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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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오




내용이 별루 없어 사진 게시판에 올릴까? 아님 걍 관측기란에 쓸까?  고민 잠시하다... 스팸 사진 있길래 1초 만에 고민 끝내고 걍 편하게 관측기 란에 올립니다..ㅎㅎ





                                              





사실... 지난 산청에서 있었던 신년관측회 다녀온 뒤로 지난 1년간의 제 관측습관을 조용히 되돌아 보게 되더군요.

글자 그대로 다른 분들에 비해 성의없이(?) 즐기기만 했지 관측기는 단 한편도 안 올렸다는 사실.


암턴 약간의 자극을 받을 수 있었던  신년관측회라 하고 그럼 맘 먹었으니 이제 실천을 해야 하는데....

이미 " 멈춰버린 허셀 400, 잃어버린 하늘" 이 된지 오래되서... 당췌 오데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더군요..^^;


그래서 오데서부터 맥이 끊어졌나? 확인 해 보니... 09년 8월달 이후 부터이더군요.

즉, ★ ☆ 천문대에서 근무하기 시작 할 때인 그해 09월부터 시작해 쭈욱~!

아아~ 부끄럽고 부끄러워라, 이래놓고도 떳떳이 신년관측회에 참가한다고 룰루랄라~ 다녀왔다니...-,.-ㅋ



그렇게 저에겐 약간의 자극이 되었던 신년관측회 이후,

나름 홀로 조용히 기회를 엿보고 있었으나..날이 춥다는 핑계로 선뜻 나가기는 싫고...ㅋㅋ



그러다보니 벌써 설날 연휴, 그리고 그 마지막 즈음인 어제 토욜.

날이 많이 풀리긴 풀려 안개 기운도 있고 그다지 원하는 시퍼런 하늘은 아닌 뽀샤시 걍 맑은 날이었지만 ,

그렇게 언제까지이고 제 입맛에만 맞는 하늘을 기다릴 수는 없기에 간만에 출똥~!!!

( 글구보니....그래도 매해 설날마다 관측은 하긴 합니다, 아마 조만간 이제 저의 집 전통이 될 듯..-0-; )




암턴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꽝~!!! 입니다.


정말 밤새 삽질만,

그리고 그렇게 4시간 관측하고 4시간 잠깐 잔 후 일어나 또 진짜 삽질만 5시간이나 잔뜩하고만 내려온...

올해 첫 관측부터 삽질만 가득한 하루였습니다.



에휴~! 실패의 원인은 그 날 하늘과 제 수준에 맞는 관측을 해야했으나 ...

바로 요 밑의 김남희님의 [Leo1 쫓아가기~]가 올라가기 전부터 엄청난 발화(?) 촉진제 였기에...

일단 다른 것은 전혀 생각없고 도착해서 마난겡 꺼내놓고 냉각하기 시작한게 10시 30분.


몇번이고 성도를 확인하고 또 출력까지 해간 Leo1 의 위치를 확인 한 후,

바로 도전했으나 전혀 보이지 않는 Leo 1.



그래서 냉각을 핑계로 뽀로록~ 들어가 Leo1 보고 나서 오날 밤 밤새 뭘 봐줄까~ 하며 그제서야 작전 지도를 짜보는데...

그러다보니 벌써 시간은 12시.




이제 본격적인 관측을 위해 자신감에 충만 해 간만에 관측복까지 꺼내 온몸을 완전 무장도 해주고 인증 샷도 한장 날려주고....

그렇게 관측복 갈아 입고 급조한 작전지도 옆구리에 차 주니....아~! 멀리서 들려오는 부엉~ 부엉 소리는 남의 애를 끊나니~ ㅋㅋ


(사실 그동안 마난겡도 없이 걍 벤치에 누워, 의자에 기대 암 생각없이 보기에...

평상복 얇게 입는 그대로 버티다 추우면 들어왔다 그러다 생각나면 또 나가는...그런 몹쓸(!) 스탈로 바꿔 관측복 입어 본지도 꽤 오래..-,.-;

글고 작전 지도라 해봤자 그넘의 게으름 때문에 따신 방에 배 깔고 업드려 별 생각없이 오늘은 Leo1 확인이 제일 큰 목표이니..

