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2010.2.19~20 깨달음....유레카~
  • 김경싟
    조회 수: 6913, 2010-02-21 01:21:27(2010-02-21)

  • 2010.2.19~20  천문인마을


    감기중의 김남희님과 김원준님, 그리고 김지현님은 가족과 같이 오셨습니다.
    천문인마을엔 저희만 있었고
    NadA에 김상욱님과 선숙래님이 계셨습니다.


    기상청 예보에 완벽하게 속은 하루였습니다.
    초저녁...10시까지는 괜찮았으니 완전히는 아닌가요?
    그러나 저에 경우에는 스쳐가는 구름 사이로 M3 구상성단 하나 본 것으로 끝났으니
    거의 흠없는 완벽이겠지요^^;
    허탈한 웃음만...


    날씨를 탓하기 전에 이미 기운을 빼는 일이 있었습니다.
    천문인마을 거의 다 와서 NadA 앞쪽 마지막 오르막길에서
    차가 계속 미끄러지고 올라채지를 못합니다.
    올라갔다가 안되어 후진
    다시 탄력받아 올라가보려 하나 헛바퀴 돌아 또 후진
    또...................올라가다 후진
    4번째인가요.
    다시 후진을 합니다.
    뒷유리창을 보며 후진을 하면 고개가 아프기 때문에
    통상 저의 경우에는
    차문 밖으로 고개를 빼서 운전석 방향 뒷바퀴만 바라보고 갑니다.
    그 바퀴가 길에서 많이 벗어나지만 않게끔.

    그런데 어느순간 길에서 너무 벗어났다....라는 생각이 들어
    차를 멈췄습니다.
    그리고 조수석 쪽 방향을 보니
    뭔가 이상합니다.
    전봇대가 너무 가까이 있습니다.
    차에서 내려 보니
    아래 밭으로 구르기 일보직전.....^^;
    거기에서 멈췄기에 다행이지 조금만 더 움직였어도 뒤집어졌을 겁니다.

    먼저 천문인마을에 도움을 구하고
    차에 실린 망원경을 꺼냅니다.
    혹시 차가 뒤집어져도 망원경을 살려야지요^^;
    어퍼케이지 옮길때는 미끄러져 눈밭에서 한번 구르기도 했습니다....하하

    정대장님,김남희님,대학생 한명, 뒤에 왔다가 제 차에 가려 못가고 합류한 김원준님이
    뒤에서 밀고 흙깔고 하여
    간신히 빠져 나왔습니다.
    10년 감수했습니다.
    모두 눈길에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과거 시골에서 친구가 다마스를 몰고 후진하고 가다가
    또랑으로 구르는 모습을
    앞 정자에서 고스란히 본 적이 있는데
    제가 그꼴 날 뻔 했습니다.

    저를 도우기 위해 차를 끌고 나온 김남희님도
    다시 천문인마을에 들어갈 때
    고생 좀 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눈길=체인!!!



    이렇듯 시작이 불안하더니...............밤새 구름이 가득하였습니다.
    중간중간 사이로 반짝반짝 하긴 했지만.
    비전은 없고 하여 중간에 4명이서 NadA로 마실을 갔습니다.
    대접(국그릇)으로 맥주를 마셔보긴 처음입니다.^^
    따뜻한 방
    시원한 맥주가 살짝 위로가 되더군요.
    역시 감사합니다.

    돌아오는 길
    후레쉬를 끄고 눈밭을 걸으니 환상적입니다.
    옥상에서도 눈 위에 누워 하늘 봤습니다만, 역시 구름만 있으니 누운 보람이 없더군요.


    .................................................................................................................................................

    김남희님과 통화를 했습니다.
    관측기 써야죠? 했더니
    본게 없는데 무얼 쓰냐는 말씀이네요.
    그래서 저는 관측기를 쓰고 있다고 했습니다.
    별을 못봐도 쓰는 관측기...
    그건 바로 관측 계획에 관한 것이지요^^

    .................................................................................................................................................


    물병자리에 유명한 행성상성운이 하나 있습니다.





    ngc7293
    헬릭스 성운(Helix Nebula)으로 알려져 있죠.


    성운까지의 거리가 어디는 700광년, 어디는 650광년, 440광년, 325광년.....제각각입니다.
    성운의 반지름은 1.2광년
    현재 초속 21km로 팽창하고 있는 점을 역산하니
    약 1만7천년 전에 행성상성운으로 별이 죽음을 맞이했네요.
    물론 중앙에는 백색왜성이라는 또다른 별이 태아나긴 했지만...
    원래 별의 성질은 죽은 것이니까.


    초속 21km로 팽창이라...
    도대체 어느정도의 속도일까요?

