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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 OZ sky star party 원정 기록
  • 김병수
    조회 수: 5417, 2011-04-10 20:09:09(2011-04-10)
  • 쿠나바라브란에서 있었던 2011 OZ SKY Star party에 다녀 왔습니다.
    한국에서는 정기양, 김지현, 김병수 세명이 참가했고, 미국에서 4명이 참가, 주최측에서 세명이 와서 모두 10명의 단촐한 스타파티였습니다.


    통상 25명이 참가하던 것에 비해 올해는 급격히 참가자가 줄었는데, 이유는 호주달러가 급격히 올라서라네요.
    아무튼 그 바람에 망원경을 우리 맘대로 쓸 수 있었습니다.
    첫날에는 25, 30인치는 엄두가 안 나서 18인치로 시작했는데, 25인치가 비어 있길래 그 걸 간간히 이용했습니다.

    여명이 내리고 드디어 별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남쪽하늘에 흐리게 줄무니로 보이기 시작한 은하수는 이내 두꺼운 별구름으로 변하는 군요.
    오른쪽으로 두개의 구름덩이...LMC와 SMC입니다.


    저는 Unihedron사의 Sky Quality Meter-L을 구입해서 가져 갔습니다.
    8시만 되어도 sqm 21.3이 나옵니다. 지난 3월초 강원도에서의 밤하늘과 비슷합니다.
    밤 11시 경에는 21.7정도까지 됩니다. 이 정도면 limiting magnitude 6.5등급쯤 된다고 합니다.
    http://unihedron.com/projects/darksky/NELM2BCalc.html 여기를 참조하세요.
    재미있는 것은 새벽이 되어서 우리은하 중심부가 높게 떠오르면 오히려 sqm 수치가 21.5 정도로 줄어듭니다. 그 만큼 광해(?)가 생기는 셈인가 봅니다.

    여기에서의 typical day는 이렇습니다.
    11-12시쯤 일어나서 점심을 대충 챠려 먹습니다.
    메뉴는 시리얼과 빵, 또는 밥과 찌게(김지현님이 냄비밥의 대가입니다.), 라면 등이구요.

    오후에는 세번의 투어가 있었습니다.
    월요일날 Siding Springs Observatory
    화요일 Warrumbungle 국립공원 trail (같은 시간에 정기양님은 테니스 치고 왔습니다.)
    수요일 Sandstone cave trail
    나머지는 모텔방에서 관측준비했습니다.
    저녁을 거하게 먹고,
    7시 전에 나가서 준비를 합니다.
    대개 관측은 7시(토요일 밤에 서머타임해제가 되어서 처음 3일은 8시부터 관측했습니다.)에 시작해서 새벽 3-4시까지 이어졌습니다.
    첫날은 자정쯤 라면 끓여 먹고 다시 나갔지만, 이후에는 그 시간도 아까와서(?) 그냥 쭈욱 관측했습니다.

    둘째날,
    저녁때 호주의 천문관측소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있었고, 이후에는 웰컴 바베큐파티가 있었습니다.
    캥거루 meat와 소세지를 처음 맛 보았는데, 뭐 그냥 소고기와 비슷하더군요. 얘기 안하면 잘 모르겠습니다.
    관측을 시작하고 1시간쯤 지나서 서쪽 하늘에 번개가 치고 천둥소리가 들립니다.
    조금 있다가 구름이 몰려와서 일단 모텔방안으로 철수했습니다.(이 관측지의 장점은 방에서 망원경까지 50미터만 걸어가면 된다는 것입니다.)
    방에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빗소리가 심하게 나더니 폭우로 이어졌습니다.
    만약, 똑같은 일이 5일째쯤 일어났으면 그냥 편하게 생각하고 잤을텐데, 이틀째라서 잠도 못 자고 기다렸지요.
    자정쯤 되어서 비가 그치고 하늘이 개이기 시작합니다.
    다시 나가서 관측을 했습니다.
    구름 사이 사이로 보이는 부분에는 여지 없이 대상들이 빛나고 있습니다.
    구름이 이렇게 검게 보이는줄 처음 알았습니다. 배경하늘과 구름이 잘 구별이 안되게 검습니다. 보여야 될 별이 안 보이면 그 쪽에 구름이 있는 걸 알수 있습니다.
    이제 천둥, 번개는 동쪽하늘에서 치는데, 재밌는 것은 번개가 번쩍할때마다 구름이 하얗게 보입니다.
    아이피스로 대상을 보고 있으면 번개 칠때마다 눈이 하얗게 됩니다.

