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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욱

지난 그믐 주간 토요일에 기상 악화로 관측을 못 간 이후,

한주 내내 주말에 별보러 갈 것만 생각하고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 하늘을 보니 아주 그냥 굿!!

기상청 구름사진도 왠일로 깔끔하게 OK!!!

경싟 형님은 당직,  음성댁은 음성 총각을 만나시는지 맨날 못간다 하시고 ㅡ,ㅡ

최샘과 nightwid만 출격 준비!!

뭐 이젠 항상 그렇긴 하지만 이번 주말은 무지무지 할 일이 많았다

낮시간 내내 운전해 다니며 집안일 처리하고 체력의 80%를 탕진 ㅡ_ㅡㅋㅋ

밤 8시가 넘어서야 출발하려는데 이미 벌써 피곤하고 졸립다.

이게 머냐 ㅡ_ㅡ;;;

괜히 애꿎은 가족들에게 짜증만 내고 출발. (암쏘쏘뤼.. ㅎㅎ)

다행히 길은 안 밀리는데.. 너무 졸려서, 차안에서 혼자 소리를 지르고 꼬집고 자해하며 잠을 깨다가

이러다 영영 별나라 옆동네로 떠날 것 같아서

문막 휴게소에 차를 대고 피같은 아니 피 따위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별보는 시간을 떼어서

차안에서 1시간 잠자는 데 투자했다

뭐 보험든 셈 치고.. risk를 줄였다고 애써 위안하며 별이 초롱초롱한 동쪽으로 직진!

도착하니 12시. 최샘이 홀로 관측 중..

내려서 망경을 옥상으로 옮기는데..

아!! 정말 멋진 하늘 ㅜ_ㅜ

굳이 망원경이 무슨 필요인가. 살아 숨쉬는 은하수가 눈앞에 펼쳐져 있는데.

멍하니 하늘 보며 늑장 부리다보니.. 세팅이 완료되니 새벽1시!!

까페테리아에서는 촌장님이 월현노래방을 운영중,, ㅎㅎ 옥상에는 최샘과 나, 앞마당에선 심용택 형님이..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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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측지 : 천문인마을 옥상

관측자 : 최샘, Nightwid

관측일시 : 2008년 9월 7일 01:00 ~ 04:00

관측장비 : Discovery 15” Dob

투명도 : 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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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만 해도 관측 시간이 3시간밖에 안 남았으면 조바심을 내며 숫자 채우기에 급급했을 텐데,

마음이 너무너무 여유롭다.

이렇게 아름다운 밤하늘과 은하수를 봤으면 되지, 무슨 욕심을 또 내야 할까.. 하는

배부른 ㅡ_ㅡㅋ 여유;;;;

내 관측 노트에도 채 한 페이지를 채우지 못했다 ㅎㅎ


7789, 57, 253 등 명작 감상으로 몸을 좀 풀고,

최샘따라 페르세우스 자리에서 은하 사냥을 시작했다


참, 이 날은 내 빨간 LED 조명과 파인더 암시야 조명이 동시에 배러뤼가 나가시어 ㅡ_ㅡ;;

한참 전에 이준오 님이 선물해 주신 성도&파인더用 조명장치를 너무나 감사히 사용하였습니다 ^-^


NGC1003


까만 배경하늘에 있는 듯 없는 듯

나선은하인 듯 아닌 듯 떠있는 이 분은.. 바로 내 스타일 아닌가 ㅋㅋㅋ

내가 가장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인 X-files.

외계인도 믿지 않는 내가 엑스파일을 좋아하는 이유는..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결말의 짜증나는 매력 때문이다 ㅎㅎ

1003 같은 애도 비슷한 게 아닐까?

NGC 55번처럼, 246처럼, 7479처럼 보이는 것도 안 보이는 것도 아닌,

잘 보면 멋진 자태를 드러낼 것 같은 그런 감질맛 나는 애들!

