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10/9~10 공림사 관측 후기
  • 조회 수: 5246, 2015-10-13 06:57:45(2015-10-11)
  • 안녕하세요. 세종에 사는 정철이라고 합니다..

    가끔 들어와서 관측 정보도 보고, 관측기도 읽곤 했는데 처음으로 글을 남기게 되었네요.

     - 사실 지난 번 관측조끼 신청 드리면서, 강욱님과 관측기 올리기로 약속을 했었는데 살짝 마음에 부담으로 남아 있었습니다..ㅎ

     

    워낙 저와는 차원이 다른 관측을 하시는 분들이라 조금 부끄럽기도 하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너그러이 봐주시기 바랍니다^^

     

    * 아래는 관측후기는 별하늘지기에도 동일하게 올려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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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9(금) 한글날 오래간만에 공림사를 다녀왔습니다.

     

    함께하셨던 Soloflight76 및 하늘가는데로 님의 말씀에 따르면, 올 가을들어 최고의 하늘이었다고 합니다.. 한글날 세종대왕님이 지하에서 축복을 선사하신 듯 합니다.

     

    이번 관측의 테마는 심화관측이었습니다. 그간 보는 것에 의미를 두고 설렁설렁 관측을 해왔었는데, 무언가 의미있는 관측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측 전에 대상을 미리 뽑아서 공부도 좀 하고, 관측 시에는 한 대상을 집중해서, 시간을 가지고 대상 확인을 진행하였습니다. 사전에 준비를 하고 보니 매번 보아왔던 대상임에도 새롭게 보였고, 한 대상을 집중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꽤 장시간 관측할 수 있었습니다.(M27과 M57은 한시간 이상씩 본 것 같습니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진리 인듯 합니다.

     

    - 장비 : 12인치 돕, 10mm&14mm/70도 아이피스, 10x60 & 8x50파인더, UHC/O3필터

     

    1. M27 (Dumbbell Nebula)

    1) 성운의 밝은 영역은 먹다버린 사과의 모습, 잘록한 부분의 옅은 성운기까지 감안하면 전체적으로는 럭비공의 모양을 보입니다. 그간 M27을 관측해 오면서 성운의 어두운 영역이 얼마나 잘보이느냐에 따라 하늘의 상태를 판단하곤 했는데, 역시 대박의 하늘이네요. 성운의 어두운 영역이 필터 없이도 풍부하게 잘 보입니다. 

    2) 성운의 밝은 영역 내에서도 먹다버린 사과의 W-E 대각선 방향이 좀 더 잘보이고, 나머지 영역은 상대적으로 어둡습니다. W 방향이 좀더 밝게 잘보이고, 끝단부가 날카롭게 보입니다.사과 부분 내의 상대적인 밝기 차이 때문에 전체적인 형상이 영어 필기체 x의 모습으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3) W-E 대각선 방향 날카롭게 보이는 서쪽끝에는 밝은 별이 인상적인데, 직시로 상시 확인이 가능합니다. UHC필터를 끼고도 확인이 되었습니다.(필터 때문에 초록색 별로 보임) 성운의 동쪽 끝에도 서쪽 대비 상대적으로 어두운 별이 하나 위치해 있는데,밝은 성운영역에서 살짝 비껴 있습니다.

    4) W-E 대각선 밝은 영역의 북쪽에서 별 3개(중심성 포함)가 주변시로 확인되는데, 중간별은 상대적은 확인이 쉽고, 중심성, 북쪽 끝단에 있는 별순으로 검출이 잘 안되었습니다. 순간적으로 북쪽 끝단별부터 중간별, 중심성 순으로 순차적으로 깜빡 거리며 보인적이 2차례 있었는데 나름 신기한 현상이었습니다. 14mm 아이피스(약 109배)보다 10mm(약152배)에서 내부의 별을 검출하는 것이 수월했는데 잘보이는 궁합이 따로 있나 봅니다. 이게 항시 확인이 되는게 아니고 왔다 갔다 해서 본건지 안본건지 애매했는데, 다른 분들 촬영하신 사진 속, 그 자리에 떡하니 별 3개가 자리잡고 있음을 확인하고 나름 희열을 느꼈습니다..^^ 대각선 북쪽과 남쪽 다른 별들이 각 1개씩 순간 느껴진 적이 있는데, 너무 찰라의 순간이라 위치도 애매하고 봤다고 보기도 찝찝해서 패스 합니다.

