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스타파티 관측후기] 9.20(토) / 먹고 먹고 먹고 자고 먹고!
  • 조회 수: 2980, 2014-09-30 00:54:29(2014-09-24)
  • [스타파티 관측후기] 9.20(토) / 먹고 먹고 먹고 자고 먹고!

    - 관측일자 : 2014.09.20(토) 
    - 관측장소 : 홍천 괘석리
    - 관측대상 : 베일 조각 등
    - 관측장비 : 미드 라이트브릿지 16인치, 14mm 아이피스, 26mm 아이피스, 필터 등
    - 기타 : Sharpless 2-91(베일 2) 관련 자료, 밥, 술, 라면, 잠, 열선, 베일에게


    안녕하세요. 박동현입니다. 야간비행 회원분들과 좋은 하늘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산청을 들렀는데 홍천이 정말 어두운 곳이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

    ■ 가장 멀리


    9월 5일 , 야간비행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9월 20일 토요일, 제 2회 야간비행 스타파티가 공지되어 있습니다. 일정을 확인해보니 다음 날 서울에서 친구 결혼식이 있습니다. 

    어차피 올라가는 길이니 전날 별보면 좋을 것 같아 스타파티를 기획하신 조강욱님께 연락을 해봅니다.
    전날 올라가는 허락도 어쨌든 얻었겠다. 날씨도 좋을 것 같겠다. 강욱님께 연락해 스타파티 참가 신청을 합니다. 
    그림1.jpg


    오전에 업무를 처리하고 주말 간 집에서 할일을 정리하니 1시 30분 쯤 입니다.  

    출발하기 전 위성사진을 보니 저는 날씨에 대한 의심은 들지 않았습니다. 다만 기상청의 단기예보에 대한 불신은 더 커졌습니다. 
    날씨.png


    날 관측으로 인해 잠을 거의 못자서 그런지 밥도 먹고 싶지 않고 시간도 천천히 가기에는 애매해 점심을 거르고 출발합니다. 별 보러 가는 날은 조금이라도 더 보려고 일을 빨리 끝내기 위해서나 일찍 도착하기 위해서 저녁을 거를 때가 많은데 점심을 거르고 출발한 건 처음이었습니다. 
    가는길.jpg

    대략 400km거리를, 4시간 동안 달리면서 한 번도 쉬지 않았습니다. 전날 늦게 잤음에도 불구하고 잠이 하나도 오지 않는 게 신기했습니다. 이 여파가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모른 체로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강원도에 도착했을 때 부터는 구름이 조금씩 보이더니 홍천에 들어와서는 구름이 제법 있습니다. 강욱님의 말씀이 떠오르면서 조금 불길하긴 했지만 스타파티에 참가한다는 생각에 마냥 신나있어 기분은 참 좋았습니다. 

    괘석리 관측지에 도착하니 오후 5시 30분 정도입니다. 차량의 트립 정보를 보니 실제 거리는 397km, 달린 시간은 3시간 57분, 도로비는 주말 할증으로 17100원입니다. 

    많은 분들이 먼저 도착해 계십니다. 인사를 하고 장비를 셋팅합니다. 
    (아래부터 제가 나오는 사진은 모두 조강욱님께서 찍은 사진으로 허락을 득하고 올립니다.)

    셋팅완료.jpg

    장비셋팅.jpg





    ■ 먹고

    설치를 마치고 곧 즐거운 저녁 시간, 허기가 져서 고기가 익을 틈을 기다리는 동안 콩나물 국에 밥을 말아서 한 그릇 뚝딱! 고기와 또 한 그릇! 맥주와 소주와 또 한 그릇! 고기와 고기 친구들, 밥도 세 그릇 먹으니 배도 든든하고 몸은 뜨근한 것이 참 좋습니다.

    다만 요즘 나름 업무철이라 일 몰아치기한다고 며칠 제대로 못 자서 그런지 전날 달빛공원에서 부터 침침했던 눈이 전날 별보기와 4시간 운전 여파때문인지, 알콜 필터때문인지, 더 침침합니다.

    참 이상한 것이 피곤하면 더 알콜이 땡깁니다. 오늘 밤, 돌아갈 길 걱정이 없겠다 눈에 맥주는 계속 보이겠다 말릴 사람도 없겠다 그냥 마셔될 수 밖입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의욕적으로 별을 보려고 하는데 눈에 뭐가 낀 건지 하늘이 뿌옇게 보입니다. 알콜 필터가 쎄긴 한가 봅니다.



