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북극권 원정 #4. 오로라와의 조우
  • 조회 수: 4150, 2015-12-28 17:50:26(2015-04-26)
  •  

     

    2015 북극권 원정 - #4. 2일차(키루나) : 오로라와의 조우

     

    2015. 4. 26 (日)   조강욱

     

     

    1. Prologue : 모든 것의 발단

     

    2. 원정 준비 :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원정

     

    3. 1일차(서울-키루나) : 라플란드로 가자

     

    4. 2일차(키루나) : 오로라와의 조우

     

    5. 3일차(키루나) : 쉬는 것도 하늘 뜻대로

     

    6. 4일차(키루나-아비스코) : 태초의 얼음 호수

     

    7. 5일차(나르빅-키루나) : 폭풍의 하늘

     

    8. 6일차(오슬로-스발바르) : 뭉크를 찾아서, 북극을 향해서

     

    9. 7일차(스발바르) : 사람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

     

    10. 8일차(스발바르-오슬로) : 너무나 아름답고 완벽한 시공간

     

    11. 9~10일차(프랑크푸르트-한국) : 10일간 비행기 10번 타기

     

    12. Epilogue : 진인사대천명

     

     

     


    ============================== 2일차 ==============================
     

    한참 자다 말고 8시 반에 일어났다

     

    1.JPG

     

     

    캠프리판의 조식뷔페 시간은 9시반까지.

     

    숙박비에 포함된 조식을 포기할 이유는 없지.

     

    2.JPG

     

     

    북유럽의 아침식사

     

    4.JPG

     

     

    음식 앞에서는 항상 경건한 김동훈님

     

    3.JPG

     

    1일 2식의 첫 식사.. 배가 찢어지게 먹었다

     

     

    식당 건물 2층에는 통창이 있는 휴식 공간이 있다

     

    5.JPG

     

    오로라 보기에는 부족할 거 같지만..

     

    6.JPG

     

     

    1층 로비에는 깔끔하고 안락한 쇼파가 있다

     

    7.JPG

     

    800_8.JPG  

     

    9.JPG

     

     

    리셉션에 오로라 포인트를 다시 물어보니 숙소 근처의 ‘우드 펜스’가 있는 공터를 소개해 준다

     

    집에 가기 전에 둘러보자..

     

    10.JPG

     

     

    관광객을 위한 오로라 대기실(?)로 쓰는 건물 (우리는 관광객이 아니니.. 들어가 볼 일은 없었다)

     

    11.JPG

     

     

    대기실을 지나니 누가 봐도 ‘우드 펜스’임을 알 수 있는 공터에 도착했다

     

    12.jpg

     

     

    근처 민가도 아직 가까운 위치고.. 괜찮을까?

     

    13.jpg

     

     

    우리 집 앞. 10시인데 태양 고도가 이것 밖에..

     

    14.JPG

     

    15.JPG

     

     

    잘 먹고 나서 다시 나머지 잠을..

     

     

    정오가 넘어서 일어나보니 한솔형님이 망원경을 조립하고 있었다

     

    800_21.JPG  

     

     

    오늘은 오로라와 Deep-sky 관측 두 마리 토끼를..

     

    22.JPG

     

     

    먹을것 장을 보기 위해 시내로 출발.

     

    23.JPG

     

     

    식당과 리셉션이 있는 숙소 메인 건물

     

    24.JPG

     

     

    도로에는 작은 검은색 돌멩이 같은 것이 무수히 깔려 있다. 미끄럼 방지 용도일 듯.

     

    25.JPG  

     

    북극권 동네의 흔한 풍경

     

    26.JPG

     

    28.JPG

     

     

    눈이 많이 오는 동네라 그런지 지붕이 다들 뾰족하다

     

    27.JPG

     

     

    횡단보도 앞에 서면, 신호가 없더라도 잘 달리던 차들이 보행자를 위해 멀리서부터 멈춘다

     

    29.JPG

     

    원래 이게 당연한 건가.. 한국에서 못 받던 대접이라 어색하기만 하다

     

     

    나온 김에 키루나 시내 구경도 해 보자

     

    키루나에는 스웨덴에서 가장 멋진 교회가 있다 하여 가 봤는데..

