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0150622_운두령, 명왕성 관측 성공..
  • 조회 수: 4279, 2015-06-24 21:38:39(2015-06-22)
  •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방학이 돌아와서, 주중이라도 한번 뜨자. 뜨자. 뜨자는 마음을 먹고 있었지만, 그 좋던 하늘이 월령이 좋아지면서 스물 스물...


    포기하고 있다가, 일요일 저녁 하늘을 보니, 파란 하늘 빛이... 그런데 마눌신께서는 이웃 주민 분들과 함께 멀리 마실을 나가시고..


    "어디세요?", "볼일 보는 중", "언제 올거에요?" "왜" "하늘 봐봐, 약속했잖아 하루 휴가","그렇긴 한데, 저녁은?"

    이때 괜히 그냥 간다고 하면 마이너스가 날 수 있으니, "먹어야지" "그럼 밑으로와, 같이 먹고가"


    이리하여, 이웃과의 다정한 대화를 마치고 나서, 준비를 대충하니,, 21시.. 흐미....


    마눌신께 던집니다. " 나 간다", "너무 늦지 않았어?", "나 간다" 그리고는 휘리릭... 여기서 흔들리면 못 나가니, 강하게 마음 먹고..


    어딜가지? 고민을 계속했었는데, 비온 뒤라, 연무도 많을 것 같아서(별 하늘지기에 연무 얘기가 있더군요),

    운두령으로..(광덕산도 잠시 생각이 들었으나, 멀고, 그 기상청 분들의 답없는 불빛 테러는 지금의 제 망원경으로는 도저히 대응이 안되서 포기)

    어떻게 운두령이 망가져가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열심히 달리고 달려서 도착하니, 11시 30분.. 차에서 내리고 전조등을 딱 끄는 순간, 하늘을 뒤덮은 은하수가 턱... 말문을 막습니다. 

    올해 몇번 가지도 못했지만, 제일 진한 은하수네요. 지난달 광덕산 보다 진한 은하수.


    운두령 정상은 등산객 안내 표지 LED 전광판 붉은 빛과 가로등 흰색이 아주 강하게 비추고 있습니다. 건물의 뒤로 돌아가니,

    조금 움직이면 LED가, 조금 움직이면 가로등이 절묘하게 방해를 합니다. 이리 저리, 계속 옮겨다니다가 겨우 좀 많이 가려지는 곳을 찾아서 세팅..

    예전에는 건물의 약한 LED 뿐이라, 건물 뒤로가면 가릴 수 있었는데, .. 슬펐습니다. 민원도 소용없을 듯 해서..


    어쨌든 장비를 세팅하고, 식기를 기다리면서, 


    베일을 뒤집니다. 광덕산에서 헤맸습니다. 얼마나 관측을 안 나갔으면, 베일도 헤매다니..

            성도 펼쳐서 휘리릭 보고, 파인더로 째려 보고, 아이피스로 눈을 가져다 대니, 진한 베일 자국이... 죽 둘러보려고, 주변을 둘러보는데, 뭔가가 아쉬운..

            앗, 발판.. 오늘도 두고 왔습니다.  키가 작아서 16인치로 천정 부분을 볼때는 반드시 발판이 있어야 되는데, ..

            백조자리 뒤지려는 계획 바로 포기했습니다. 관측의자로 아슬아슬하게 보기에는 너무 위험해서..


    작전 수정 


    관측의자에 앉아서 볼수 있는 대상들이 뭔지 뒤져 봤습니다(Sky safari surfing). 남쪽 하늘이 나무 사이로  보여서 시야가 그리 좋지는 않습니다. 

    독수리 자리가 보이고, 궁수자리가 좀 보이고, 어.. 명왕성이 보이네요. 얼마전 사부님이 홍천에서 올렸던, 글도 갑자기 생각나고 해서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궁수자리, Nunki 부터 시작해서 입실론2까지는 파인더로 호핑으로, 이후는 아이피스로 찾아갔습니다, 안 보이네요. 역시 허블이는 무린가 생각이,

       - http://www.cruxis.com/scope/limitingmagnitude.htm 이 사이트에 안 좋은 경우로 값을 넣어보니, 15등급.  그래도 보이는데, 

    의자에 앉아서 계속 쳐다봤습니다. 30분은 본 듯 한데요. 주변시로 뭔가가 잠시 보였다 사라지더니, 조금 있으니, 다시 보이고, 계속 보이네요. 

