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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월 5일 매수팔 후기 [자유글]
  • 조회 수: 1963, 2015-03-08 02:30:35(2015-03-05)




  • 서울의 정월 보름달은 만월인 데

    시민공원 주차장엔 빈 곳이 많습니다.

    소리내어 반포대교를 넘어 가던 차량들은

    설마 쥐불놀이 하러 간 건 아니겠지요?

     

    서둘러, 동작대교 위로 금성과 화성

    그리고 천왕성 모두 셋을 보고,

    둘은 매점에서 라면과 계란을 굽습니다.

    오늘 본 것은 세개인 데 차린 것은

    둘이라 맥주 하나를 사서 셋을 만듭니다.

    빈 속에 술이 길을 내니 취기가 오르고,

    문밖으론 정월 삼한의 바람이 셉니다.

     

    본디 담배를 배우지 못한 둘이라

    오가는 말들이 구수하지 않습니다.

    하나는 `두 선녀에게 바칠

    망원경을 짜느라 큰 공부중이라`말하고,

    다른 하나는 `네가 말 시킨 덕에 잠수교를 지나쳐

    이태원을 돌아 늦었노라` 고 투덜댑니다.

    오늘은 이 둘만 있습니다.

     

    새빛 둥둥섬 까페엔 빈 의자가 여기저깁니다.

    모두들 정월대보름 떡 돌리러 간 건 아니겠지요.

    새빛 둥둥섬 까페엔 둘이 앉음 넷이 됩니다.

    그중 둘은 한강에 비치는 연인들의 그림잡니다.

      

    `아홉시가 넘음 주차비 안 받겠지!` 기대 반

    둘은 주차장을 나섭니다.

    제길 헐! 서울은 공짜가 없습니다.

    하나는 분당으로

    또 다른 하나는 평촌으로

    오늘보다 아름다운 내일을 만들려 반포대교를

    넘습니다.


    이제 `새빛 둥둥섬`엔 미처 챙겨 오지 못한

    오늘을 기억하는 그리움만 남겨둡니다.


    --2015년 매수팔

    장소: 잠수교 옆댕이 새빛 둥둥섬

    참가자: 김남희, 김민회,쌍안경 하나 그리고 세찬바람

    img_8539_wha215.jpg

댓글 15

  • 조강욱

    2015.03.05 23:43

    멋진 후기입니다.. ㅎ
    앞으로는 강변에서 매수팔과 관측을 같이 하면 어떨까요? ^^;;
  • 김민회

    2015.03.06 00:19

    좋은 생각이십니다 만, 전철이 없어 불편한 것 있습니다.

  • 김철규

    2015.03.05 23:49

    서정적을 넘어 쓸쓸함까지 느껴지는 후기입니다. 저도 함께하고 싶었는데 아쉽네요.
  • 김민회

    2015.03.06 00:21

    오셨음 먹을 것 잔뜩 준비해 오셨을 겁니다. 편의점 갈일 없게 하실 분이십니다.

  • Profile

    장형석

    2015.03.06 01:21

    설마 사진의 두분은 아니시죠? ㅎㅎㅎ
    저도 같이 갔으면 좋겠지만... 연일 사건이 뻥뻥 터지는군요...-_-;;;; 웬지 3월 마라톤도 위험해보입니다..;;;
  • 김민회

    2015.03.06 01:55

    그 두분은 여름에 다녀 갔던 분들입니다. ㅎ 시루떡에 소원 빌어 드리겠습니다. 좋은 일만 있을 겁니다.

  • Profile

    김태환

    2015.03.06 06:11

    와...정말 멋진 후기 입니다... 와우.. 감성돋아요
  • 김민회

    2015.03.06 18:41

    고맙습니다.

  • 김남희

    2015.03.06 08:19

    헉... 이런 감성이..... 멋진 별쟁이십니다요...ㅎ
  • 김민회

    2015.03.06 18:43

    잘 보신 곕니다.ㅎ

  • Profile

    박상구

    2015.03.06 09:57

    밤 늦은 퇴근길에 스마트폰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여러번 읽고싶게 하는 후기가 얼마나 있었을까요.
    아름다우십니다.
  • 김민회

    2015.03.06 18:48

    님의 그림은 미래에서 온 겝니다. 정월 대보름날, 시루떡에 소원을 빌라던 부모생각에 그만 우울했었나 봅니다.

  • 김재곤

    2015.03.06 20:03

    마음이 짠해 옵니다. 그제 망갱이 안의 거미줄이 생겨서 눈물이...좋은 글 감사합니다.
  • 김민회

    2015.03.06 20:17

    재곤님 뵌 지가 오랩니다.거미줄 칠 만 합니다.

  • 정기양

    2015.03.08 02:30

    옛날 같았으면 장원급제 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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