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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벌과 행복 사이
  • 조강욱
    조회 수: 4971, 2009-05-30 22:45:09(2009-05-30)


  • 내가 남들한테도 주문처럼 외우는 얘기가..

    '날 좋고 그믐인데 별보러 안 가면 천벌 받는다'는 거였는데..

    5월 29일 금요일 하늘은 천벌을 받을지 안받을지 판단이 무지 어려운 날이었다

    그믐은 그 전주 토요일.

    하지만 그 날은 구름이 가득.. 처제 집들이가 겹친 날이라

    천벌을 받아야 하나  아니면 가족도 친척도 모르는 나쁜놈이 되어야 하나 고민했었는데

    마침 끼어준 구름돌이가 어찌나 반가운지 ㅡ_ㅡ;;

    하지만 다음날 (일요일) 낮부터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하여 월화수까지..

    이 파란하늘 보기 어려운 봄날에 연짱 4일이 맑다니..

    억울해서 안되겠다

    토요일은 다른 일정 때문에 안 되니깐.. 금요일날 간다.. 무슨수를 써서라도 간다..

    이번주는 간만에 줄줄이 야근.. 월화수 평균 한 3시간밖에 못 잔듯 ㅡ,ㅡ

    목요일엔 금요일 휴가를 위해.. 이틀동안 해야 할 일을 하루에 압축해서 다 하고 보니..

    시간은 이미 자정을 훨씬 넘겨서.. 금요일 새벽 6시가 되었다 ㅡ_ㅡㅋㅋ

    사람들 퇴근할 때.. 내일 휴가니까 담주에 보자고 인사했던 놈이 아침에 또 보이면 쪽팔리니깐..

    누가 볼까 싶어서 비상엘리베이터를 타고 새벽 6시반에 몰래 퇴근.. ㅎㅎ

    열심히 페달을 밟고 집에 와서 구름사진을 보니 언제나 '예고된 관측'에서 그렇듯..

    무지무지 애매한 구름사진.

    뭐 시간은 많이 남았으니깐.. 우선 잠을 보충하자

    얼마나 잤을까. 김남희님의 전화로 잠을 깨고.. 하늘을 보니 그저 뿌옇다..

    자폐정한테 call.

    날씨 예측만큼은 무지무지 긍정적인 사람인데..

    그냥 딱 잘라서 오지 말라고 한다

    어제도 육안 한계등급 2.5 였다나 ㅡ,ㅡ;;;

    위성사진을 보니 넓은 구름대가 북한에서 남한으로 올랑말랑 하는 상황..

    휴가까지 냈는데.. 이게 무슨 테러냐.. 주중에는 그렇게 날씨 좋더니....


    어떻게든 간만의 휴가를 가치있게 써야겠다는 생각에 깨끗이 관측을 포기하고

    마님이 운영하시는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버스를 타고 가고 있는데..

    하늘은 왜 이리 파란 것인가!!

    움...움.. 마님한테는 관측 안 가겠다고, 어린이집 가서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는데....

    내 경솔함에 스스로 비난함과 동시에, 어떻게 하면 별보러 갈 수 있을까 계속 머리를 굴렸다

    어린이집에 와서 구름사진을 보니 남진하던 구름들이 모두 소멸하여 깨끗한 하늘이 기대되는 상황.

    음.. 밤에 좋을 거 같은....

    다시 회원들께 전화하여 동향을 파악한다

    천문인마을. 또 다른 어떤 곳. 또 어떤 곳..

    마음이 혼란스럽다



    마님께는 안간다고, 가족과 놀겠다고 공언했는데.

    무려 1시간만에 간다고 뒤집으면 머라고 할까



    어린이집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파랗고 투명하기만 하다



    결국.. 어린이집 일 도와주고 밤에 늦게 떠나기로 했다

    처음에 계획했던 대로 그냥 아무생각 없이 천문인마을로 출발했으면

    괜히 머리 아픈일도 안 생기고

    그냥 하고싶은 대로 할 수 있었을텐데..

    늦게가고 마님 기분 상하게 하고....

    내 경솔함에 스스로 반성한다 ㅡ,ㅡ;;



    그러다가.. 저녁 쯤에 잠깐 밖에 나와보니 해가 기우는 서쪽 하늘은 구름 바다.. ㅡㅡ;;;



    괜히 무리해서 갔는데 날씨도 안좋을 것 같은 느낌이라

    별보러 늦게 출발하기로 한 것을 다시 뒤집어서 안가기로 했다



    그리고는 집에 오는 차 안에서 마님께 계속 동의를 구한다

    '나 잘했지?'

    '나 대단하지?'

    '내 결단 어때?'



