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160314 봄날을 보내다
  • 조회 수: 6751, 2016-05-17 20:03:41(2016-05-09)


  • 월요일, 왜 월요일은 날씨가 좋을까?

    일요일, 월요일에 날씨가 좋은 것도 과학인가보다

    이틀 전 메시에 마라톤의 아쉬운 하늘을 뒤로 하고

    그때 못 본 은하들이 보고 싶어서 야간비행에 번개 공지를 올렸으나

    모두들 열근해야 할 월요일인 관계로 참석자는 단 둘 뿐..

    저녁 6시 땡 하자마자 하루종일 강남 최저가 1.5만원짜리 주차장에 망경과 함께 주차해둔 차를 타고 출발

    (평소에는 은평뉴타운부터 강남 뱅뱅사거리까지 버스 전철 타고 다님)

    서둘러 간다 했는데도 퇴근 정체는 피할 길이 없는데..

    하지만 달이 10시에 지기 때문에 마음도 별로 급하지 않다


    약속된 접선 장소, 양평의 국밥집에서 남희형님을 만나서 저녁을 먹고

    벗고개로 출발.

    예보는 좋았으나 서울은 종일 연무가 가득..

    다행히 연무는 서울만.. 이었나보다

    연무 페인팅으로, 또 월요일이란 요일의 위력으로

    벗고개에도 사람이 얼마 없다

    도착하여 망원경을 세팅하니 이미 시간은 3월 14일 밤 11시.

    화이트데이인데 사탕 없냐는 딸래미의 컴플레인이 귓가에 들리는 듯 하다

    낼 아침에 만회해야지 머.. 콜록


    [ M59 & 60 ]

    우선 지난달 수피령에서 달리다 만 처녀자리부터 완주해야지.

    87과 58을 그린 페이지 밑에 59와 60을 나누어 담으려 하니

    아니 얘들이 한 시야에 보이네..

    사랑해요 에토스 ♡

    이미 그려놓은 4분할 바둑판을 지우고 세로로 길게 구도를 잡아본다

    M59_60_160314_Ori.JPG


    60번은 4647과 함께 멋진 커플을 이룬다

    '멋지다'는 것은 상당히 주관적인 개념일텐데..

    나는 다른 모양의 대상이 가까이 붙어 있는 것을 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이라..

    아이피스로 보자마자 '우와!'를 외칠 수 밖에 없었다

    이 두 아이는 사진 상으로는 그냥 남남으로 보이지만..

    (구글 검색으로 찾은 허블 사진)
    m60-ngc4647-hubble-sm.jpg   

    실제로도 아주 가까이 있고, 살짝 tidal interaction이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림 안에 보이는 59번 4638도 모두 같은 그룹 계열사.

    M59_60_160314_Ori.JPG



    [ M49 ]

    작년 여름, 김태환님 EQ를 들인 이후로 급 진도를 빼던 처녀자리도 이제 끝을 향해 달려간다

    49번. 타원, 타원, 타원의 향연..의 끝곡

    (61은 막대나선이다)

    산개성단 중공군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타원 아이들.

    Pale blue dot을 보고 칼 세이건이 만든 명문처럼,

    저 안에서도 수많은 문명과 전쟁과 사랑이 있겠지.. (참조 Link : http://me2.do/GSwJudyB)


    그저 뿌연 솜사탕 뭉치로 보이는,

    별을 보지 않는 사람은 연상조차 하기 힘든 생김새의

    사람 키만한 망원경으로 봐야 겨우 솜사탕으로 보이는

    저 희미한 49번 안에도 말이야.

    그 솜사탕을,

    물리적으로 아무런 관련도 없을 우리은하 내의 별들과 함께

    파스텔과 젤리펜을 이용하여 작은 종이에 옮긴다

    그 수많은 문명과 전쟁과 사랑도 함께.

    M49_160315_Ori.JPG



    [ M61 ]

    61번은 처녀자리은하단 메시에 중 T를 이용해 찾을 수 없는 유일한 대상이다

    주변시로 막대나선의 흔적을 느껴보려 용을 쓰다 보니 한 시간이 훌쩍.

    막대나선 치고는 막대가 그리 예쁘게 생기지는 않은듯..

    M61_160315_Ori.JPG


    (49 & 61 커플 사진)
    M49_61_160315_Ori.JPG



    [ M64 ]

    남은 봄철 대상들을 모두 정리해보니, 머리털자리 소속의 두 아이만 남아있다

    이 명작을 내가 왜 이리 오랫동안 남겨두었을까..

    아마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그 날을 기다렸겠지.