     

    30.JPG

     

    31.JPG

     

     

    나무로 만든 생선 비늘같이 생긴 것이 내 취향은 아닌 것 같다

     

    32.JPG

     

    33.JPG

     

     

    성당 내부도 목조 건물

     

    34.JPG

     

    35.JPG

     

     

    교회 안으로 들어가니 기골이 장대한 신부가 (카톨릭 신부님 아님)

     

    웨딩드레스를 차려입고 입장 대기를 하고 있었다

     

    아니 하객은 아직 안 왔는데..

     

     

    밖에서 오후 3시 종 치는 것을 듣다가

     

    다시 교회 안으로 들어오니 이미 결혼식이 진행 중이었는데,

     

    36.JPG

     

     

    앉아있는 하객은 한 명도 없었다 (오른쪽 옆에 앉아 있는 두 명이 다임)

     

    축의금도 양가 부모님도 없다

     

    결혼에 대한 인식이 우리와는 이렇게나 다른 것인지..?

     

     

    세 명 패딩 값만 더해도...

     

    37.JPG

     

     

    나는 교회보다 학교 건물이 더 멋있었음

     

    39.JPG

     

     

    교회도 쇼핑센터도 설원의 관측지도... 구글 지도만 있으면 세상 어디든 갈 수 있다

     

    38.JPG

     

     

    스웨덴의 나름 대형 마트인 ICA에 들러서 식료품을 구입했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잘 알고 있었다

     

    41.JPG

     

     

    요리에는 아무도 소질이 없다는 것을.

     

    42.JPG

     

     

    태워 먹지만 않으면 되는 구이용 소고기와

     

    소스만 뿌리면 되는 샐러드 같은

     

    도저히 실패할 이유가 없는 것들만 잔뜩 샀다

     

    43.JPG

     

     

    마트에 의자 종류는 팔지 않아서

     

    근처의 스포츠용품 판매점에 들렀다

     

    한참을 헤메다가 우리의 니즈에 딱 맞는 작은 접이식 의자를 발견!

     

    800_44.JPG

     

     

    양 손에 짐을 가득 들고서 집으로

     

    45.JPG

     

     

    이 와중에도 동훈 형님은 여전히 1번 포즈

     

    46.JPG

     

     

    동네의 스키장. 어제 우리가 관측한 곳은 저 스키장 산 아래 어디쯤이다. (다행히 이 날 야간 스키는 없었다)

     

    47.JPG

     

     

    북극의 흔한 교통수단인 제트스키. 하.. 타고 싶어라

     

    48.JPG

     

     

    집에 와서 작은 냉장고를 가득 채우니 무언가 든든한 기분이 든다

     

    50.JPG

     

     

    이건 한국에서 공수해 온 라면과 햇반, 그리고 전투식량

     

    50_1.JPG

     

     

    오늘의 가장 비싼 재료로 저녁 준비중인 김동훈님

     

    52.JPG

     

     

    싱싱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는 채소

     

    51.JPG

     

    53.JPG

     

     

    스웨덴식 과자와 치즈 (꽤 맛있다)

     

    54_1.jpg

     

    55.JPG

     

     

    한참 저녁을 준비하고 식탁에 세팅을 하고 있으려니 창문 밖의 풍경이 예술이다

     

    저녁이 가까워질수록 구름은 점점 사라지고 하늘색은 서서히 어두워진다

     

    56.JPG

     

     

    근데 박명이 길어야 30분일텐데 북극권에서는 태양의 입사각이 작아서 그런 것인지

     

    해가 뜨고 지기 직전의 그라데이션이 마냥 하늘에 떠 있다

     

    항상 순식간에 지나가던 애들인데..

