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에세이 ~☆+

  •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 김경싟
    조회 수: 15299, 2013-04-09 00:18:38(2012-02-07)
  •  

     little tree.jpg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The Education of Little Tree)

     

     - 포리스트 카터 Forrest Carter (조경숙 옮김, 아름드리미디어)

     

     

     

    이름, 작은 나무 Little Tree

    나이, 다섯 살

    아빠가 세상을 떠나고 1년 만에 엄마도 돌아가셨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게 된다.

    나중엔 그들도 떠나보낸 작은 나무는 혼자 길을 떠난다.

     

    그러나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함께 한 숲속에서의 몇 년은

    작은 나무가 든든히 뿌리를 내리고 큰 나무로 성장해갈 수 있는 힘을,

    그렇다고 혼자만 크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나무와 새와 동물과 모든 것과 함께할 수 있는 마음을,

    심어준 기간이었다.

     

    책속의 와인 씨가 이야기한다.

     

    교육이란 두 개의 줄기를 가진 한 그루의 나무와 같은데,

    한 줄기는, 기술적인 것으로 앞으로 발전해가는 법을 가르치며

    다른 줄기는, 정직하고, 절약하고, 항상 최선을 다하고,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을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이라고 한다.

    첫 번째 줄기는, 최신의 것들을 받아들이는데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지만

    두 번째 줄기는 항상 굳건히 붙들고 바꾸지 않아야 한다고 한다.

     

    작은 나무(Little Tree)는 이 두 번째 교육을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하며

    자연 속에서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된다.

    기술은 세상을 살아가며 자기 몸을 유지하기 위한 모든 것이 되겠다.

    비록 세상을 살아가는 기술은 아직 서툴지만,

    (그래서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할아버지로부터 배운 위스키를 만드는 것을 시도해보지만

    도저히 그때 같이 만들 수가 없자 증류기를 땅에 파묻는다)

    그게 대수랴.

    이미 평생에 몸에 지닐 가장 중요한 가치를 이미 배웠으니.

     

     

    책을 읽으며 두가지 궁금한 점이 떠올랐다.

     

    왜? 이름이 작은 나무(Little Tree)일까?

    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배우지 않아도 정확한 판단을 하실까?

     

     

    작은 나무(Little Tree)

    아직 어려서? 키가 작아서?

     

    작은 나무가 태어난 때

    인디언은 백인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살아남은 인디언은 삶의 터전에서 강제 이주 당한지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었다.

    일부 인디언은 도망쳐 숲속 깊숙이 숨어 사는데 작은 나무의 증조할아버지도 그 중 한명이었다.

    백인들에게 이미 인디언은 노예제도하의 흑인보다 더 미미한 존재가 되었다.

    뿔뿔이 흩어지고 삶의 터전은 빼앗기고

    면면히 이어오는 인디언의 가치는 사라지고 있다.

     

    할아버지는 이 어린 손자에게서 한줌 불씨를 보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꺼져가는 인디언의 정신을, 삶을 손자에게 심어주고자 한 그 애절함이 느껴진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인디언이었다.

    이것은 이렇다 저것은 저렇다고 말하지 않는다.

    자연의 이치를 보여줄 뿐이다.

     

    하루는 할아버지와 마을에 내려갔다가

    작은 나무는 가지고 있는 얼마의 돈을 다 내어주고 송아지를 샀다.

    할아버지는 암말 안하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송아지는 죽고 만다.

    병에 걸린 송아지였던 것이다.

     

    할아버지는 말한다.

    “나는 네가 하는 대로 내버려둘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단다.

     만약 내가 그 송아지를 못 사게 막았더라면 너는 언제까지나 그걸 아쉬워했겠지.

     그렇지 않고 너더러 사라고 했으면 송아지가 죽은 걸 내 탓으로 돌렸을 테고.

     직접 해보고 깨닫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작은 나무가 100% 이해했을 리는 없을 것이다.

    10% 아니, 바람에 날라갈 1%의 느낌만이라도 작은 나무와 할아버지 모두에게 충분하였다.

     

    바로 이런 점에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항상 올바르고 정확한 판단을 하는 원리를 깨닫게 된다.

     

    서두르지 않는다.

    할 일을 하게 하고, 직접 느끼고 스스로 판단하게 한다.

    앞서가서 이렇게 하라고 방향을 제시하지 않는다.

    한 일에 칭찬하고

    필요할 경우에만 슬쩍 자연을 빗대어 이야기한다.

    그러다 보니 ‘나를 따르라~!’ 했다가 막상 ‘이곳이 아닌가 보다^^;’가 될 수가 없다.

    결국, 항상 맞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책을 통해 인디언의 삶에서 나름 두가지를 뽑아봤다.

     

    하나는 ‘자기가 필요한 만큼’

    ‘원하는 만큼’이 아니다.

    욕심은 구르는 돌과 같이 가속도가 붙고 구르는 눈과 같이 커지는 원리를 가지고 있다.

    인간이 동물과 구별되는 가장 특징적인 것 중의 하나가 욕심이 아닐까.

    그걸 알고 또 조절하는 것, 또한 인간 이겠다.

     

    또하나는 ‘이해’

    어른들이 정情으로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한다.

    서로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배려하는 서로간의 ‘이해’가 있다는 것 아니겠는가.

    인디언에게 이해와 사랑은 동의어이다.

    맹목적인, 가엽음에 기반한 사랑이 아니라, 이해와 함께하는 사랑이 인디언의 사랑이다.

     

     

    따뜻하고,

    귀엽고,

    웃음짓고,

    코끝 찡해지고,

    생각하게 하고

    .......

    책을 읽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자극하는 감정들이다.

    좋은 감정들이 책을 읽는 내내 분비된다.

     

    인디언 같이 살 수는 없겠지만,

    그와 같이 생각할 수 있게 하니 바로 이 책의 매력이다.

     

    그러나

    그것 아니어도 좋은 감정들로 온 몸을 감싸보고 싶다면, 당장 펼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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