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 스케치/사진 ~☆+

  • [M52] 네가지 없는 성단 [스케치]
  • 조회 수: 9210, 2017-01-30 06:16:50(2017-01-30)


  • 카시오페이아의 52번은 

    나에겐 31번 29번보다 더 맘에 안드는 대상이다
     
    이유는.. 아무도 믿어주지 않지만 호핑이 너무 어려워서..
     
    덕초현의 정모 천문대장도 오랜기간 4565를 제대로 찾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
     
    아주 희귀한 병은 아닌 듯 하다 
     
     
    내가 별나라에서 유독 못하는 것들이 있는데
     
    광축 똑바로 맞추기, 65 66 구분하기,
     
    31 뜯어보기, 그리고 이 52번 호핑하기..
     
     
    내가 메시에 마라톤이 아닌 날 52번을 찾아본 적이 있을까?
     
    내가 산개성단을 그리 좋아하지 않을 뿐더러,
     
    얘는 거기에 내가 싫어하는 특징들을 모조리 가지고 있다

    찾기 어려운거, 경계 불분명한거, 속이 빈거, 별 밝기 비슷한거..
     

    [ 네가지 없는 M52, 벗고개에서 조강욱 (2012) ]
    M52.jpg


    2012년에 개콘의 '네가지'가 유행할 때 썼던 글로 그 설명을 대신해 본다

    (개그콘서트 네가지를 모르시는 분은 이해하기 어려우실지도...)

     
    나는 네가 싫어하는 특징을 한 가지씩,
    도합 네가지를 가지고 있는 네가지야
    사람들은 우리를 이 네가지 없는 성단이라 하지만
    그건 너네들의 오해일 뿐이야
     
     
    난 찾기 어려운 성단이야
    너 막 나 못찾겠다고 이상한 소리 하고 다니는데,
    난 찾기 쉽게 카시오페이아 끝 별 바로 옆에 붙어있어
    뭐? 7789?
    아니 그쪽 말고! 그 반대쪽!
    뭐? 7635? 버블성운?
    아니 거기 가기 전에!!
    여기 애매한 위치에 있는게 나라고! 나!
    파인더에서도 보여! 희미해서 그렇지!!
    잘 들어, 나.. 이래뵈도.. 카시오페이아에서 시직경 제일 큰 메시에다.
     
     
    그래요 나 경계 불분명한 어중간한 성단입니더
    내 성단 경계가 어중간하다고 머라~ 머라~ 카는데 오해하지 마이소
    내 며칠전에 친한 성운이랑 밥을 먹는데 얘가 그러는거야
    오빠, 오빠네 동네에선 모여있긴 한데 경계가 불확실한 별무리를 뭐라고 불러?
    성단~~! 성단! 산개성단!!!!
    똑바로 들으라 내 경계가 어중간하긴 해도
    마음만은 7789데이
     
     
    그래. 나 속 비었다.
    비었다~ 비었다~ 하고 보니 진짜 아무것도 안보이냐?
    어제 길을 가다가 속이 꽉찬 35번을 만났는데,
    이자식이 그러는거야
    어 형 암흑성운 복합체였어?
    여백! 여백!! 여백의 미 몰라?
    꼭 빈틈없이 꽉 차 있어야 성단이야?
    잘난 869번도 가운데는 비었다고!!
    잘 들어.. 이정도 생겼으면 속은 비었어도 7789보다 빛나잖아!!
     
     
    그래. 나 특징없다
    특징이 없으면 관측도 재미 없을것 같냐?
    나는 특징이 없는게 특징이라고!
    야 글고 남쪽에 3532는 나보다 별 밝기변화 더 없어!!
    색깔도 없고!! 그래도 멋있기만 하다고!
    그리고 나처럼 뿌옇게 티미하게 보이는게 얼마나 멋있는줄 알기나 해?
    야 먼가 별빛 사이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것도 같고
    성단 뒤에 후광이 비치는 것 같지 않냐?
    오해하지 말아라. 나도 마음만은 다채롭다!
     
     
    우린 밤하늘의 네가지 없는 52야!
     
