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에세이 ~☆+

  • 숲속 작은 길의 소리
  • 김경싟
    조회 수: 15020, 2013-04-09 00:17:49(2012-05-31)
  • roadhue.jpg

     

     

    숲속을 걷다 보면

    차고 넘치는 작은 소리들로 가득합니다.

     

    길을 걸으면

    작년에 쌓인 나뭇잎 사이사이에서

    자기 방어라고는 오로지 도망치고 숨을 수밖에 없는 작은 생명체들의,

    부산함

    탁 톡 톡톡 탁탁 스삭 사삭 ....

     

     그러다

    나뭇잎을 중간만 밟은 상태에서 물결처럼 헤치는 소리가 나면

    섬찟한 뱀이 도망치고 있고

     

    천방지축 우탕탕 소리가 나면

    토끼가 줄행랑을 칩니다.

     

    길은 언제든지 자연속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푹신합니다.

    조금만 뜸하면 제일 먼저 길아래 씨앗이 제 할일을 알아차리죠.

     

    바람이 불면, 바람길

    비가 오면, 비맞이길

    해가 뜨거우면, 해가림길

     

    이 소리를

    이 변화를

    하루에 몇번씩 느끼며 걷고 있습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정호승 <봄길>

댓글 1

  • Profile

    김원준

    2012.06.02 18:45

    저도 시골에서 나고 자라 이런 오솔길 걷는것을 매우 좋아합니다.
    상큼한 풀내음과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 작은 나뭇가지들의 움직임 모두가 저를 기쁘게 합니다.

    특히 요즘엔 들장미와 아카시아가 활짝 피어
    숲길을 걸을때면 마치 천국의 계단을 오르는듯한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위지윅 사용
  조회  등록일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4878
  • 과천에서 행사가 있습니다. 토요일에는 창원 상가집에 다녀오느라고 하루종일 운전하면서 지나버리고 어제는 저녁 무렵 잠깐 나갔다왔습니다. 나가자마자 갑자기 비가 쏟아져 행사 망치나 했더니 다행히 그치네요. 아스팔트 위에 물기가 있으니까 거울이 되어 건물을 비...
2010-10-05 05:01:10 / 2010-10-05
thumbnail
  • 1년 +2 file
  • 김경싟 조회 수: 11567
  • 1년이라는 시간동안 얼마나 많은 일이 일어났을까요? 기억하시나요? 지난 1년 중에 본인에게 정말 중요한 그런 일이 있었는지? 그냥 지나간 시간으로만 기억하시나요? 저의 경우엔 벌인 일은 많으나 정리나 성과로 나타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아쉽네요. 오늘 아침 ...
2010-10-07 19:17:19 / 2010-10-07
thumbnail
  • 김남희 조회 수: 14224
  • 하늘 좋았던 지난 금요일 덕유산 1박2일 산행을 했습니다. 첫 날 19km... 근 10시간을 산행하고 무릎이 무리가 와 둘째날은 4.5km.. 3시간만 걸었습니다. 삿갓재 대피소에서 바라보는 밤하늘은 너무 좋았지만 몸이 너무 피곤하고 추워서 일찍 쓰러져 잠을 청했습니다. ...
2010-10-18 07:54:35 / 2010-10-18
thumbnail
  • 유혁 조회 수: 57356
  • 이번 월요일 아침 부산으로 내려오는 길에 김포공항에서 촬영한 분홍빛 비너스 벨트의 모습입니다. 해뜨는 동쪽 하늘은 붉으레한 황금빛을 띠고 갈수록 밝아지고 있는데... 나머지 방향의 하늘은 모두... 마치 뿌옇게 된 듯한 분홍빛 색깔로 멋지더군요.... 사진에 촬영...
2010-11-16 20:41:12 / 2010-11-16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2362
  • 2011년 1월 2일...일요일 오후 여유를 한껏 ... 누리고 있습니다. 아침 일찍 예배를 보고, 라면과 김밥으로 늦은 아침을 채우고 서점에 들러 북향을 흠향하고 근처 까페에 와서 지금 3시간째 놀고 있습니다^^ 노트북이 있고 인터넷이 되니....전혀 지루함이 없어요. 서...
2011-01-02 23:53:14 / 2011-01-02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3865
  • 교회에서 집으로 오는데 고개길을 넘다보니 서 있는 차도 있고 건너편에서는 아예 반대방향으로 서서 화단위에 올라선 차도 있고 앞에서 호기있기 달리다가 갈지자로 흔들하는 차도 있고 헛바퀴 돌며 애쓰는 차도 있더군요. 그래도 좋습니다. ^^ 눈이 오니까요. 오늘은 ...
2011-01-24 08:45:42 / 2011-01-24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15723
  • 시골집에 내려가면 바로 앞에 섬진강의 지류인 요천수가 흐르고 멀리 동쪽으로 병풍을 두르듯이 지리산이 보입니다. 지금과 같은 겨울에는 항상 하얀 모자를 쓰고 있었지요. 그렇게 항상 보며 자란 지리산. 그러나 정작 지리산에 가 본 것은 대학때 종주 한번.... 후배...
2013-04-09 00:27:49 / 2011-02-07
thumbnail
  • 이문수 조회 수: 13137
  • 전라북도 남원에 살고 있는 이문수라고 합니다.. 꾸벅 (_._) 늦은 가을이였을겁니다.. 일요일 아침에 교회나녀왔다..집에서 뒹굴뒹글~쉬고 있는데.. 집사람이 바람쐬고 싶다고 해서..문득 찾아본곳이 정령치였습니다.. 높이는 1.170m 정도 합니다. 남원시내에서..차를 ...
2013-04-09 00:27:28 / 2011-02-14
no image
  • 박한규 조회 수: 11789
  • 지난 주말 별아띠로 김지현 선생님과 관측을 다녀왔습니다. 관측 후기는 자유게시판에 있습니다. 김지현 선생님께서 얼굴도 모르는 아들 형주에게 직접 지으신 '우주 올림픽'을 주셨습니다. 보답으로 형주 얼굴이라도 보여 드려야 겠기에 오늘 찍은 따끈한 사진 올려 드...
2011-02-15 07:40:40 / 2011-02-15
thumbnail
  • 김경싟 조회 수: 9753
  • 여유를 부리고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게으름....을 피우고 있습니다. 일요일 오전 일의 걱정을 밀어낼 수 있는 잠시의 짧은 나태함이 허용되는 시간.
2013-04-09 00:26:56 / 2011-02-2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