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관측후기 - M57의 중심성, Pease 1, 메시에 제대로 보기, 별을 보는 이유
  • 조회 수: 134, 2020-05-23 13:28:13(2020-05-21)
  • 안녕하세요, 김명진이라고 합니다. 항상 야간비행 글들을 모두 몇 번씩 읽을 정도로 관심이 많았는데, 이제서야 용기를 내어 글도 써보고, 모임이 있으면 가능한 한 참석해 보려고 합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항상 존경하던 분들을 뵐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기도 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어젯밤 문경 용추계곡 간단한 관측후기입니다.


    5/20 (수) 23:00 - 04:00
    문경 용추계곡 주차장
    Seeing : 5/6
    Trans : 4.5/6
    Temp : 10, Humidity : High

    ES 16" 개조 돕소니안, Docter 12.5mm (x143), Delos 8mm (x223), Nav-sw 5mm (x357), NPB 필터


    엇갈리는 여러 예보를 보고 고민했지만, 이번 월령에 오늘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결정이 큰 뿌듯함을 안겨주었다. 습기와 약간의 광해가 있음에도 하늘 끝에서 끝까지 진하게 이어지는, 궁수로 내려갈수록 더 진해지는 은하수의 곁가지들은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수많은 성운, 성단들이 쌍안경 시야에 가득 흩뿌려지고, 씨잉이 아주 좋아 망원경으로 보는 것이 더 힘을 발휘하는 날이었다. 오랜만의 제대로 된 관측이라 새로운 장비들에 익숙해지기도 해야겠고, 대상의 수에 연연하지 않고 하나를 봐도 제대로 보자는 마음으로 관측을 했다.



    Messier 57 (Ring Nebula, PN in Lyr)

    - 동쪽 13등급 별, 남쪽의 14등급대 별 3개, 서쪽에 바짝 붙어있는 15등급 정도의 별까지 223배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된다. 13등급 별이 위치한 동쪽에서 살짝 남쪽 방향으로, 성운기가 다른 곳의 2배 정도로 옅고 넓게 빗자루로 쓸듯 바깥쪽으로 흩날리고 있으며, 직시로 볼 때는 표면밝기가 다른 곳보다 낮아 눈의 위치에 따라 살짝 옆구리가 터진 듯한 모습을 볼 수 있다. 20분 정도의 시간 동안 중심성은 357배에서 수 차례 깜빡거리는 느낌으로 눈에 들어오며, 관측을 유지하기 매우 어렵다. 223배로 배율을 낮추면, 주변 14~15등급 별들은 조금 더 직시로 뚜렷하게 보이지만 중심성은 보이지 않는다. 배경하늘 밝기에 따른 배율의 영향이 아주 중요하게 느껴진다. 근처의 IC1296은 감싸고 있는 주변 별배치 7~8개를 모두 쉽게 확인할 수 있었지만, 준비해간 위치가 정확하지 않아 다음을 기약해야 할 것 같다.


    Pease 1 (PN in Peg)

    - 동이 트기 시작할 무렵에, 고도가 높지 않아 관측에 집중을 요구했다. 고배율에서 M15 성단 전체는 생각보다 희미하지만, 개별 별의 밝기에 비해 분해는 어렵지 않다. 223배에서 A, B, C, D, E 별은 직시로 한 눈에 들어온다. 다만 E별에서 Pease 1이 위치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 사이의 별들이 완전히 분해가 되지 않고, 마치 2초각 이하의 어두운 이중성들이 세 쌍 정도 모여 있는 것처럼 뭉개져 보인다. 그렇지만 그 중 E별과의 각거리(28초각)를 고려했을 때 가장 유력한 후보군을 짐작할 수 있는데, 배율을 357배로 높이면 보다 그 위치가 명확해진다. 확실한 검출을 위해 NPB 필터를 활용해 Blinking을 하면 해당 위치가 근처의 다른 헷갈리던 별들과는 다르게, 2초각 정도의 부은 별상으로 분명하게 밝기가 유지됨을 알 수 있다. 다만 최윤호님 말씀대로 Pease 1 자체가 아닌 근접한 별과의 복합체를 보았다고 생각해야 할 것 같고, 완벽한 구분을 위해서는 추후 고배율 재도전이 필요한 대상이다.


    Messier 27 (Dumbbell Nebula, PN in Vul)

    - (x143) 직시로 선명한 중심성과 성운과 겹치는 4~5개 별이 눈에 들어온다. 기존 광덕산에서 관측했을 때 배율을 300배 이상으로 올리면 4~5개의 배경 별들을 추가로 볼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시도해보지 않았다. 성운의 바깥쪽이 안쪽 모래시계 부분만큼 진하게 채워져 있으며, 서쪽 상단의 별과 밝게 보이는 성운 위, 아래 곡선의 테두리가 입체감을 늘려 준다.