     

    노을도 세월아 네월아 천하 태평이다

     

    57.JPG

     

     

    저녁을 먹고 정리하고 나가려고 하니 왜 이리 졸린지.

     

    밤샘을 위한 체력 보충의 명목으로 먹자마자 다시 취침!

     

    밤 9시에 일어나서 서둘러 옷을 챙겨 입고 길을 나섰다

     

     

    오늘은 숙소 리셉션에서 추천한 곳, 아까 아침에 답사하고 온 ‘우드 펜스’ 공터로..

     

     

    춥게 입은(?)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서서 오로라를 지켜보거나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근데..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보니 멀리 아파트 불빛과 숙소 주위 가로등 불빛에 하늘이 훤하다

     

    고작 여기서 오로라 관측 유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우리한테 겨우 '일반인용' 관측지를 소개한거니.. 귀엽네~~☆

     

    사실 그들은 우리가 얼마나 (별에) 미친 사람들인지 알 수가 없겠지.

     

     

    하늘 상태가 별로 좋지 않은데도 오늘은 어제와 다르게 색도 명확히 보이고 움직임도 활발하다

     

    10시쯤, 다시 짐을 싸서 어제 설원 속에서 헤메다 찾은 그 곳으로 향했다

     

    칠흙같이 어두운 숲 속에서 10여분을 걸어가는 동안에도 오로라는 계속 펄럭인다

     

     

    어찌 말로 설명한 길이 없어서 그림으로 구분동작 상상화를 만들어 보았다

     

    일단 아무것도 없는 검은 하늘에 빛줄기들이 생기면 (만화영화의 숲 속의 요정이 등장하는 것 같다)

     

    2.png

     

    그 줄기들이 넓어져서 열차를 이루고

     

    3.png

     

    그 열차가 한 방향으로 계속 이동하다가

     

    4.png

     

    5.png

     

    방향을 바꿔서 급 유턴을 하고서

     

    6.png

     

    한참을 지 맘대로 놀다가 사라져버린다

     

    7.png

     

    8.png

     

     

    위에 그린 그림들을 연결해서 동영상을 만들어 보았다 (배경 음악의 의미는 다다음 편쯤 설명)

     

    (아래 동영상이 잘 보이지 않으면, 팝업창에 뜬 Window Media Player 실행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하아.. 이것이 오로라구나

     

    말로만 듣던, 사진이나 타임랩스로만 침흘리며 보던 그 오로라를

     

    눈밭에 서서 맨눈으로 보고 있다

     

     

    [ 김동훈 연속촬영, 저녁 10시 50분경 ]

     

    1. AniGif_150314_225547  (24MB 짜리 파일은 첨부가 안 되네요.. 방법을 찾는 중입니다)

     

     

    그래 우리가 이거 보러 여기까지 온 거 맞지..

     

    관측지(어제 그 눈밭)에 도착해서 한솔형님이 5인치 굴절 망경을 설치했는데..

     

    오로라 구경하느라 정신이 팔려서 아이피스는 볼 생각도 나지 않는다

     

    또 전 하늘을 돌아다니는 오로라가 광해와 같은 역할을 해서

     

    하늘 상태에 비해 망원경으로 보이는 상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결정적으로 매일 밤 오로라가 떠서

     

    오로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야 할 일이 전혀 없었다 (이건 염장)

     

     

    대신 우리는 망원경의 새로운 용도를 찾았다

     

    5. 150315_010133_7693.jpg

     

    6. 150315_010234_7694.jpg

     

    7. 150315_010339_7695.jpg

     

    8. 150315_010524_7697.jpg

     

    별하늘 기념사진에는 역시 망경.. 그 중에서도 하얀 굴절이 최고지!