1003은 10등급 별 바로 밑에.. 비행접시 같은, 낙하산 같은 반투명의 halo를 가지고 있다

형체를 알 수 없는 core에, 핵은 마치 두 개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가 사라진다

SkyView의 사진을 보면 낙하산? 삿갓? 모양은 찾아볼 수 없다

다른 사진을 보자..

이 사진처럼, 전체가 아니라 halo가 가장 진한 부분만 삿갓 모양으로 본 것 같다

도움 될만한 스케치가 있을까 하여 구글을 뒤져 보았다

대체 이 상상화는 머냐 ㅡ,ㅡ
http://www.erzeel.be/drawings/NGC1003%2020071211.jpg



NGC1023


마치 M31처럼 생긴 것이 보자마자 거부반응이 온다 ㅡ_ㅡㅋㅋ

최샘 말씀대로.. 딱 파인더로 보는 안드로메다 처럼 생겼다 ㅋ

단.. 은하면 곳곳에 밝은 별들이 박혀있는.. 점박이 안드로메다 =_=;;;

잘 보면 G1이나 G76도 보일 듯 하다 ;;;

안드로메다는 원래부터 비호감이므로 더 관측 안하고 그냥 pass



NGC3172


M15 내의 pease1과 함께, 풀지 못한 오래된 숙제.. 바로 Polarissima이다

Nightwid 글 중에 약방의 감초보다 많이 나오는 게 “10년간의 도전”, “오래된 숙제” 류인데,

이것 말고도 아직 많이 있다 ㅡ,ㅡ;;

미리 밝히면 재미 없으니깐 못다한 숙제는 공개하지 않겠다

(실은 나도 그 상황에 닥쳐서야 숙제가 기억난다 ㅡ,ㅡㅋㅋㅋ)

하늘의 북극에 가장 가까운 Deep-sky. Polarissima.. 일명 NGC3172 ㅡ_ㅡㅋ

얼어붙은 북극의 땅에 위치한 3172는 그간 여러 번의 dyd에도 굳건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그 극강의 위도만큼이나 차가운 성격의 은하.

더 북쪽에 있는 Polaris B나 약혼반지는 쉽게 그 모습을 보여주는 반면,

3172를 보는 것은 그 긴 별명 만큼이나 쉽지 않았다

이 날은 준비해 온 list도 별로 없었고, 남쪽 하늘이 먼가 한꺼풀 덮힌 것 같은 모습인 반면

북쪽 하늘은 도가 지나친 청명함을 보이고 있어서..

3172를 한 번 시도해 보기로 한다

위치야 머.. 워낙 쉬울 것 같지만 북극성 주변에 별다른 별이 없어서 ㅡ,ㅡ;;

Urano까지 동원하여 정확한 위치를 잡았다.

하지만 그 자리엔… 무언가 있는 것 같은 느낌만…

옆자리의 최샘께 검증을 의뢰. 한참만에 18인치로 겨우 배경색과 다른 얼룩을 찾았다

18인치에서는 확실한 반투명 얼룩,  15인치에서는 주변시로 언뜻언뜻 보이는 있는 것 같은 느낌.

이런걸 굳이 찾아야 하나.. 싶지만 어쨌든 성공 ㅡ_ㅡㅋㅋ

Polarissima를 보고 몇 군데 삽질을 하고 있으니 날이 밝는다

늦어서 피보다 백만배 진한 관측 시간을 까먹었지만, 조급한 마음 없이 즐겁게 관측을 했다

Object of the day – NGC1003도 보고..

이름만큼 거만한 3172번도 보고..

그리고 언제나 나와 함께 하는 밤하늘의 별들과 아름다운 은하수!!!

새벽녘이 되니 백조가 아직 지지도 않았는데 오리온이 이미 저만치 하늘 위로 떠올랐다

성급한 자식 ㅡ_ㅡㅋ


경식형님 글을 보면 일찌감치 천문인마을에 도착해서 낮의 풍경을 즐기는 모습들이 많은데..

난 한번도 그런 여유를 즐겨본 적이 없다


연륜의 문제? 성격의 문제?  아님 그냥 운명? ㅡ.,ㅡ;;;;



Nightwid 我心如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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