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에세이 ~☆+

  • 관악산 비박
  • 김경싟
    조회 수: 21765, 2008-05-25 06:32:32(2008-05-25)





  • 비박

    저는 '비박'이 한자를 포함한 우리말인 줄 알았습니다.
    숙박, 1박2일...에 쓰이는 박(칠박 泊)과 빈몸이 합쳐져 비박이라는 의미로 생각했습니다.
    누구는 이슬비 맞으며 외박한다 하여 '비박'이라고 하네요.

    그러나 알고보니 외래어였습니다.
    독일어 Biwak과 프랑스어 bivouac에서 온 말.
    원래는 야영을 뜻하나,
    우리나라와 일본 그리고 영국, 미국 등지에서는 텐트 없이 밤을 지새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어제 관악산에서 비박을 했습니다.
    밤 11시경 관악산 입구 출발
    12시 30분경 도착
    새벽 5시 30분경 하산했습니다.

    매트리스가 없어 그냥 돗자리를 가져갔고,
    침낭이 없어 쿠션으로 쓰는 덮개를 들고갔지만
    뭐 상관없죠.
    준비 다 되기만을 기다리다간 평생....

    정상근처 적당한 바위 옆에서 자리를 잡고
    안개속에서 희미하게 존재를 드러내는 서울시내를 내려다보며
    몇시간 전에 저속에 있었을 저를 생각해봤습니다.
    *^^*




    관악산에 있는 이 송신탑을 볼때마다
    항상
    미래소년 코난의 인더스트리아가 생각납니다.




    하룻밤의 거처_내부




    하룻밤의 거처


댓글 9

  • 정병호

    2008.05.25 07:21

    요즘같이 이슬많을때 그렇게 비박하면 덮는게 다 젖어서 감기걸려요~
    비닐이라도 덮으셔요.
    ㅋㅋㅋ
  • 이준오

    2008.05.25 09:30

    아이고~! 그렇게 빨리 실행을....ㅎㅎ

    다음 번엔 바위 위가 아니라 지리산, 산 능선에 구뎅이 적당히 하나 파고 낙엽깔고 돗자리 깔고 침낭 하나 덮고....
    한번 쏟아지는 별이랑 풀 벌레 소리랑 이 지구랑 우주가 움직이는 소릴 엿들어 보시길...^^*
  • 김경싟

    2008.05.25 16:27

    이슬이 많아서 돗자리를 반으로 접어 덮었었죠.
    마~니 불편하더군요. 하하...
    하기 전날 한번 해볼까? 생각이 들어 바로 한 것이라 준비가 부실했네요.
    2시쯤 자러 자리에 누었다가
    3시경 깬 이후로는 계속 뒤척였습니다.
    나중에 포기하고 음악 들으며 차한잔 마시며...그리 시간을 보냈지요.
    잠을 못잔 이유중의 또 하나는...
    그 높은 산중에 아직 집에서도 보지 못한 '모기'가 있었다는 ^^;
    녀석!
    누워있는 내내 스킨쉽을 해대는 판에 민망했습니다.

    지리산...
    제가 요즘 지리산에 관련한 이원규님의 산문집 2권을 읽고 있습니다.
    -길을 지우며 길을 걷다
    -지리산 편지
    아마 조만간 지리산을 다녀올 듯 합니다.
  • 조원구

    2008.05.26 07:28

    하~~ 한참을 웃었습니다. 참 정신세계 독특합니다.
    전혀 생각하지도 못하는 일이고 듣지도 못한 비박이라는 여정이 잇다니요..

    경식님 글을 읽을때마다 참 부럽기도 하고 존경심 마저 듭니다.
    전 한없이 매너리즘에 빠져있음을 느끼게 하네요
    정신 번쩍납니다.~
  • 김경싟

    2008.05.26 13:59

    하하
    조원구님 답글에 저도 이 새벽에 한번 웃습니다.
    안녕하시죠?
    살아가는 방법이 다 다르니...그래서 어울어져 살면 풍성해지지 않나 싶습니다.
    하고 싶은 일도 많고
    닮고 싶은 사람들도 많고
    ....
    사랑까지 어려우면 미움가지지 말고 살자고...
    그리 생각합니다.
    제가 이것저것...이곳저곳 기웃거리는 것이
    조원구님이 하시는 108 사찰순례의 한 형태이겠지요.
    *^^*
    월요일입니다.
    즐거운 하루! 행복한 한주 되시길...
    모든 분들!!!
  • 김상욱