    ■ 준비한 베일 테마와 일단은 첫인사 끝! 

    그래도 어제 마무리 하지 못한 베일은 봐야합니다. 아직 확인하지 못한 L과 Sharpless 2-91(베일 2) 오전에 L 위치를 표기한 자료와 vogel의 홈페이지에 구한 Sharpless 2-91 자료를 꺼내 들고 마음을 가다듬습니다. 

    L은 그래도 할 만할 것 같고 베일2는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L은 비교적 쉽게 확인을 하고 베일2에 도전을 하는데 안 보일 것만 같습니다. 그래도 망원경을 휘둘러 보니 힐끗이나마 관측에 성공을 합니다. 베일2라고 부를 수는 없는 모양이었긴 합니다만 기뻤습니다. 

    이제 여름별짓의 주 대상이었던 베일 테마 대상들에게 첫인사를 마쳤습니다. 너무 기쁘고 홀가분하기도 합니다. 


    - 관측 기록

    지난 7월 부터 베일 세부 조각들을 보려고 애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늘이 허락해주지 않아 고전하고 있다고 최근 몇 번의 관측을 통해
    거의 진도를 끝내고  남은 대상은 L과 베일 테마로 함께 보고자 하는 Sharpless 2-91이었습니다. 오늘의 목표는 이 두 대상을 보고, 남은 시간은 다른 것을 조금 여유롭게 보는 것이었습니다. 

    <베일 조각>
    veil.jpg
    * 출처 : 위키 / 흑백, 반전, 대상 위치 표시 등

    * 출처 : 위키

    L은 표시 영역의 대략 가운데에서 보이기 시작해 남동쪽에 있는 별로 가면서 흐려졌습니다. L까지 봐서 베일 조각에서 알파벳 표기가 있는 대상들 확인은 끝났습니다. 

    이제 베일 테마라는 말을 붙게 만든 베일2를 볼 차례입니다. 

    <Sharpless 2-091>

    베일 2라도 부르기도 하고 또 다른 베일 성운이라고도 불리는 대상입니다. 아래 사진의 영역은 SH 2-91 에서 가장 밝다고 알려진 부분입니다. 
    sharpless 2-091.jpg
    * skyview 추출

    베일2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만 알고 있다가 skyandtelescope에 올해 8월 초에 올라온 글을 보고 Sharpless 2-091이 또 다른 베일라고 불리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어떤 사람들은 6인치로도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고 합니다. 

    저는 16인치로 사진에 붉은 색으로 표시한 부분만 겨우 관측했습니다. 손톱이나 초승달 같은 조금 휘어진 날렵한 호 모양으로 보이고 보였다 안 보였다를 반복합니다. 바라보고 있으니 헛것을 보고 있다는 생각은 날아 갔습니다. 아마 정확한 위치를 모르는 상태에서 봤다면 식별하지 못했을 듯 합니다. 이래서 준비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사진의 중앙의 별(HD185735)을 통과하는 성운기 때문에 또 다른 베일 성운이라는 별칭을 얻은 듯 한데 그 영역의 성운기를 확인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 베일2 관측 참고 자료

    - 위치(호핑은 쉬운 편입니다.)
    sharpless_map.jpg
    The Sharpless Observing Guide에서 캡쳐(완전히 무려 프로그램인 skychart에서 추출한 자료로 저작권 문제는 없을 듯 합니다.), Reiner Vogel


    - Vogel의 파인더 차트
    유용한 자료입니다. 


    - How to See Cygnus’s Other Veil Nebula, Bob King | 2014.8.7

    http://www.skyandtelescope.com/observing/summers-overlooked-deep-sky-objects-08072014/

    밝은 부분이 어디인지 소개하는 정도의 자료입니다. 


    - Sharpless 91 and Friends, Reiner Vogel | 2012.7.21

    http://www.reinervogel.net/index.html?/artikel/Sh91_SNR_e.html

    16개의 영역에 대한 관측 기록이 있습니다. 22인치를 사용해서 그런지 넘사벽인 것 같습니다. 


    - A New Supernova Remnant in Cygnus:Sharpless 2-091, Steve Gottlieb

    http://astronomy-mall.com/Adventures.In.Deep.Space/sh2091.htm


    - Vogel이 딥스카이 포럼에 쓴 글에 mkronber 가 덧글로 단 관측 기록

    http://www.deepskyforum.com/showthread.php?186-Sharpless-91-and-Friends-The-complete-ring-of-the-G65-3-5-7-SNR&p=956&viewfull=1#post956

    이 자료가 보겔의 기록보다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15인치 옵세션으로 관측한 몇 부분의 관측기록입니다. 