     
     
    M52.jpg
    (원본은 천문인마을 1층 카페테리아에 지금도 액자에 걸려 있습니다)






     
                                Nightwid 無雲

댓글 0

위지윅 사용
  조회  등록일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4479
  • 스케치
  • 달, 달이란 나에게 무엇일까? 그리고 우리에겐 어떤 의미일까? 관측의 훼방꾼. 대부분의 별쟁이에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다 언젠가부터, 아마도 별보러 나가는 횟수가 1년에 다섯번을 넘지 못하면서부터 서울에서 이른아침 출근 시간에, 늦은 퇴근길에 버스 안에...
2015-07-28 17:19:58 조강욱 / 2015-07-24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8561
  • 스케치
  • 2014년 10월말 그믐 전후, 나는 생각지도 않게 서호주의 오지를 떠돌고 있었다 인생의 야심찬 목표 하나를 잃고서 어짜피 망가진 인생 아무려면 어떠냐고 아무 계획도 없이 서호주에 날아와서 낮에는 초코바로 연명하며 정처없이 떠돌고 밤에는 아무데나 별빛 아래 누워...
2015-07-26 00:59:14 / 2015-07-26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8212
  • 스케치
  • 과학동아천문대는 야경이 참 멋진 곳이다 용산 전자상가 중앙의 7층 건물, 보이는 별보다 빌딩 불빛이 더 화려하다 약속한 그 날은 낮부터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다 이걸 어떡하지.. 뭐라도 하나 건져야 할텐데.. 저녁 7시, 짙은 구름 사이에서 극적으로 붉은 달이 나타...
2015-07-26 23:48:58 / 2015-07-26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6143
  • 스케치
  • # 1. 2014년 여름, 나는 천문인마을에 있었다 울 마나님과 딸님은 울산 처가집으로 보내고, 나는 천문인마을에서 밤에는 별을 보고 낮에는 잠을 자고 저녁에는 천문인마을 손님들에게 별을 보여주며 소일거리를 하고 있었다 어느날 저녁 무렵, 아직 파란 하늘에 서쪽 산...
2015-07-29 15:25:36 조강욱 / 2015-07-28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4596
  • 스케치
  • 저녁 무렵이 되면, 사무실 내 모니터 가장자리가 갑자기 붉게 물드는 순간이 있다 서산으로 지는 태양빛이 15층 빌딩 유리창을 넘어 모니터에 반사되는 것이다. 그 신호를 보고 서쪽 창가에 있는 우리층 창고에 들어서면 강남의 빌딩숲과 우면산을 배경으로 탁 트인 시...
2015-07-31 05:30:46 조강욱 / 2015-07-29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6433
  • 스케치
  • 나만의 세계에서 월령 5일의 그라데이션을 그린 다음날, 비슷한 시각 같은 장소.. 하늘은 또 맑고, 푸른 하늘에서는 좀 더 높이 월령 6일의 달이 보인다 (작년 9월~11월은 이상하리만치 맑은 날이 참 많았다) 근데 참 이상하게도.. 달은 어제보다 더 홀쭉하다 구름이 끼...
2015-07-31 05:28:58 조강욱 / 2015-07-30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8926
  • 스케치
  • 일몰 직후 보이던 초승달은 하루하루 지날수록 더 일찍, 더 높은 곳에서 더 밝은 얼굴을 내민다 그와 동시에 내가 하늘을 두리번거리는 시간도 더 늘어난다 아파트 단지의 가로수 잎도 모두 떨어진 스산한 11월의 주말 오후, 슈퍼에 저녁거리를 사러 가다가 월동준비를 ...
2015-08-19 01:13:30 조강욱 / 2015-07-31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6832
  • 스케치
  • 별쟁이에게 상현이 지난 달은, 일손(?)을 놓고 쉬는 시간이다 다시 하현이 될때까지.. 가끔씩 배가 너무 고프면 단 두세시간이라도 달 없는 시간에 별을 보겠다고 짐을 꾸리기도 하지만 말이다 달 그림을 그리기 전에는, 한마디로 거들떠볼 일이 없는 월령 8일. 퇴근길...
2015-08-01 07:57:01 / 2015-08-01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7851
  • 스케치
  • 서울에 사는 사람은 서울의 명소라는 63빌딩도 남산도 잘 가지 않는다 데이트하는 커플이면 모를까.. 어릴적, 엄마아빠 손잡고 갔던 63빌딩에 초딩 1학년 딸래미 손을 잡고 (실은 대롱대롱 매달려서) 다시 갔다 세상에 이렇게 큰 영화관이 있을까 싶었던 아이맥스 영화...
2015-08-02 08:49:15 / 2015-08-02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6115
  • 스케치
  • #1 나에게 트윈스는 애증의 존재다 모태신앙(?)으로 가지게 된 트윈스敎. 하지만 트윈스는 나를 끊임없이 시험에 들게 한다 회사 동료들과 함께 오랜만에 찾은 잠실 야구장, 늘 DMB로 듣던 '사랑한다 엘지~'를 현장에서 거대한 함성으로 들으니 사진으로만 보던 열망의 ...
2015-08-05 03:24:40 조강욱 / 2015-08-0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