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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하까지의 거리 [천문 워크샵]
  • 조회 수: 12414, 2013-06-05 07:49:05(2013-03-28)
  • 지난 포스트에서 은하를 그룹화 하는 것에 대해 알아 보았습니다.

    은하 그룹이나 은하단을 나누는 것의 가장 기초적인 단계는 은하까지의 거리를 알아내는 것입니다.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은하라도 실제로는 앞뒤로 멀리 떨어져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은하까지의 거리를 알아내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은하까지의 거리를 아는 것과 안시관측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아이피스에서 보는 은하들이 실제로는 어느정도 위치에 있는지를 알아야 머리 속으로 3차원의 우주를 상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시관측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가까운 별까지의 거리는 연주시차(parallex)를 이용한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하지만 안드로메다 은하만 하더라도 그 안에 있는 별의 연주시차를 알아낼 수 없습니다.

    허블이 안드로메다를 우리 은하 내부의 성운이 아닌 외부은하라는 것을 알아낸 방법이 세페이드 변광성 방법입니다.

    Cepheid variable의 변광주기가 길면 그 변광성의 밝기도 같이 커진다는 것을 period-luminosity law라고 하는데 이 법칙은 Henrietta Leavitt라는 여성이 20세기 초에 발견했었습니다.

    이 방법의 장점은 Cepheid variable이라는 별이 매우 밝기 때문에 꽤 멀리 있는 은하에서도 밝기 변화를 잴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수천만 광년 떨어진 은하 내부에 있는 별까지도 광도의 변화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1990년대 허블우주망원경이 올라가서 제대로 작동한 후에 가장 먼저 시행한 대규모 연구가 Hubble Key Project라는 것인데, 은하들 까지의 거리를 Cepheid variable을 이용해서 측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약간씩 더 정밀도가 높아졌지만, 우리가 안시로 보는 대개의 은하들까지의 거리가 이때 거의 확정되었습니다.

     

    Cepheid 가 밝다고는 하지만 5천만 광년이 넘어가면 광도변화를 정확히 알기가 점점 힘들어 집니다. 그래서 더 밝은 standard candle이 필요했습니다.

    이에 딱 맞는 것이 type Ia supernova입니다.

    초신성의 몇가지 타입 중에 우리가 흔히 아는,  큰 질량의 초거성이 연료를 다 소모하고 난 후 내부로 붕괴하다가 터지는 초신성은 type II 입니다.

    이것과는 다르게, 보통의 쌍성이 있다가 둘 중의 하나가 먼저 백색왜성이 된 후에 옆의 별의 물질을 빨아들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백색왜성의  질량이 특정한 한계를 넘게 되면 초신성폭발을 일으킵니다. 이 두번째 경우를 type Ia 라고 부릅니다.

    이 type Ia는 항상 특정한 질량에서 폭발을 일으키기 때문에 일정한 광도를 보이게 됩니다.

    따라서 겉보기 밝기를 측정하면 그 초신성까지의 거리를 알 수 있습니다.

    초신성은 광도가 엄청나게 높기 때문에 아주 멀리 있는 은하도 거리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아주 좋은 방법이기는 하지만 한 은하에서 100년에 한 번 정도만 일어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외에 은하내부의 별의 속도 또는 수소gas의 속도 등을 이용해서 경험적으로 은하의 광도를 알아내는 방법을 쓰기도 합니다.

    나선은하에서 수소가스의 속도를 이용하는 것을 Tully-Fisher 법이라고 하고, 타원은하에서 별들의 속도분포를 이용하는 것을 Faber-Jackson 법이라고 부릅니다.

    이런 방법들은 물리법칙으로 도출해낸 것이 아니라 경험적으로 맞춰낸 것이기 때문에 신뢰도가 약간 떨어지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들과 세페이드법, type Ia 초신성 법들이 서로 비슷한 거리를 보여 준다면 그 은하의 거리를 신뢰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NASA에서는 NASA Extragalactic Database라는 웹사이트를 운영합니다.

    http://ned.ipac.caltech.edu/forms/byname.html

    여기에 들어가서 원하는 은하의 이름을 입력하면, 그 은하에 대한 정보가 모두 나옵니다.

    그 중에 거리 정보를 찾아 보면 지금까지 연구되었던 결과에 대한 평균값등이 나오는데 이것이 현재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소스입니다.

     

    마지막으로 언급해야 할 것은, 은하의 후퇴속도(recession velocity)를 이용해서 은하의 거리를 측정하는 방법입니다.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아실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멀리 있는 은하는 더 빨리 멀어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H-alpha line이 원래는 656nm에서 나와야 하는데, 어떤 은하를 분광했더니 656nm보다 1% 늘어난 661.5nm(656+6.5)에서 나온다면 이 은하는 광속의 1% 속도로 멀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 은하의 recession velocity는 3,000 km/s가 되는 것이고(광속의 1%), 이 은하의 z 값(redshift value)이 0.01이라고 표현합니다. 여기까지는 비교적 쉽게 측정이 가능합니다.

     

    은하의 후퇴속도를 이용해서 은하까지의 거리를 알려면 허블상수가 얼마인지 알아야 하는데 위의 Hubble Key Project와 WMAP위성이 측정한 Cosmic Microwave Background 등을 통해서 알아낸 허블상수가 22km/s/Mly(72km/s/Mpc) 이었습니다. 그런데, 플랑크 우주망원경을 통해서 나온 데이터가 며칠 전에 발표되었는데, 이에 따르면 허블상수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약간 작다고 합니다. 대략 20km/s/Mly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위의 은하의 거리는 3,000/20 Mly가 되겠습니다. 즉, 1억5천만 광년 떨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으로 멀리 떨어진 은하의 대략적인 거리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초은하단 내의 은하들은 우주의 팽창보다 서로 간의 중력이 더 많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 방법을 쓰기가 곤란합니다.

    예를 들어, Virgo cluster의 앞쪽에서 cluster 중심쪽으로 끌려 들어가는 은하는 원래 우주의 팽창에 은하자체의 고유속도가 더해지기 때문에 아주 큰 후퇴속도를 보이게 되고,

    반대로 Virgo cluster의 뒤쪽에서 cluster 중심으로 끌려 들어오는 은하는 우주의 팽창속도에서 은하자체의 고유속도를 빼줘야 하기 때문에 작은 후퇴속도를 보이거나, 심지어는 후퇴하지않고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듯이 보이기도 합니다.

    다만 우리 초은하단의 은하들 중에도, 서로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은하들이, 같은 후퇴속도를 가진다면 아마도 같은 거리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상으로 은하들까지의 거리를 재는 방법을 알아 보았습니다.

    이는 가까운 은하들을 그룹화 하는 것 뿐 아니라,

    다음 포스트에서 얘기할, 서로 붙어 있는 듯이 보이는 은하들이 서로 같은 거리에 있는 것인지, 또는 앞뒤로 멀리 떨어져 있는데 우연히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지를 알고자 할 때 반드시 필요한 과정입니다.

    또한 우리 우주의 지도를 그릴 수 있게 해 주는 도구이기도 하고,

    더 깊게 들어가면, 초기의 우주가 어떻게 생겼는지,

    우주가 무엇으로 이루어 졌는지 까지 들여다 볼 수 있는 끈이기도 합니다.

     

댓글 1

  • 박한규

    2013.03.28 21:30

    머리 속 어딘가에 있는 지식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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