    비행기가 초음속으로 날아가면 방귀도 뀌고....여하간 엄청 빠르죠.
    이때 초음속이 초속 340m(km가 아니고 그냥 m)입니다.

    지구가 자전할 때의 속도는 적도상(위도에 따라 다름) 기준 초속 약 450m가 된다고 합니다.
    초음속으로 자전을 하는군요.
    그러면 지구가 공전하는 것은?
    놀랍게도 평균 초속 29.77km에 달한다고 합니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비행기 한번 타봤으면 했는데
    이미 어느 비행기보다 빠른 초음속 따따 따따블의 지구비행기를 타고 있었군요.

    참고로
    소총의 경우 총알의 초기 속도가 초속 900~1000m 정도 한다고 하고
    우주선이 되려면 초속 7.9km 이상의 속도를 내야 지구를 탈출할 수 있으며
    보이저호는 17km/초
    현재 최고 속도 우주선 약 25km/초 정도 된다고 합니다.

    하여간 우주의 크기와 속도란.....가름하기가 어렵군요.



    갓길로 빠졌습니다만,
    위 헬릭스(Helix) 성운은
    신의 눈...........이라고도 불리며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사우론의 눈의 모델이 되었다고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



    천문인마을 카페테리아에 앉아 무얼 볼까 고민하다가
    살쾡이자리의 한 대상을 선별했는데....
    그 대상을 보다가 옆에 다른 대상이 또 눈에 띕니다.
    아니 오히려 더 눈에 띄였다...가 맞겠습니다.



    큰곰자리의 ngc2685




    큰곰 머리의 코끝 바로 아래쪽에 있는 조그마한 은하.
    살쾡이자리와의 경계에 있습니다.




    보이는 모습은
    작고
    특색없어
    한마디로 인건비 안나오는 대상일 수 있겠고
    한번 보고 지나가면 다시 쳐다보지 않을.....그런  조그마한 은하입니다.

    요즘 한참 제철인 멸치 모양 ngc4631과 크기를 비교해보면 얼마나 작은 지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허블 망원경을 동원하여 좀더 세밀한 사진을 보면
    특별한 은하임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안시로는 .... 한계가 있겠지요.


    (사진 출처: http://apod.nasa.gov/apod/ap070216.html)


    이 은하는 the Pancake Galaxy라고 불리웁니다.
    (더 특별한 이름이 있습니다만, 그건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
    또한
    형태상 렌즈형 은하(lenticular galaxy)이며

    우주상에 아주~ 희귀한 polar-ring galaxy(극축방향에 고리가 있는 은하)입니다.

    즉 원반과 직각(극축방향)으로
    별 star, 가스 gas, 먼지 dust 등으로 이루어진 고리가 형성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 polar-ring galaxy는 2개의 은하가 상호 중력 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데
    생성원인에 대해서 2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한개의 은하가 다른 은하와 충돌하여 관통하여 생기거나.
    다른 하나는, 큰 은하가 조그마한 다른 은하를 깨어부셔 잡아먹는 과정에서 생성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리은하에는 위성은하가 있지요?
    대마젤란은하, 소마젤란은하
    만약 이 은하들이 우리은하에 더 가까웠다면,
    마젤란은하가 우리 은하에 의해 깨져서 위와 같은 polar-ring galaxy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은하 목록중에 Arp라는 목록이 있습니다.
    Arp: Halton Arp "Atlas of Peculiar Galaxies"
    즉, 특이(peculiar)은하를 정리해 놓은 것인데
    주로 은하의 중력작용에 의한 충돌 은하가 많습니다.

    이 ngc2685도 Arp 목록에 있는데, Arp 366입니다.
    크기는 5만광년이며, 우리로부터 약 4천만광년 떨어져 있습니다.


    이 polar-ring galaxy의 대표주자는 따로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은하가 생성되었는지, 특히 ngc4650을 보시면 확연하실 겁니다.





    여기서 한가지 추가적인 궁금점이 나옵니다.

    은하는 Arp 목록도 있듯이 은하끼리는 충돌하는 경우가 많은데
    별은 어떤가?
    별은 충돌 안하나?
    은하가 충돌하면 별도 꽈과꽝~ 하면서 이곳 저곳에서 폭발이 일어나지 않을까?

    결론적으로는 .... 그런 일은 거의 없습니다.

    예를 하나 들어 보겠습니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은 '프록시마 센타우리'라는 별입니다.
    전에 소개한 에타카리나가 카리나(용골자리) 별자리의 에타별.....인 것 같이
    프록시마 센타우리는 센타우르스 별자리의 프록시마별이라는 의미입니다.
    이 별은 태양에서 4.4광년 떨어져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별이 그렇습니다.