    Messier 4 (GC in Sco)

    - (x143) 143배에서 분해는 이미 완벽하고 오히려 공간이 너무 많이 남을 정도이다. 조강욱님 스케치와 완전히 동일하게 보인다는 느낌. 중앙을 가로지르는 선명한 일자의, 밝기가 균일하지는 않은 Inner Star Chain이 잘 보인다. 하트모양으로 안쪽을 돌아 감싸는 스타 체인이 눈에 가장 잘 들어오고, 바깥쪽으로 둥글게 이어지는 스타 체인은 마치 M11 야생오리 성단을 연상시킨다.


    Messier 8 (Lagoon Nebula, BN in Sgr)

    - (x143, NPB filter) 10x50 쌍안경에서도 나름 세부적인 디테일을 볼 수 있으며, 눈부시게 밝은 산개성단과 진한 암흑대 가닥들이 사진처럼 눈부시다. 색을 느낄 수도 있을 듯한 밝기인데 잘 보이지 않아 아쉽다. Barnard 88 (Black Comet) 이 위치한 옆의 일렬의 별 3개를 응시하다 보면, B88이 있어야 할 자리가 주변부보다 검게 색이 빠진 듯 보이는 게 느껴지고, 혜성의 핵 위치가 특히 어두움으로 그 모양을 유추할 수 있다.


    Messier 20 (Trifid Nebula, BN in Sgr)

    - (x143, NPB filter) 노필터로도 4갈래 암흑대와 주변 성운기의 모양이 쉽게 확인되며, NPB 사용이 흑백사진과 완전히 동일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진한 암흑대와 꽃 모양으로 중간중간 움푹 패인 듯한 성운의 외곽 테두리, 불규칙한 밀도가 느껴진다. 방정식에 쓰이는 문자 x와 같은 휘어진 x자 모양으로 암흑대가 보이며, 붙어있는 작은 성운기도(사진상 푸른색) 원래의 크기대로 넓고 뚜렷하게 확인된다.


    Messier 17 (Omega Nebula, BN in Sgr)

    - (x143, NPB filter) 성운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가 언젠가부터 가장 좋아하게 된 대상 중 하나인데, 지난 홍천에서와 오늘 NPB를 끼고 본 M17의 모습 역시 감탄을 유발하는 모습이다. 시야를 꽉 채운 형상은 정말 한 마리의 백조를 닮아 있고, 노 필터 상태에서는 본체 내부의 어두운 필라멘트식 구조들이, 필터를 끼운 상태에서는 본체의 밝은 spot과 왕관의 디테일, 꼬리 뒤쪽에서 아래로, 다시 안쪽으로 돌아 구부러지는 성운기들을 진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성적인 관측을 넘어서 마음을 움직이는 아름다운 대상이다.


    Messier 11 (Wild Duck Cluster, OC in Sct)

    - (x223) 시야에 수많은 10~11등급의 비슷한 밝기를 가진 별들이 눈부시게 들어찬다. 별이 정말 촘촘하게 많이 보여, 중소구경(6-8인치급) 으로 볼 때의 가장 큰 특징인 성단을 감싸는 > 모양 별배치들이 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복잡한 구조를 보여준다. 중간중간 호 모양으로 별이 비어 있는 부분들이 성단의 입체감을 배가시켜 주고, 순백색의 대장 별과 달리 앞쪽을 이끄는 두 별은 각각 연노란색, 주황색이다.


    NGC 6960, 6992, 6995 (Veil Nebula, SNR in Cyg)

    - (x143, NPB filter) 서베일, 동베일 성운 모두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섬세하게 얽혀 있는 필라멘트들을 모두 진하게 관측할 수 있다. 특히 동베일 성운이 은가루가 바람에 흩날리듯이 시야의 약 3배 이상을 가득 채워 흘러넘치는 모습이 장관이다. NGC 6995 부분도 사진과 동일한 면적으로 진하게 잘 보이며, 사진으로 보던 spaghetti nebula를 연상시킨다.


    목성, 토성

    - (x143, x223, x357) 목성의 대적반이 가운데부터 서쪽 방향으로 돌아나가는 게 보이고, 큰 띠 두 개의 상하로 얇고 더 암갈색의 진한 다른 띠들이 관측된다. 토성은 본체의 갈색 줄무늬와 C고리, 카시니가 선명히 보이고, 223배에서 시상이 좋은 순간마다 아주 잠깐씩 엔케 미니마가 어렴풋이 느껴진다.


