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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그만, 장비 욕심. 그래도 갖고 싶어
  • 조강욱
    조회 수: 8081, 2011-09-24 10:15:50(2011-09-24)

  • 처음 망원경을 장만했던 대학 1학년.. 96년 여름. 나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그리 많지 않았다

    (대학생이 자기 망원경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놀랄 일이 되던 시절,

    나는 한동안 UAAA에서 '다까하시군'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ㅡ,ㅡ;;)

    눈물나게 절절한 노가다 체험기는 전에도 올렸으니 생략.

    비싼 경통(Takahashi 뮤론210)을 지르고 가대를 살 돈이 부족한 나에게

    천문우주기획 사무실에서 이사장님이 들고 온 것은 중고 Vixen GP가대였다

    흰둥이만 올릴 수 있으면 되지 뭐..


    8년동안 GP 적도의를 쓰면서, 결국 한번도 제대로 극축을 맞추고 적도의를 돌려보지 않았다.

    어떻게 맞추라고 가르쳐줄 사람도 주위에 없었고,,

    대상을 바꿀 때마다 망원경을 번쩍 들어서 극축과 90도가 되도록 대상을 맞추면

    적경 적위축 미동으로 대상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을 터득한 뒤로는 가이드가 아쉬울 것이 없었던 것이다.

    2003년에 15인치 돕으로 갈아탄 뒤로는 극축 세팅이란 생각할 필요도.. ㅎㅎ



    09년부터 달 관측을 하게 되면서, 달용이에 대한 욕심이 자꾸 생겨난다

    별하늘지기 달무드님께 아주 저렴한 90mm 굴절을 영입한 후

    싸구려 망원경의 최악의 단점, 부실한 가대에 어지러움을 느끼고

    안정적으로 스케치를 할 수 있는 저렴한 적도의를 생각하게 되었다

    마침 그 즈음에 병화형님께 메그레즈 80을 장기 임대로 빌려오고..

    남희님이 A마트 장터에서 저렴한 적도의를 잡아주셔서 원하던 굴절 스케치 set을 장만하게 되었다

    (그 후, 하체 부실의 싸구려 90mm 굴절은 별을 좋아하는 초딩 아들을 둔 회사 선배에게 무상으로 양도.. ㅎㅎ)

    그리고 그 시점부터 회사가 미친듯이 돌아가기 시작하여 1년이 넘게 앞마당 달 관측은 무기한 휴업 중.. ㅠ_ㅠ


    지난주 금요일, 자정 즈음에 퇴근을 하는데 달이 너무나 시리도록 선명하다

    금요일 밤.. 내일 출근도 안 하는데 이런 날 달을 보지 않으면 천벌을 받을거야.

    달용이와 적도의 가대를 챙겨들고 집 앞 공원으로 나갔다


    경통 밴드에 달용이를 끼우는데.. 이런! 경통이 길어서 제대로 들어가지 않는다.

    남희님이 밴드 체결 작업을 해 주신지 1년이 지났는데 이제 처음 조립을 해보는 것.. 죄송합니다 ㅡ,ㅡ;;

    대충 북극성을 맞추고 남중한 달을 맞추려니 자세부터 너무나 불편하다

    무게추도 안 들고와서 손으로 밸런스를 맞추면서 달을 잡고 낑낑대며 가이드 테스트를 하고 있는데..


    '이게 지금 뭐하고 있는거지?'


    달은 저기 높은 곳에서 조용히 빛나고 있는데..

    나는 달은 보지 않고

    가이드가 되나 안되나 기어 도는거만 확인하고

    4배속 되나 안되나 모터 소리에만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무게추가 없어서 제대로 안정적으로 관측을 할 수 없었다)


    [은평뉴타운 생태공원에서, 어느 토요일 자정]



    이제 그만. 내 별보기는 아날로그야.

    장비를 접고 어깨에 메고 집에 돌아오면서 한손으로 남희님께 문자를 보냈다

    내게 소외받은 이 적도의가 사랑받을 수 있도록 데려가 달라고....

    경통이건 가대건, 제대로 쓰지 않을거면서 가지고만 있는 것은 천벌을 받을 일이겠지.. ㅠ_ㅠ


    돕드라이버는 산청에서 잘 지내고 있겠지..

    주인 잘못 만난 불쌍한 EQ2도 분당에서 행복한 星생활을 즐기길 바란다..



    문자로 일방적으로 소유권 양도를 한 직후에 든 생각은..

    이지터치나 ATZ같은 부드러운 경위대를 가지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제 달용이는 경통만 남아서 당분간 가벼운 집 앞 관측은 불가능하다.

    또 장비 욕심을 내서 이지터치 같은 애를 영입해야 하는 것일까?

    그런다고 80mm로 보는 달에 만족하면서 스케치를 할 수 있을까?

    80mm 달용이로 보면서도 15인치가 생각난다면..

    달용이는 원주인에게 반납하고 집 앞이라도 15인치를 끌고 나가는 것이 구경 책임제를 실현하는 일.


    모르겠다.


    그래도 갖고 싶어.. 달용이用 경위대..  ㅠ_ㅠ







                             Nightwid 無雲

댓글 2

  • 김재곤

    2011.09.24 15:59

    강욱씨도 굴절이 있으시네요. 적도의도 있었고. 대구경 안시파라 이런 귀여운 장비는 없는 줄 알았어요.
  • 이한솔

    2011.09.24 18:04

    달용으론 아무래도 적도의가 나을 것 같은데요.....
    굳이 경위대를 원하신다면 테코에서 새로나온 이지터치 카피품에 눈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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