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별아띠 천문대에 다녀왔습니다.
  • 이욱재
    조회 수: 8219, 2011-03-07 06:37:42(2011-03-07)
  • 안녕하세요 이욱재입니다.

    지난 금요일에 너무 좋은 하늘을 만나 별아띠에서 즐거운 시간을 갖었습니다.

    부족하지만 너무 즐거운 관측이었기에 부끄러운 관측기를 올려봅니다.



    금요일에 예정되었던 별아띠에서의 번개덕에 하루종일 하늘만 바라보며 노심초사했습니다.

    이렇게 맑은 하늘이 금방이라도 구름으로 바뀔까 하며 조바심을 냈지요.

    다행히도 이런 내 맘을 알아주셨는지 하늘은 저녁과 관측이 끝날때까지 맑고 쾌청함으로 보답하였습니다.



    봄이 오면 으레 찾아오는 황사와 궂은 날씨때문에 관측이 가능한 날이 적어 봄 관측은 별로 해보지 못했었습니다.

    또 야삽이와 함께 한 이후로 올 봄에는 처녀자리 은하단을 꼭 보고싶은 목표가 있었기에 월령이 맞을때 좋은 하늘을 꼭

    소원했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금요일이 그런 날이었습니다.

    너무나 기분 좋고 너무나 흥분되더군요.토요일과 일요일에 출근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망설여지지도 않더군요.



    8시가 조금 넘어 별아띠에 도착하니 들국화님께서 반겨주시고 손수 만들어 주신 기가 막히게 맛있던 산채비빔밥을 대접해

    주십니다.

    밝은 미소로 반갑게 맞이해 주시고 좋은 음식으로 대접해주시는 친절하신 들국화님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하늘을 보니.....너무나 많은 별들이 말 그대로 하늘에 알알이 박혀 있더군요.

    그밑에 관측소에 자리한 김도현님의 18인치 돕과 박영수님의 돕과 C9.25등 많은 장비들이 올라와 있습니다..

    옥이님의 적도의인 모닝컴을 처음 보았을때 사진으로만 보았던 그 멋진 붉은색이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침이 저절로 꾸울꺽 하고 넘어가더군요.



    오늘의 목표는 지지부진했던 메시에목록을 모두 관측하는것과 더불어 처녀자리 은하단을 돌아보는것,그리고 행운이 있다면

    김명진님이 내주신 숙제인 3C273을 관측하는것이었습니다.



    먼저 사자자리와 게자리,그리고 머리털자리의 메시에 목록을 하나씩 찾아봅니다.

    그중 게자리 M67은 참 멋진 산개성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운데 살짝 뭉쳐져 있는 별들을 중심으로 체인들이 바깥으로 뻗어나가는 모습들이 흡사 별들로 은하를 그려놓은듯 하기도

    하고 한송이의 꽃을 그려놓은듯도 합니다.

    참 멋진 대상입니다.



    M46

    관측을 하다가 문득 김도현님의 18인치로 보여주시는 M46을 보고 감탄했던 일이 떠올라 야삽이(XQ-10)로도 찾아보았습니다.

    M46의 백미는 누가 뭐라고 해도 2438인것 같습니다.

    몇번 찾아 보았던 대상으로 쉽게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이피스로 보는 순간 "아~"하는 탄식이 저절로 나옵니다.

    성단과 함께 보이는 2438의 모습은 둥둥 떠있는듯한 모습으로 마치 입체적인 모습으로 다가와 보입니다.

    갈길이 바쁜데도 불구하고 넋을 놓고 바라본 대상입니다.



    큰곰자리

    큰곰자리는 저에게 있어 참 미스테리한 별자리입니다.

    가장 친근한 북두칠성이고 커다란 별자리라 쉬워보이는데도,아직 큰곰자리의 메시에 대상을 보지 않았다니.....

    어려운 별자리나 어두운 별자리의 대상들은 다 바라보았느데,왜이리 무관심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것은 아무래도 M82와 올빼미 성운 M97입니다.

    하늘이 좋아서 그런지 M82의 암흑대가 참 잘보입니다.