    - 밝은 Sharpless 대상에 대한 논의 

    http://www.cloudynights.com/topic/261464-bright-sharpless-objects/?hl=sharpless#entry3324578





    <6818>
    6818.jpg
    * skyview 추출

    김철규님께서 버나드 은하에 대한 이야기를 하십니다.
    "버나드 은하 근처에 있는 행성상 성운은 잘보이는데, 버나드 은하는 계속 실패하고 있습니다."

    한번 찾아봅니다. 6818은 특징은 잘 모르겠지만 잘 보입니다. 하지만 호핑을 잘못했는지 컨디션? 때문인지 어땠는지 버나드 은하(6822)는 보지 못했습니다. 다음에 심신을 청결히 해서 다시 도전 해봐야 겠습니다. 
     



    <6781>
    6781 (1).jpg
    * 출처 : 위키, 흑백처리

    규모가 꽤 되는 행성상성운이었습니다.  얼룩덜룩함이 느껴지고 별이 부어보이는 행성상성운처럼 보이지 않고 보통의 성운을 보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7640>
    7640.jpg
    주변의 별배치가 재미있는 은하를 좋아하는 데 주변 별배치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마름모가 되려다 만 길쭉한 사각형 별꼴 안에 위치하고 핵 바로 근처에 별도 하나 보입니다. 
    은하는 길쭉한 모양으로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 볼 맛이 있는 은하였습니다. 



    <7293> Helix Nebula
    7293.jpg


    김철규님께서 쌍안경으로 헬릭스가 보인다고 하십니다. 위치를 여쭤보니 아주 자세하게 알려주십니다. 김철규님 쌍안경을 들고 보니 정말 쌍안경에서 꽤 명확하게 느껴집니다. 

    망원경으로 찾아보니 아주 크고 멋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대상도 심신을 청결히 해서 다시 꼼꼼히 보고 싶은 대상입니다. 




    <7790> 
    7790.jpg
    크기는 크지 않았지만 밀집되어 있으면서 잔별들이 분해되서 보이는 것이 인상적이었던 볼만한 대상이었습니다.




    <기타> 

    6756 후추
    6755 후추
    381 그냥 산개성단
    129 주변이랑 큰 차이가 나지 않음 
    225 큼. 나름 은하수 영역인데 듬성듬성한 것이 신기함
    136 후추

    모두 산개 성단으로 몽롱한 정신 탓인지 그냥 그런건지 연상력이 부족한 것인지 어떤 모양을 떠올리기 힘들었습니다. 




    ■ 또 먹고

    이 기쁨을 어떻게 해야할까? 하다 맥주 한 캔을 하기로 합니다. 맥주 한 캔을 여유롭게 마시면서 잠깐 쉬었더니 더 피곤해집니다. 그래도 이까지 왔으니 더 봐야합니다. 차를 맥주 테이블로 이용하면서 꾸역꾸역 이 대상 저 대상을 찾아봅니다. 

    알콜 필터에, 뭔가를 끝낸 후 느껴지는 풀림까지 더해지니 집중이 잘 안됩니다. 

    맥주를 먹는 건지 별을 보는 건지, 암시야 조명장치까지 꺼지고 나니 별 보는 눈이 침침을 넘어서 깜깜해지는 지경까지 갑니다. 



    ■ 또또 먹고

    좀 쉬자는 마음이 들 때쯤 해서는 라면타임을 가집니다. 
    lamyun.jpg
    사진으로 보니 눈이 풀려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 날 따라 맥주가 왜 그리 맛있었는지 맥주 한 캔을 놓아두고 안주 삼아 라면을 먹습니다. 



    ■ 자고

    라면 타임이 끝나고 뭐를 조금 보려고 하니 따뜻한 국물을 먹은 여파 탓인지 피곤합니다. 눈도 스물스물 감깁니다. 조금만 쉬어야지 하고 차에 들어가 의자를 눕혔습니다. 

    추위에 일어나보니 해가 밝아 있습니다. 시간은 6시가 넘었고, 아침 일찍 나서기 위해 준비하시는 야간비행 회장님의 모습만이 보입니다. 

    멀쩡한 숙소를 나두고 차에서 잔 게 아까워 숙소에 두 시간 남짓 잠을 더 청합니다. 