     

     

    하늘에서는 아까와 같은 방식으로

     

    오로라 씨앗(?)이 나타나고, 퍼져서 넓은 띠를 이루고,

     

    너울거리며 이동하는 열차를 만들고, 커튼처럼 펄럭이며 하늘 뒤편으로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한솔형님과 둘이서 아까 사 온 의자에 입 벌리고 앉아서

     

    낮은 탄성과 함께 그 광경을 그저 지켜본다

     

    그 와중에도 오로라 촬영 장비를 세 세트나 가져오신 동훈형님은 쉴 새 없이 구도를 잡고 셔터를 누른다

     

    나는 20년이 넘게 망원경으로 안시 관측을 했지만

     

    작년부터 왜 그런지 맨눈으로 보는 것이 더 좋아지고 있다..

     

    그건 오로라 밑에서도 마찬가지.

     

    오로라를 담을 정도의 수준이 되는 카메라도 삼각대도 한국에서 챙겨 왔지만

     

    관측지에는 들고 오지도 않았다 (삼각대는 망원경 용으로 사용 중)

     

    내가 잘 하지 못하는 것을 하느라고 시간을 쓰는 것 보다는

     

    내가 잘 하는 것에 집중해야지.

     

    아래는 이 날 동훈 형님의 오로라 사진들

     

     

    [ 김동훈, 오로라 커튼 ]

     

    2. 150314_231834_1865.jpg

     

     

    [ 김동훈, 열차의 종착역 ]

     

    3. 150314_232237_9823.jpg

     

     

    [ 김동훈, 돌아! 도라! 도라! ]

     

    4. 150315_001620_9898.jpg

     

    (위 제목들은 작가의 의도와 관계 없이 제가 그냥 만든 거에요)

     

     

     

    자정이 조금 지난 시각,

     

    진하기는 하지만 녹색만을 보여주던 오로라는

     

    보기 어렵다는 붉은 색 기운이 살짝 살짝 비치면서

     

    하늘 곳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오로라 씨앗이 자란다

     

    어? 어? 하는 사이에

     

    이곳 저곳에서 나타난 오로라들이 머리 위에서 모두 연결되면서

     

    순간적으로 오로라 스톰이 나타났다

     

    뭐랄까.. 핑크색의 거대한 지네가 천정을 꿈틀꿈틀 하고 지나가는 느낌이랄까?

     

    녹색의 오로라 바탕 위에 흰색, 붉은색이 섞인 밝은 핑크색의 오로라가

     

    정말로 폭풍이 치듯 순식간에 하늘을 횡단했다

     

     

    으악!!!!!!

     

    뭔가 고급진 감탄사를 뱉어야 하는데

     

    그저 생목의 비명 소리밖에 나오지 않는다

     

    우리만 보고 있던 것은 아닌 듯, 온통 눈으로 뎦인 고요한 숲 여기 저기에서

     

    사람의 원초적인 비명 소리가 한꺼번에 같이 들린다

     

    이런 것을 서브스톰이라 하는 것일까?

     

    언제 봤어야 알지..

     

     

    아.... 이건 정말이지.. 뭐라 표현할 수가 없다

     

    그림으로 그리려 해도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 그 느낌만 대충 표현해본 오로라 스톰 그림 ]

     

    150315 스톰의 절정.png

     

     

    대략 10초 정도밖에 되지 않았던 찰나의 순간이 지난 후,

     

    다시 하늘은 조용해졌다

     

     

    [ 김동훈 연속 촬영, 스톰의 퇴근 (위에 설명한 스톰의 절정이 지난 후) ]

     

    4_2. AniGif_150315_001038.gif

     

     

    아까의 감동을 되새기며.. 위에 올린 오로라 인증샷도 찍고..