    Vega, Deneb, Albireo

    - 언젠가부터 별 자체를 보는 게 참 좋다. 밤하늘을 보고 또 볼수록 내게 알비레오와 베가는 무엇보다 깊고 본연적인, 순수한 아름다움 그 자체가 된다. 저배율로 보기보다는 중간 배율로 올려 까만 하늘에서 빛나는 별들을 바라보고 있자면, 묘한 공간감과 일체감에 마음이 울린다.



    기타 관측한 대상들 : M22, M3, M51, M16, M24, M5, M31, M13, NGC7789, Algeiba, Izar, Double Double

    - 7789는 고도가 조금 더 올라와야 입체적인 암흑대가 잘 드러날 것 같다. M31 역시 마찬가지.
    - M13 프로펠러가 언제나 그렇듯 아주 잘 보인다. 다음에는 작은 프로펠러와 6207의 디테일, IC4617 시도 예정
    - M16은 필터를 끼워도 안 끼워도 안시에는 사실 조금 재미가 없는데, 창조의 기둥을 도전해 봐야겠다.
    - M22는 확실히 M3, M5, M13 등보다 '거대한' 느낌의 구상성단이지만, 고도 때문인지 섬세하고 부드럽게 느껴진다.
    - M51 나선팔 및 얼룩들 잘 보임, 좋은 하늘에 있을 때 브릿지 중앙 산개성단/완전히 이어지는지, 5195 외곽 헤일로 도전 필요
    - M24는 다음에 하나하나 뜯어보고 싶다. x143에서 배경이 검으니, 수많은 은하수의 별들이 눈부시게 쏟아진다.


    다음에 다시 보기 : NGC6822(Barnard Galaxy, 여명/위치 확인 실수로 인해 관측 불확실)



    별을 보면서도 항상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었다. 우리는 왜 이끌리듯, 별을 찾아 떠날까?

    적어도 내게 별보기란, 살아 있다는 느낌과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 같은 아름다움
    그리고 그 순간의 행복에 그 의미가 있다.

    끌림이라는 건 참 오묘하다.


댓글 6

  • 이한솔

    2020.05.22 17:59

    고리 성운 중심성을 보셨다니 시상도 좋고 관측자 눈도 매우 좋으시군요 ㅎㅎ
    저도 은하수 영역 성운들을 필터를 끼우고 대구경으로 관측하면 사진과 똑같거나 오히려 안시가 더 나은듯한 느낌도 받게굅니다.
    세심한 관측기 잘 봤습니다
  • 김명진

    2020.05.23 13:20

    참 어려웠는데, 그날 시상이 좋은 것이 한몫 했던 것 같습니다. 16인치로 제대로 보는 은하수 영역은 모든 것이 감동이었습니다. 다음에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최윤호

    2020.05.23 08:52

    문경 용추 계곡의 하늘이 상당한가 봅니다. M57 중심성은 20인치에서도 항상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요. IC1296도 20인치에서 상당히 어렵습니다. 성운과 별 빛을 반도체 소자가 아닌 내눈에 담는다는 자체만으로도 안시의 매력이 충분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 김명진

    2020.05.23 13:25

    광해가 많아서 하늘의 어둡기 자체는 홍천 쪽의 좋은 하늘에 미치지 못하는데, 그날 투명도도 좋았고 특별하게 버릴 하늘 없이 사방이 하늘 상태도 시야도 나름 고르게 6.3등급대 정도가 나오는 것이 편안한 매력인 것 같습니다. 안시는 점점 더 깊게 빠지게 되는 마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 Profile

    김원준

    2020.05.23 12:27

    별하늘지기에서 처음 봣을때가 고등학생이엇던걸로 기억하는데
    세월 참 빠르네요.
    시간되면 매수팔도 오시고 행사에도 나오고하세요.
  • 김명진

    2020.05.23 13:28

    거의 10년 전 중학생 때부터 처음 글로만 뵈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차가 없어 대중교통으로 9인치, 14인치 등 가지고 다니는 게 정말 고생이었는데, 또 다른 신세계입니다.^^  앞으로 자주 참석하고 얼굴 뵈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위지윅 사용
번호 제목 이름 조회  등록일 
1341 조강욱 2 2020-06-06
1340 김명진 61 2020-06-02
1339 최윤호 53 2020-05-28
1338 최윤호 129 2020-05-23
1337 최윤호 107 2020-05-22
김명진 134 2020-05-21
1335 서경원 389 2020-05-19
1334 최윤호 234 2020-05-04
1333 조강욱 221 2020-05-03
1332 장형석 902 2020-04-2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