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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반구 은하 프리뷰 (PAVO, INDUS) [관측목록/대상]
  • 김병수
    조회 수: 10056, 2012-10-10 19:59:57(2012-09-28)
  • 많이 아시겠지만 11월에 호주로 일식관측을 갑니다.

    기왕 멀리 간 김에 Deep sky 관측도 할 예정인데요.

    호주의 건조하고 캄캄한 하늘에서 18인치로...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네요.

    몇 번의 원정관측을 통해 절실히 느낀 점은 "아는 만큼 보인다." 입니다.

    준비를 많이 해 간 대상은 안 보인다고 되어 있는 구조도 잘 찾아 보면 보이고,

    그렇지 않은 대상은 봐도 뭘 봤는지 기억이 안 나더군요.

     

    저는 투명한 하늘에서는 은하 관측을 좋아하는데,

    단순히 예쁜 은하의 모습만 찾아 보는 것이 아니라,

    은하의 형성, 진화, 합병 등 천체 물리학적인 연관성을 알아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우리 은하도 그런 과정을 거쳐서 여기 까지 왔을 테니까, 결국은 지나간 우리의 역사를 파헤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은하 안의 디테일은 허블 우주 망원경이나 큰 천문대급 망원경으로 보아야만 된다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잘 만 노력하면 아마추어 망원경으로도 약간의 힌트를 볼 수 있습니다.

     

    이번 관측기간 동안 약 50개 정도의 은하를 찾아 볼 예정입니다.

    겨우 하루밤만 은하관측에 배정되었기 때문에 원정 가시는 분들은 관측포인트를 미리 완전히 숙지해야 합니다.

    이번 여행을 가시지 않는 분들은 남반구 은하의 속살을 미리 본다는 의미로 가볍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글 싣는 순서는 11월 호주에서 서쪽하늘로 먼저 지는 별자리 순서입니다.

     

    NGC 6744 (skyview 1도)

    6744(1도).jpg

     

    PAVO의 나선은하입니다.

    Caldwell 101번이기도 하고요.

    8.5등급의 밝은 은하이지만 크기가 20분 * 13분으로 크기 때문에 Surface Brightness는 14.4 로 비교적 희미합니다.

    3,000만 광년 떨어져 있는 비교적 가까운 은하인데, 우리 은하를 외부에서 본다면 딱 이렇게 보일 거라고 합니다.

    이렇게 우리 우주 밖으로 나가서 우리 우주를 사진 찍으려면 현재의 우주선 속도로는 10억년 걸린다고 하네요...ㅠㅠ

    관측 포인트는

    타원형 코어 +  Bar + 넓은 Halo 까지는 쉽게 보일 것 같습니다.

    Halo에 나선팔이 구분되어 보이는 지가 도전입니다.

    NSOG 에는 16/18"에서도 나선팔이 보인다는 얘기가 없네요.

    flocculent arm이기 때문에 쉽지는 않겠지만 도전해 볼 만 하겠습니다.

    또 다른 도전은 동반은하입니다.

    서북쪽으로 마젤란 은하를 닮은 작은 은하가 6744A 입니다.

    동쪽으로 16분 떨어진 것이 IC 4823입니다.

     

    6744color.jpg

    6744의 천문대급 사진입니다.

    우리 은하가 이렇게 생겼나 봅니다.

     

     

     

     

    다음은 NGC 6769 group입니다. (skyview 0.5도)

    6769 group(devil's mask).jpg

    Devil's mask라는 별명이 붙어 있는, interactng galaxy입니다.

    오른쪽(서쪽) 것이 6769, 붙어 있는 것이 6770, 남쪽에 길쭉하게 보이는 것이 6771이고 셋 다 1억9천만 광년 떨어져 있습니다.

    참고로 남동쪽으로 떨어져 있는 것이 IC4842, 동북쪽으로 더 떨어져 있는 것이 IC4845입니다.

    관측 포인트는 6770에서 나온 나선팔 하나가 6769까지 닿아 있는 것입니다.

    다음 VLT의 사진을 보면 잘 나와 있습니다.

     6769color.jpg

    여기서 보이는 6770에서 6769쪽으로 나선팔이 뻗어 있는 것을 "Bridge"라고 부르는데 Interacting galaxy중에서도 아주 드물게 보이는 현상입니다.

    이번에 꼭 안시관측에 성공하고 싶네요...

    더불어서 이 사진... 정말 "Devil's mask" 같습니다.

     

     

     

     

    다음은 PAVO group입니다. (0.5도)

     6876(Pavo group).jpg

    약 2억광년 떨어진 은하그룹입니다.

    오른쪽 위의 이상한 나선은하가 6872, 가운데 큰 타원은하가 6876, 바로 딱 붙어 있는 것이 6877, 조근 떨어져서 왼쪽에 있는 것이 6880입니다.