    5) UHC 및 O3 필터를 사용 시 성운기가 더욱 풍부해 짐을 느낄 수 있었는데, 특히 O3의 경우 검은 도화지 위에 마치 스케치를 해 놓은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조금 투박한 것 같기도 하구요. 필터로 본 모습도 좋은데, 좋은 하늘에서는 필터 없이 성운 내 별들도 감상하면서 깔끔하게 보는 것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m27_2.png

     

    [SkySafari 4 Pro/Image courtesy of Simulation Curriculum]

    주-1) W-E 대각선 방향 밝은 영역, 2) 서쪽 끝 밝은 별, 날카로운 성운기를 보여주는 영역 3) 성운 내 확인된 3개의 별 위치

     

    2. M57 (Ring Nebula)

    1) 가운데까 뚤린 타원형 원반의 모습입니다. 말 그대로 고리성운입니다.

    2) 타원형 원반의 단축 링이 상대적으로 밝고, 장축은 끝단부는 상대적으로 어두웠습니다. 장축 중 한쪽은 살짝 터진 듯한 느낌이 있었는데, 어느 방향이었는지 기억이 잘 안나네요.. 간단하게 스케치라도 해둘 걸 그랬습니다. 고리의 중심부가 밝고 외곽 끝단부가 살짝 어두워지면서 명암차이가 느껴 졌는데, 그 때문인지 고리가 입체감 있게 보입니다. 고리의 내부는 어둡지만 성운기를 확인이 가능하였습니다.

    3) 역시 방향이 잘 기억 안나는데, 별 하나가 고리성운을 따라다닙니다.(둘이 단짝 친구인듯..^^) 성운이 흘러가는 방향의 반대 방향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 동쪽인데.. 스카이 사파리 상에서는 잘 확인이 안되네요..

    4) UHC/O3 번갈아 끼워서 관측을 시도했는데, 오늘은 역시 필터가 필요 없는 날인가 봅니다.. 별다른 감흥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5) 링 내부에 실오라기 형상으로 전기가 살짝 흐르는 듯한 느낌으로 빛이 나타났다가 사라졌습니다(관측하는 동안 두차례 보여짐). 집에 돌아와서 NSOG를 확인해 보니 표면의 미묘한 밝기 변화를 언뜻 볼수도 있다고 되어 있는데 그걸 본 것 같기도 합니다만, 확신은 없습니다..ㅎ

    6) 열심히 대상을 째려보고 있는데, 순간적으로 고리 중심부가 살짝 밝아지면서 뭔가 떠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 구경에서 중심성이 보였을리는 없고.. 한번만 더 보여 주었으면 좋았을텐데, 두번은 기회를 안주더라구요.. 중심성을 보고자하는 욕망에 헛 것이 본 것이었을까요..?^^ 다른분들 관측기를 검색해 보았는데, 예전에 빌리님이 스케치하신 내용 중에 10인치로 중심성을 보셨다는 내용이 있는데, 살짝 비슷한 느낌인 것 같기도 합니다. 다음 기회에 다시 한번 Try...

    7) 근처에 15등급 은하(IC 1296)가 있다고 하는데, 이건 보일리 만무하므로 패스... 시도도 안해보았습니다.

     

    3. NGC7293(Helix Nebula)

    1) 지난 주 비암사에서 8인치 돕으로 보았던 대상이라 그리 어렵지 않게 호핑으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자주 다니는 곳도 네비 없이는 운전안하는/못하는 길치인데... 다행히도 한번 호핑했던 대상은 그 다음 부터는 어렵지 않게 찾아 가는 것 같습니다..ㅎ

    2) 8인치 UHC 필터로 보았던 정도의 모습을 좋은하늘 12인치에서는 No filter로 확인이 가능하였습니다. 다만 너무 어두워서 경통을 살짝살짝 움직이면 커다링 링 모양의 대상이 있다고 느켜지는 정도 입니다. 기존 관측 자료를 검색하다 보니.. 파인더로도 보이는 대상이라고 하는데, 다음에 한번 시도해 보아야 겠습니다.

