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 스케치/사진 ~☆+

  • [M43] 말보다 잘 통하는 것 [스케치]
  • 조회 수: 10818, 2017-01-04 20:05:57(2016-12-15)


  • 모두들, 

    42번의 화려함에 말을 잃고 감탄하면서도

    아이피스 한 시야에 보이는 43번은 그저 보는둥 마는둥 하고 지나쳐 버린다

    메시에 중에 이렇게 억울한 애가 또 있을까?


    42번과 붙어 있지만 않았어도

    멋진 애칭도 가지고

    북반구 하늘에서 힘 깨나 썼을텐데 말이야



    43번은 스케치 스승님인 윤정한님이 언급한

    '챙 안 구겨진 야구모자' 모양만 항상 찾으려고 했었는데


    15인치로 스케치를 해 보니 더욱 많은 구조가 보인다

    야구모자는 챙이 위로 젖혀져서 오히려 스냅백 스타일로 보이고

    모자 챙과 본체 사이에는 들입(入)자 모양의 암흑대가 보인다


    그리고 모자 한 가운데 박혀 있는 밝은 별은..

    마치 반사성운처럼 43번 전체를 밝힌다

    어둠을 밝히는 거실 중앙의 촛불처럼 말이다

    43_1.jpg

    (description)
    43_2.jpg



    영어도 제대로 다 못 알아듣는 유색인종이

    뉴질랜드의 별쟁이들하고 어떻게 하면 좀 더 빨리 친해질 수 있을까?

    오클랜드 시내의 천문대에서

    천문대 휴관일인 월요일 저녁에 월 1회 열리는 정모에 

    오리온을 그렸던 스케치북을 들고 갔다

    말빨로는 도저히 어필이 안되서 말이다


    50~60명쯤 되는 백인 아저씨들. 

    서양 어느 나라나 별보기는 백인 중년 남성들의 전유물이다

    (그게 왜 그럴 수 밖에 없는지는 여기서 좀 연구를 해 봐야겠다)

    조그만 동양인이 오리온 스케치를 펼쳐 보이니

    금세 사람들이 모여든다


    Stardome Observatory의 천문학자 Grant 할아버지 (한국 천문학자와도 교류했다 한다)
    Grant.jpg
    (출처 : https://www.facebook.com/AuckAstroSoc/photos/ms.c.eJxFzNENwDAIA9GNqoDBDvsv1pYoye~;T6QwYVZUAXQ4~_tiCCxZGaB7yL0AawIbHBokF5QAv8wj~;9ti~_ZhRgV.bps.a.1330998980293958.1073741847.473790372681494/1330999533627236/?type=3&theater)



    스케치 하는 사람이 드문 것은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아직도 19세기에 하던 방법으로 별을 보는 사람이 있다고,

    Sky & Telescope에 빨리 보내 보라고,

    이거 진짜 밤에 어두운 데서 그린거 맞냐고..

    orion.jpg
    (출처 : https://www.facebook.com/AuckAstroSoc/photos/a.1330998980293958.1073741847.473790372681494/1330999446960578/?type=3&theater)


    Auckland Astronomical Society 회장님이 

    전체 세미나 시작 전에, 스케치 한 것들 회원들에게 소개해 달래서

    무슨 얘기를 했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

    엉겁결에 한 5분여를 신나게 떠들었다

    별 보는 얘기는 유창한 한국말로 하나 더듬거리며 영어로 하나 신나고 재미있는 일임에 틀림이 없다

    그것도 오리온 얘기라면 더더욱.



    ※ Auckland Astronomical Society 홈페이지 메인 좌측에 동호회 페이스북 화면이 링크되어 있는데
       제 못생긴 얼굴도 넣어 주었네요 ^^;
        http://www.astronomy.org.nz/new/public/default.aspx





                                  Nightwid 無雲

댓글 7

  • 이원복

    2016.12.16 02:18

    ^^ 오리온은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그런대상 같아요~
    즐겁겠네요.
    새로운 분들과 별얘기 하는것은 흥미로운일인것 같습니다~
  • 조강욱

    2016.12.23 14:50

    오리온은 봐도 봐도 또 새로운 것이 나오는..

    조금은 무서운(?) 대상이지요 ㅎ

  • 류혁

    2016.12.19 22:30

    헤이 앤디~~! 페이스북 사진에 좋아요 눌렀어요. ^^ ㅎㅎㅎㅎ

    친구들 많이 사귀어놔요. ^^ 내 가족이 있고 마음이 통하는 친구들이 있으면.... 거기가 집이고 고향인거죠. ^^
  • 조강욱

    2016.12.23 14:51

    ㅎㅎ 페이스북까지 놀러와 주시고.. ^^*

    별 보는 친구들이야 다들 목적이 비슷하니..