    특히 6872의 이상한 모습이 눈길을 끄는데, 바로 옆의 작은 은하인 IC4970의 영향으로 나선팔이 풀려 버렸습니다.

    실제 길이는 약 40만 광년 정도로 길게 늘어뜨려져서 가장 긴 나선은하의 영예를 안게 되었습니다.

     

     

    6872_gemini.jpg

     

    위 사진을 보면 6782의 나선팔이 풀린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오른쪽 나선팔이 IC4970 쪽으로 풀리면서, 반대쪽 왼쪽 팔도 같이 풀립니다. 이런 현상을 tidal arm이라고 합니다.

    약간씩 나선팔이 변형된 것은 자주 보지만, 이렇게 양 팔 벌리고 만세부르고 있는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혹시 다른 은하에서도 이런 현상을 보신 분 계신가요?

     

    좀 더 자세히 사진을 보면 IC4970이 6782의 오른쪽팔을 지나온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6782의 오른팔에 약간 끊어진 부위가 보이고, 그 주변에 파란색 젊은 별들이 새로 생긴 것이 보입니다. 은하간 중력의 영향이 산개성단을 만드는 driving force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떠올립니다.

    더 재밌는 것은 나선팔을 뚫고 나온 IC4970이 멀리 못 가고 6782쪽으로 방향을 틀었네요. 몇억년 내에 완전히 6782의 중심부쪽으로 합병될 것 같습니다. 중력의 무시무시한 힘을 잘 보여 주는 사진입니다.

    이런 것을 뜯어 보려면 50인치 돕소니안이 필요할 듯 하네요...ㅠㅠ

     

     

     

     

     

    다음은 INDUS로 넘어가서 NGC 7090입니다.

    7090.jpg

     

    3,500만 광년 떨어진 나선은하입니다.

     

    나선팔이 안 보이는데 어떻게 나선은하라고 말할까요?

    이처럼 측면에서 은하를 볼때 방추형으로 길쭉 한 것을 spindle 은하라고 하는데, 이는 단순히 우리의 시선방향으로 그렇게 보이기 때문이지, 은하 자체의 형태와는 전혀 무관합니다. 이런 spindle형태는 lenticular와 spiral에서만 가능하고, 타원은하는 어느 방향에서 보나 이렇게 보일 수 없습니다.

    lenticular의 경우는 disk와 bulge만 보이고, spiral은 여기에 추가해서 dust lane, knot 등이 보입니다. 예외적으로, lenticular의 경우에도 dust lane이 보이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knot"라는 용어는 은하 안에서 밝은 부분이 patch하게 군데 군데 보일때 쓰는 안시관측 용어인데, 큰 발광성운이나 산개성단이 이렇게 보입니다.

    이런 knot가 보이면 무조건 spiral입니다.

    은하 분류가들은 이런 것을 종합해서 spindle galaxy라도 렌즈형은하인지 나선은하인지, 나선은하라면 Sa인지, Sb인지, Sc 인지 구분했습니다.

     

    7090의 경우는 SBc? sp으로 분류됩니다.

    sp는 spindle은하, 즉 edge-on으로 보인다는 것이고,

    ?은 확실하지 않고 의심스럽다는 표시입니다.

    대문자 B는 이 은하가 Bar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잠깐... 측면은하에서 Bar가 있는 지 어떻게 알까요?

    자세히 보면 bulge가 약간 box처럼 네모 모양으로 보입니다. 이럴 경우 bar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이런 분류들은 현재의 우주망원경 이전에 1960-70년대 de Vaucouleur가 이미 흑백사진 건판으로 해 낸 것입니다.

     

    아래 사진을 한 번 보시죠.

     7090hubble.jpg

     

    사진에서 보면 중앙부에 비스듬하지만 뚜렷한 Bar가 보입니다. 이런 사진이 있기 전에, 저급한 흑백사진만 갖고도 Bar가 있는 것을 알아낸 de Vaucouleur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이 컬러사진에서 보이는 많은 pink patch는 발광성운입니다. 아이피스에서는 knot로 밝게 보이는 부분입니다.

    검게 보이는 것은 암흑성운들이고 아이피스에서는 검은 얼룩으로 보일 것입니다.

    호주의 밤하늘 + 18인치에서 얼마나 knot와 얼룩이 보일지 도전해 보겠습니다.

     

댓글 2

  • 이한솔

    2012.09.28 03:48

    사진을 보니까 두근두근 벌써 사심이 떨려오네요.....
    아마추어 망원경으로도 힌트가 보인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 조강욱

    2012.09.28 17:28

    세미나 자료를 미리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원정대 멤버도 미리 예습해서 좋고, 못 가시는 분들도 향후 관측에 참고할 수 있으니 좋고..
    저도 제가 맡은 부분 준비되는대로 先공유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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