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 스케치/사진 ~☆+

  • [19日] 무엇이 무엇을 가리는 순간 [스케치]
  • 조회 수: 6954, 2015-08-12 22:56:26(2015-08-12)

  • #1


    달그림 엽서 세트를 가지고 별쟁이, 회사 사람, 외국인 등 여러 사람들에게 선물을 주었는데


    그 중에서 인기투표를 한다면 이 그림, '반포대교'가 가장 인기가 좋았다


    사실 가장 짧은 시간에 그린 그림 중에 하나인데...


    출근버스에서 정신없이 졸며 가다가 우연히 마주친, 짙은 연무 속에 어렴풋이 숨어있던 달.



    [반포대교, 갤럭시노트2에 터치펜 - 조강욱 (2014) ]


    19_141111 반포대교_월령19.png



    최근에 무한도전을 보다가 자이언티의 '양화대교'라는 노래를 알게 되었다


    행복하자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쫌 아프지 말고..



    매일 지나다니는 (물론 졸면서 지나지만) 반포대교에서


    내가 느끼는 감정도.. 자이언티가 양화대교를 지나는 감정과 그리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




    #2.


    겨울이 이제 지나갈 무렵, 서초 스포츠 센터 앞의 나무를 그린 비슷한 장소를 지나는데


    달은 고도가 조금 더 낮아져서 이젠 길가 가로수 뒤로 숨어 있다


    5천년전 수메르 사람들도 매일 매일의 달의 변화를 보며 하늘의 이치를 터득했을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밝혀질 것도 없겠지만


    그래도 매일 매일의 달의 변화는 언제나 새롭고 신비롭고 아름답다



    [ 서초동, 엄폐 - 갤럭시노트2에 터치펜, 조강욱 (2014) ]


    19_150209_서초동, 엄폐_월령19.png



    무엇이 무엇을 가리는 현상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다


    일식, 월식, 행성 엄폐, 목성의 영, 내행성 일면통과, 일몰, 월출, 구름에 가려지거나 나오는 순간 등등..


    앙상한 나뭇가지에 가려진 그 달빛은 정말로..... 딱 내 취향이었다




    #3


    며칠 전, 여름 휴가로 울산 처가에 다녀왔다


    서울은 매일 매일 구름 아랫자리를 피하지 못하는데


    남쪽 나라는 가는 날부터 매일 매일이 맑았다 (대신 거대한 찜통이었다는 것은 함정)



    겨우 위도 2도 내려갔을 뿐인데


    전원주택 마당 앞으로 전갈이 너무나 높이 보인다


    전갈의 배를 지나 꼬리의 독침까지.



    그리고 전갈 앞에는, 고대부터 전갈의 일원이었던 천칭자리의 Alpha와 Beta까지 영롱하게 빛난다


    기원전 3천년 수메르 주민으로 빙의하여


    한 손에는 캔맥주를 들고 확장형(?) 전갈자리를 한참을 넋 놓고 바라보다가


    늦잠을 자고 일어나니


    침실 창밖으로 어느새.. 달이 막 지려고 한다


    어머.jpg



    눈꼽도 떼지 않고 창가에 서서


    엄청난 스피드로 산으로 돌진하는 그 달의 마지막 모습을 한 장 남겼다


    (마의 월령13일 달빛을 그렸던 그 산이다)



    [ 달의 몰락 - 갤럭시노트4에 터치펜, 울산 미호리 / 조강욱 (2015) ]


    달의몰락.png



    아무 생각 없이 그리고 나니 월령 19일 달이었다.


    19일.. 19일.. 한장밖에 없을거야



    집에 와서 찾아보니..


    이게 웬걸. 벌써 세 번째 월령 19일 그림이었다






                                                                  Nightwid 無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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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측 기록은 여기로.. http://www.nightflight.or.kr/xe/observation/32708 Nightwid 我心如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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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측기는 관측기 게시판에.. ^^; http://www.nightflight.or.kr/xe/observation/32678 스케치 게시판에 올려야 하나 관측기 게시판에 올려야 하나 고민하다가 기록 차원에서 스케치 게시판에도 스케치 기록을 올린다 Sinus Iridum 빨간줄 스케치는 천벌 받을까봐 차마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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