    네째날,
    드디어 우리 세명이 30인치를 접수했습니다.
    며칠 25인치에 익숙해져서 30인치도 겁이 나지 않더군요.
    아고 나비스가 장착되어 있어서 대상을 찾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고요.
    30인치에는 텔라드가 두개(하나는 땅에서 볼 수 있게 아이피스 아래부위에, 또 하나는 사다리 위에서 보기 위해서 아이피스 위쪽으로 달려 있습니다.)만 달려있고 아예 파인더는 없습니다. 파인더 보면서 스코프를 미세하게 맞추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고 나비스는 원하는 대상을 찾아서 엔터하면 alt 7->5  azm 3->9 (위로 7.5도 올리고, 앞으로 3.9도 미시오.)같이 스코프를 어떻게 움직여야 되는지 말해 줍니다. 대상이 0->0 이 되면 그 자리에 대상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때 아이피스를 보면 대개는 아이피스 안에 대상이 보입니다. 안 보이면 주위를 조금 움직여 보면 금새 찾을 수 있습니다.
    단, 천정 부분은 약간의 오차가 있는 것 같습니다.


    30인치 스코프를 운용하자면 세명이 딱 좋습니다.
    한명은 아고나비스 맞추고, 다른 한 명은 스코프 움직이고, 사다리 이동시켜야 합니다.
    한명은 책을 보면서 어떤 점에 주의해서 볼지 말해 줍니다. 또, 이것 저것 아이피스를 바꾸거나, 필터를 끼웠다 뺐다 하는 일도 돌아가면서 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큰 스코프는 혼자서는 너무 힘듭니다. 두명이면 쉬지않고 일해야 하고, 세명이면 적당히 쉬어 가면서 관측할 수 있습니다. 네명까지는 그럭저럭 괜찮을 것 같고, 다섯명이 되면 지루해 질 것 같습니다.

    다섯째 날,
    낮에 Siding Springs Observatory에 다녀왔습니다.
    3.9미터 메인 돔과 2.3미터 돔에 들어가서 아주 상세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이날은 북천 하늘의 명작들 위주로 관측했습니다.
    Thor's helmet은 말 그대로 헬멧과 얼굴 모양이었고,
    평소에 그냥 타원형은하로만 생각했던 m65,66 이 아주 다른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Scorpius와 Sagittarius의 성운들이 사진처럼 보입니다.
    M16 Eagle Nebula에서는 Pillar of Creation도 보입니다. 여기에 색갈만 덧 입히면 허블사진이 되겠네요.

    여섯째 날,


    정기양님은 국제 친선 도모를 위해 쿠나에 테니스 치러 가시고, 김지현님과 저는 와람벙글 국립공원에 트레일 갔습니다.
    말이 트레일이지 겨우 20분 정도 걸었습니다. 멋있는 전망대에서 경치를 보고 돌아오는데 라클란(3RF이름으로 자원봉사하고 있는 호주 주최측 입니다.)이 나무위에서 자고 있는 코알라를 발견했습니다. 20년 이상 야생을 누비는 라클란도 야생코알라는 겨우 5번 보았다고 하네요. 우리가 운이 좋습니다.