     

     

    근데 단 몇 초간 정신없이 본 스톰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사람의 눈도 적정 노출시간이 있는지

     

    오로라 스톰도 계속 시신경에 뇌세포에 빛줄기를 축적해야 하나보다

     

     

    하도 소리를 지르고 오로라 어디 나타나는지 사주경계를 하느라 조금 피곤하고 허기져서

     

    인증샷으로 암적응을 날리고 잠시 숙소로 철수했다가

     

    새벽 3시가 넘어서 마지막 피치를 올리기 위해 동훈형님과 장비를 짊어지고 다시 길을 나섰다

     

     

    표정관리 필요한 사람들

     

    9. 150315_032051_3294.jpg

     

    10. 150315_032830_3301.jpg

     

     

    북극의 밤은 짧다. 새벽 4시가 되기도 전에 동쪽 하늘은 이미 밝아지고 있다

     

    11. 150315_035539_0831.jpg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북극의 밤하늘에선 이 여명이 오랫동안 지속될 것임을..

     

    스마트폰의 터치펜을 꺼내들고 밝아오는 동쪽 하늘을 바라보며 자리를 잡고 앉았다

     

    150315 새벽스케치.jpg

     

     

    폰으로 김광석의 노래들을 랜덤 재생으로 걸어놓고

     

    김동훈님의 막바지 촬영을 느긋이 지켜보며

     

    13. 20150315_042922.jpg

     

     

    맥주 한 모금 마시고 하늘 한 번 보고 노래 한 소절 따라 부른다

     

    깊고 맑고 파란 무언가를 찾아 떠돌이 품팔이 마냥

    친구 하나 찾아와 주지 않는 이곳에 별을 보며 울먹이네

    - 김광석, ‘불행아’ 중에서 -

     

     

    그리고는 폰의 그림 어플로 새벽 여명의 하늘을 시간별로 표현해 본다.

     

    [ 새벽의 여신 & 새벽, 갤럭시노트4에 터치펜, 스웨덴에서 조강욱 (2015) ]

     

    새벽의 여신.png  

     

     

    새벽 5시, 하늘이 밝았다

     

    박명 전에 보려고 기대했던 월령 24일 달은 결국 보지 못했다

     

    (전 월령 그림 그리기 프로젝트에서 몇 개 남지 않은 달 중 하나였다)

     

     

    새벽 여명 빛으로 셀카도 한 장 찍고

     

    800_14. 20150315_045627.jpg

     

     

    동훈형님과 둘이 장비를 철수하고 설산을 걸어 오르는 중에,

     

    남쪽 지평선 근처에서 말도 안 되는 비주얼의 하현달이 꼿꼿하게 허리를 세우고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하현달의 출몰을 유심히 본 사람은 모두 이 모양이 낯설다는 것을 알 것이다

     

    이렇게 반듯하게 서 있는 하현 반달은 중위도 지역에서는 중천에 떠 있을 때만 가능한 것.

     

    월출 때도, 월몰 때도 하현달은 반쯤 누워서 떠서 엎어져서 지게 되어 있는데

     

    지평선 바로 위, 고도 3도에 반듯한 하현달..

     

    지금 생각해 보니 이곳, 북극권 키루나에선 저 모습이 바로 남중한 상태인 것이다

     

    이건 기적이야.. (사실 어떻게 보일지에 대한 예측 부족이었지 불가사의한 천문 현상은 아니다)

     

    15. 20150315_051227.jpg

     

     

    피곤한 몸을 이끌고 뿌듯한 마음으로 철수하다 말고,

     

    다시 황급히 동쪽도 아닌 남쪽 시야 트인 곳을 찾아 가쁜 숨을 몰아쉬며 눈밭을 헤멘다

     

     

    적당한 곳을 찾자마자 아무말 없이 서로의 장비를 펼치고 각자의 마지막 불꽃을..