    찾.았.다..... 주변에 확인해 주실 분은 없어서 다시 계속 확인 또 확인.  safari 로 주변 별들을 15등급 까지 올려서 비교 또 비교.  맞다는 확신이 들고나니,

    태양게 저 멀리서 조용히 빛나고 있던 친구가 참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찾아오는 이 추위.. 집중할 때는 몰랐는데, 산위라서 그런지 기온을 보니 8도네요.  기상청 온도계만 믿고 옷을 그렇게 좀 얇게 입고 와서

    차안으로 피신... 머릿속이 복잡했습니다. 몸이 한번 떨리기 시작하니, 밖에 나갈 생각이 안들고, 맑은 콧물이 코에서 뚝..   온 거리도 아깝고, 앞으로 장마기간이니 

    2달은 못 볼 것 같고.  다시 차에서 나와서 PT 체조를.. 하면서 버티기로.


    하늘에는 구름이 간간히 지나가지만, 아직도 진한 은하수가.. 독수리 자리 M16, 창조의 기둥을 한번 도전해 보기로, 필터끼우고 한참을 다시 씨름을 했습니다.

    행여나 행여나 행여나, 안되네요.  M16 내부의 기준 별 2개를 중심으로 계속 쳐다봤으나, 안 보이네요. UHC, O3.... 별반 다르지 않고. 

    구경의 문제이거나, 관측지의 상황,  망원경의 상태 등등 안 보이는 조건은 많겠지만,  관측하면서 느끼는 건데,  말머리도 그렇고, 넓게 퍼져서 주변과의 미세한 

    밝기 차이를 느껴야 되는 이런 대상은 전혀 느낌이 오지 않습니다. 당근을 많이 먹여야 되는지. 관측 더 다녀서 눈을 더 단련 시켜야 하는 건지..


    두 대상으로 2시간을 씨름하고 나니, 3시, 곧 박명입니다.  구름도 조금씩 지나가고, 이후는 메시에 중심으로,

    M28, M23, M25, M18, M8, M72, NGC7009, M30을 보고, Palomar 12를 도전하다 박명으로 철수를 했습니다.  오늘이 하지였네요. 

    일년중 가장 밤이 짧은 날....


    장마 기간이라 관측나가는 날 잡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한가지는 건진 관측이라....기억에 계속 남을 듯 합니다.

     

    몇가지 실수한 것을 기록해 보면

       - 계속 발받침을 두고 와서 높은 고도는 포기를 하고 있고,

       - 어퍼케이지 광해 대책은 세워야 겠고(클래식 형을 임시로 만들 수 있는 방법과 관측 모자을 좀 고민해야겠습니다.)

       - 관측을 일찍 나갈 수 있도록 스케줄 세울 때 유의를 좀 해야겠고,

       - 비상 Plan B는 가지고 관측을 나가야 겠고.

       - 높은 곳은 여름도 겨울같이 준비를....

    다음 부터는 실수를 좀 줄이고, 별보기에 좀더 집중을....


댓글 7

  • Profile

    장형석

    2015.06.22 17:53

    아. 야간비행내에서도 두부류로 나뉘는군요 ...

    명왕성을 본사람과 못본사람...ㅠ.ㅠ

    마눌님이 일요일 아침에 오셔서... 이젠 또 언제 나갈지 ;;;;
  • 김민회

    2015.06.24 02:52

    또 편 가른다 때끼!!

  • Profile

    장형석

    2015.06.24 21:38

    헉. 편가르기 아닙니다. ㅠ.ㅠ

    저도 아직 못봐서요 .. ㅎ

  • 조강욱

    2015.06.23 15:26

    제목부터 올려놓고 관측기를 쓰는 신기원이네요 ㅎㅎ
    근데 관측지 하나가 또 그렇게 사라져 가는군요.. ㅠㅠ
  • Profile

    김원준

    2015.06.23 19:52

    6년전 아무런 불빛도 없을때 그 운두령에서 보았던 은하수를 아직도 잊을수가 없습니다.
    아쉽네요~~~
  • Profile

    임광배

    2015.06.24 01:10

    운두령 대장님 이십니다. ^^ 좋은 하늘 보내셨다니 너무 부럽습니다.ㅋㅋ 다음에는 옷 두텁게 입고 가세요. 이제 하지 지났으니, 조금씩
    밤이 길어지겠죠?
  • Profile

    박상구

    2015.06.24 03:01

    발받침을 차에 계속 두셔야겠네요. 저도 어퍼케이지에 다는 후드를 자꾸 잊어서 망원경을 빼도 후드는 트렁크에 그냥 두고 다닌다는... ^^
    운두령 저도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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