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 스케치/사진 ~☆+

  • [M15] 우주의 평화(Pease)를 찾아서 [스케치]
  • 조회 수: 10631, 2016-09-20 02:23:38(2016-09-08)


  • 15번은 가을 하늘에서 가장 찾기 쉬운 구상성단이다.

     

    페가수스의 가장 눈에 띄는 별인 Enif 바로 근처기 때문이다

     

    보이는 모습 또한 그냥 저냥 준수하고 말이다

     

    (뱀주인 구상 애들처럼 히마리 없지는 않다)

     

     

    물론 그 크기와 밝기는 더 남쪽의 M2를 능가할 수 없지만..

     

    지정학적 편리성으로 오히려 인기는 더 좋을 듯.


     

    [ M15 & Pease1 - 인제 상남면에서 조강욱 (2011) ]

    m15.jpg

     

     

    15번은 직시(Direct vision)로 볼 때와 주변시(Averted vision)로 볼 때의 크기 차이가 많이 나는 대상이다

     

    보통 주변시를 쓸 일이 없는 밝은 메시에 구상성단 중에서는 특이한 현상이다

     

    직시로 보면 작아졌다 주변시로는 커지고 직시로는 다시 작아지고..

     

    (아래 설명에서 노란색 원 안의 별들이 보였다가 사라졌다가..)

    M15_des.jpg

     

     

    Blinking Nebula로 유명한 백조자리 행성상성운 NGC6826에 빗대어 생각해보면

     

    Blinking Cluster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사실 M15는 Blinking Method라는 나름 최고급 기술(?)을 적용해야 하는 대상이다

     

    바로 성단 내의 행성상성운, Pease1을 보기 위함이다.

     

    이건 시선방향에 겹쳐 보이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구상성단 내에 위치한 행성상성운이다

     

    전 하늘에 단 4개 뿐인 행성상성운 품은 구상성단..


    (이건호 作, 2004년)

     

     

    그러나 그것을 보는 것은 일반적인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

     

    구상성단의 별들을 하나하나 분해해서 그 중에서 행성상성운 원반을 찾아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략적인 순서를 보면 이렇다

     

    M15 한쪽 구석에서 사다리꼴을 찾는다


         

     


    사다리꼴을 이용해서 A~E까지 찾는다


           

     


    E에서 이동방향으로 28“ 이동하여 별이 아닌 무언가를 찾는다


        

     


    참 쉽죠?

    ross.jpg

     

     

    현실은.. 어지간한 날에는 시작점인 사다리꼴 조차 찾을 수 없는 날이 대부분..

     

    ~이 되는 날이면 (1년에 몇 번씩은 시상도 투명도도 좋은 날이 있다)

     

    이제 마지막 단계의 기술을 걸어야 하는데.. 이것이 Blinking Method이다

     

    행성상성운 관측의 치트키인 O필터를 아이피스에 체결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피스와 눈 사이에서 손으로 O를 반복적으로 넣었다 뺐다 하는 것이다

     

    눈 앞에 O가 있으면 별빛은 죽고 행성상성운만 밝아지고

     

    O를 치우면 순간적으로 별빛이 밝아지고 행성상성운은 어두워진다

     

    이것을 1초 단위로 반복하면 행성상성운만 깜빡깜빡.. 구상성단의 별빛은 반대로 빡깜빡깜..

     

     

    2001년에 나의 스케치 스승인 윤정한님께 지나가는 말로 들은

     

    “15인치면 Pease1 정도는 봐야 하는거 아니야?” 한 마디에

     

    10년을 Pease1을 쫓아다니다가

     

    2011년 어느 맑은 날 인제 어느 깊은 산속에서 암막을 뒤집어쓰고 한시간여를 깜빡깜빡...

     

     

     





















    쪼그라든 성단 한 귀퉁이에서 작은 혹이 하나 튀어나온 것을 확인하고서

     

    pease1.jpg


     

    오랫동안 같이 Pease1을 찾아 헤메던 이한솔님과 얼싸안고 기쁨과 감격을 나누었다

     

    사방 수십 km에 아무도 없을 그 외딴 산속의 새벽에 말이다.

     

     

    하아.. 대체 Pease1은 왜 봐야 하는 것일까?