    반면에 은하는
    대마젤란은하는 16만광년
    소마젤란은하는 20만광년
    안드로메다은하는 200만광년입니다.


    우리은하 자체의 크기가 10만광년이므로 대마젤란,소마젤란은하는 우리은하 크기의 2배 거리내에 있고
    (단순히 계산하여 우리의 키가 180cm라고 하면 360cm 떨어져 있다는 의미입니다)
    안드로메다은하는 20배 거리에 있습니다.

    반면에 별과 별 사이의 거리는
    태양계의 크기를 (오르트구름까지 볼 수도 있지만) 명왕성까지로 보면
    빛의 속도로 5시간 40분이 걸립니다.
    그런데 가장 가까운 별은 4.4년이 걸리므로
    태양계 크기의 약 6,200배 정도 떨어진 곳에 다른 별이 있게 됩니다.
    즉, 우리의 키가 180cm라고 했을 때, 약 11km 떨어져 있는 상황이 되는군요.


    은하는 내 옆의 친구가 4m, 또는 36m 떨어져 있는데
    별들은 내 옆에 친구가 11km 떨어져 있는 것이니
    .............
    은하는 자주 부딪히게 되지만,
    별의 경우에는 설령 은하끼리 충돌을 하더라도 은하내의 별과 별 사이의 공간은
    거의 텅 비어있는 것과 같기 때문에
    충돌의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참~ 먼길 돌아왔습니다.

    갑자기 헬릭스성운(Helix Nebula)을 이야기 하다가
    왜 ngc 2685를 이야기 하는지........

    제가 위에서 ngc2685의 다른 이름이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다른 이름이라는 것이
    바로
    ngc2685는 "Helix Galaxy"입니다.


    그동안 ngc2685에 대해서는 알지를 못했고,
    헬릭스 성운은 많이 접했지요.
    또한 그동안
    Helix Nebula는 Helix라는 사람이 발견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보통 대상의 이름이라는 것이
    모양을 닮거나(고리성운 Ring Nebula,  게성운 Crab Nebula....등)
    아니면 발견자의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요.
    Helix???
    아~ Helix 라는 사람이 발견한 성운이구나!
    그렇게 생각을 한 것이죠.

    그럼
    Helix Galaxy는?
    Helix라는 사람이 그 성운도 발견하고 이 은하도 발견했나?
    근데 좀 쌩뚱맞다???
    라는 생각이 든 겁니다.

    도대체 Helix의 정체가 무엇이냐???



    (헬릭스가 힐릭스로 읽어야 하나 보네요^^)


    무심코 Helix라는 사람이 있나보다....했는데,
    사전에서 찾아보며


    Helix Nebula, Helix Galaxy라고 이름을 붙였는지...

    비로서
    그 비밀이 풀렸습니다^^


    아~ 헬릭스 성운에서 헬릭스 은하로 오기까지 참 먼길을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유레카~

댓글 5

  • 조강욱

    2010.02.21 02:43

    ARP. 멋진 목록이죠.. 제 중장기 계획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


    Helix가 그런 뜻이 있었군요~ 우리 Barnard 선생님은 더욱 바쁘신 분인데..

    하늘에 버나드님이 4개나 떠 있습니다

    Barnard Galaxy, Barnard Star, Barnard Loop, Barnard Nebula.....

    트라페지움의 8번째 별도 버나드 님이 발견하셨는데.. 이름은 따로 붙이지 않았더군요..

    그리고보니 7번째 별을 발견한 더 인지도 높은 허셜도 그 별에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네요.. ㅎㅎ
  • 김남희

    2010.02.21 08:07

    감기는 더 심해져 괴롭기만 하고
    간밤에 중간중간 밤하늘 살피느라 단잠도 못자고
    성도등도 박살나고
    건진거는 하나도 없고
    허무한 마음뿐......
    그래도 싟님 글 보니 위안이 됩니다.
    근데 계산기 많이 두들겼네요.
    저는 기름값,톨비,식사비 등.. 계산기 열심히 두들겼습니다.ㅎㅎ
  • 김원준

    2010.02.21 19:53

    멀리 원정나가서 실패해 보기는 참 오랫만인거 같습니다^^. 아침에 무사히 나가신거 같아서 다행입니다.
  • 이민정

    2010.02.22 18:13

    하마터면 큰일날 뻔 했습니다... ㅠㅠ
    그래도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어 다행입니다..
  • 유혁

    2010.02.23 17:37

    "싟 선생님의 천문교실" 2편... 잘 읽었습니다... ^^;;

    계속 연재해주시고... 남반구의 관측대상들도 다뤄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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