    검은 눈의 화룡점정을 최소한의 지우개질로 표현해 본다

    M64_160315_Ori.JPG



    [ M53 ]

    검은 눈을 만들겠다고 잔머리를 굴리는 사이 또 하나의 머리털 친구, 53번이 벌써 서산으로 넘어가려 한다

    Inner star chain의 줄기를 따라가다 보니 드리블 하는 거북이 같은 모습이 나왔다

    너무 과한가? ㅡ,ㅡ 새벽 5시가 되어 가는데 눈은 점점 감기고 대상은 더욱 흐릿해져 간다

    집중 집중...! 

    M53_160315_Ori.JPG


    (53 & 64 커플 사진)
    M53_64_160315_Ori.JPG



    [ M80 ]

    항상 80번은, 4번을 보면서 살짝 양념이나 입가심 정도 이상으로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새 얘가 벌크업을 했을까? 정답은 하나, 나의 무관심이었을 뿐..

    M80_160315_Ori.JPG



    온 정신을 집중하여 80번을 마무리하며 새벽 박명을 맞는다

    이렇게 좋은걸. 안 왔으면 어쩔뻔 했어

    80번을 마치고 서둘러 귀가,

    우리 딸래미 아침 스쿨버스 타기 전에 무사히 사탕과 초콜릿을 전달했다

    휴. 별을 보려면 우선 가화만사성이지.. ㅎ







                                                         Nightwid 無雲


댓글 10

  • Profile

    장형석

    2016.05.09 22:15

    몇번을 보면서 제목과 내용을 매치시키는데 어려움을 겪은 1인...-_-;;;;;

    MASAMI TSUDA 의 '그남자와 그여자' (나중 안노 히데아키의 애니 '그남자, 그여자의 사정')이 떠올랐지만..


    ...

    이래서 내가 덕* 소리를 듣는건가..;;;;
  • 조강욱

    2016.05.09 23:01

    네 그겁니다 카레 카노 

    제가 좋아했던 애니 제목 그남자 그여자의 사정을 본딴 제목인데..

    아무래도 오해가 있을 제목이라 바꿨어요 ㅎㅎ

  • Profile

    박상구

    2016.05.09 23:54

    은하들의 스케치가.. 자꾸 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마력이 있군요.
    계속 보게 되네요 ^^
  • 조강욱

    2016.05.11 03:22

    은하 스케치는 성단보다는 노가다가 덜하긴 하지만

    그 느낌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꽤 궁리가 많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너무 과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약하지도 않게.. ^^;

  • 천세환

    2016.05.10 04:40

    화실에서 기초소묘 배우고 있는 입장에서 천체 스케치에 대한 공부가 많이 되네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오늘은 월요일인데 구름이 많고 날씨가 별로 좋지 않은 것이 안타깝습니다. ㅎㅎ;;

  • 조강욱

    2016.05.11 03:24

    천체스케치를 위해서 소묘를 배우신다니..

    기대가 많이 되는데요? ^^* 

    소묘를 통해 익히셨을 데생 스킬을 달 스케치에 유감없이 발휘해 보시길 기대하겠습니다~~ ^^

  • 천세환

    2016.05.11 04:53

    응원의 말씀 감사합니다 :)

  • 김재곤

    2016.05.10 15:54

    이제 메시에 스케치의 끝을 향해 달리고 있는 모습이 멋있네요. 체력 문제인지 예전 처럼 월요일 관측은 이제 엄두도 내지 못하는데 다른 돌파구를 찾아봐야겠습니다.
  • 조강욱

    2016.05.11 03:25

    7년째 메시에만 보다보니

    이젠 지겹기도 하고 정체되는 느낌이 드네요

    빨리 마침표를 찍고 다음 도전을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ㅎ

  • 김민회

    2016.05.17 20:03

    흰색 연필은 없지요? 뿌연 헤일로 표현법과 H2지역 표현 방법 연구 중.ㅎ
위지윅 사용
번호 제목 이름 조회  등록일 
719 김경싟 6736 2010-09-21
718 김남희 6742 2013-01-14
717 장형석 6747 2015-02-06
716 김태환 6749 2015-05-15
715 김경식 6751 2004-09-21
조강욱 6751 2016-05-09
713 김경식 6755 2006-01-16
712 이정남 6764 2016-06-01
711 장형석 6773 2015-07-05
710 조강욱 6775 2012-06-09
709 이준오 6778 2007-01-24
708 조강욱 6778 2005-10-14
707 김철규 6808 2015-01-10
706 조강욱 6820 2010-10-23
705 이준오 6822 2009-02-02
704 조강욱 6830 2009-01-08
703 임광배 6840 2015-09-05
702 박진우 6843 2015-06-26
701 조강욱 6855 2009-06-03
700 김남희 6866 2019-06-0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