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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욱

천문인마을 메시에마라톤시 안시관측 세션을 준비하면서.. 내 나름의 프로젝트를 몇 개 구상했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일찍 한 가지가 갑자기 시작이 되었다

그 첫번째 선수는 바로.. “달용이 프로젝트”

세션 내용 중에도 있지만.. ‘베란다에서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것이다

아주 저렴한 망원경을 하나 구입하여 베란다에 설치하여 달을 보는 것..

달 전용으로 쓸 망원경.. 이름은 미리 정해놓았다.

누가 될 지 모르겠다만 니 이름은 빼도박도 못하게 그냥 ‘달용이’다 ㅡ_ㅡㅋㅋ

(‘달용이’의 어원은 90년대 초반 서강대 천문동아리 ‘별’의 자작망원경 이름에서 따 왔음을 밝힙니다)

원래는 메시에마라톤 전에 망경을 구입하려고 했는데..

미드 70mm 굴절을 12마넌에 넘기기로 했던 분이 소리소문도 없이 잠적..

내 전화를 피하나 싶어서 다른 사람 전화로 걸어도 받지 않는다

움.. ㅡ_ㅡ;;;;; 머 돈 잃은 건 아니니깐.. =_=+++++

메셰마라톤이 끝나고 그 다음주 일요일은 100시간 천문학 행사의 일환으로 한강 고수부지에서 공관이 있었다

이게 대체 몇 년만의 공관 참여인가 ㅡ_ㅡㅋㅋ 97년에 신촌과 마로니에공원에서 마지막으로 했었으니

별보기 대민봉사를 해본지도 벌써 만으로 12년이 되어간다

후기는 싟형님이 올렸으므로 pass

김남희님과 둘이서 가장 먼저 도착하여 망원경을 세팅하고 나니..

남희님 망경이 딱 내가 원하는 스탈 아닌가 ㅋ

5인치 소구경 굴절에 포르타 경위대. (5인치가 소구경이라니.. 내 무식의 산물 ㅡ,ㅡ;;)

세트메뉴로 도합 41만원에 A마트에서 중고로 구입하셨다고 한다

저정도에 41만원이면 거의 거저가 아닌가? ㅋㅋ

내가 계속 침을 질질 흘리니 남희님이 A마트에서 중고물건 모니터링을 해주신다고 한다


공관이 끝나고.. 다음날인 월요일 오후.

A마트 물건 봐주신다는 말씀이 문득 생각나서 문자를 드렸다

달용이 하나 찾아달라고 문자 보낸 시각 오후 3시 45분.

거래 성사 시간 오후 4시 49분!

나는 아무리 찾아도 안 나오던데... ;;;;;

해결사 김남희님께서 미드 90mm 굴절 + 경위대를 단 한시간만에 해결!!

그간 달용이를 사려고.. 잠적한 매도자를 기다리며 보낸 한달여가 머릿속을 스쳐간다 ㅡ,ㅡ;;;;

비록 아크로매틱이지만 무려 F/10 ;;;;;

900mm 초점거리에 5.2mm XL을 끼우면 173배.  (모델명 MEADE 90AZ-ADR)

달토성목성 관측엔 최적이다

다음날. 화요일 저녁.. (오늘이다) 달용이를 사러 구리로 간다

거래 금액은.. 무려 15장... ㅎㅎ

지금 전철을 타고 가는 중.. 양원을 지났다. 다음역은 구리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켜고 실시간으로 글을 쓰는 중...;;;

쫌 있다가 망경 인수해 와서 다시 이어 쓰겠음....



..........



(1시간여 뒤, 다시 구리역에서 전철을 타고 이어 쓴다)

저녁 8시50분. 망경 주인이신.. 스카이워쳐에서 활동하시는 이효철님을 만나 한적한 카센터 주차장에 장비를 펴고 달을 관측한다

아~~ 이뻐라..