     

     

     

     


    pease1_nightwid.jpg

     


    ※ Pease1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아래 링크로 대신한다

    찾는 방법 http://www.nightflight.or.kr/xe/inform/30445

    관측 기록 http://www.nightflight.or.kr/xe/observation/33742





                                                              Nightwid 無雲


댓글 2

  • 김남희

    2016.09.09 17:10

    이 세상에는 Pease1을 본 사람과 안본 사람 둘로 나뉜다죠....ㅎㅎ
  • 조강욱

    2016.09.20 02:23

    ㅋㅋㅋ 앞자리에 끼어서 다행이네요 ㅠㅠ

위지윅 사용
  조회  등록일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0047
  • 스케치
  • 내가 별나라에서 가장 헷갈리는 것 두 가지가 있다면 하나는 막대세포와 원뿔세포의 기능이고 또 하나는 M65와 M66의 모양이다 어찌 그리 봐도 봐도 헷갈리는지 ㅠㅠ ※ 출처 : 구글 검색 막대세포 원뿔세포는 책을 만들면서 정리하니 이제 안 까먹을 것 같고 ㅎ 65 66은...
2017-04-14 16:08:00 조강욱 / 2017-04-10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0171
  • 스케치
  • 2016년 벗고개의 봄, 메시에 스케치 연작 중 봄철에 남은 은하들을 모두 정리해보니, M64, 검은눈 은하 하나만 마지막으로 남아있다 이 명작을 내가 왜 이리 오랫동안 남겨두었을까.. 64번의 포인트를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그 날을 기다린 것이지. 검은 눈의 화룡점정...
2017-04-03 05:31:03 / 2017-04-03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2676
  • 스케치
  • 내가 그린 110장의 메시에 스케치 중에 특히 마음에 들지 않는 대상이 몇 개 있는데, 그 중 63번과 67번이 있다 두 장의 공통점은 100% 이상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99%와 100%의 차이는 만든 사람만 아는 것이지만 그 만든 사람은 그 그림을 볼 때마...
2017-04-14 16:08:21 조강욱 / 2017-03-24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9873
  • 스케치
  • 2015년 9월의 어느 일요일 낮, 아침부터 날이 너무나 좋다 다음날은 월요일이지만.. 자정까지만 보고 오겠다고 마나님께 결재를 받고 홍천으로 달렸다 여름철 남쪽 별자리들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궁수 전갈의 작은 성단들을 모조리 쓸어 담으려고. 모처럼만에 해가 ...
2017-03-12 04:26:36 / 2017-03-12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9868
  • 스케치
  • 어려서부터 무언가 숫자 외우는 것을 좋아했다 주입식 교육의 폐해일까? 초딩 저학년때 구구단 잘 외운다고 칭찬받은 이후로일까 2곱하기 2곱하기 2곱하기...를 2의 30승까지 외우고 국사책의 연도를 외우고 친구들 전화번호 외우고.. 남들 관심없는 '(먹고 사는 데) 쓸...
2017-03-11 04:51:50 / 2017-03-11
thumbnail
  • 김민회 조회 수: 7646
  • 스케치
  • 월령 8.9일의 달 입니다. (검은지에 파스텔 2017년3월 8일) 과천에서 매수팔 때 박진우님은 달 아래 위에 파랗고, 붉은 색감이 보인다고 했습니다. 당시에 같이 있던 저는 동의하지 못했고, 님에게 재 라식 수술을 권했습지요 ㅎ. 하지만 귀가하고, 약~ 24시 경에 다시 ...
2017-03-13 23:15:19 / 2017-03-11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1130
  • 스케치
  • 87과 58을 그린 페이지 밑에 59와 60을 나누어 담으려 하니 아니 얘들이 한 시야에 보이네.. 사랑해요 에토스 ♡ 이미 그려놓은 4분할 바둑판의 아래쪽 세로선을 지우고 길게 구도를 잡아본다 60번은 4647과 함께 멋진 커플을 이룬다 '멋지다'는 것은 상당히 주관적인 개...
2017-03-04 05:52:00 / 2017-03-04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1439
  • 스케치
  • 안시로, 또는 사진으로 메시에 전 대상을 관측한 사람은 꽤 많다 하지만 M59가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스케치를 한 나조차도 메시에 마라톤 순서인 "T2 옆에 58-59-60" 밖에 기억이 나지 않아서 내 스케치를 다시 찾아보았다 작은 솜뭉치. ...
2017-02-28 04:18:48 / 2017-02-28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2538
  • 스케치
  • 밤하늘에는 여러 전설이 있어 그중 처녀자리에는 T 3형제의 전설이 대대로 내려오고 있지 꽃샘 추위가 기승을 부릴 2월말 무렵이면 성미 급한 별쟁이들은 강원도의 산속에서 밤새 추위에 덜덜 떨면서도 새벽까지 망원경을 놓지 못하는 거야 바로 메시에 완주의 마지막 ...
2017-03-04 07:55:14 진진아빠 / 2017-02-25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1612
  • 스케치
  • 하늘에 57 같은 아이가 또 있을까? 망원경이 크던작던 서울이던 시골이던 초보라도 고수라도 맑던 흐리던 천정인지 지평선인지 아무 관계 없이 57번 고리성운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온전히 모두 내어준다 (이 봉사는 11번이나 42번의 그것과는 또 다르다) 그리고 ...
2017-02-17 04:31:14 / 2017-02-1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