     

    [ 김동훈, 북극의 하현달 ]

     

    18. 150315_052304_1007.JPG

     

     

    (동훈형님이 찍은, 북극의 하현달을 보면서 그리고 있는 Nightwid)

     

    16. 150315_053412_1054.jpg

     

     

    어느새 시간은 다시 30여분이 훌쩍 흐르고, 달은 뜨자마자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17. 20150315_054553.jpg

     

     

     

    아래 그림은 며칠 뒤 비행기 안에서 나뭇가지 노가다를 마치고서야 완성되었다

     

    [ 북극의 하현달, 갤럭시노트4에 터치펜, 스웨덴에서 조강욱 (2015) ] 

     

    북극의 하현달.png

     

     

    내가 그리는 달그림에서 실제로 달을 그리는데 들어가는 시간은

     

    그림 한 장 완성하는 시간의 1/10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 같다

     

    그래도.. 9/10이 받쳐 주어야 달이 빛이 나는 것을 어떡해.

     

     

    이제 진짜로 관측을 접어야 할 시간..

     

    긴 하루를 마치고.. ‘진짜’ 오로라를 두 눈 가득, 마음속 깊이 눌러 담고서 새벽 6시에 취침.

     

     

     

     

     

                                                                                                     Nightwid 無雲

     

     

     

     

     

     


    1. Prologue : 모든 것의 발단

     

    2. 원정 준비 :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원정

     

    3. 1일차(서울-키루나) : 라플란드로 가자

     

    4. 2일차(키루나) : 오로라와의 조우

     

    5. 3일차(키루나) : 쉬는 것도 하늘 뜻대로

     

    6. 4일차(키루나-아비스코) : 태초의 얼음 호수

     

    7. 5일차(나르빅-키루나) : 폭풍의 하늘

     

    8. 6일차(오슬로-스발바르) : 뭉크를 찾아서, 북극을 향해서

     

    9. 7일차(스발바르) : 사람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

     

    10. 8일차(스발바르-오슬로) : 너무나 아름답고 완벽한 시공간

     

    11. 9~10일차(프랑크푸르트-한국) : 10일간 비행기 10번 타기

     

    12. Epilogue : 진인사대천명

     

     

     

댓글 23

  • 김재곤

    2015.04.26 19:37

    강욱씨의 글로 대신 풍경들을 마음속에 그려 봅니다...
  • 조강욱

    2015.04.28 05:49

    마음속으로 고만 느끼시고 직접 보러 안 가시면 병 생기실 듯 ㅎㅎ

  • 김재곤

    2015.04.28 06:52

    2017 미쿡 가야죠. 계들고 있음다. 비행기값이 가장 피크일 때라 어쨌든 미리해서 싸게. 나는 일식. 가족들은 스탠포드 구경, 스타벅스 1호점 커피먹기 하러 가야죠....
  • 박진우

    2015.04.26 19:42

    양상추 저렇게 파는거 우리나라에 들여오면 잘 되지 않을까요?

  • 조강욱

    2015.04.28 05:50

    글게요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상추였어요 ^^*

  • 정기양

    2015.04.26 22:24

    오로라는 스웨덴에서 보나 캐나다에서 보나 다 예쁘네요.
    언젠가 한 번은 봐야 할 텐데....
    이 세상에 볼 것은 많고 시간은 없으니 참...
  • 조강욱

    2015.04.28 05:51

    오로라는 캐나다나 스웨덴이나 모두 좋겠지만

    구름의 양이 차이가 나죠 ^^

    정쌤 출장 가실 때마다 어떻게 안되나요? ㅎ;;;

  • 반형준

    2015.04.27 17:39

    오로라가 저렇게 빨리 꿈틀대는지는 몰랏네요.. 맨날 사진만 봐 와서리.. 신기합니다..
  • 조강욱

    2015.04.28 05:52

    오로라는 정말로 살아서 움직입니다..

