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20100925 호두과자...오리온
  • 김경싟
    조회 수: 7670, 2010-09-27 05:12:03(2010-09-27)


  • 최형주님, 유혁님, 김남희님, 조원구님, 김지현님, 이기수님, 김원준님+여친, 이한솔님, 조강욱님, 경싟


    근 몇개월 날씨가 하 수상하다보니
    훤한 보름달 아래에서도 많이 오셨습니다.

    워낙 오래되다 보니
    망원경을 설치하려고 했더니 폴대를 안가져왔더군요.
    김원준님도 뭘 하나 빼놓고 오셨고...

    항상 준비된 자세가 쉽지가 않습니다.


    이기수님은 전매특허인 매콤하나 땡기는 해물떡찜을 가져오셨고
    유혁님은 옆에서 막 썰어낸 듯 한 맛있는 순대를 가져오셨고
    김원준님 알 통통한 포도를 가져오셨습니다.
    고맙습니다.


    낮에는 그리 좋던 날씨가
    밤되니 구름이 많네요.
    그래도 달과 목성은 잘 보였고
    시간이 지나자 군데군데 하늘이 열리면서 다른 대상들도 함께하였습니다.


    달이야 언제봐도 멋지더군요.
    김지현님 18인치로 보니.....
    달을 보고 있으면 아이피스를 통한 달빛의 비침이
    누가 눈에 후레쉬를 비추고 있는 듯합니다.

    너무나 멋져서 그려보고 싶은 마음 굴뚝이나
    엄두가 나지 않아서
    그냥 맘가는 대로 쓱싹 해봅니다.





    목성
    요즘 왜이리 목성이 빛을 내는지요.
    더구나 영 현상으로 목성 본체위에 깨알만한 까만 점을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천왕성
    강욱씨는 이날 천왕성을 봄으로써.....명왕성을 포함한 태양계의 행성을 다 봤다지요.


    cassiopeia in Cassiopeia도 다시 보고
    몇몇 산개성단들
    특히 7789의 장미 아닌 다른 모습에
    꼭 별이 많이 보이지 않아도 나름 재미가 있었습니다.



    새벽 2시쯤 되니
    오리온이 동쪽으로 온전히 떠 오르네요.

    겨울입니다.
    기대되네요.

    오리온은 아무리 보아도 너무나 멋진 별자리인 것 같습니다.

    제가 영어학원 다닐 때 별칭이 Orion(오~라이언...이라고 해야 합니다)이였었죠.

    저의 메일 네임이 orionknife로
    오리온대성운이 있는 칼 부위를 나타내었습니다.



    이날 온전히 오리온 별자리를 봤는데
    더 뜻깊은 것은
    토요일 새벽에 관악산에 올라 책에서 접한 오리온 때문입니다.


    새벽 5시반 경
    관악산으로 향했습니다.
    출발할 때는 어두웠는데 본격적으로 산길을 탈 때 쯤에는 날이 훤해지네요.

    연주대 아래에 있는 절, 연주암에 도착하니
    햇볕이 반짝반짝
    참 세상 아름답더군요.

    절에는 주는 아침밥 먹고
    커피 한잔을 뽑아
    햇볕 따따히 드는 마루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읽은 책이 '달콤한 호두과자'(The sweet walnut cookies)...

    가족용 책이라
    쉬엄쉬엄
    햇볕이 따가우면 기둥 그늘로 들어가고
    추우면
    다시 햇볕에 나오기를 반복하며
    한시간 정도에 책을 다 읽었습니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전에 심어놓은 호두나무를 기반으로
    엄마랑 호두과자를 만들어 생계를 이어가는 마로...의 이야기입니다.


