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2014.01.26 벗고개 - 메시에 하프마라톤(?)과 이웃사촌들
  • 조회 수: 5049, 2014-02-03 22:14:25(2014-01-29)
  • 맑은 하늘에 충동적으로 출발부터 하고 운전해 가면서 오늘의 목표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메시에 마라톤을 할 능력과 체력이 되는지 한번 알아보자'
    '그래도 달리기만 하진 말고 맘에 드는 것들은 찬찬히 보고 주변에 있는 이웃들도 한두개씩 같이 살펴보자'

     

    결과는 참패입니다. 초반부 메시에 마흔한개 찾고 체력 방전. 한시간쯤 후 올라올 것 같은 처녀자리를 기다리지 못하고 동상과 출근의 압박을 핑계로 굴복했네요.
    아침에 일어나니 허리가 살짝 뻐근합니다. ㅎㅎ 100개를 다 보려면 허리에 대책이 필요할 듯 합니다.

     

    워낙 슬로비디오라는 핀잔을 자주 듣는 느려터진 몸이기도 하고, 평소에야 빨리 빨리 찾을 필요를 못느껴 하루 밤에 열다섯개를 넘겨 본적도 거의 없는 것 같은데
    이번엔 마흔개 남짓 메시에 대상에 주변 것들 몇개까지.. 물론 한시야 주변에 보이는 것들도 많긴 했지만 삐딱한 자세로 파인더를 보고 고개 숙여 성도를 보는 시간이 평소보다 두배는 됐던 것 같네요.


    아래는 기억에 남은 것들입니다.

     

    ●  M46과 NGC2438
    근처의 M47은 파인더에서도 반짝이는 모습이 눈을 끌지만 아이피스로 본 모습은 M46이 더 마음에 듭니다. 잔별들이 잔뜩 모여있는데다 NGC2438 똥그란 고리모양 행성상성운을 품고 있어 멋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옆에 계신 최윤호님이 어디선가 나타난 처음 구경오신 분들에게 몇가지 구경을 시켜주시는데 M46과 2438도 보여주시네요. 감탄소리가 연발입니다 ^^

     

    M46_2438.jpg

    [ M46과 NGC2438 -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 M38과 NGC1907 그리고 체셔 고양이(Cheshire Cat)
    M38은 얼기설기 얽혀있는 별들의 흐름이 멋지고 조강욱님의 비즈 작품으로도 유명한 대상입니다. 더불어 그 옆의 NGC1907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잔별들이 뽀얗게 솜털처럼 모여있는 모습이 무척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M38_1907.jpg

    [ M38 (위쪽) 과 NGC1907 (아래쪽) -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M36, M37, M38은 마차부가 뜨는 계절이면 항상 잠깐이라도 찾아보는 대상이지만 파인더로도 잘 보이기 때문에 찾는 경로를 따로 생각하지 않고 그냥 파인더를 보며 망원경을 휘두르다 찾곤했는데요, 그래서 하늘 상태가 썩 좋지 않거나 하면 의외로 헤매기도 하는 대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멋진 Asterism 체셔 고양이를 알게된 이후로는 마차부에서 파인더로 고양이 얼굴을 제일 먼저 찾고 M38을 찾게 됩니다.
    체셔 고양이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이상한 고양이의 이름입니다. (체사이어로 읽어야 하나요? ^^;)
    파인더로 보는 하늘에 떠있는 이 기묘한 웃음만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지는 체셔 고양이를 보고 있으면 앨리스가 빠져들어간 어느 숲속에 와있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 (큰 망원경보다는 쌍안경이나 짧은 굴절로 볼만한 것 같습니다)

     

    cheshire_cat_skyview.jpg  cheshire_cat_skyview_r.jpg

    [ M38 남쪽의 Asterism 체셔 고양이 (사진 화각은 2도)  -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체셔 고양이를 모르시는 분을 위한 1분짜리 동영상 ^^  (http://youtu.be/W1St7sRFEEE)

     

     

    ● M105와 NCG3384, 3389
    타원은하 M105와 NGC3384, 나선은하 NGC3389가 가까이 붙어 한 시야에 보입니다. 작년 봄에 볼때는 3389는 잘 알아볼 수 없었는데 이번에는 확실히 존재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세한 모습까지 알아보기는 어려웠습니다.

     

    M105_3384_3389.jpg

    [ M105와 NGC3389, NGC3384 -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 Leo triplet(M65, M66, NGC3628) 그리고 헤매다 주운 NGC3593
    데네볼라가 산위로 약간 올라온 시간이었지만 더 올라오길 기다릴 수 없어 Leo Triplet으로 향했습니다. 지난 봄에 보았을 때보다 더 흐린 듯한 느낌이었지만 비교적 자세히 모습을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M65는 비교적 길게 늘어진 halo를 볼 수 있었는데 상당히 흐리게 느껴졌습니다. M66은 그보다 조금 더 밝은 느낌이었고 약간 얼룩덜룩한 halo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의외였던 것은 NGC3628이었는데, 고도가 낮았는데도 중앙부의 암흑대가 느껴지고 양끝으로 갈수록 halo가 넓게 퍼지는 모양을 볼 수 있었습니다.

     

    LeoTriplet.jpg

    [ Leo Triplet -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그리고 M65를 찾으려다 파인더에서 방향을 헷갈려서 반대로 가다가 우연히 주운 NGC3593입니다. 타원모양의 중심부가 밝게 보이는 은하입니다.