    빠른 애들은 바람에 펄럭이는 커텐 같은 느낌이에요

  • 원종묵

    2015.04.27 18:46

    매번 느끼는 거지만 조강욱님의 작품은 예술인거 같습니다. 그저 감탄만 ~~~ ^^
  • 조강욱

    2015.04.28 05:53

    멋지고 화려한 이미지들은 대부분 김동훈님 작품이에요  ^^;;

  • Profile

    장형석

    2015.04.27 19:43

    오로로 스톰... 어떤 느낌일까요???
    상상이 잘 안되네요.....

    거기에는 오로라 노천온천은 없나 보네요 ㅎㅎ
  • 조강욱

    2015.04.28 05:56

    아하하 이렇게 염장에 성공하는군요!

    아이슬란드 같은 노천 온천은 없고

    위 사진의 오로라 대기실에

    실내에서 오로라 볼 수 있는 미니풀장은 있는 것 같습니다 ㅎ

  • 류창모

    2015.04.27 20:40

    하늘 빛이 변해가는 모습이 경이롭습니다. 고도 1.5도의 달은 신비스럽고요.
  • 조강욱

    2015.04.28 05:59

    둘 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죠.

    첫번째 거는 너무 순식간에 지나가서,

    두번째 거는 위도가 너무 낮아서.. ^^;


  • Profile

    박상구

    2015.04.27 23:47

    색깔들을 몇번이고 계속 보게 되는군요.
    아내의 머리에 비치던 노을 색깔을 만들려고 하는 사람이 나오던 영화 생각이 났어요.
    저랑 면담 한번 합시다 ㅎㅎ
  • 조강욱

    2015.04.28 06:00

    면담은 왜 하시게요? ㅋㅋㅋ

  • 김남희

    2015.04.28 07:58

    으음.. 수요일 날 봅시다.ㅠㅠ
    김동훈님은 아침부터 맥주 마시고.. 저녁때까지 조강욱님도 맥주를.. 오로라를 안주 삼아...거 참 좋아 보입니다.
    지난번 홍천에서 느낀거지만 밤하늘이 무척 짧더군요. 시간은 화살처럼 빨리 지나는게 맞나 봅니다.
    호주도 가고 노르웨이도 가고 하와이도 가야하는데......
  • 조강욱

    2015.04.28 15:47

    관측이 가능한 밤시간은 정말 짧지요.. 

    그 짧은 시간도 영접하지 못하는 저 같은 사람도 있지만요.. ㅠ_ㅠ

    노르웨이든 칠레든 호주든 하와이든

    같이 가시죠.. ^^*

  • 김민회

    2015.05.01 01:29

    살아 있어요. 누에가 꼼틀 대 듯 징그럽기도 하구, 급 사라지는 모습에 무섭기도 아쉽기도 하겠어요. 혹 호수에 비치는 건 못 보셔을까요!
  • 조강욱

    2015.05.02 19:22

    호수에 비치는 오로라를 보러 가는 얘기는 다음편에 등장합니다.. ^^

  • Profile

    강명우

    2015.08.14 21:28

    축하드립니다~ 잘 관측하셨네용~!!^^ 제가 관측하던 곳이랑 비슷한 장소네요. 나중에 이야기 들여주세요.
  • 권순동

    2015.12.28 17:50

    과장님, 감동의 조언 읽고 있습니다. ~ 일반 관광객이지만 과장님의 조언에 힘입어 DSLR에 고이 오로라를 담아 보겠습니다.
    과장님 정말 아침에 출근해서 정성껏 써내려가신 메일 보고 눈물이 왈칵(?) 할뻔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위지윅 사용
번호 제목 이름 조회  등록일 
899 김남희 3986 2015-05-01
898 김남희 4723 2015-04-28
조강욱 4150 2015-04-26
896 박진우 4820 2015-04-26
895 박진우 2516 2015-04-26
894 박진우 4692 2015-04-25
893 박진우 2699 2015-04-24
892 박진우 3456 2015-04-24
891 원종묵 2779 2015-04-21
890 조강욱 3807 2015-04-2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