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허셜400을 완수한 뜨거웠던 토요일밤 관측후기입니다.
  • 조회 수: 3260, 2014-09-24 19:47:21(2014-09-24)
  • 일    자 : 2014.09.20 19:00 ~ 09.21 05:00

    장    소 : 홍천 괘석리
    관측장비 : 스카이워쳐 12인치 돕소니언, 나글러 타입4 12mm, 타입6 7mm, ES 100도 20mm


    지난 7월말 문예단에서 만났던 좋은 날씨 덕분에 진도를 많이 나간 덕분에 그날 이후로 허셜400 대상이 딱 4개만 남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4개가 겨울철 별자리인 관계로 쉽게 끝내기는 어려울 거라 예상하고 있었는데 마침 야간비행 스타파티를 하게 되어서 이날을 D-day 로 잡았습니다.

    스타파티의 풍경에 관해선 조강욱님께서 너무나 상세하고 재밌게 글을 올려주셔서 생략합니다. (관측후기란 어떤것인가... 에대해서 한수 더 배웠습니다. ^^;)

    메시에를 끝내고 허셜400을 시작한게 작년 12월 18일이니까 정확하게 9개월 2일 걸렸습니다. 하지만 시작하기 전에 이미 봤던 대상이 73개 였습니다. 그러니까 400개를 모두 온전히 처음부터 본 것은 아닙니다. 

    처음 안시를 시작할때부터 스카이사파리에서 유명한 쇼우피스 대상을 표시해 주는 Tonight's Best를 활성화 해 놓고서 메시에 진도를 나가면서 그것도 같이 관측을 했었는데 거기에 있는 대상들이 허셜400과 겹치는 것이 많더군요. 결국 허셜옹께서 볼만하다고 찜했던 것들이 오늘날의 쇼우피스가 된 셈입니다. ^^

    마지막 4개와 전부터 노려왔지만 이날 처음으로 성공했던 것들에 관한 후기입니다.



    ⊙ NGC 1084

    NGC1084_httpwww.lex.sk.ca.jpg
    http://www.lex.sk.ca

    10.6등급에 2분 56초 크기입니다. 에리다누스자리인데 고도는 높은 편입니다. 측면은하지만 형태가 명확하지 않고 풀어져 있는 것이 확연하게 구분이 되었습니다. 예전엔 은하도 성운이라고 불렀다는데 이거야 말로 성운처럼 보이더군요. ^^


    ⊙ NGC 1407 1400

    1407 1400.jpg
    sky-map. org

    밝고 뚜렸했던 타원은하 두개입니다. 1407은 9.8등급에 2분 30초 크기입니다. 1400은 11등급이네요. 둘 다 타원은하라는걸 한눈에 알 수 있을만큼 밝고 뚜렸했습니다. 스카이사파리에도 주변에 은하가 많다고 표시가 나오던데 정말 많네요. 그런데 모두가 14등급 크기라서 제 망경으론 불가입니다. ^^;



    ⊙ NGC 1535 (Cleopatra's eye)

    ngc1535.jpg
    sky-map. org

    유명한 행성상성운 클레오파트라의 눈을 이제서야 만났습니다. 스카이사파리 투나잇베스트에도 있는 대상인데 제가 이전엔 PN 의 맛을 제대로 몰라서 소홀히 했었던거 같습니다. ^^;
    주변의 흐린 성운기는 잘 보이지 않았고 그냥 전체적으로 밝게만 보였습니다. 중심성이나 내부구조는 600배까지 배율을 올려봐도 구별이 안 되더군요. 고도가 너무 낮은 탓도 있고 그날 남쪽에 광해가 약간 있어서 그랬던것 같기도 합니다. 나중에 더 좋은 하늘에서 다시 도전해 봐야할 대상으로 남겼습니다.



    ⊙ NGC 2782

    2782.jpg
    http://kentbiggs.com/

    허셜400의 대미를 장식한 살쾡이자리 은하입니다. 4시반이 다 되어서 동쪽 산등성이에 올라온걸 간신히 관측했습니다. 달이 뜨기전에 보려고 서둘러서 찾았는데 첨에는 주변시로 얼룩만 희미하게 보였습니다. 그리고서 조강욱님, 박상구님과 기념사진 촬영하고 플래쉬에 깨진 암적응이 원래대로 되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검증에 들어갔는데 그 동안에 조금 고도가 높아져서 인지 아까보다는 더 잘 보이더군요. 첨에 봤을때는 타원은처럼 보였는데 이제 사진을 보니까 정면은하였네요. 가운데 핵부분이 넓고 밝아서 타원처럼 보였던거 같습니다. 주변에 얼룩덜룩한 성운기도 느껴졌었는데 저는 착시인줄 알았더니 진하게 실제하는 거였네요. 나중에 고도가 충분히 높아지면 다시 도전해 봐야할 대상입니다. ^^



    ⊙ NGC 1097

    1097.jpg
    http://www.cosmotography.com/

    화로자리의 대표은하인 이 대상을 이제서야 성공했습니다. 9.3등급에 9분이 넘는 크기니까 꽤 밝고 큰 대상인데 더 아래에 있는 대상들도 쉽게 성공을 했는데도 이건 잘 찾아지지가 않더군요.
    남쪽에 광해가 있는걸 감안하면 잘 보였던 편인거 같습니다. 나선팔은 물론 넘사벽이었지만 가운데 핵과 막대는 꽤 잘 보였습니다.



