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2010.6.5~6 가젤의 도약
  • 김경싟
    조회 수: 8358, 2010-06-13 02:52:18(2010-06-13)


  • 오늘은 별자리에 대해서 공부를 좀 해보겠습니다.







    현재 밤하늘의 별자리는 총 88개입니다.
    이는 1930년 국제천문연맹에서 확정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이지만,
    실제적으로는 기원전 3,000년 전의 아주 먼~ 옛날로 거슬러가야 합니다.
    황도12궁을 포함한 많은 별자리가 이미 비빌로니아, 이집트의 기록에 남아 있으니까요.

    그리스로 전해진 별자리들은 신화와 연결되어
    밤을 외롭지 않게 해주며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특히 천동설로 유명한 프톨레마아이오스는
    AD 150년 '알마게스트'에서 48개의 별자리를 수록하였는데
    이 별자리들이
    바로 현재의 별자리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프톨레마이오스 이후 오랜동안 변함이 없던 별자리는
    대항해시대에 남반구 탐험을 통해
    남반구에 있는 별자리들이 새로 생겨나게 되었고
    북반구에서 별자리 사이사이 공간에 새로운 별자리를 만들게 됩니다.

    이 시기 별자리를 새로 만드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세사람이 있습니다.

    첫째는 폴란드의 히벨리우스입니다.
    백조와 안드로메다 사이에 도마뱀,
    사자와 큰곰 사이에 작은사자
    사냥개, 작은 여우 등 주로 기존 별자리 사이에 작은 별자리들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살쾡이자리는 살쾡이와 같은 시력좋은 사람만 볼 수 있게 한다고 만든 자리라는 밑거라말거나 이야기도 전해지지요.

    둘째는 독일의 바이어입니다.
    별자리를 집대성한 Uranometria라는 책을 만든 사람이며
    남반구 별자리를 주로 만들었습니다.

    셋째는 프랑스의 라카유입니다.
    라카유도 남반구 별자리를 왕성하게 만들었는데,
    기존의 아로고(배 이름)자리를 용골자리, 고물자리, 돛자리, 나침반자리로 분할하기도 했습니다.






    별자리가 총 88개가 있다고 했는데,
    위치상으로
    황도상에 12개(황도12궁)
    북반구에 29개, 남반구에 47개 있습니다.

    여기서 북반구, 남반구의 구별은
    흔히 알고 있는 적도의 북쪽과 남쪽이 아닙니다. 바로.....황도상의 북쪽과 남쪽을 말합니다.

    한가지 체크해야 할 점은
    자료를 찾다보니 황동에 있는 12개 이외에 북반구 28개, 남반구 48개로 되어 있더군요.
    그런데 아무리 다시 세어봐도
    북반구 29개, 남반구 47개네요^^;

    남반구의 별자리들이 더 많다는 사실이 새롭습니다.
    당연히 북반구가 많을 것으로 생각했거든요.






    요즘 IT 기술에 있어 표준을 누가 잡느냐 하는 것이 자주 뉴스에 나오던데
    1930년 국제천문연맹에서 별자리를 확정할 당시...
    동양에 대해서는 신경이나 썼겠습니까?
    그래서 별자리를 알려면 어쩔 수 없이, 우리는 그리스/로마신화를 섭렵해야 합니다.

    위표는 그리스 신들의 가계도입니다.
    거의 제우스(Jupiter)의 바람피우는 현황을 알려주는 현황표 같습니다.
    잘 보시면
    별자리 뿐만 아니라 행성의 이름도 모두 여기서 연유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별자리도 서로서로 이야기가 연결되는데
    신중의 신인 제우스가 당연히 으뜸이구요,
    신 이외의 인간중에서 최고의 영웅으로 꼽히는 헤라클레스와 페르세우스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연결된 별자리는...
    제우스: 큰곰, 작은곰, 백조, 황소, 독수리, 물병
    헤르클레스: 게, 바다뱀, 사자, 용
    페르세우스: 안드로메다, 카시오페이아, 세페우스, 페가수스






    별자리 크기를 한번 봤습니다.
    역시....남쪽 하늘에 길~~~게 늘어선 바다뱀이 가장 크군요.
    처녀자리가 두번째인 것이 놀랍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가장 작은 별자리는 남십자...그럼 북반구에서 가장 작은 별자리는...?
    저는 돌고래자리로 생각했는데
    북반구에서 가장 작은 별자리는 조랑말자리이고 다음이 화살자리였습니다.
    돌고래자는 무러 69위나 되는군요.