    10인치로 이정도 보이는구나...라고 말을 해주는듯합니다.

    뿌듯뿌듯합니다. 하늘이 좋지 못한 탓도 있었지만 예전에 5인치로 보았을때는 길쭉한 은하로만 관측이 되었는데 말이죠.



    올빼미 성운은 그 두눈이 보여야 하지만 원형의 성운가운데에 또렷하지 못한 올빼미 눈이 보일락 말락합니다.

    사진으로만 보아온 터라 약간 실망이지만 그래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부자은하인 M51도 제가 직접 찾아본것은 처음이었습니다.

    ㅋ~얼마나 북두칠성과 인연이 없었던가....

    두개의 은하가 연결된 모습이 살짝 보일것도 같다...라는 느낌과 M51의 은하나선팔이 느낌만 느껴지는 듯하게 보입니다.

    김도현과 박영수님께 보여드렸더니 은하가 빙글빙글 돌아가는구만.....하고 말씀하시는데,같은 대상 다른느낌?ㅎㅎ

    아마도 저는 안시에 대한 훈련이 더 필요하다는것을 배웁니다.



    M101은 생각보다 많이 어두웠습니다.

    흡사 작은 M33을 보는듯한 느낌입니다.

    이 대상도 사진으로 많이 보아왔던 대상으로 그 멋진 모습을 기대했지만,"그건 니생각이고~"를 여지없이 확인합니다.

    단지 흥미로왔던것은 은하가장자리에 응축된 밝은 부분을 보았는데,밤보석에서 보면 이온화 된 수소 가스의 덩어리라고 해서

    각각의 대상구분이 있는데,그것까지 자세히 관측할 만한 여력이 아직은 되지 않습니다.

    다음에 다시 자세히 관측해 보고 싶은 대상입니다.



    머리털 자리를 관측하는데,김도현님께서 4565을 관측해 보라고 하십니다.

    정말 멋진 은하라고 소개해 주셔서,찾아 보았는데.....제가 본 은하중에서 가장 멋진 은하중 하나입니다.

    가늘고 길쭉한 측면은하에 가운데 은하의 핵이 둥글게 보입니다.

    책에서 보나 사진으로 대해 왔던 측면은하의 모습이 그대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참 늘씬하게 잘 빠진 멋진 은하입니다.



    그리고 나서 드디어......처녀자리 은하단.......

    처음 데네볼라에 파인더를 위치해 놓고 가슴이 두근두근 거립니다.

    정말 한번 해보고 싶었던 일이기도 하고,과연 내가 길을 잃지 않고 제대로 여행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흥분과 함께

    교차합니다.정말 두근두근합니다.

    일단 제 실력이 부족하여 각각의 그 많은 은하를 구분할 능력이 되지 않기에 NGC대상들까지는 욕심내지 않고 은하단 내의

    메시에 대상들만 바라보기만 하기로 목표했습니다.

    꾸울꺽 하고 마른침을 삼키고 나서......



    24번 별을 시작으로 하나 하나 호핑해 갑니다.

    나름대로 길잡이 별들이 징검다리처럼 연결되어 잘 찾아들어가는것 같습니다만....M99에서 M91로 건너뛰기로 계획했었는데,

    별들이 잘 연결되지 않고,너무 긴장한 나머지 집중력이 떨어져 다시 돌아가고,다시 돌아가기를 반복했습니다.

    다행히도 6번별이 있는 체인의 모습이 찾기 쉬워 다시 시작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처녀자리은하단에서 가장 많이 본 대상이 6번별의 체인이네요^^

    가까스로 M91에 도착한후 마카리안체인에서 길을 또 잃어버리고,박영수님도 도움으로 다시 길을 찾고해서 겨우 M61로 빠져

    나왔습니다.

    그리고 멀리 떨어져있는 M104 솜브레로 은하로 마무리하였습니다.

    저절로 휘유~하는 한숨과 함께 마음속에 가득한 환호성이 느껴졌습니다.