    ■ 또또또 먹고

    아침 식사를 하시라는 소리에 잠이 깹니다. 눈꼽만 조금 떼고 밥을 먹습니다. 또 콩나물 국이 있습니다. 쓰린 속도 달랠 겸 밥을 말아 먹다보니 두 그릇은 금방입니다. 

    장비를 정리할 겸 갈 준비도 할 겸 차를 보니 조수석 아래에 어제밤 먹은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beer.jpg

    차에 몇 개 더 있었고, 식당에서도 계속 먹었고 소주도 조금 먹었으니 도대체 얼마나 먹을걸까요? 
    먹으면서도 들었던 생각이지만 혼자 너무 많이 먹는 건 아닐까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

    장비를 철수하고 인사를 하고 나니 여유 시간이 있습니다. 
     '어제 뭐한거지?' 하고 본 것들을 간단하게 정리를 하고 나니 어느새 혼자 남아 있습니다. 

    숙소로 돌아가 씻고 단장을 해서 서울에서 있는 결혼식에 참가를 합니다. 
    관측지에서 역삼동까지 1시간 30분도 안 걸립니다. 거리는 우리집에서 산청까지의 거리인 120km 정도 되지만 충분히 평일 관측을 시도할 만한 시간 거리, 지역과 위치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수도권도 관측 여건이 그리 나쁜 곳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정을 마치고 산청에 들러 짬관측을 하고 ^^;;
    집에 돌아와서도 계속 먹은 생각 밖에 안나서 강욱님께 말씀을 드리니... 다음엔 더 많이 드시라고 하십니다. ;;

    capture4.png

    감사합니다. ^^ 그래도 1박 2일 일정의 관측 때 적당히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



    ■ 반가움

    야간비행에 글도 거의 올리지 않은 온라인 회원인 시골촌놈을 괄시하지 않고 왕따?시키지 않고, ^^; 반갑게 즐겁게 서스럼없이 어울려주신 야간비행 회원분 모두 정말 반가웠고 감사했습니다. 

    지면에서만 보고 실제로 뵐 날이 올거라는 생각은 잘 못해봤었는데, 직접 뵈니 기분이 묘하기도 했지만 별지기와의 만남은 언제나 참 즐거운 것 같습니다. 

    또 기회가 되면 뵙고 싶습니다. ^^



    ■ 기타

     - 가장 많은

      길잡이별 모임이 있는지도 모르고 지난 5월 1일 한우산에 갔다가 길잡이별 회원님들을 많이 뵈었었는데, 이번 관측이 제가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분들과 함께 관측을 한 날이었습니다. 많은 분과 함께 관측을 하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는데 아주 조금은 궁금증이 해소 된 것 같습니다. 


     - 관측 팁(이런 저런 조언해주신 분 모두 정말 감사합니다.)

      열선, 관측의자, 김남희님의 광축에 대한 조언, 이한솔님의 가대 움직임에 대한 조언 등 조금 더 편하고 관측에 집중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팁을 얻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열선과 관측의자는 정말 탐났습니다. 특히 관측의자는 한 번 앉아 보고 나니 꼭 사고 싶습니다. 근데 트렁크에 실을 공간이 나올지 모르겠네요. ^^;  


    - 아이들, 그리고 부러움

      아이들과 함께 오신 분들이 몇 분 계셨는데, 아직 아기가 어린 저로써는 정말 부러운 장면이었습니다. 특히 제 옆에서 관측하시던 박상구님과 아드님이 관측을 함께 즐기는 모습,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저는 딸만 둘이지만 언젠가 딸내미와 함께 관측할 날이 오겠죠? 그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암시야 조명장치는 전날 배터리를 바꾼 녀석인데 하루만에 문제가 생기니 조금 황당했습니다. 이 것도 조만간 바꾸든가 수를 내야겠습니다. 


    ■ 성과

      제대로 관측은 못했지만 베일의 조각 A에서 L까지 12개와 베일 2인 Sharpless 2-091까지 준비한 대상들을 다 눈도장은 찍어서 상당히 기쁩니다. 이렇게 오래 끌 것이 아닌데, 하늘과 땅(습기), 사람(집중력 부족) 덕분에 정말 질질 끌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충분히 한 번 관측에 끝내실 수 있을겁니다.) 

      앞으로 나갈 때 조각들을 본다고 나름 홀대했던 동베일과 서베일, 피커링 삼각형도 사진과 대조해가며 다시 한 번 관측해 보고 싶고, 조각들도 틈틈히 다시 보고 싶습니다. 