    가장 작은 별자리 남십자가자리...
    이 별자리는 호주와 뉴질랜드 국기에 표시된 유명한 자리입니다.

    호주의 국기에 있는 별을 보면 7개의 별빛이 나옵니다.
    이것은 호주가 6개 주[state]와 특별지구[Territory]으로 이루어진 연방국가임를 나타낸다고 하며
    그 옆에 남십자가자리가 있습니다.
    같은 별자리인데 별자리를 이루는 별의 갯수와 별빛의 삐침의 세기가 다르군요^^
    재밌습니다.






    스카이아틀라스
    성도지요^^
    요즘은 오른쪽 사진과 같은 포켓용이 나와서 쉽게 들고 다닐 수 있습니다.

    이것으로 관측은 충분하지만, 세부적인 관측을 하려면 아무래도 좀더 정밀한 성도가 필요합니다.
    바로 Uranometria !!!






    아예 성도가 책으로 되어 있습니다.

    스카이아틀라스로 보다가 처음 우라노를 보면 답답해서 못봅니다.
    웬간하면 별자리가 한페이지에 나오는 스카이아틀라스와 달리
    우라노는 세밀하다보니 성도 보다보면 이 지역이 하늘의 어디쯤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지요.
    그럴때마다
    앞에 있는 index를 한번씩 봐줘야 합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두 성도를 같이 봤었는데
    익숙해지면 스카이아틀라스 없이 Urano만 보더라도 지장이 없습니다.

    저같은 경우 관측하가다 스카이아틀라스 성도를 잃어버려서
    자연히 Urano로 고정해서 쓰게된 경우입니다.






    아까 위에서 독일의 바이어에 대해서 잠깐 언급했습니다.
    남반구의 별자리를 만든 사람중에 한사람이죠?
    그 사람이 그동안의 별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거기에 별자리 그림을 그린 "Uranometria"를 펴낸 사랍니다.
    어?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그 Uranometria????
    아닙니다.
    이름만 같은 뿐입니다.
    바이어(Johann Bayer)가 1603년에 펴낸 이책의 별자리 그림의 스타일을 보면 아마 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Uranometria 에서 Urano는 하늘, metria는 측정...의 의미가 있으니
    Uranometria=Measuring the Sky 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위 그림에서 책 제목이 Vranometria로 되어 있는데 아마 독일어여서 그런가 봅니다.




    지난 주말...6/5(토) 천문인마을엘 갔습니다.
    날씨가 애매하더군요.
    그래도 그동안 너무 바쁘고 또 별 본 지 오래간만이라
    날씨에 상관없이 천문인마을로 향했습니다.






    하늘에 구름은 많지만,
    아름다운 길입니다.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손을 밖으로 내밀어  바람의 그 물커덩 함을 손가락으로 느껴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 중의 하나가 이거입니다.
    그늘지고(건물의 그늘보다는 나무 그늘이 더 좋겠지요)
    바람이 선선히 통한 곳에서
    돗자리 펴놓고(한사람 눕기 딱 좋게 작은 은박 돗자리가 있습니다. 주말되면 항상 쌕에 넣고 다니지요)
    신발 벗고...
    양말까지 벗으면 상쾌함이 배로 높아집니다.

    거기다가....................커피 한잔^^
    캬~~~






    통상 이렇게 있으면
    누워서 책 읽다가, 또 한숨 자고 합니다.

    이날은 천문인마을에 식객과 산이라는 만화책이 있어서
    일부는 베개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읽고...

    정말 제가 좋아하는 포메이션입니다.






    망원경 설치했습니다.
    처음에는 날씨가 애매하여 조립을 안하고 그냥 꺼내놓기만 했는데
    중간에 비가 쏟아졌습니다.

    얼른 차에 다시 넣고
    나무데크에 있는 천막 아래에서 빗소리 들으며
    이맛이야...이소리야....이느낌이야....라며 얼마나 감탄을 했었는지요.






    저의 애마 志삽...






    바라보고 있으니 웬지 자랑스러워 집니다.
    그래서 그림을 그려봅니다.

    그리고 글을 남깁니다.
    "별빛에 샤워하는 하루가 되길..."이라고.

    결국 정말 별빛에 샤워하는 밤이 되었습니다.