    이날은 정기양, 김지현님은 30인치를 이용해서 작은 도전대상을 찾아보시고, 저는 18인치 하나를 붙들고 파인더를 이용해서 북천 하늘의 명작 순례를 다시 했습니다. 역시 DSO는 파인더로 찾는 맛이 반입니다.
    즐거운 관측이었지만 허리가 아파서 오래는 못했습니다. 밤에 잠을 안자고 침대가 굴어서 제대로 못 쉬니까 허리병이 도졌습니다. 그래서 접히는 눕는 의자를 사서 망원경 옆에서 자주 누워서 쉬었는데, 이때는 맨눈과 쌍안경으로 관측을 했습니다.
    이번 여행을 위해서 약간 도수 높은 안경을 준비해 갔는데 이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맨눈으로도 큰 대상은 잘 식별이 됩니다.
    사실Crux에서 Carina, Vela로 이어지는 별밭의 커다란 산개성단과 성운기는 쌍안경에서 가장 멋지게 보입니다.
    물론, 전갈, 궁수 자리의 성단과 성운도 쌍안경으로 보면 엄청납니다.

    일곱째 날,
    낮에 30km쯤 차를 타고 Sandstone Cave 라는 곳을 갔습니다. 아주 아주 오래된 사암이 충적되어 생겨난 기이한 지형입니다. 역시 조금만 걸으면 되기 때문에 산책으로는 안성맞춤입니다. 입구에 이정표가 없어서 가이드가 없으면 쉽게 찾기 힘듭니다.
    이번에는 토니(역시 3RF 자원자로 올해 66세의 할아버지입니다.)가 우리 셋을 데리고 갔습니다.


    타고간 차는 호주의 아웃백을 다닐 수 있게 토요타에서 나온 차로, 4륜구동은 물론이고, 차의 모든 구조가 전자장치 없이 작동한다고 합니다. 즉, 물에 잠겨도 다시 나오기만 하면 시동이 걸리게 되어 있다고 하네요.
    토니의 호주 악센트가 매우 알아듣기 힘들지만, 해박한 지질학, 생물학, 고고학 지식이 끊임없이 터져 나옵니다.
    저녁은 페어웰 햄버거 파티를 했습니다. 모두들 와인도 한잔씩 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이날은 30인치로 마지막 명작순례를 했습니다.
    세명이 각자 은하, 성운, 행성상성운, 산개성단, 구상성단을 다섯개씩 뽑아서 그것을 모두 돌아 보았습니다.
    세명이 같이 관측을해서 그런지 대상이 거의 겹칩니다. 자세한 것은 정기양님과 김지현님이 정리해 주시기 바랍니다.
    가장 제 기억남는 것은 13mm에 UHC를 끼워 본 타란튤라 입니다. 지금도 화면을 꽉 채우는 그 디테일이 기억납니다.
    또한 Binoviewer에 Denkmeier 21mm로 본 에타카리나 성운도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구름 사이를 지나가는 듯한 입체감과 호문큘루스 내부의 부글부글한 것도 보이네요.

    여덟째 날,
    오전에 일어나서 라클란과 토니가 스코프 정리하는 것을 도와 줬습니다. (사실 저는 허리가 아파서 방에서 누워 쉬고, 정기양님과 김지현님이 주로 도와 주셨죠.)


    6시간쯤 운전해서 시드니로 왔는데, 도심에 들어가니까 네비게이션이 먹통이 됩니다. 그냥 먹통되면 신호 안 잡힌다고 하면 좋을 것을, 괜히 네비양이 다른 길로 가르쳐 줘서 한 시간 이상을 뺑글뺑글 돌았습니다. 앞으로 시드니 가실 분은 렌트카에서 반드시 지도를 따로 빌려 놓으세요. 도심에서는 지도보고 찾는 것이 빠를 듯 합니다.
    저녁은 Golden Century라는 중국집에서 칠리크랩과 해산물위주로 했습니다. 이동네 최고 인기 식당인 듯 합니다. 엄청 큰 기업형 식당이지만 맛도 좋습니다.



    식사후 The Rocks라는 곳으로 가서 커피와 후식도 먹고 산책을 했습니다. 여기서 오페라하우스가 보이니까 시드니 관광은 다 한걸로 치겠습니다.