    친구들 많이 만들어 봐야죠~~

  • 김철규

    2016.12.19 23:25

    멋져요 강욱님.... 그곳에서도 야간비행의 위상을 빛내주실줄 믿습니다. 페이스북 보니까 그 모임에도 잘 어울리네요. ^^ 류혁님 말씀대로 어디에 있든지 정 붙이면 그곳이 고향인거 맞습니다.
  • 조강욱

    2016.12.23 14:54

    별 좋아하는 사람들 모임이니.. ^^

    별이란 애는 혼자 보단 같이 봐야 더 재미있는 것이니

    여기서도 오랫동안 활동해 봐야겠습니다

  • 김민회

    2017.01.04 20:05

    서서히 접수(!)해 가고 있군요. 역시 적응 잘하는 착한사람.
위지윅 사용
  조회  등록일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8695
  • 스케치
  • 그믐 전의 마지막 달을 볼 기회는 2012년 11월 개기일식 전날 아침에 찾아왔다 호주 브리즈번에서 내륙으로 300km 떨어진 외딴 시골 농장에서 18인치 UC로 밤새 관측을 하고 1,700km 떨어진 케언즈의 개기일식을 보러 출발하기 전, 개기일식 전야제로 그 D-1 달을 찾아...
2018-11-07 19:14:19 엄청나 / 2015-08-22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7792
  • 스케치
  • 파랗다. 파란 물이 뚝뚝 떨어질 것만 같은 새파란 아침 하늘에 그저 마냥 기분이 좋아서 하늘만 쳐다 보며 버스 정류장에 서 있는데 건너편 길가 가로수 위로 얇은 그믐달이 떠올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27일 달을 보기는 그렇게 힘이 들었는데 28일 달은 어찌 그리 쉽게...
2015-08-21 15:23:22 / 2015-08-21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3560
  • 스케치
  • 4월 어느날, 월령 27일 달을 보겠다고 평소보다 일찍 출근하여 한남대교 남단 다리 난간을 잡고 섰다 그러나 하늘은 내 어설픈 노력을 비웃듯이, 이미 너무 밝아져 버렸다 동쪽 하늘 어딘가에 있을, 달이 있을 위치를 한동안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뜻하지 않던 조기 출근...
2015-08-21 15:24:42 / 2015-08-21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7320
  • 스케치
  • 출근길은 언제나 정해져 있다 최소한의 이동 루트로 출근버스 도착 수십초 전에 목적지 도착. 하루는 그 길에서 오리온자리를 보고 있으니 과거의 기억들이 떠오른다 지난 겨울, 울산 처가에서 막걸리 한잔 하고 나니 오리온 자리가 보이길래 별자리 하나 가르쳐드린다...
2015-08-20 05:11:57 조강욱 / 2015-08-19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9925
  • 스케치
  • 문예단의 명성을 들어본 지는 한참 되었다 그러나 서울에서의 거리 때문에 가 볼 생각은 한 번도 해 보지 않았는데 정말로 우연한 기회에 가 보게 되었다. 망원경도 차도 없이 맨 몸으로.. 그리고 그 곳에는 엄청난 하늘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서둘러 ...
2015-08-18 18:39:07 조강욱 / 2015-08-18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7257
  • 스케치
  • 북극권, 스웨덴 키루나의 산 속 눈밭에서 밤새 오로라를 감상하고 두 시간에 걸친 느린 여명까지 한 장에 나누어 그린 다음에 피곤하지만 뿌듯한 마음으로 숙소로 돌아가는 길, 지평선 바로 위의 언덕에서 월령 24일의 달을 만났다 [ 북극의 하현달 - 갤럭시노트4에 터...
2015-08-17 08:25:00 / 2015-08-17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8057
  • 스케치
  • #1 늦었다. 출근 버스도 놓치고 구파발 역으로 뛰어가는 길에 횡단보도를 지나 가로등 위를 얼핏 보니 달이 걸려 있다 불 꺼진 가로등 위의 불 켜진 세로등. 이 순간을 어떻게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 세로등, 갤럭시노트2에 터치펜 - 조강욱 (2014) ] #2 오늘은 빨리...
2015-08-17 08:19:18 / 2015-08-17
thumbnail
  • 김영대 조회 수: 7831
  • 스케치
  • 조강욱님의 월령 스케치 연재 흐름에 방해를 놓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습니다만... 일단 올려봅니다 .ㅋ 야간비행 관측행사에 실제로 참가하지는 않았지만 자주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눈팅하고 있는 회원입니다. ^^ 그 동안 스케치에 도전해보겠다고 주변 분들 (박상구...
2015-08-17 20:37:03 김영대 / 2015-08-17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8764
  • 스케치
  • 출근길, 달벽을 그렸던 그 건물 아래 다시 섰다 강렬한 직선의 향연에 그저 탄성이 나온다 얼마전에 강남 미인도를 보고 실소를 할 수밖에 없었는데 강남의 달빛은 그냥 왠지 조금 달라보인다 [ 강남 반달, 갤럭시노트2에 터치펜 - 조강욱 (2014) ] Nightwid 無雲
2015-08-15 02:14:40 / 2015-08-15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9491
  • 스케치
  • 별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이착륙하는 비행기를 구경하는 것은 나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얼마 전 꽉 막힌 서울 외곽순환 고속도로에서 운전을 하고 있는데 바로 머리 위에서 집채만한, 아니 아파트 한 동만한 비행기가 스치듯이 지나가더니 바로 착륙. 내 언젠가는 김포...
2015-08-14 17:48:14 / 2015-08-1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