별 것없이 걍 그것 근처인 사자자리 배꼽 부근 하고 그위 등짝 부분 공략해 주면 되겠다는 간단한 작전지도..ㅋㅋ)





그렇게 나가서 하늘을 올려보니 이미 오리온은 저 멀리 서산 하늘로 지고 있고 쌍둥이도 뉘엿 뉘엿~

(사실 간만이라 이제 별자리마저도 헷갈릴 정도이더구요...-,.-ㅋ)

그래도 목표대상들이 모인 사자자리는 바로 머리 꼭대기 천정에 있기에 큰 걱정없이 충분한 냉각 시간을 믿고... 다시 한번 Leo1에 도전.

그러나 여전히 전혀 느낄 수도 없고, 느껴지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는 Leo1...!!!




어랏~, 그동안 맘 먹으면 못본 대상들이 없었는데 왜 이러지? 하는 맘도 한켠에,

또 이한솔님과 김남희님도 봤다는데 왜? 나는... 하는 오기도 발동해서..

가지고 있는 모든 공력을 다 실어, 보유하고 있는 모든 아이피스를 다 동원 해 꼼짝도 않고 그 넘, 그 자리만 눈이 빠지게 쳐다봐도 ..

아....여전히 보이지 않는 Leo1.




더군다나 지난 몇몇 관측 경험으로 미뤄봐서 배율을 올리면 오히려 어두운 은하들이 더 잘보인다는 사실을 알기에 무모한(?) 배율까지 올려 봤기에...

덕분에 얼마나 레굴루스가 눈이 따가운 대상인지 이제서야 알 것 같더군요....-,.-ㅋ


(시리우스는 참 가슴시린 맑고 영롱한 대상인데 레굴루스 이 넘은 정말 시리우스랑 색감만 같지 비교가 안될 그 쏘는 듯한 아픈 맛..ㅋㅋ


글구 김남희님 고맙습니다,

올려주신 사진이 그 어느 바보라도 쉽게 찾아 갈 정도로 결정적이고 확실한 단서였는데..

그 바보가 그 경정적인 단서를 손에 쥐고도, 바로 눈앞에 두고도..... 몰라본건지 못본건지 잘은 모르지만 삽질만 하다 왔지만

암턴 정말 사진 기가막힐정도로 완벽한 100% 씽크로율을 자랑하더군요, 정말 사진이랑 아이피스에 보이는 것이랑 완전 똑같습니다..ㅎㅎ)





그러다 지쳐....

친히 그 근처 간 김에 알기에바의 노랗디 노란 쌍성도 한번 가볍게 분해 해주고,

Leo1 실패로 아쉬운 김에 꿩대신 닭이다고 그 한참 밑의 푸르딩딩한 NGC 3242,  목성의 유령도 간만에 쳐다봐주고..

한참 남중하고 있는 토성도 오랫만에 봐 주며 카시니 간극을 분해해볼려다 당췌~! 내가 모하는 짓이지? 라는 생각이 들어..

얼른 들어가 커피 한잔 끓여 옆에 놓고...오랫만에 하는 간만의 숙제, 허셀 400.



그러나....간만에 하는 숙제라 그러지....


사자 배꼽 근처의 ngc3379 (m105)를 시작해서 그 근처의 ngc3384, 3377, 3412, 3489

그리고 예전에도 봤지만 다시 한번 봐주는... 나를 째려보는 눈탱이인 3169, 3166.

(http://www.nightflight.or.kr/xe/observation/32463)




그리고 기수를 돌려 이번엔 사자 등짝 위를 조준해..ngc3665, 3941까지 보다가..

아, 원래 그런(?)것은 잘 알고 있지만,  이 밤, 왜 이렇게 내 눈에 들어오는 은하들이 하나같이 좁쌀보다 더 작고 희미하고..

별다른 특징들 없이 다들 약속이라도 한 듯 별다른 의미없는 뿌연덩어리들로만 보이며 아주 살짝 부어있다든지, 아주 약간 살짝 찢어져만 있는 것들인지...ㅠㅠ



그래서 지금 내가 제대로 숙제를 하고 있남? 하는 생각이 들어.....

얼른 기수를 돌려 ngc4565를 한번 확인 해 보니...에횻~ 애가 상태가 이정도라니...!