    언덕위에 있는 Sydney observatory도 구경을 갔습니다. 아주 전망이 좋습니다.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서 공항을 갔습니다.
    정기양님의 사촌이 아시아나에 근무하는데, 갈때는 각각 세자리의 중간으로 자리를 배정해 줘서 아주 편하게 갔습니다.
    올때도 만석비행기였지만, 비상구쪽으로 앞이 터진 편한 자리를 배정해 줘서 편하게 왔구요.
    갈때 올때 라운지를 이용했고, 짐허용량도 늘려 주셔서 가져가고 싶은 것 마음껏 가져 갔습니다. 이자리를 빌어서 정기양님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얘기 나온김에 한마디 더 하면, 정기양님의 영어실력이 거의 원어민 수준이라서 의사소통에 전혀 지장이 없었습니다. 그 심한 호주 악센트를 다 알아 듣고 농담하고 하면서 그들과 쉽게 친해 질 수 있었습니다. 외국에 가서 최대한 얻고자 한다면 그 외국어를 미리 공부해 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상으로 2011 호주 원정대의 대략적인 일정을 말씀 드렸습니다.
    진짜 구체적인 관측대상에 관한 것은 김지현님과 정기양님이 한 번 올려 주셔야 겠습니다.
    (김지현님 Bok Globule얘기와, 정기양님 스케치도 올려 주세요.)

댓글 7

  • 김지현

    2011.04.11 04:55

    눈을 감으면.. 별빛 하늘아래에서 보낸 순간들이 생생히 떠오릅니다..
    세세한 일정을 꼼꼼히 챙기시고..
    밤샘 관측에서 매순간 지치지 않는 열정을 보여주신.. 정기양님 참 고맙습니다..
    우주에 대한 탐구심이 고스란히 담긴 관측준비와
    생생한 관측기록을 남기기위해 애쓰신.. 김병수님 참 고맙습니다..
    그리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야간비행 식구들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 류혁

    2011.04.11 05:00

    정말 멋~진 관측여행을 하고 오셨네요~~~!!!!

    M16의 pillar of creation은 커녕.... 코알라도 못보고 캥거루 고기도 못먹어본 저로서는.. 너무너무 부럽습니다. ^^;;

    재미있는 이야기, 멋진 사진 앞으로 많이 올려주세요.
  • 김남희

    2011.04.11 06:28

    30"에 파인더가 없다고요... 허걱.......
    3명이서 협력하면 문제 될게 없군요. 재미있네요.
    30"로 Leo1/2 보고 싶군요.혹시 김지현님 확인 해 보셨나요?
    매수팔 모임에서 별빛 얘기 보따리.. 기대 하겠습니다.
  • 최윤호

    2011.04.11 09:22

    30"로 보는 호주 하늘은 정말 어떻게 상상해야되는지...
    작년 호주 휴우증으로 두문불출하고 있네요.. 저도 30"로 초토화된 호주하늘 얘기가 무척 듣고 싶습니다.
  • 조강욱

    2011.04.11 09:44

    정말 정말.... 염장의 극치이군요.. ㅋ;;;
    저도 병 날때까지 별 보고 싶어요.. ㅠ_ㅠ
    더 많이 얻고자 한다면 그 나라의 언어를 미리 공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씀.. 마음에 와닫습니다
    저는 원래 영어가 그리 능숙하지 않기도 하지만, 호주 영어는 한마디도 못 알아듣겠더군요.. ㅎㅎ
    다음주 정도엔 매수팔에 나가서 호주 얘기 좀 들어보고 싶습니다 ㅠ_ㅠ

    그리고.. 엄연한 관측 기록인데 관측 게시판으로 이동 부탁드립니다~!
  • 김지현

    2011.04.11 21:20

    남희님.. Leo 1은 30인치로 잠깐 시도했는데..
    레굴루스의 엄청나게 강한 레이저 별빛에 한동안 눈동자가 얼얼해져서.... 더 이상 보질 못했습니다..
    매수팔에 생생한 별빛이야기 보따리 들고 갈게요....
  • 김병수

    2011.04.12 01:11

    네, 김지현님 말대로 30인치로 1등급 별을 보면 금새 암적응이 깨집니다...ㅎㅎ

    류혁님, 코알라와 캥거루는 동물원에서 보던 거랑 똑 같아서 큰 감동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pillar of creation은...

    최윤호님, 저도 후유증 생길 것 같아요...ㅠㅠ

    조강욱님 이번주 매수팔 나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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