      베일 성운에 대해 읽었던 자료들과 관측기는 따로 한 곳에 잘 정리를 해두고 베일철이 돌아올 때 마다 한번씩 꺼내봐야겠습니다. ^^
      

      - 베일에게

    베일아, 사실 난 너의 서쪽 모습을 처음 봤을 때 부터 너에게 반했었어. 그 모습에 너에게 조금씩 빠져들었지.
    그래서 너도 모르게 네 뒷조사를 조금 해봤어. 알면 알수록 넌 참 매력있는 녀석이더라? 

    정말 친해지고 싶어서 너의 집 앞을 기웃거렸지만 너의 집 문은 잘 열리지 않았어. 네가 피하는 것도 아니었는데, 괜히 짜증도 나고.. 정말 안달이 났었어. 

    그러기를 5~6번을 하고 나니 마음만은 정말 너의 스토커가 되어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어. 심지어 네 사촌인 Sharpless 2-91에 대해 알아 보기까지 하고 말이야. 
    스토킹을 하고 싶어도 너를 볼 수가 없으니 하진 못했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니 너희 집 문이 드디어 활짝 열렸고, 난 너를 만나 사귈 수 있게 되었지. 정말 날아갈 듯 했었어. 

    내가 너를 만나 사귀면서 말로만 듣던 부분을 여럼풋이 나마 직접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정말 나에겐 황홀한 일이었어. 앞으로 더 친하게 지내다 보면 다른 사람들이 느끼지 못했던 나만의 느낌도 가질 수 있겠지? 그런 날이 어서 오면 좋겠다. 

    베일아, 앞으로 더 자주 만나면서 친하게 지내자.

    PS. 너희 집 문은 항상 열여있으면 정말 좋겠어. 네가 힘 좀 써주길 바래. 꼭이야! 

    -------------------------------------------------------------------------------


    3일 연속 관측을 하고 나니 관측 후기 쓰는 것도 만만치가 않네요. ^^;;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반가웠고, 감사했습니다. ^^ 다음에 또 좋은 날 뵙기를 고대하고 있겠습니다. 

댓글 6

  • 조강욱

    2014.09.24 16:33

    베일은 참 이기적이고 변덕 심한 까칠한 아이죠
    구경과 하늘에 엄청 예민해서
    어떨 때는 베일듯한 날카로운 베일을 보여 주다가
    어떨 때는 베일에 싸인 답답한 베일만 허락할 때도 있죠

    참, 호주에서 지평선 위에 뜬 베일을 잡아보면
    동베일 서베일이 아니라
    그냥 거의 원형으로 보입니다.. ㅎㅎ (염장이에요)

  • 박동현

    2014.09.25 01:54

    ㅎㅎ 링을 이루고 있나 보네요. 

    좋은 하늘로의 해외 원정 관측도 꼭 한번은 가보고 싶습니다.

    부럽네요. ^^;;

  • Profile

    박상구

    2014.09.24 20:17

    실물로 뵈니 더 미남이시던데요 ^^

    개인적으로는 베일에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박동현님 그동안 올리시는 꼼꼼한 관측기를 인상깊게 읽다보니 관심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저도 찬찬히 뜯어볼 기회를 가져보고 싶네요.

    애랑 이리저리 정신이 없어서 옆에 계셨는데도 이야기도 제대로 못나눴습니다.
    서로 사는 지역이 좀 멀지만 다시 만날 기회를 고대하겠습니다 ^^
  • 박동현

    2014.09.25 01:56

    외모를 칭찬하시다니... ^^;; 송구스럽습니다. 


    저도 베일에 이렇게 까지 집착하게 될지 몰랐습니다. ^^;; 

    한번 보시고 후기 올려주시면 너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피로와 알콜로 정신이 없어서 눈동냥도 좀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게 가장 아쉽습니다. 


    언젠가 또 뵐 날이 오겠죠? ^^

  • 김민회

    2014.09.27 04:52

    훈남선생님의 관측기 또다른 재미 느낍니다.그날 베일이 멋진모습이었어요 선생님은 뜯어보셨군요ㅎ.먼길 다녀가시느라 고생했습니다.
  • 박동현

    2014.09.30 00:54

    만나뵈어 반가웠습니다. 훈남은 아니지만 감사합니다. ^^; 

    새벽에 이야기도 나누고 눈동냥도 조금 하고 했어야 하는데 잠 들어버려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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