    한가지 미련이 남는것은 처녀자리 은하단내를 여행한다는 느낌으로 호핑하였기에 은하 하나하나의 모습을 확인차원에서만

    바라보았다는것인데,다음에는 좀 더 시간여유를 가지고 바라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다른 NGC대상들도 포함해서 한번 더 여행해 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아뭏든 처녀자리를 빠져나오니 파인더를 바라보던 눈과 너무 힘주어 질끈 감았던 왼쪽눈이 너무 아프더군요.

    그래도 마음이 정말 흡족합니다.



    M104 솜브레로 은하는 참 멋진 대상입니다.

    특히 그 특징인 가운에의 암흑대는 참 멋있기도 하고 내가 바로 솜브레로야 하고 말하는듯합니다.

    은하단의 마지막 대상이기도 하고 직접 바라본다는것이 신기해서 여유있게 관측한 대상이기도 합니다.



    3C273은 관측하기 위해서 김명진님의 챠트와 더불어 야간비행에 기술되어 있는 글과 사진을 참조하여 오랫동안 준비했습니다.

    인터넷에서도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의 정보들을 프린터해서 파일에 넣고 많이 준비했던 대상인데,정말 어려운 대상이더군요.

    적어도 제 수준에서는 학교 기말고사만 보다가 갑자기 경시대회 치루는 느낌이었습니다.

    우라노를 보고 접근할 수 있는 곳까지 접근한 후에 아이피스 시야로 호핑하였습니다.

    아이피스를 이용하여 호핑하는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더군요.

    실시야도 생각외로 좁고 준비해간 상세챠트와 비교해서 한땀한땀 전진해가는데,여간 힘든것이 아닙니다.

    도착하고 나서,기역자로 되어 있는 별들중 목적지를 특정해서 관측하였습니다.

    그냥 별인데,특별한 대상이라는 이유로 박영수님과 김도현님께도 보여드리고,정말 어렵게 얻은 성과에 대해 은근 자랑모드로 돌입했습니다.

    아이피스호핑을 해보았다는데,정말 하나의 경험을 쌓았다는 생각이고,특별한 대상을 보았다는것에도 기분이 좋습니다.

    수많은 별들중 하나일 수 있는 대상이지만 마음에 깊히 각인할 만한 대상인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바다뱀자리의 M63과 M83을 끝으로 메시에를 끝냈습니다.

    메시에 대상을 한번 훓어보는데,약 2년 남짓한 시간이 흘렀습니다.

    기쁘기도 하지만 너무 게으르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너무 메시에 일주에 욕심을 내다보니 궁수자리와 처녀자리를 여행할때 대상 갯수에만 집착한 나머지 자세히 그 대상

    을 즐기는 일에는 너무 등한시 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다시 한번 메시에를 하나하나 보면서 그 대상의 아름다움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그게 아름다운 대상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런지.....하고 생각해 봅니다....



    관측하는 내내 시작하는 별지기분들을 위해 대상들을 보여주시고 설명해주시는 친절하신 김도현님과 박영수님을 보면서,

    저도 그래야 하는데 너무 관측에 열중하다 보니 저는 그렇지 못한것 같아 아쉽고,죄송스럽고 그렇습니다.

    다음부터는 저도 더 적극적으로 별을 나누는 일에 동참해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바라본 토성의 아름다움을 각자의 망원경으로 번갈아 보면서 느껴보았습니다.

    누구의 장비가 더 좋다는 자웅을 겨루는것 보다는 아름다운 토성을 재미있게 느낀다는것에 의미가 있었던것 같습니다.

    잘잘히 분해되는 M13과 둥근 도너스인 M57도 관측을 즐겁게 마무리 하는데 마지막까지 미소짓게 합니다.

    18인치로 분해되는 M13은 입체감까지 선사해 주더군요.



    아직도 흥분에서 벗어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눈앞에서는 파인더 시야가 아직도 아른거립니다.



    참 좋은 취미이고,참 좋은 별하늘인것 같습니다.

    그리고 참 좋은 분들과의 설레이는 관측이 항상 즐겁습니다.

    어서 또 한번의 설레임이 기다려집니다.



    별선배님들과의 즐거운 관측이 또한번 성장하는 별지기가 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성장하는 별지기가 되겠습니다.그리고 설레임도 항상 간직해야지요.