    3) UHC 필터를 끼우니 성운기가 확실히 살아 납니다.. 심도 있게 관측을 하지 않았는데, 고리 내부의 성운기가 느껴졌고 중심성을 비롯한 몇몇 별들의 확인이 가능하였습니다. O3 필터의 경우 별들이 너무 죽어 버려서 별로인듯 합니다..Helix의 경우 적당히 성운기도 살려주면서, 내부의 별들도 확인할 수 있는 UHC가 좋은 것 같습니다.

     

    4. NGC7789 (Caroline's Rose)

    1) 아이피스를 통해 대상을 본 순간 헉~ 소리가 나옴니다. 이렇게 멋진 산개성단이 있구나 싶습니다. 이전까지 저의 Best 산개 성단은 M11 정도 였는데 바꿔야 하나 갈등이 옵니다.

    2) 갈래갈래 보이는 암흑대가 분명하게 확인되었고, 그 사이로 별들이 마치 이어져 있는 듯하게 다양한 패턴으로 스타체인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집에와서 제가 끄적그려놓았던 암흑대 모양 및 스타체인을 찾아보는데, 사진으로는 잘 매칭이 안되네요.. 일단 이런 놈이구나를 알았으니 다음에 좀더 공부하고 집중해서 보아야 겠습니다.

     

    5. NGC891

    1) 사실 기대했던 대상입니다. 사진 등의 자료를 보면 길게 늘어선 멋진 암흑대가 있는 멋진 은하였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드라구요. Dark lane은 어림도 없고, 간신히 길게 늘어진 은하의 형태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경에 이슬 폭탄을 맞아 핫팩 동원해서 간신히 복구.. 중간에 파인더가 틀어 진줄도 모르고 한참을 호핑 삽질하다가 간신히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ㅠ.ㅠ

    2) 체력도 바닥, 망원경 상태도 메롱이라 역시 다음에 심화관측을 기약합니다. 관측을 할수록 숙제가 늘어가네요..ㅎ

     

    이상 관측후기 마칩니다..

     

    * 사용된 그림은 SkySafari 4 Pro Image를 캡쳐 편집하였습니다.

       - Astronomical Images provided by Simulation Curriculum Corp. www.simulationcurriculum.com."

     

댓글 4

  • 조강욱

    2015.10.12 22:03

    27과 57은 2010년에 제가 같은 날 스케치를 한 적이 있었지요..
    27을 묘사하신 글을 보니 그 때의 기록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
    특히 27에 숨어있는 별들은 들키지 않으려고 성운 뒤에 숨어서 숨죽이고 있는 모습이 귀엽지요.. (이건 윤석호님의 표현을 차용하였습니다)

    저는 최고의 산개로 무엇을 꼽을까.. 11이냐 7789냐 35냐를 두고 한참을 고민했었는데
    남천에 원정을 가니 3532가 한방에 제압을 하더군요!

    즐거운 관측기 자주 공유해 주세요~ ☆

  • 정철

    2015.10.13 06:57

    들키지 않으려고 성운 뒤에 숨죽이고 있다는 표현 격하게 공감됩니다..^^

     

    어떤 녀석인지 싶어서 3532 스카이 사파리 돌려보니 엄청나네요~ 언젠가 한번은 남천 원정을 꿈꿔봅니다..

    회사에 남반구에 공장이라도 하나 설립해달라고 졸라야 할까봐요..ㅋ

     

    관측은 즐거운데 관측기 쓰는 건 아직 고난입니다..ㅎ 계속 쓰다보면 익숙해 지겠죠..

  • 이한솔

    2015.10.13 01:23

    세세히 띁어가며 관측하시는 스타일이시군요. . ㅎ
    관측기 잘 봤습니다
  • 정철

    2015.10.13 06:48

    아직 초보 수준이라 딱히 스타일은 없는데(사실 막보는 스타일이었습니다..^^), 당분간은 꼼꼼히 관측해보려 합니다..^^ 부족한 관측기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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