    집앞에서 간단히 외식을 하고 하늘을 보니 서쪽 하늘에 초승달이 걸려있다



    '그래 달이라도 봐야겠다'



    광속의 스피드로 애기 목욕을 시키고 베란다에 셋팅해 놓은 달용이를 들고



    허겁지겁 아파트 단지내 놀이터에 나가보니



    이미 달은 놀이터 담벼락 아래로 사라졌다



    이 허탈함이란..... ㅡ_ㅡ;;;;



    천벌이 두려운 nightwid.  수위아저씨를 꼬셔서 평소에는 잠겨있는 아파트 옥상을 따고 올라갔다



    낑낑대고 장비를 옮겨서 설치를 마치고 나니......



    먹장구름이 몰려와서 순식간에 달을 형체도 없이 먹어치웠다



    요플레를 하나 까먹으며 15분을 더 기다렸건만.



    달은 다시 나오지 않는다



    이런 제길슨..... ㅡ_ㅡ;;;;;;



    나 뭐한겨......



    괜히 우울하고 억울하다..



    가야 되는 거였나..



    아닌데 나는 간만에 집안일에 참여해서 잼있게 놀았는데?



    뭐가 맞는 것일까



    별도 보러 가야 하고



    좋은 아빠도 되어야 하고



    든든한 남편도 되어야 하고



    다른 분들은 어떻게 星생활을 하시는지.. 가정과 회사와 어떻게 밸런스를 맞추는지.. 궁금합니다 ㅡ_ㅡㅋ



    금요일 밤을 허망하게 보내고 토요일 아침이 되었다



    다행히.. 밤새 날씨는 자폐정의 예언대로 그저 그랬던 것 같다



    보면 안되는데.. 오늘(토요일 밤)의 기상청 위성사진에 자꾸 손이 간다



    이 상황은.. 밤이 되면 깨끗하게 개는 분위기



    젠장~~!!!!



    나는 오늘 다른 모임에 나가야 한다



    간다고 했다가 안가면 완전 생매장 되겠지



    오늘이 지나면 이번시즌은 끝.



    그냥 다 팽개치고 떠나야 하는건가...



    모르겠다 ㅡ_ㅡ;;;



    별이 뭔지....













                                       Nightwid 我心如星

댓글 4

  • 김남희

    2009.05.31 00:25

    강욱씨의 글은 항상 "뚜비 꼰띠뉴" 가 되야 할것같고.. 흐뭇해 집니다.
    [신춘 문예 공모전]에 입성해 당당히 장원급제하셔도...

    지난밤 천안 하늘문은 초저녁 서쪽하늘 달덩이쪽만 잠깐 열렸지요. 별찌네는 어땠을까?? 강욱씨,윤호씨는 더 알찬시간 보냈군요.
    그구름놈땜에 뭉칠것 같았던 멤버 4명이 전국으로 따로 놀았구요.

    9시반 조금 넘었을까 보이는건 희미한 스피카 달랑하나 잠시뒤 억지로 북쪽하늘 미자르,알코르를
    망원경으로 간신히 찾았고 이어 가물거리는 베가, 입실론1,2를 분해 하려 시도 했지만 실패..

    예진이를 간신히 재우고 11시40분부터 마당에 앉아 웬만큼 떠오른 m57을 겨냥 했는데
    우리집 베란다보다 못하더군요. 목성 올라 올때가진 있으려 했는데... 멍하니앉아있다 시계를 보니 12시51분 망원경과 성도는 웬간히 젖어있고 철수결정!!!

    6시30분 예진이가 깨웁니다.배고프다고
    대충 아침해먹고 장모님이 가꾸던 상추,마늘텃밭에 물주고 청소한판..
    집에오며 경식씨,강욱씨,윤호씨 지난밤 어찌 보냈을까???
    산내음,풀향기는 실컷 마셨습니다.

    오늘 좀 피곤 할거 같군요
  • nightwid

    2009.05.31 17:15

    결국 과천에서 눈 뻔히 뜨고서 토요일의 맑은 밤하늘을 그냥 보냈습니다
    사회봉사활동(?) 했으니 천벌은 면하려나.. ㅡ_ㅡ;;
  • 이준오

    2009.06.02 06:05

    관측기 써야하는데... 숙제한 것은 달랑 2개라 현재 짜집기라도 할까 하며 생각중인데...관측기 안쓰믄 천벌 받겠죠?..-,.-ㅋ
  • 조강욱

    2009.06.02 08:33

    음 관측기 천벌 기준은 양보단 질로 판단하고, 썼나 안썼나 Y/N으로 천벌을 내릴지 말지 결정하는 것 같으니 일단 어쨋든 올리심이.. ㅡ_ㅡ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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