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관측 공지 & 자유글 ~☆+

  • 인제에서 [자유글]
  • 서범석
    조회 수: 4076, 2017-11-05 04:34:16(2017-10-24)
  • 올 가을 들어 처음 서리가 내렸습니다. 오늘도 전 구름바다 위에 있습니다. 구름과 안개 사이의 열린 공간에 있을 때 선택받은, 선택한 자의 우쭐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현재 바깥기온 영하 1도. 그러나 실내기온은 영상 23도입니다. 어제 오전 잠깐 보일러를 가동했을 뿐인데 만 하루가 지나서도 실내는 쾌적합니다. 60평 집이 6평 농막에 비해 5분의 1도 안되는 난방비로 겨울을 날 수 있을 거 같아 안도합니다. 사실 저는 잘 믿어지지 않습니다. 패시브하우스를 짓겠다고 법석을 떤 것도 아니고, 단지 라미네이트로그하우스의 매력에 빠졌고, 더블로그가 가능하다고 해서 그렇게 했을 뿐이니 말이죠.

    하지만 정말 믿을 수 없는 건 지난 토요일 밤이죠. 저 마당에 망원경이 있을 때였죠.

    처음으로 천왕성과 해왕성을 보았는데, 그게 제 직관에 반하기 때문입니다. 보이는 것과 그걸 해석하는 뇌와 직관 사이에 틈이 아주 큽니다. 별들 사이를 가로지르는 천체, 스스로 빛을 내지 않는, 하지만 지구 둘레의 수만배 떨어진 곳에 있는 물체. 그건 직관과 상식을 거스릅니다. 밤하늘은 석기시대에 최적화한 뇌와 인식체계, 직관을 가진 우리에겐 과학의 힘을 빌려도 이해할 수 없는 신비로움으로 가득했습니다.


    번거롭고 고단한 여정을 이어가는 야간비행회원님들 덕에 매달 즐거운 경험, 특별한 지적 자극을 받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더 먼 곳의 빛, 더 오래전의 빛을 찾아가는 여정에 따뜻한 차 한잔이라도 대접했어야 했는데..... 제가 워낙 그런 점에 서툴러서 양해바랍니다.


댓글 9

  • 김남희

    2017.10.24 18:04

    마음을 포근하게 하는 아침메세지를 주셨네요. 항상 따뜻한 마음으로 반겨 주시는 것 같아 감사드립니다.
    이제 제법 아침 공기가 차거워습니다. 그래도 곧 올 운이덕겨울은 서샘때문에 따뜻한 온기가 느껴질겁니다.^^
  • 원종묵

    2017.10.24 22:09

    엄청난 하늘이었나 봅니다... 지난번 갔을때 그 여운이 다시 되살아 나네요 ... 저는 3급천문지도사 수강땜에 평택에 있는 무봉산 청소년수련장에 다녀왔는데.... 하늘에 구름한 점 없는 하늘이었지만 너무나 아쉽더라구요... 역시 하늘은 높은 곳이 최고다 ^^
  • 홍대기

    2017.10.24 23:25

    사진 하나 문구 하나 너무 너무 좋습니다~.  회사일로 이번 관측회 참석은 못하였지만 선생님 글로 나마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항상 따뜻하고 편안하게 맞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 김민회

    2017.10.24 23:58

    관측대회 행사 덕에 건조한 하루를 놓쳤군요
    행사장인 청풍명월엔 별빛과 유성우가 이슬되어 쏟아졌는 데,...조만간 주인이 냉겨둔 배추 꼬갱이 먹으러 들르겠습니다.
  • Profile

    박상구

    2017.10.25 01:04

    일상으로 돌아가기 싫다는 마음 속 생각이 저도 모르게 입밖으로 터져나올 정도로 멋진 밤이었습니다. 언제나 마음 편히 머물 수 있게 배려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 이한솔

    2017.10.25 01:24

    사진을 보니 그날밤의 감동이 다시 살아나네요.....
    매번 마음으로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편의를 제공해 주시는데 별 같이 보는 것 말고는 답할 길이 없어 안타깝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재곤

    2017.10.25 05:17

    사진을 보니 그 날의 느낌이 잔잔히 밀려옵니다. 좋은 말씀 많이 들었던 좋은 밤이었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 서범석

    2017.11.01 02:19

    노란 방수포 보관하고 있어요.
  • 김재곤

    2017.11.05 04:34

    아 선생님...있었군요. 담번에 찾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위지윅 사용
번호 분류 제목 이름 조회  등록일 
notice 자유글 박상구 96 2024-03-15
notice 자유글 이현동 204162 2012-04-02
자유글 서범석 4076 2017-10-24
288 자유글 박상구 5472 2017-10-25
287 자유글 김남희 5355 2017-10-27
286 자유글 김남희 3997 2017-11-05
285 자유글 김영주 3644 2017-11-13
284 자유글 김남희 4049 2017-11-24
283 자유글 반형준 2550 2017-11-25
282 자유글 김남희 3164 2017-12-01
281 자유글 구평모 2339 2017-12-05
280 자유글 이호민 2683 2017-12-0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