    밤이 되었습니다.
    낮에 구름 많고 비까지....아니 거기에 더 보태어 천둥/번개까지 쳤던 상황이
    밤에는 별로 가득합니다.
    초반에 희미한 은하수도 어느순간 중간중간 쩍~쩍 갈라집니다.


    은하수 강가에서 멱감다가
    이날 시선을 끈 대상이 하나 있었으니........바로 "가젤의 도약"입니다.

    앞서 왜 별자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지
    그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아프리카에 가젤이라는 동물이 있습니다.
    속도가 무지 빠르고
    깡충깡충 뛰는...

    치타가 가장 좋아하는 녀석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 순간 속도는 치타가 가젤보다 더 빠르지만,
    가젤은 방향전환이 빨라서 그 공격을 피한다고 하더군요.






    가젤은 하늘의 별자리에서 큰곰자리와 연관이 있습니다.
    큰곰자리의 곰의 발을 보면 하나는 뒤에 가렸던지....발이 3개가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발 3곳 모두 2개의 별이 앙증맞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 모습이 가젤이 깡충깡충 뛴 자국이라고 하여 바로 "가젤의 도약"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은하수 강가를 산책하다 보니
    눈으로 보이는 가젤의 도약이,
    아이피스 시야에서도 있는 것입니다!!!






    백조자리 감마별에서 알비레오 방향으로 가다보면
    36번, 29번, 28번별이 눈에 띄입니다.






    이중에서 29번별과 28번별 사이
    아니 28번을 기준으로 옆으로 살짝만 가면
    新 "가젤의 도약"이 눈에 들어옵니다.






    옆에 ㅡ희미한 별들이 눈에 들어오기도 하지만,
    큰곰자리의 가젤의 도약 같이
    날렵하게 깡충깡충 뛰는 가젤의 모습이 은하수의 별들 사이에서도 유난히 빛이 납니다.






    이 지역은 은하수의 한 가운데인데...
    .
    가젤이 강가에 물먹으로 왔다가
    강에 빠져
    빠져나가려고 깡충 뛰는 모습일까요?

    아니면 가젤이 사는 아프리카에서는 은하수가 말랐을까요?








    매일 아침 아프리카에선 가젤이 눈을 뜬다.
    그는 사자보다 더 빨리 달리지 않으면 죽으리라는 것을 안다.

    메일 아침 사자 또한 눈을 뜬다.
    그 사자는 가장 느리게 달리는 가젤보다 빨리 달리지 않으면
    굶어 죽으리라는 것을 안다.

    당신이 사자이건 가젤이건 중요하지 않다.
    아침에 눈을 뜨면 질주해야 한다.


    -매일아침 아프리카에선 가젤이 눈을 뜬다.
    (아프리카 속담 중에서)

댓글 3

  • 김남희

    2010.06.15 08:34

    역시 천문 지도사 샘이라 틀리십니다.
    고된 업무의 스트레스는 많이 풀고 오신 것 같습니다.
    이 날 천문인 마을 하늘 어떠 했나요?
    전 열린 벗고개 하늘 놓고 집에 가려니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 김경싟

    2010.06.15 15:55

    초저녁에는 고등학생들과 함께하느라고....끝나고나니 11시반이 되었더군요.
    제대로 관측한 것은 한시간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날이야....좋았죠^^
    낮에 비가 왔음에도 습도가 그리 높지는 않았고,
    은하수가 참 좋았습니다.

    일이야....계속이죠^^;
    이것 하나 지나면 좀 낫겠지...하는 기대는 없앤지 오래입니다.
    스스로 여유를 찾아야겠지요.
    마찬가지로 여기를 벗어나면?도 어디가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있는데에서 열심히 하고,
    나중에 정말 신나서 할 수 있는 일을 차분히 찾아가야겠지요.
    농사?^^
  • 조강욱

    2010.06.15 21:49

    가젤의 도약이라는 단어를 어디선가 들어 보았는데.. 이런 의미가 있었군요 ㅎㅎ
    그림 실력이 나날이 정교해지시는 것 같습니다
    저도 아이피스로 보고 그리는 그림이 아니라, 'Naked eye'로 할 수 있는 스케치를 구상중에 있습니다
    더 리얼한 것.. 더 진짜같은 것.. 욕심은 끝이 없나 봅니다 ㅋ
위지윅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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