    2008.05.27 03:21

    경식씨 마음 속에 무언가가 웅크린 채로 살고 있나 봅니다.
    강보에 싸여 홀로 누워 있는 아기처럼 그렇게 밤을 맞이하고 싶었던 것인가요?
    혼자 다니시는 것도 가끔은 좋겠지만 사람은 계속 그러면 외로워서 못 산답니다.
    다음에는 꼭 한 사람 더 데리고 가세요.^^
  • 이준오

    2008.05.27 04:21

    가끔은 자기가 살던 집을 떠나 볼 일이다.

    자신의 삶을 마치고 떠나간 후의 그 빈자리가 어떤 것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암자에 돌아오니 둘레에 온통 진달레꽃이 만발하였다.
    군불을 지펴 놓고 닫겼던 창문을 활짝 열어,먼지를 털고 닦아냈다. 이끼낀 우물을 치고 마당에 비질도 했다.
    표정과 생기를 잃었던 집이 부스스 소생하기 시작했다.

    사람이 살아야 집도 함께 숨을 쉬면서 그 구실을 하는 모양이다.

    -법정 스님 수상집<텅 빈 충만> 중에서~

    법정스님의 글 읽다보면 나 홀로 산행에 이 비박에 대한 부분이 종종 나옵니다.
    머... 직접 비박을 경험해 보셨으니 깊은 산속 나 홀로 누워 그 광활한 밤하늘에 살며시 손을 내밀면...
    그 찬란한 별가루들이 손바닥을 간지럽히며 묻어날 것 같은 느낌은 충분히 맛 보셨을꺼고(월령이 좀 그런가요..ㅋㅋ)

    위의 글은 법정스님이 비박을 다녀 온 뒤에 쓴 글입니다.

    긍께 이제 경싟님은 집안 청소하는 일만 남았군여. 오늘 밤 즐~청소하세요....ㅎㅎ
  • 김경싟

    2008.05.27 16:59

    일요일 예배를 마치고 아내와 함께 교회 옆 그늘에서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날이 더워도 바람이 시원하니 어느 까페가 이보다 좋을까요.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매일 보는 사람들끼리 데이트하냐고 놀리더군요 *^^*
    아내曰 요즘 제대로 얼굴도 못본다고...
    ㅎㅎ

    나이가 들어갈수록 외우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걸 여실히 느낍니다.
    요즘 안치환 9집에 있는 '아내에게'라는 노래를 열심히 듣고 있는데
    가사가 안외워지네요 ^^;
    가사를 제대로 외우고 있는 노래는 딱 하나....'직녀에게'뿐.
    가사를 다 외우고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면
    '아내에게'를 아내에게...불러주려고 합니다.
    저를 혼자가 아니라고 느끼게 해주는...


    [아내에게]

    너무 걱정 하지마 내가 옆에 있잖아
    기운내 당신은 웃을때가 제일 예뻐
    앞으로도 언제나 내겐 당신뿐이야
    내 주변에 아무리 봐도 당신 만한 여자가 없어 (없어~ 음~)

    나 당신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지
    나 당신 없으면 어떻게 사랑할까
    지치고 힘들어 하는 당신
    무슨 말을 해야 할까 힘이 될 수 있을까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힘을 내~ 사랑해~ 음

    누가 당신을 보고 아줌마라 하겠어
    지금도 당신은 처녀때랑 달라진게 없어
    사람들이 나보고 정말 장가 잘갔데
    뭘 먹어봐도 당신이 만들어준게
    제일 맛있어 제일 맛있어 음~~

    나 당신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지
    나 당신 없으면 어떻게 사랑할까
    지치고 힘들어 하는 당신
    무슨 말을 해야 할까 힘이 될 수 있을까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힘을 내~ 사랑해~

    나 당신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지
    나 당신 없으면 어떻게 사랑할까
    지치고 힘들어 하는 당신
    무슨 말을 해야 할까 힘이될 수 있을까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힘을내~ 사랑해~ 음~~
  • 김별찌

    2009.03.25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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