    ⊙ NGC 1300

    ngc1300_hst_6637http.apod.nasa.gov.jpg
    http://hubblesite.org/

    유명한 허블사진이죠. 에리다누스 자리에 있는 대상인데 이것도 좋은 하늘에서 접할 기회가 한번도 없었습니다. 이날 처음으로 제대로 봤습니다. 제대로 본다고 해서 윤곽이 잘 보이는건 아닙니다. 아래 스케치가 제가 봤던 것과 아주 근접하네요.

    NGC1300SGinGimp.jpeg
    http://4.bp.blogspot.com/

    막대나선은하는 막대만 제대로 구별이 되도 성공이라고 하던데 그걸 기준으로 삼는다면 성공적입니다. 전에는 한번도 막대를 진하게 본적이 없었는데 이날은 막대를 아주 진하게 보는데 성공했습니다. 7479가 어느정도 보일때 막대가 측면은하처럼 보였었는데 이날 1300번이 꼭 그랬습니다.



    ⊙ NGC 300

    300_marvelouswallpaperscom.jpg 
    http://marvelouswallpapers.com

    남반구에 다녀오신 분들은 진하게 보셨다는 300번인데 저는 이날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아주 고도가 낮아서 주변의 별배치를 봤을때 제대로 찾은것은 분명하지만 한참을 째려봐야 희미하게 뭔가가 느껴지는 수준이더군요. 옆에 계셨던 김병수님이 제대로 잡았다고 검증을 해 주셔서 확신을 했습니다. 그저 호핑에 성공했다는데에 의의를 둬야 할거 같습니다. ^^;



    ⊙ NGC 55

    55_www.asod.info.jpg 
    http://www.asod.info

    이 역시 유명한 대상인데 이날 겨우 성공을 했습니다. 300번에서 그리 멀지 않아서 역시 고도가 낮지만 300번 보다는 확실하게 잘 보였습니다. 정말 밝은 대상이군요. 호주에서 보셨을땐 아이피스의 시야를 완전히 벗어날 정도로 길었다고 하셨지만 그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꽤 크고 밝게 잘 보였습니다.



    NGC 1360


    1360.jpeg


    에리다누스 자리를 이러저리 유영하다가 스카이사파리에 PN이 표시되어 있기에 한번 찾아 보았는데 의외의 왕건이가 걸렸습니다. 옆에 있던 조강욱님이 유명한 대상이라고 하시네요. 그런데 저는 이날 처음 알았습니다. 너무 고도가 낮은 대상이라서 한국의 별지기들은 잘 안보게 되는 대상인가요...

    중심성은 너무 잘 보였고 오히려 주변의 성운기가 흐릿하네요. UHC 끼우고서 주변시를 쓰지 않고도 타원형의 성운기가 아주 잘 보였는데 고도가 낮고 남쪽에 광해가 있었던걸 감안하면 아주 밝은 대상입니다.

    강욱님이 내부의 갈라진 구조를 봐야 제대로 본거라고 하시는데 한참을 째려보니 주변시로 보일락 말락 합니다. 나중에 더 좋은 하늘에서 다시 도전해 봐야 겠습니다. 그런데 홍천보다 더 좋은 하늘이 어디죠?? ~~

     

     

    암흑성운들....

    암흑성운들이 전부터 도전을 많이 했었지만 한번도 성공을 못 했었는데 이건 좋은 장비보다는 좋은 하늘이 필요하다는걸 알게 됐습니다. 대구경보다는 쌍안경이 더 낫더군요. 한달쯤 전에 아홉싸리 말발굽에서 처음으로 성공한 이후로 많은걸 시도해 봤는데 현재까지 확실하게 본것은 두개 정도네요. 얼마전에 영입한 MS 10x50 쌍안경으로 봤습니다.

     


    Barnard 142


    barnard 142.jpg


    매수팔 천문학 강의때에 김병수님께서 상대적으로 쉬운 대상이라고 하셨던 것인데 알타이르 옆에 있습니다. 첨에는 잘 보이지가 않았는데 독수리자리가 이미 많이 넘어간 다음이라서 그런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마침 김병수님께서 제 바로 옆에서 관측을 하고 계셨었는지라 찬찬하게 개인지도를 받아가면서 찾아보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

     

    이 대상이 알파벳 E 처럼 보여야 제대로 관측을 한거라고 하시는데 고도가 역시 문제인지 그렇게 보는건 실패했습니다. 아랫쪽에 큰 성운기가 오히려 잘 안 보였는데 윗쪽의 자 모양까지는 검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내년 여름에 고도가 충분히 올라갔을때 다시금 도전해 봐야 겠습니다.