    그 네번째 이야기가 "오리온의 탄생"




    까다롭기로 소문난 마슈 아주머니네의 네딸이 호두과자를 주문 했는데

    그 주문이라는 것이,

    크랜베리빛 머리의 딸: 아주 달콤하면서 초콜릿을 입힌 호두 알 덩이리 그대로 중앙에 심어 달라
    땅콩버터빛 머리의 딸: 촉촉한 빵에 호두는 잘게 부숴 레몬 아이싱으로 씌워 달라
    레모네이드빛 머리의 딸: 슈가 파우더를 듬뿍 바르고 호두 크러쉬가 골고루 들어가게 해 달라
    등등

    문제는
    또다른 딸, 문어대가리 먹물빛 머리의 딸이 주문한 것이였죠.
    "겉은 바삭하게 부서지나 속은 촉촉하고 부드러우면서,
    호두의 향이 강하게 느껴짐과 동시에
    호두 크러쉬가 별처럼 총총하게 씹히는 맛"...으로 해 달라

    호두 크러쉬가 별처럼 총총하게 씹히는 맛...을
    어떻게 표현할 지를 몰라 고민하는 마로.


    그 고민을 해결한 것이 바로 오리온입니다.

    오리온 잘 보여 '오리온'이라고 불리우는
    어릴 적 아버지와 마로 만의 장소가 있었습니다.





    아버지와 마로는 그 오리온...장소에서
    오리온자리를 바라보며
    모닥불을 피우고
    마쉬멜로를 구워 먹었지요.


    과제를 안은 마로는 오리온 야영지에서 오리온 자리를 다시 바라보며
    신비한 노인을 만나고
    대화중에 영감을 얻습니다.

    그래서 완성한 호두과자

    마로는 이렇게 외치지요.
    "네 이름을 '오리온'이라고 부르마"





    생애 최고의 호두과자를 만든 마로는

    그 '오리온' 호두과자ㅡ를 통해
    맛을 잃어버린
    문어대가리 먹물빛 머리의 딸, 아니....흑진주빛 머리의 숙녀 분...의
    미맹증을 고쳤다고 합니다.



    하하
    동화같은 소설.

    아침에 조용한 절에 앉아 접해던 그 오리온을
    저녁에는 하늘에서 만났으니
    어찌
    놀랍고
    행복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댓글 7

  • 이준오

    2010.09.27 09:12

    오리온 호두과자도 해물떡찜도 막 썰어낸듯한 맛있는 순대도 달콤한 포도도 먹고 싶지만
    몇해 전 약속한 형님인가 형수님이 구워준다는 (오레오)쿠키도 천문인마을 옥상에서 밤새 별보며 먹고 싶슴다....-________--+ㅋ (침이 주루룩~)
  • 조강욱

    2010.09.27 16:03

    준오님 오셔야 먹죠 ㅋ
  • 김경싟

    2010.09.27 16:55

    오레오쿠키는 이미 구워져 있어서 색깔 자체가 검정색이라죠? ^^

    이번 스타파티 때
    오레오쿠키와
    마쉬멜로를 준비해가도록 하겠습니다.
    ^^
  • 유혁

    2010.09.28 01:49

    이날 경싟님께서 번개를 제의하신 덕분에 오랜만에 여러분들을 만나뵐 수 있어 참 즐거웠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종종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날 찍은 사진 몇장을 임시저장 게시판에 올려놓았으니, 필요하신 분들은 다운받아 가시기 바랍니다.
  • 김경싟

    2010.09.28 03:36

    유혁님! 사진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인물 가득이네요...하하

    강욱씨의 계절을 혼란스럽게 하는 ... 저 복장^^
  • 조강욱

    2010.09.28 05:37

    집에서 망원경도 없이 바로 나오다보니 아주 내추럴한 복장이 되었습니다 ㅎㅎ

    근데 다들 파카에 니트에.. 저만 이상한 사람처럼 보이는데.. 사실 날씨는 아주 시원하고 쾌적한 날이었습니다
    점퍼 입으신 분들 많이 더우셨을 거에요.. ㅋ;;;

    참, 발가락은 그래도 시렵더라고요.. 여름에 공중부양을 배워놓는다고 하고서는 그냥 또 지나갔네요 ^^;;;
  • 정기양

    2010.09.29 21:39

    제가 제일 좋아하는 간식이 호도과자인데...

    그 멋있는 오리온의 뒤집어진 모습을 하늘 높이에서
    낱낱이 파 혜쳐 볼 11월이 너무 기대됩니다.
    단체 사진의 포스가 원정대의 분위기와 너무 비슷합니다.
    장소는 서울랜드지만 사진 찍으신 분들의 마음은 호주나 몽골의
    드넓은 초원을 꿈꾸고 있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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