해년마다 조용하고 그윽한 봄 밤, 그 밤마다 보이던 정말 그 멋진 위용은 오데가고 아주 가느다란 낡은 실오라기 한줄 수준...-0-;;



그래서 경통을 잡아던 손을 잠시 떼고 머리들어 다시 한번 가만 가만 온 하늘을 확인 해 보니....

조용한 봄의 하늘만도 못한...정말 습기랑 안개랑 얇은 구름마저 낀...먹먹하디 먹먹한 하늘.


쩝~, 오늘은 날이 아니구나 걍 늘 하던대로 벤치에 누워 볼껄 내가 이런 하늘 밑에서 뭐하고 있는건지? 라는 후회가 밀물처럼..-,.-;




그래서 안에 들어가 시간을 확인해보니...벌써 4시가 넘어 5시가 다가오는 그 시간.

이럴뚜가..!

그러니깐...기분은 한 두시간 빠듯하게 본 것 같은데 단 한번도 쉬지않고 마구 삽질하며 달렸던 시간이 무려 4시간 40여분.


그러나...그렇게 열씨미 삽질하면 모하나~ 남는게 하나 없고 4565도 저 모양이고...ㅠㅠ

아놔~, 관측기 쓸려면 뭘 쓸지, 단 하나 건진 것은 잠깐 본 올해 첫 토성이라 해야 하남? 이라는 생각들마저 머리속을 어지럽게 돌아댕기고...+,.+




암턴 그렇게 알람 맞춰놓고 간만에 뜨신 방에서 등짝 좀 지져가며(!)... 자고 일어난 게 아침 9시.



평소 같으면 부비적거리며 더 늦게 늦잠이라도 자겠지만 오늘이 연휴 마지막 날이라는 생각에 얼른 내려가야겠다 라는 마음으로 벌떡~! 일어나...

설 연휴동안 동생과 함께 '별을 따는 나무'의 나무들과 이야기도 해 가며 전정이랑 거름도 다 주었지만...

진짜 힘든 배수로 치는 일은 남았기에 라디오를 틀어놓고 아무 인적 하나 없는 빈 밭에서 홀로 부지런히....또 삽질을....-,.-;




참, 라디오 듣는데 '오늘 아침, 이문세입니다' 에서 쇼팽의 피아노 곡들이 고즈넉히 나오는데....

와우~! 정말 아름답고 아름답더군요.

온 밭에선 거름 냄새 나며 손이랑 바지, 운동화에는 날이 풀린 탓으로 진흙이 된 찌륵찌륵한 흙 묻어 거추장스럽고 불편한데..

이상스럽게도...... 눈부시도록 따신 그 밭 한 가운데에 듣는 쇼팽의 피아노 선율들은 정말 묘하게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정도로..... 너무 좋았습니다.


정말 4D나 5D로 관측기를 쓸 수 있다면 그 냄새 그대로, 그 바람 그대로, 그 선율 그대로....모두 오롯이 전달해 주고 싶을 뿐입니다...^^;



* 참고; 아침에... 카스타드 하나+ 커피 한잔 먹고... 온 밭 삽질하며 들었던 쇼팽 아저씨의 곡들 .......정말 그 느낌들이 하나같이 조아요~ ^^
                                                                                                                              이래서 예술은 춥고 배고프고 외롭고 힘들때 나오는게 아닐까요...-0-ㅋ

    Chopin - Berceuse Op.57  /  Peter Donohoe        

    Chopin - Piano Concerto No. 1 'Romance' /  Martha Argerich        
  
    Chopin - Prelude Op.28 No.15 Raindrop  /  Evegeny Kissin







                







암턴 간만에 맘 먹고 도전한 Leo1.

그리고 밀리고 밀린 숙제도 전혀 못한 것 같아 아쉽지만....

(그 밤 봤던 은하들은 저의 맘에 차지않아 다시 할려 하기에 관측기는 패쓰임다, 굳이 쓴다면 " 다 좁쌀같고 다 부었음" 한줄 입니다..ㅋㅋ)


아직 밤은 많기에..... 또 다른 봄 날을 기다려 볼려 합니다.





글고보니....그렇게 지난 겨울 춥디 추웠지만...정말 이번 연휴 같은 날만 계속된다면....



글구 낼 모레 눈이랑 또 한번의 한파가 예보 되어있지만....정말 이제 새 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얼마 남지 않은 그 새 봄날,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지요?...^__^*   (아마도 김남희님은...포로토스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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