     

     

     

    LDN 935 Dark Nebula


    imgcut.jpg


    이름은 뭔가 거창하고 복잡한데 사진을 보면 아.. 저거... 하게 되는거 같습니다. ^^

    이 역시 북아메리카와 함께 쉽게 검출이 되었습니다. 중간에 별이 없는 부분이 명확하게 보이더군요. 그런데 북아메리카는 잘 보이는데 펠리칸 성운은 잘 안 보이는데 이건 원래 안시로 검출이 어려운 대상인건가요? 전혀 느껴지지를 않더군요.

     

     

    이번 스타파티에는 새로운 경험도 많이 하게 되고 좋은 분들과 좋은 시간을 많이 가지게 되어서 여러모로 뜻깊고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여기까지 오는데 그동안 여러모로 이끌어 주시고 도움주신 야간비행 선배님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이미 전부터 멤버 서로간에 잘 알고 유대관계가 끈끈한 모임에 신참을 받아주는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 오랫동안 알던 한 가족처럼 대해 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늦은 나이에 다시 시작한 취미인데 별을 보는 즐거움에 더해서 좋은 분들도 많이 알게 되어서 얼마나 행운이고요. 앞으로도 좋은 밤을 많이 만들어 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P.S : 허셜400 총정리는 글이 아주 길어질것 같은 관계로 여러편으로 나누어서 올릴지 한꺼번에 올릴지 아직 결정을 못 했습니다. 아직 시작도 못 했는지라 따로 작성을 해보고서 결정을 하겠습니다.


댓글 13

  • Profile

    김원준

    2014.09.24 01:43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4년전 55를 처음 봤을때 이게 은하인지 혜성인지 구별이 안갓던 기억이 납니다. ㅎ
  • 김철규

    2014.09.24 02:50

    지금 글이 짤려서 다 올라가질 않네요. 금칙어 때문인데 다 올라가게 되면 다시 읽어주세요. ^^;

  • Profile

    임광배

    2014.09.24 02:20

    저도 보여주세요^^ 축하드립니다. 1300번 스트레스 대상이던 기억납니다. 언제 제대로 볼지.... 그리고 말머리는 안녕하셨나요?

  • 김철규

    2014.09.24 02:51

    금칙어 때문에 글이 아직 다 안 올라갔어. 나중에 마저 읽어봐... ^^;

  • 김철규

    2014.09.24 02:56

    이제 제대로 올라갔네요. 출처를 적을때 인터넷 링크로 걸려 버리면 문제가 생기는 거네요.
  • 박동현

    2014.09.24 06:13

    정말 즐거운 관측하셨군요. 그 날 만나뵈어 정말 반가웠습니다. 표정만 봐도 얼마나 별보기에 빠져 있으신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좋은 구경도, 좋은 말씀도 감사했습니다. ^^

    다시 한 번 허셜 완주 축하드립니다. ^^
  • 김철규

    2014.09.24 07:27

    고맙습니다. 언제 산청 하늘도 한번 구경할 날이 있겠죠? 산청에 좋은 계곡 있으면 나중에 소개좀 해 주세요. 아직 멀었지만 내년 여름에 아이들과 피서 가고 싶네요. ^^

  • Profile

    김태환

    2014.09.24 06:21

    네이버에서도 읽고, 또 여기서도 읽네요... 다시한번 완주 축하드립니다.
  • 김철규

    2014.09.24 07:28

    중부관측팀 모임도 충북쪽에서 하시게 되면 견학 갈게요. 거듭 감사합니다.

  • 이준오

    2014.09.24 07:01

    진심으로 고개 숙여 그 열정과 노력에 존경과 아낌없는 박수 .
    그리고 감사, 감사드립니다.

    그게 얼마나 의지가 필요한 일인지 쬐금은 맛 보아 봤기에 정말 정말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정말 멋지다...!!!라는 표현이 맞을런지 잘 모르겠지만..
    그야말로 최고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점점 게을러져...
    메시에+ngc명작 다시 보기...그마저 게을러져 맨눈관측 수준에 그치고 말던데..
    그 누가 알아주지 않는다 해도 지치시지 않고
    자신과의 약속에서 참으로 의미있는 작은 탑 하나 하나 순수 쌓아올리시 듯...
    다시 한번 허셀 400 완주를 축하 축하 드립니다...^___^☆

  • 김철규

    2014.09.24 07:29

    저도 이제는 좀 지칩니다. ^^  시작하고 나서 너무 쉼없이 달려온거 아닌가 싶네요. 이제 숨좀 고르고 좀더 세밀하고 깊이있는 관측이 되도록 힘써 보려고 합니다.

  • 조강욱

    2014.09.24 16:27

    허셸400 대상들을 모두 정형화된 포맷으로 정리하여
    가이드북을 만들면 어떨까요?
    기념비적인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
  • Profile

    박상구

    2014.09.24 19:47

    관측지에서 여러번 뵈었지만 항상 불타는 열정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허셸 400 가이드북 멋지겠는데요. 부담을 드리고 싶지는 않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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