초점거리가 길어서인지.. 달표면 엣지 부분에 색수차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옆에 같이 펴 놓은, 이 바닥에선 나름 잘난 망원경인 이효철님의 Megrez80은 열씨미 파란색을 자랑하고 있는 것과 비교되니 더욱 그렇다

First light은 대 만족!!

15만원에 소원하던 달용이를 영입하다니.. ㅎㅎ

남희님 이효철님 감사합니다 ㅋ

......

이제 달용이 프로젝트가 그 대단원의 막을 막 열려고 한다

앞으로의 달 여행에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나는 짐작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더 흥미진진하다 ㅎㅎ

1년 뒤, 나의 베란다 星생활은 어떨까?


1. 망원경은 베란다에서 빨래를 널어놓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한참 되었다
   하지만 먼지는 쌓이지 않는다. 빨래는 매주 하니까

2. 90mm 굴절로 집에서 보는 재미에 빠져서 천문인마을은 이제 더 이상 거의 가지 않는다
   항상 장거리 운전의 위험을 걱정하던 마님과 어머니가 매우 기뻐한다

3. 행성 보기에 미쳐서 다까하시 FC-100N과 적도의를 지른다. 달용이는 10마넌에 엿 바꿔 먹은지 오래
   그믐에는 천문인마을로 가고, 달이 밝아도 행성 본다고 나가고.
   자기랑 놀아주지 않고 맨날 혼자 놀러간다고 예별이의 원성이 극에 달한다

4. 베란다에서 달을 보면서 옆에 노트북을 놓고 실시간으로 마우스화를 그리기 시작한다
   별을 보고 그걸 느낌 그대로 마우스로 그리는 것이 하나의 예술로 탄생한다
   (끌로드 모네가 수련을 지 맘대로 그렸던 것처럼..)

5. 관측 시간이 늘었다
   평소에는 베란다에서, 그믐 주간에는 천문인마을에서 수륙양용작전 아니 달딥양용작전을 펼친다
   내가 항상 상상하던 그런 星생활이 펼쳐진다



음.. 제가 몇번이 될까요? ㅋ

투표 받겠습니다.  맞추신 분은 2010년 4월 7일에 시상을… ㅡ,ㅡㅋㅋㅋ

관측 가능한 대상은 달, 토성, 목성, 이중성, 밝고 큰 메시에 몇 개 정도.. 이지만

시작도 하기 전에 토성 목성은 별로 기대가 되지 않는다

배율의 제한. 그리고 피할 수 없을 색수차.. 때문에.

이중성은.. 90mm로 겨우 분해가 될랑 말랑 한 애를 2등성 내에서 찾아봐야겠다

이중성도 감질맛이 나는지 함 봐야지.. =_=ㅋㅋ

준오님이 올려주신 월면도를 뽑아서 매일 달 여행을 해 보련다

지난 일요일 공관에서 보았던 언제나 멋진 클라비우스..

장엄한 무지개만, 감질맛 나는 통곡의 벽, 그리고 공허하여 괴기스럽기까지 한 플루토까지..

한 월령에만도 볼 것이 이렇게 많은데,

그 수많은 달의 복잡 미묘한 구조를 언제 다 볼 수 있을까

‘작은 것이 아름답다’고 논하신 정한형님의 말씀을 내가 몸으로 증명할 수 있을까



이제 다음 역은 우리 집인 길음역이다.

집에 가서 야간비행 게시판에 이 글 올리고 자야지...

여튼, 오늘은 새 프로젝트의 첫 시작일이다

실시간 중계방송도 나름 잼있는걸.. ㅎㅎ


2009년 4월 7일…  나의 달용이 구입기 끝!!!!




PS. 저에겐 이번이 세번째 망원경 구입입니다
      96년의 흰둥이, 03년의 진삽이에 이은.. 09년산 달용이!!
      간만에 96년 흰둥이 구입 후기를 찾아서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ㅋ
      링크는 아래에..
      http://nightwid.egloos.com/829942


                                 Nightwid 我心如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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