날수록 달은 하늘의 색과 닮아간다


    11시 25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아지트에 들어섰는데..



    20_141014 실종_월령20.jpg



    아무리 찾아도,


    눈에 레이저가 나오도록 뒤져봐도 달은 보이지 않는다



    아니 하늘이 이렇게 맑은데.. 어떻게 이리 감쪽같이 숨을 수 있을까?


    낮달의 일몰을 보겠다는 (혼자만의) 야심찬 계획은 그렇게 수포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때 꽝이 난 낮달 일몰은 10개월이 지나서 울산까지 가서 겨우 마주할 수 있었다


    (사실 여기는 서쪽 산이 높아서.. 고도 30도에서 일어난 월몰을 월몰이라 할 수 있을까?)


    달의 몰락.png




    #2


    낮달 실종신고를 낸지 한달 뒤,


    출근 시간에 회사 앞에 그 아이가 다시 출몰했다



    직선으로 높게 뻗은 회사 건물 바로 옆 벽면에 붙어서


    걸음을 옮길 때마다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


    무엇이 무엇을 살짝 가리는 것에 왜 내가 그렇게 신이 날까?


    (아동심리를 전공한 마나님 말씀은 자폐아의 증상 중의 하나라고 한다)



    기존의 그림들과 전혀 다르게,


    그 달벽을 눈으로 보는 것과 완전히 똑같이 정교하게 그려보고 싶었다


     

    App의 직선 그리기 기능으로,


    찍어놓은 사진을 참고하며 창문 각도 하나하나  똑같이 그려 보았다


    혼신의 힘을 다해서 달벽을 만들었는데


    이건 왠지 그림의 느낌이 나지 않는다


    포토샵 일러스트 같다고 할까?



    하긴 폰으로 그리는 디지털 그림이 포토샵 느낌이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내가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 달벽, 갤럭시노트2에 터치펜 - 조강욱 (2014) ]


    20_141112_달벽_월령20.png








                                       Nightwid 無雲



댓글 0

위지윅 사용
  조회  등록일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8535
  • 스케치
  • 56번. 메시에 마라톤이 아니면 눈길 한번 줘본 적 없는 대상이다 (사실 메시에 대상의 70%는 같은 처지. 내가 메시에 스케치를 완주한 이유이기도 하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별쟁이들은 56번 바로 위의 57번 고리성운을 보고 나서 56을 쓱 지나쳐서 27번 아령성운으로...
2017-02-17 04:31:33 조강욱 / 2017-02-15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3896
  • 스케치
  • M55를 생각하면 항상 메시에마라톤이 떠오른다 그것도 2005년의 마라톤이 말이다. 100개를 채워야 완주의 의미가 있다고 믿던 시절, 초저녁에 어이없이 7개의 대상을 놓치고 밤새 마음 졸이며 질주하여 97개의 대상을 찾아 놓았다 남은 대상은 55번과 가을 하늘의 15번...
2017-02-17 04:32:19 조강욱 / 2017-02-12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0438
  • 스케치
  • 구름을 좋아하는 별쟁이는 아마도 한 명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불청객들이 달과는 의외로 잘 어울린다. 그것도 초승달 말고 보름달. 무엇이 달의 바다이고 무엇이 하늘의 구름일까? [ Too much Luna Mare, 스마트폰에 터치펜 - 조강욱 (2017) ] Nightwid 無雲
2017-02-12 04:38:10 조강욱 / 2017-02-11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1916
  • 스케치
  • 54번은 그저 평범한, 구상성단으로서는 적당한 크기의 적당한 밝기의 아이지만 나름 꽤 특이한 모양을 하고 있다 성단 내부의 별 배치와 헤일로가 반대 방향으로 보이는 것이다 구상성단의 분해되지 않는 외곽 부분의 성운기를 뭐라고 불러야 맞는 것인지는 나도 잘 모...
2017-02-11 04:21:39 / 2017-02-11
thumbnail
2017-02-11 23:00:23 김재곤 / 2017-02-08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0155
  • 스케치
  • 하늘이 가물가물한 어느날 수피령에 홀로 자리를 펴고 M53을 그렸다 집에 와서 보니.. 근데 왜 이걸 그렸을까? 지난달 벗고개에서 이미 그린 아이인데.. 벗고개에서 밤새 관측을 하고 마지막 대상으로 비몽사몽간에 집중력이 결여된 상태에서 그렸던 것이긴 하지만 또 ...
2017-02-03 04:22:06 / 2017-02-03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5400
  • 스케치
  • 원래 매스컴표 '행성직렬 우주쇼'에는 큰 관심이 없었는데.. 오늘의 달과 행성들은 너무 예쁘다 그 조합에 감탄하다가 집 마당에 서서 한 장 그려본다 한국보다 몇시간 먼저 보는 맛도 은근히 괜찮네! Nightwid 無雲
2017-02-11 04:17:46 조강욱 / 2017-02-02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9210
  • 스케치
  • 카시오페이아의 52번은 나에겐 31번 29번보다 더 맘에 안드는 대상이다 이유는.. 아무도 믿어주지 않지만 호핑이 너무 어려워서.. 덕초현의 정모 천문대장도 오랜기간 4565를 제대로 찾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 아주 희귀한 병은 아닌 듯 하다 내가 별나라에서 유독 못하...
2017-01-30 06:16:50 / 2017-01-30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0806
  • 스케치
  • 2012년 11월, 나는 두 번째 호주 원정을 위해 Brisbane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 수많은 얘기들은 아래 링크로 대신하고.. 1편 http://www.nightflight.or.kr/xe/observation/62917 (두마리 토끼 - 남천과 일식) 2편 http://www.nightflight.or.kr/xe/observation/630...
2017-02-11 04:37:44 조강욱 / 2017-01-24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7293
  • 스케치
  • 외뿔소자리를 정확히 그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물론 나도 아니다 겨울 밤하늘의 화려한 별자리들 가운데, 그것도 겨울의 대삼각형 가운데에 쏙 들어가 있으니 더더욱 찾을 생각이 들지 않는지도 모른다 지구의 반대편, 오클랜드에 살게 되면서 날만 맑으면 마...
2017-02-11 04:38:20 조강욱 / 2017-01-1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