     

    ngc3593.jpg

    [ NGC3593 -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M81 M82 초신성
    이날 본 은하 중 자세한 모습을 보려고 가장 공을 들인 대상 2개가 바로 M81과 M82입니다.
    한번 보고 두번보고 자꾸만 보고 싶어서 여러 시간에 걸쳐서 다른데 갔다가 또 다시 보기를 반복했습니다.
    M81은 사진에 표시한 작은 별 2개를 확인하고, 아래 밝은 별들 사이로 뻗은 팔 끝까지 볼 수는 없었으나 core 부분과 나선팔 사이 어두워 보이는 부분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나선 팔을 본다기보다 어두운 부분을 보아 팔을 느끼는 수준이었던 것 같습니다. ㅋ 그것도 서쪽팔만 보이고 동쪽은 그냥 뭉개져보였습니다.

     

    M81.jpg  

    [ M81  -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M82는 중앙부 위쪽에 검게 끊고 지나가는 암흑대와 중앙부의 얼룩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주변시 훈련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껴서 최윤호님 15인치와 박진우님 15인치로 다시 비교하고 제 12인치로 돌아와 보기를 반복했습니다.
    하늘 탓인지 큰 차이가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왠지 밝기에서 차이가 느껴져 디테일도 차이가 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최윤호님은 별로 차이가 없을겁니다 ㅎㅎ 라고 하시네요. 역시 '남의 떡이 되게 커보임 증'일까요? ㅎㅎ
    초신성은 딱 보자마자 다시 사진을 꺼내볼 필요도 없이 바로 알아볼 수가 있습니다. 사실 뭐 대단한 장관을 보여준다던가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쩐지 대사건의 현장을 보는 기분이 색다른 것도 사실입니다 ^^

     

     m82-after.png

    [ M82와 초신성 - 사진: 이원세님이 올려주셨던 사진 www.virtualtelescope.eu ]

     

     


    ● 누가 주인공? M40과 NGC4290
    M40은 처음 찾아본 대상입니다. 그냥 이중성이라니까 뭐 이중성이겠지 하고 굳이 찾아볼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바로 서쪽 옆에 있는 NGC4290은 혹시 M40이 원래 이거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눈에 잘 띕니다. 밤보석에는 13등급이라고 되어있는데 생각보다 부옇고 약간 길쭉한 모습의 중심부가 잘 보입니다. 사진에서 4290 바로 서쪽에 있는 4284는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밤보석에는 M40을 기록한 헤빌리우스가 어두운 4290을 보았을리가 없다고 써있군요 ^^;

     

    M40_4290.jpg

    [ M40과 NGC4290 -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 M63과 M94
    M63은 동쪽 하늘이 썩 좋지 않았던데다 막 떠오른 녀석을 찾아보아서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더 밝게 보여서 놀랐습니다. 자세한 모습을 알아보기는 어려웠지만 밝게 보이는 core가 동서로 약간 길쭉한 타원형으로 보입니다. 아래 사진처럼 해바라기를 기대했는데 halo의 얼룩은 알아보기 어려웠습니다.
    M94는 밝은 core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작아보이고 halo까지 알아보기는 어려웠습니다.

     

    M63.jpg M94.jpg

    [ M63{왼쪽)과 M94(오른쪽) -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M63과 M94까지 보니 체력도 많이 떨어진데다 추위에 발가락이 끊어질듯함을 더이상 참지 못하고 관측을 마쳤습니다. 머리털 메시에들로 넘어가는 대신 NGC4565만 짧게 감상하고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Profile

댓글 10

  • 최윤호

    2014.01.29 03:10

    8시에 도착하셔서 8:30에 설치 마무리하시고 1시까지 거의 4시간에 메시에 40개를 보셨으니 밤새시면 당연히 다 보시는거 아닌가요? ㅎ 조용히 보셔서 이렇게 많이 보신줄 몰랐습니다. 체셔 고양이 인상적이네요. 맨눈 대상인가요? 별밝기 확인해봐야겠네요.
  • Profile

    박상구

    2014.01.29 03:23

    다른 분들은 쉬는 시간이 있다고 하시는데 저는 쉼 없이 밤을 새워야 다 보겠군요 ㅋㅋ 밤샐 체력도 문제고요...

    체셔 고양이는 약 2도 정도 영역에 펼쳐져 있는 별들인데, 맨눈으로 보이지는 않는 것 같았습니다.

  • 김민회

    2014.01.29 03:19

    애쓰셨습니다.마라톤 우승하시기 바랍니다.화이팅
  • Profile

    박상구

    2014.01.29 03:24

    ㅎㅎ... 체력 보충부터 해야겠습니다..

  • 김철규

    2014.01.29 15:42

    우승은 박상구님이십니다. 저는 오늘 공림사 갔다가 체력의 한계를 느껴서 중간에 접었습니다. ㅠ.ㅠ
  • Profile

    박상구

    2014.01.29 21:01

    멀리까지 이동하시느라 힘을 미리 쓰신 때문 아닐까요 ^^

    아무튼 쉬운 일은 아닌 듯 합니다. 저는 허리가 아파서 ㅎㅎ

  • 김남희

    2014.01.30 05:30

    이제 본격적인 마라톤 몸만들기에 들어가셨군요.. 이번 마라톤은 쟁쟁한 멤버들 등장에 박진감이 있을것 같습니다.^^
  • Profile

    박상구

    2014.01.30 19:49

    ^^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 조강욱

    2014.02.03 17:16

    저도 같은 이유로 마차부 메시에들을 항상 헤메는데요.. ㅠㅠ
    체서 고양이가 도움이 된다니 저도 한 번.. ^^
  • Profile

    박상구

    2014.02.03 22:14

    조강욱님이 헤매신다니 저는 그냥 계속 헤매도 될 것 같은 생각이...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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