    암튼 정말 즐겁고 흥분된 관측이었습니다.

    부족하지만 긴글 읽어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댓글 7

  • 김재곤

    2011.03.07 06:52

    언제나 좋은 관측기로 마치 즐겁게 해 주시는군요. 저도 올해는 드문 드문 살펴본 메시에 마무리하려고 하는데, 이욱재님의 글이 항상 긴장하게 만듭니다.
  • 이준오

    2011.03.07 07:07

    아마도 메시에 목록 중 맨 마지막에 본 목록 그 반호는 평생 잊지않으실 겁니다...^^

    저는 73이 맨 마지막 넘이었는데 이제 이넘만 정복(?)하면 끝이다라는 기대로 열씨미 쳐다보고 보고 또 봐도 아무리 봐도 별만 땡땡~ 4개뿐이더군요.
    그 덕에 그 밤 얼마나 삽질한것 생각하면...-,.-ㅋ

    암턴 진심으로 메시에목록 완주하신 것 축하드립니다, 그럼 이제 메시에마라톤의 길을..ㅋㅋ
  • 정기양

    2011.03.07 16:45

    하나의 이정표를 완주하신 것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산 넘어 산이겠지만...

    앞으로 많은 발전과 많은 즐거움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그 즐거움을 저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에게도 나누어주시기를... ^^
  • 김남희

    2011.03.07 18:15

    메시에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망원경에 대한 사랑이 애틋하시더니 좋은 소식이 들리는군요.
    항상 모범적인 별쟁이의 모습을 보여주는 수린아빠님 ..
    그럼 4월2일 만나요....ㅋㅋ
  • 김병수

    2011.03.07 19:42

    짝짝짝...축하드립니다.
    읽는 제가 다 희열과 흥분을 느끼네요.
  • 조강욱

    2011.03.08 03:28

    1. 첫 메시에 일주를 축하드립니다!
    저는 두번째 일주 중입니다.. ㅎㅎ

    2. 북반구에 나선은하形 산개성단이 있다면, 남반구에서 나선은하形 구상성단과 PN이 있더군요 ㅋ
    NGC362와 NGC5189를 보면서.. 남천에는 나선팔이 넘쳐나다 못해 성단과 성운까지 이러냐.. 생각했었는데
    등잔 밑의 67번은 생각도 못 해봤네요 ^^;;

    3. 20억 광년도 넘게 떨어진 별을 찾으신 것.. 부럽습니다
    저는 제일 멀리 있는 별을 본 게 6400만 광년밖에 안 됩니다.. ㅎㅎ;;;

    4. 4565는 저도 가장 좋아하는 은하입니다.
    제 예전 휴대폰 번호가 4565번 이었죠..
    (지금은 7840입니다.. 이 정도면.. 그냥 미친 것이죠 ㅡ_ㅡ;;)

    5. 이제 안시관측에서 하나의 이정표를 찍으셨으니.. 더 재미있는
    '이욱재님만의 관측'을 하실 것이라 기대합니다 ^^

    6. 2438이나 4565에 대한 생각도 그렇고..
    M51 스스로 안 찾아보는 것도 그렇고 ㅋ (저는 항상 누가 찾아놓은 것만 보다보니 아직도 찾는 법이 헷갈려요)
    처녀자리은하단에 대한 아쉬움도 그렇고
    저와 관측에 대한 사상(?)이 많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
    관측기록을 작성하는 스타일도 그렇고요.. ㅎㅎ
    앞으로도 즐거운 관측기록 많이 부탁드립니다

    7. 4월 2일 메시에마라톤에서 뵙겠습니다 (선수로 참가하실거죠? ^-^)
  • 김지현

    2011.03.08 22:49

    재미있는 관측기와.. 줄줄이 이어진 답글을 읽으면서..

    뜨끈뜨끈한 사랑방에 모여앉아.. 오손도손 별 이야기 나누는 풍경이 그려집니다.

    이욱재님.. 메시에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저도.. 새롭게 메시에 별밭길을 걷고 있는 중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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